|
|
인사드리고 여쭙고
부탁받음을 감사히 여기는 자세.
오늘 민유리 , 최한울 친구의 어머니 두 분께서
도서관에 아이들을 데려다주시면서
직접 찾아오셨습니다.
김동찬 선생님과 얘기도 나누시고
돌아가는 길에 다행히 저랑 시간이 맞아
인사를 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어머니. 도서관 광활 선생님 이주상이라고 합니다.
이번에 유치부 담임 선생님을 하게 됬어요, 반갑습니다."
"오전에는 아이들과 공부를 하고 책을 읽거나 숙제를 하는 시간이에요.
혹시 아이들이 잘했으면 좋겠다는 부분이 있거나,
제가 거들을 수 있는 것이 있는지 궁금하네요."
유리 어머니께서 유리가 또래에 비해
한글을 깨치는 것이 늦은 것 같아
걱정이 되신답니다.
한울이 어머니는 한울이가 책을 읽었으면 좋겠는데
책 읽는 것을 즐기지 않아 염려된다면서
도서관 갔다올 때 좋은 책이라도 한 권 빌려와서
봤음 좋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어머니들의 모든 부탁,
귀담아 듣겠습니다.
아이들의 바람과 어머니들의 바람이 일치하기 힘들고
이뤄내는 것도 모두 가능하진 않을 것입니다.
그러나 어머니들의 바람을 귀담아 듣고
아이에게 정중하게 부탁하고 요청하여
아이의 인격이 상하지 않으면서도 아이가 발전할 수 있도록 거들며
동시에 어머니들로 하여금
아이를 통해 이웃과 지역에 관심을 도모하는
소통의 장을 마련하는 계기가 될 것입니다.
아이들이 성장할 수 있고 또한 사회사업가로써
부모님들 간의 관계를 돈독히하고 친밀해질 수 있도록
거들고 주선하는 일을 한다는 생각이 듭니다.
감사받는 점심,
나눌 줄 아는 점심,
먹고 난 후에도 감사할 줄 아는 점심.
오늘은 유치부 아이들이
점심시간에 참 많았습니다.
도욱이, 도윤이, 민철이, 한울이, 유리, 예원이 그리고 저.
식사송 연습도 하고
노래도 한 번 불러보고 난 후
점심을 먹습니다.
한울이 어머니께서 한솥가득 푸짐하게
닭갈비를 보내주셨습니다.
떡이며 고기며 야채가 한가득 들어있어
보기만 해도 군침이 꿀떡 넘어갑니다.
유리 어머니는 감자튀김과 돈가스를 보내셨습니다.
소스도 따로 찍어먹으라고 케찹과 돈가스 소스를
따로 따로 작은 용기에 담아주셨습니다.
닭갈비를 먹다보니
양이 만만치가 않습니다.
아이들이 잘 먹을 줄 알았는데
떡은 잘 먹더니 조금 매워서인지
고기는 많이 먹지를 않습니다.
아차 싶습니다.
주위 다른 모둠도 있는데 이렇게 많다면
좀 나누어 먹으면 더 좋았을 것을...
그래도 다행히 둘러보니
아직 식사를 마치지 않은 모둠이 있습니다.
아이들에게 제안합니다.
"우리 이거 다 먹을 수 있을까요?"
조금 고민하는 표정의 아이들,
"다 못 먹을 거 같아요."
"음, 그럼 이거 다른 모둠에 좀 나누는 거 어때요? 도욱이는?도윤이는?민철이는?예원이는?유리는?"
다들 좋답니다.
자, 이제 닭갈비를 가져온 한울이만 찬성하면 됩니다.
"남으면 집에 가져갈래요."
주인이라고 볼 수 있는 한울이가 승낙하지 않으니
난감해집니다.
박미애 선생님이 중간에 오셔서
닭갈비도 조금 가져가실 겸 거들어주십니다.
"한울이, 이거 남으면 집에 가면 개 먹이로 줄텐데. 그러면 아깝지 않을까? 선생님 좀만 줄래?"
조금 고민하던 한울이,
승낙합니다.
이 때다 싶어 다른 모둠에 주는 것을 한 번 더 제안해봅니다.
다른 아이들은 여전히 찬성합니다.
(도욱) "나눠먹으면 착한 일 하는 것 같아요."
(도윤) "나눠주면 기분이 좋을 것 같아요."
유리가 한울이를 설득합니다.
"야, 기분도 좋고 좋아할텐데, 치사하게 굴지 말고 나눠먹자"
한울이가 결국 수락합니다.
제가 뜨고 그릇을 들어보이며 묻습니다.
"누가 옆에 모둠에 직접 가져다줄래요?"
"저요~!(결국, 도윤이가 갑니다.)
정중히 갖다드리는 도윤이.
나누니 우리에게는 캔참치가 생깁니다.
나눔이 불러일으키는 또 다른 나눔이
아이들에게 자연스레 인식되고 체화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설거지 잘하는
꼼꼼하고 깔끔한 도욱이.
저와 점심 이후 설거지를 하기로 한
도욱이와 합심하여 쿡쿡방 싱크대에 달라붙습니다.
도욱이는 설거지를 하는 손놀림이 참 꼼꼼합니다.
다른 아이들과 설거지 해봤지만,
도욱이는 그릇을 만지는 손길부터
뒷정리하는 솜씨까지 설거지를 여러 번 해본 것처럼 능숙합니다.
설거지가 끝날 때도 행주를 꼬옥 짜서
앞에 남은 물기와 거품까지 닦아 냅니다.
"도욱이 집에서도 설거지 해봤어요?"
"아니요."
"선생님은 오늘 좀 놀라운데.
도욱이가 이렇게 꼼꼼하게 설거지를 잘 하는데 아무도 안 시켜줘요?"
"네, 엄마가 절대 안 시켜줘요."
"야, 이렇게 설거지 잘 하는 거 누나나 엄마한테 선생님이 꼭 말해줘야겠다.
도욱이 이렇게 꼼꼼하게 잘 하는 거 모르시는게 아깝네요"
"제가 성격이 좀 꼼꼼해요. 그래서 그래요."
설거지가 끝나고 쿡쿡방 앞에 있는 소파,
도욱이 누나가 있습니다.(이름은 물어보질 못했네요)
"도욱이가 오늘 설거지 하는 거 봤어요? 선생님은 진짜 놀랐는데...
도욱이가 선생님이 같이 설거지 해본 친구들 중에 제일 꼼꼼하게 잘해요.
설거지부터 뒷정리까지 정말 잘 하더라구요..집에 가면 엄마한테 말해주세요.
오늘 도욱이 덕분에 선생님이 진짜 설거지 편하게 했어요."
도욱이는 미소를 짓고
도욱이 누나도 동생 칭찬에 기분이 좋은지
얼굴에 미소를 머금습니다.
직접 한 번, 누나를 통해 한 번 더 아이를 세우고자 했습니다.
타인에게 하는 자신의 칭찬을 듣는다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될 수 있을까요.
또 그러한 칭찬이 누나를 통해
도욱이 어머니한테도 전해짐으로써 아이가 더 뿌듯해하고
어머니도 아이에 대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장점을 알게되어
즐거움이 만들어질 것입니다.
그리고 그 즐거움은
아이의 강점과 능력을 발견하는
이웃과 지역, 어린이 도서관으로 전해지겠지요.
나눔에 대해
감사함을 전달하니
그 다음 나눔이 돌아오더라.
감사함을 표현하는 것,
문자 한 통이든
인사 한 번이든
그 방법이 중요하다기보다
가능할 때 언제든
작은 방법으로라도
감사했던 것에 대해,
지금 감사한 것에 대해 표현할 줄 알아야겠습니다.
오늘 도서관 뒷쪽에 사는
호영이 할머니를 도서관 가는 길에 뵈었습니다.
"안녕하세요, 할머니. 호영이 지금 어디 가는건가요?"
"아, 호영이 학원 가는 길이어요.
오전에 학원갔다 오후에도 학원을 가야해서 바쁘네유."
"아, 그러네요. 며칠 전에는 도서관도 들려서
얘기도 하고 놀고 그랬는데, 오늘은 호영이가 좀 바쁘네요.
아참 할머니 그 때 주셨던 감자 있죠? 진짜 맛있게 먹었어요.
연탄불에 구워도 먹고 찌개에 넣어도 먹고 했는데 정말 맛있었어요.
잘 먹었다고 인사드리려고 했는데, 오늘 다행히 이렇게 시간이 됐네요.
감사해요"
뭐 그게 대수냐고, 양 많지도 않았는데 잘 먹어주어 고맙다며
혹시 다 먹었냐고 여쭤보십니다.
다 먹었다고 하자 더 주시겠답니다.
어르신들이 나누어 주실려는 것에 대해
감사를 정중하고 진솔하게 표현하고
기쁘게 받아들여 잘 먹는 것, 그리고 잘 표현하는 것이
점점 제 것이 되어가는 것 같습니다.
덕분에 오늘도 숙소로 돌아가는 길,
한 손에 호영이 할머니가 가져다 주신 감자 한 봉지와 함께
돌아갈 수 있었습니다.
참 감사합니다. 감자가 어찌나 이뻐 보이는지요.
정말 잘 먹었기에 그 마음을 담아 감사함을
말씀드리니 어르신들은 정(情)을 담아 또 나눠주십니다.
아, 그리고 유리를 데리러 오신 유리 어머니께도 감사를 전달했지요.
"어머니, 오늘 보내주신 돈가스 정말 맛있게 먹었어요.
덕분에 감자튀김도 그런 튀김은 정말 오랜만에 먹었구요.
아이들한테도 인기만점이었어요. 감사합니다."
얼굴에 큰 미소가 떠오르시는 유리 어머니.
다음 주에도 아이들을 위해, 그리고 유리를 위해
맛있게 많이 준비해주시겠답니다.
광활을 통해 작은 것부터 큰 것까지
고마웠던 일에 대해 민감하게 감사할 줄 아는
마음이 길러져서 참 좋습니다.
사람냄새가 납니다,
사람 간의 온기가 오갑니다.
사람 간에 따뜻함 전하는 것, 그리고 사람답게 사는 것이
마냥 어려운 것 같았는데
감사하다고 마음을 담아 말씀드리고 전하는 게
그 방법 중 하나였군요.
감사함의 소통이 지역 주민과의 덕을 쌓아가는 상호작용이라 참 좋습니다.
아이들에게는 멍석만 깔아주면
잘 해내는 '능력'이 있다.
내 손으로 만드는 활동 시간,
아이들이 직접 정한 장소가 주민 자치센터(이전 동사무소) 2층의 헬스장입니다.
내 손 활동만큼은 대표(권은정) 중심의
자율적이고 활발한 의논이 이루어졌으면 합니다.
은정이에게 권한을 주었습니다.
저는 헬스장에서 안전요원 역할을 합니다.
다칠 수 있는 부분에 대해서만
아이들에게 부드럽게 혹은 강하게 얘기합니다.
"런닝머신 다른 친구가 할 때는 절대 발이나 손을 올리면 안되요.
그러다 끼이면 정말 크게 다쳐요. 위험하니까 이 말은 잘 들어줘야해요."
이 기구~저 기구 해보다가
어느덧 시간이 지나고 아이들이 의논을 통해
건물 3층의 탁구장이 가고 싶답니다.
잠겨있기에 열쇠도 받아야하고 허락도 받아야합니다.
건물 1층 입구로 모입니다.
인사를 연습하자고 제안합니다. 하나 둘 셋, "안녕하세요."
은정이는 대표라는 책임감으로
어떻게 말할지 연습합니다. 은지가 말이 막히는 부분을 조언해줍니다.
다 같이 들어가 인사를 하고
"안녕하세요~!"
은정이가 창구의 선생님께 말합니다.
"저희가 철암 어린이 도서관에서 왔는데요, 2층에서 운동을 하다가
3층의 탁구장을 쓰고 싶어요. 혹시 열쇠를 주실 수 있을까요?"
사용 안 한지 오래되고 지저분하고
무엇보다 위험하기 때문에
힘들다는 답변이 옵니다.
부탁하고 여쭈어보는 것이 설령 거절당하더라도
단번에 낙심하지 않고 다음에 하고픈 것을
긍정적으로 밝게 찾아가는 아이들의 생동력과
진지하게 잘 여쭙기 위해
멘트를 연습하고 인사를 준비하여 들어간
아이들의 진지함에서
내 손으로 만드는 활동이
광활에서 가진 의미를 되새기게 합니다.
내 손으로 만드는 활동이
아이들이 잘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진정 주체적인 활동이 되도록 만들기 위해
그렇기에
앞으로도 저는 꼭 필요한 순간이 아니면
과감히 개입을 배제하려 합니다.
내 손으로 만드는 활동도,
아이들의 살림살이 중 일부로 녹여 내는 자세를 견지해야겠습니다.
첫댓글 아이들은 설거지 하는 걸 참 좋아요. 이렇게 재미있고 신나는 걸 엄마 혼자 하니 얼마나 부러울까 싶을 정도로. 도욱아, 설거지 잘 해주어 고맙다. 동생이 칭찬받으니 누나 혜빈이도 신났네요.
감사하기. 사회사업의 핵심이지요. 유리네, 혜빈이네, 호영이네 고맙습니다. 감사인사 잘 드린 주상이 고마워요. 도시락 반찬 싸오는 날, 선배들이 감사한 방법 : 도시락 반찬통을 깨끗이 씻어서 아이들과 감사 편지를 적어서 보내면 좋아요.
도서관에 새로 나온 아이들 중에 나눠먹기를 주저하는 아이들이 있지요. 광활 경험이 많은 아이들과 어울리면서 나눠먹으며 더 풍성하고 신난다는 걸 경험해요. 고마운 일입니다.
정말 고마운 일입니다. 광활 경험이 많은 아이에게서 나눔을 배우게 되는 것 말입니다.
어렸을적 밥먹고 나서 설거지를 하는게 뿌듯했던 기억이 있습니다. 재미있는 설거지도 하고 칭찬도 받으니 도욱이는 참 기분이 좋았겠어요.
"타인에게 하는 자신의 칭찬을 듣는다는 것이 아이에게 얼마나 큰 기쁨이 될 수 있을까요.." ---- 아이만 그런가요? 저도 이렇게 간접 칭찬을 들을 때 기분이 좋더군요.
닭갈비 나눠먹은것 참 잘했어요. 아이가 주저하거나 망설일때 적극적으로 의견을 제시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지요. 그러면, 아이가 판단을 합니다. 잘 판단하도록 돕는것도 재밌고. ^^
강권해야 하는 경우가 생깁니다. 물론 조심스럽지만, 한없이 의견을 구하기만 한다면?... 상대방이 원하는 것을 그대로 해주는 것이 사회사업가의 본분은 아니겠지요.
적절한 타이밍에 좋은 이야기, 구실 만들어준 박미애 선생님 감사.
네, 미애 선생님이 적시적소에 나타나셔서 참 많은 도움을 주십니다, 감사해요^_^
제목을 날짜 대신, 핵심 주제로 바꿔주세요.
바꿨습니다, 좀 더 나은 제목이 생각나면 더 좋은 주제로 깔끔하게 다시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조언해주셔서 감사합니다.^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