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 알리스 브리에르-아케 | 그림 라파엘 엔자리 | 번역 박재연
발행일 : 2022년 5월 30일 | 판형 : 148*200| 32쪽 | 값 11,000원
ISBN 979-11-91667-49-3 77100
➁ ‘외로움도 싫고 상처받기도 싫어’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딜레마
‘필로니모 시리즈’는 작은 철학자들을 위한 그림책 컬렉션이에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귀여운 그림책이자, 아이부터 어른까지 누구나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철학 이야기를 담고 있어요. 지금부터 여섯 편의 동물 우화를 통해 고대와 현대, 동서양을 아우르는 여섯 명의 대표 철학자들을 만나며, 그들이 발견하고 깨우친 삶의 지혜에 대해 이야기해 보아요.
《필로니모 2 쇼펜하우어 : 고슴도치의 적당한 거리 찾기》에서는 19세기 독일 철학자 쇼펜하우어의 고슴도치 이야기를 다뤘어요. 겨울을 나기 위해 체온을 나누던 고슴도치들이 서로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고 물러났다가, 다시 추위에 떨며 모여들고, 또다시 흩어지기를 반복해요. 쇼펜하우어는 이 모습을 보며 고슴도치뿐만 아니라 사람과 사람 사이에도 서로를 해치지 않는 거리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과연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적당한’ 거리는 무엇일까요?
우리는 어떤 점에서 고슴도치들과 닮았을까요?
고슴도치는 무리를 이루지 않고 홀로 다니는 외로운 동물이라고 해요. 그렇다고 언제나 혼자만 있는 것도 아니에요. 매서운 겨울의 추위를 견디기 위해 서로의 체온을 나누려 가까이 모여든 고슴도치들도 있어요. 이들은 옹기종기 모였지만 서로를 찌르는 날카로운 가시 때문에 떨어질 수밖에 없었어요. 가까이 다가가면 상처를 입고, 멀어지면 추위에 떠는 고슴도치들의 모습처럼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한 곤란한 상황을 가르쳐 ‘고슴도치의 딜레마’라고 불러요.
19세기에 옛 독일인 프로이센 왕국에서 태어난 쇼펜하우어는 염세주의 철학자로 널리 알려져 있어요. 그는 세상을 어둡고 비참한 것으로 이해하고, 삶을 고통스러운 실체로 생각했어요. 그러던 어느 추운 겨울날 보게 된 고슴도치의 모습에서 한 가지 깨달음을 얻게 돼요. 고슴도치들이 여러 시행착오 끝에 추위를 피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으로 서로 최소한의 간격을 두었던 것이죠.
이 모습을 본 쇼펜하우어는 사람 역시 고슴도치와 같이 적당한 간격, 즉 예의를 지켜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은 필요에 의해 관계를 맺지만 가시투성이인 본성으로 서로에게 상처 입히기도 하니까요. 《필로니모 2 쇼펜하우어 : 고슴도치의 적당한 거리 찾기》를 읽으며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적절한 간격은 무엇일지 생각해 보는 건 어떨까요?
작은 철학자들을 위한 그림책 시리즈가 찾아왔어요!
필로니모는 ‘철학(영어로 필로소피)’을 뜻하는 ‘필로’와 프랑스 접미사 ‘어린아이들의’ 의미를 가진 ‘니모’를 합성한 말로, 철학을 처음 접하는 아이부터 아직은 철학이 낯선 어른들까지 모두가 함께 보고 즐길 수 있는 철학 그림책 시리즈예요. 장자, 쇼펜하우어, 하이데거 등 동서양은 물론 각 시대를 대표하는 철학자들의 사상을 나비, 고슴도치, 도마뱀 등의 동물 우화로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어요. 어렵고 복잡하게만 보였던 철학 사상을 여섯 편의 이야기로 자연스레 익히며, 다양한 철학자들과 함께 그들이 발견한 삶의 지혜를 알아보고,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시간을 마련해 보세요.
필로니모 시리즈는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작고 가벼운 책이에요. 또한 여섯 명의 개성 강한 그림 작가들의 멋지고 아름다운 그림이 이야기의 세계를 한층 더 풍성하게 만들어 줘요. 이처럼 철학을 눈으로 보고 이해하는 즐거움도 이 책의 큰 매력이라고 할 수 있어요. 이야기 말미에는 번역을 맡은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 박재연 교수님의 글도 함께해요. 오랫동안 미술사와 문화인류학을 공부하며 얻게 된 문화예술 전반에 대한 깊은 관점으로 우리 아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이야기와 그림 속에 담긴 철학자들의 핵심 사상을 풀어냈어요.
2022 Grand Est 수상작 ‘필로니모 컬렉션’
필로니모 컬렉션은 여러 가지 인쇄 기술의 특성을 이용하여 시각적 표현 효과를 꾀하는 그래픽디자인 및 작가의 개성이 살아 있는 독창적인 일러스트레이션 등의 제작, 출판, 전시를 전문으로는 하는 프랑스 출판사 3œil에서 처음 출간되었어요. 알리스 브리에르-아케가 글을 쓰고, 라파엘 엔자리, 올리비에 필리포노, 소피 비시에르 등 개성 넘치는 일러스트레이션 작가들의 판화 그림이 함께해요. 특히 그림에 활용된 판화의 작업의 경우 새로운 그래픽 세계로의 여행을 목표로 하여 다채롭고 생생한 방식으로 철학을 전달하며, 누구라도 쉽게 철학의 근본적인 주제와 질문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해요.
3œil은 아동 도서전이나 서점, 일러스트레이션 축제 등에서 필로니모 컬렉션 전시회와 워크숍을 열어 독자들을 직접 만나기 위해 노력해 오고 있어요. 최근에는 필로니모 컬렉션이 2022년 프랑스 그랑테스트에서 일러스트레이션에 헌정하는 제3회 Grand Est를 수상했어요.
★ 교과 연계
누리과정 예술 경험 영역 : 예술적 표현하기
국어 1-1 7. 생각을 나타내요
국어 2-1 3. 마음을 나누어요
국어 2-1 11. 상상의 날개를 펴요
도덕 4-11. 도덕 공부, 행복한 우리
도덕 4-1 3. 아름다운 사람이 되는 길
★ 줄거리
추운 겨울날, 옹기종기 모여 체온을 나누던 고슴도치들은 서로의 가시에 찔려 상처를 입고, 깜짝 놀라 뒤로 물러났어요. 하지만 추위가 찾아오자 다시 모여들고, 찌르고, 흩어지길 반복했죠. 겨울을 보내는 고슴도치들의 모습을 보며 독일의 철학자 쇼펜하우어는 사람과 사람의 관계 속에서도 서로를 상처 입히지 않을 방법이 필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쇼펜하우어가 말하는 ‘적당한’ 거리란 무엇일까요?
| 저자 소개 |
글 알리스 브리에르-아케
프랑스에서 문학과 미술사를 가르치는 교사로 일하다 어린이책 작가가 되었습니다. 2009년에 쓴 첫 그림책 《허수아비》가 몽트뢰유아동도서전 최고의 도서상에 선정되었고, 그 뒤로도 50여 권의 그림책을 전 세계 20여 개 나라에 출간하여 뉴욕 타임스 우수 그림책을 비롯한 여러 상을 받았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 《니나》, 《엄마에게 주고 싶어요》, 《우리 집 팔아요!》, 《구름의 나날》 등이 있습니다.
그림 올리비에 필리포노
프랑스의 페닝겐 예술 대학을 졸업한 뒤 일러스트레이터이자 그래픽디자이너, 만화가로 일해 왔습니다. 목판화 기법으로 다양한 그림책 작업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국내에 소개된 책으로 《빨간 풍선》이 있습니다.
번역 박재연
아주대학교 문화콘텐츠학과에서 학생들을 가르칩니다. 서울에서는 불어불문학을, 파리에서는 미술사학과 문화인류학을 공부했습니다. 미술과 뮤지엄에 대한 다양한 이야기를 읽고, 말하고, 씁니다. 민기와 민재, 사랑하는 두 아들과 뒹굴거리며 그림책을 즐기는 엄마이기도 합니다. 지은 책으로는 《미술, 엔진을 달다》, 《파리 박물관 기행》(공저)이 있으며, 옮긴 책으로는 《줄리의 그림자》, 《선을 넘지 마시오!》, 《모두의 미술사》, 《시몬 베유의 나의 투쟁》, 《파리의 작은 인어》 등이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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