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외입외(弗畏入畏)
참다운 두려움을 모른다면 진짜 두려움에 빠진다는 뜻으로, 관리들은 몸가짐을 조심하라는 훈시의 말이다.
弗 : 아닐 불(弓/2)
畏 : 두려워할 외(田/4)
入 : 들 입(入/0)
畏 : 두려워할 외(田/4)
출전 : 서경(書經) 주관편(周官篇)
이 성어는 서경(書經) 주관편(周官篇)에 나오는 말로, 온다. ‘주관(周官)편’은 주(周)나라 성왕(成王)이 온 나라의 잔적(殘賊)들을 물리친 후 관제(官制)를 정비할 때 쓴 글로, 주로 관료들이 지켜야 할 올바른 태도에 대해 기술했다. 그 내용의 일부는 다음과 같다.
임금님이 또 말씀하셨다. “오, 벼슬을 하는 모든 관리들이여, 그대들이 맡은 일을 공경하여 그대들이 내는 명령을 신중하게하기 바란다. 명령을 내리면 실행을 하여야지 취소하면 안 되는 것이다. 사적 인 것을 버리고 공익을 위하면 백성들은 진심으로 따르게 될 것이다. 옛것을 배우고 관계로 들어가 제도로 일을 의논하면 정사 미혹되지 않을 것이다. 그대들은 일정한 법을 스승으로 삼고 교묘한 말로 그대의 벼슬을 유지하려고 하지 마라. 의심이 쌓이면 하고자 하는 일이 실패할 것이고 게으르고 소홀하면 정사가 거칠어질 것이다. 배우지 아니하면 벽을 향해 선 것 같아서 일을 처리함이 더욱 번거로워 질 것이다. 그대 경사(卿士)들에게 충고하노니 높은 공적은 의지에 달린 것이다. 업적의 크기는 근면에 있고 과단성 있게 일을 처리하면 후환이 없다. 벼슬이 높으면 자연 교만해지기 쉽고 부유한자는 사치해지기 쉽다. 모든 일에 공경하고 삼가는 덕행을 쌓아라. 높은 자리에 있으면 장차 위태로운 일이 발생할 것을 생각하고(居寵思危), 항상 두려움을 잃지 마라(弗畏入畏). 지혜로운 자를 추천하고 유능한 자에게 양보하면 모든 관료들은 화목할 것이다. 화목하지 않으면 정치란 어지러워지는 법, 추천된 자가 유능하면 추천한 자 역시 유능하며, 추천된 자가 무능하면 추천한 자 역시 무능하다.”
王曰: 嗚呼. 凡我有官君子, 欽乃攸司, 慎乃出令, 令出惟行, 弗惟反. 以公滅私, 民其允懷. 學古入官, 議事以制, 政乃不迷. 其爾典常作之師, 無以利口亂厥官. 蓄疑敗謀, 怠忽荒政, 不學墻面, 蒞事惟煩. 戒爾卿士, 功崇惟志, 業廣惟勤, 惟克果斷, 乃罔後艱. 位不期驕, 祿不期侈. 恭儉惟德, 無載爾偽. 作德心逸日休, 作偽心勞日拙. 居寵思危, 罔不惟畏, 弗畏入畏. 推賢讓能, 庶官乃和, 不和政厖. 舉能其官, 惟爾之能, 稱匪其人, 惟爾不任.
▶️ 弗(아닐 불/말 불)은 회의문자로 끈으로 매어도 물건이 뒤로 젖히는 모양에 의하여 돌아온다는 뜻을 나타내며 음(音)을 빌어 不과 같이 ‘아니다, 아니하다’ 라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弗(불)은 달러의 뜻으로 ①아니다 ②말다 ③근심하다(속을 태우거나 우울해하다), 걱정하다 ④다스리다 ⑤어긋나다 ⑥떨다, 떨어버리다 ⑦빠른 모양, 세차고 성(盛)한 모양 ⑧달러(=$)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아닐 부(不), 아닐 부(否), 아닐 미(未), 아닐 비(非),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옳을 시(是)이다. 용례로는 크게 일어나는 모양을 불불(弗弗), 할로겐 원소의 하나로 불소(弗素), 달러로 미국 돈을 불화(弗貨), 신하가 간하는 말을 임금이 어기지 않고 좇는 일을 불불(弗咈), 남을 위한 동정심을 잠시라도 잊지 말고 항상 가져야 함을 조차불리(造次弗離), 보통 사람은 감당하지 못함을 이르는 중인불승(中人弗勝) 등에 쓰인다.
▶️ 畏(두려워할 외)는 ❶회의문자로 田(전)+삐침별(丿; 삐침)部(불; 귀신머리, 죽은 사람의 머리)과 化(화; 죽음)의 합자(合字)이다. 음산(陰散)하고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것에서 전(轉)하여, 무서워하며 조심하다, 황공(惶恐)스럽게 여기다의 뜻이 있다. ❷회의문자로 畏자는 ‘두려워하다’나 ‘경외하다’, ‘꺼리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畏자는 田(밭 전)자와 疋(필 소)자, 人(사람 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畏자의 갑골문을 보면 가면을 쓴 사람이 몽둥이를 들고 있는 모습이 그려져 있었다. 고대에는 제사장이 가면을 쓰고 제를 지냈다. 그러니 畏자는 가면을 쓴 제사장이 주술 도구를 들고 있는 모습을 그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신과 소통을 대변하던 제사장은 사람들에게 경외와 공포의 대상이었다. 그래서 畏자는 ‘두려워하다’나 ‘경외하다’, ‘꺼리다’라는 뜻을 갖게 되었다. 그래서 畏(외)는 ①두려워하다 ②경외(敬畏)하다 ③꺼리다 ④심복(心服)하다(마음속으로 기뻐하며 성심을 다하여 순종하다) ⑤조심하다 ⑥으르다(무서운 말이나 행동으로 위협하다), 위협(威脅)하다 ⑦죽다 ⑧두려움,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공경하고 두려워함을 외경(畏敬), 매우 두려워함을 외포(畏怖), 무서워하고 두려워함을 외구(畏懼), 두려워하여 복종함을 외회(畏懷), 말을 무서워함을 외마(畏馬), 두려워 엎드림을 외복(畏伏), 남이 두려워 복종함을 외복(畏服), 두려워하고 존경하여 섬김을 외사(畏事), 존경하여 사랑함을 외애(畏愛), 가장 아껴 존경하는 벗을 외우(畏友), 추위를 두려워함을 외한(畏寒), 친구끼리 상대편을 극히 대접하여 부르는 말을 외형(畏兄), 두려워하고 꺼림을 외기(畏忌), 몹시 두려워하고 언행을 삼감을 외신(畏愼), 두려워서 몸을 움츠림을 외축(畏縮), 두려워하고 겁냄을 외겁(畏怯), 송장을 무서워함을 외시(畏屍), 침 맞기를 두려워함을 외침(畏鍼), 여름철에 내리쬐는 뜨거운 햇볕을 외경(畏景), 여름 해를 외일(畏日), 두려워할 만함을 가외(可畏), 공경하고 두려워함을 경외(敬畏), 두려워함을 담외(憺畏), 두려워함을 기외(忌畏), 두려워함을 늠외(懍畏), 두려움이 없음을 무외(無畏), 징계하여서 두려워하게 함을 징외(懲畏), 근심하고 두려워함을 우외(憂畏), 공경하고 두려워함을 인외(寅畏), 높이러 공손히 함을 존외(尊畏), 미워하고 두려워함을 시외(猜畏), 두렵고 무서움을 포외(怖畏), 남이 알게 되는 것을 꺼리고 두려워함을 외수외미(畏首畏尾), 공경하고 두려워하는 마음을 경외지심(敬畏之心), 매사를 소홀히 하고 경솔함은 군자가 진실로 두려워하는 바임을 이유유외(易輶攸畏), 젊은 후학들을 두려워할 만하다는 뜻으로 후진들이 선배들보다 젊고 기력이 좋아 학문을 닦음에 따라 큰 인물이 될 수 있으므로 가히 두렵다는 말을 후생가외(後生可畏) 등에 쓰인다.
▶️ 入(들 입)은 ❶지사문자로 入(입)은 토담집 따위에 들어가는 것으로, 나중에 대궐 같은 건물에 들어가는 것을 內(내)라 일컫지만 본디 入(입), 內(내), 納(납)은 음도 뜻도 관계가 깊은 말이었다. ❷지사문자로 入자는 '들다'나 '빠지다', '간여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그동안은 入자를 사람이 입구로 들어가는 모습으로 해석했었다. 사람을 뜻하는 人(사람 인)자를 반대로 그린 것처럼 보였기 때문이다. 그러나 入자의 갑골문을 보면 본래는 뾰족한 삼각형을 그렸던 것임을 알 수 있다. 이것이 무언인지는 명확하지 않다. 다만 入자가 '들어가다'라는 뜻으로 쓰이는 것을 보면 나무를 끼워 맞추기 위해 끝을 뾰족하게 다듬은 형태를 그린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入(입)은 ①들다, 들이다 ②간여하다 ③빠지다, 지나치게 정신이 쏠려 헤어나지 못하다 ④시집보내다, 받아들이다 ⑤떨어지다, 떨어뜨리다 ⑥투신하다 ⑦섬기다, 벼슬하다 ⑧공략하다 ⑨죽다 ⑩담그다 ⑪수입(收入) ⑫입성(入聲: 사성(四聲)의 하나)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들일 납(納),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날 출(出), 떨어질 락/낙(落)이다. 용례로는 서울로 들어가거나 들어오거나 함을 입경(入京), 새로 들어가 삶을 입주(入住), 들어가는 어귀를 입구(入口), 타국에 들어감을 입국(入國), 어떤 단체에 가입함을 입단(入團), 장내로 들어감을 입장(入場), 학교에 들어감을 입학(入學), 물건을 창고에 넣음을 입고(入庫), 산에 들어감을 입산(入山), 훈련소나 연구소 등에 들어감을 입소(入所), 외국으로부터 물품을 사 들임을 수입(輸入), 끌어들임이나 인도하여 들임을 도입(導入), 물건을 사들임을 구입(購入), 어떠한 사건에 관계하게 됨을 개입(介入), 돈이나 물품 따위를 거두어 들이는 것을 수입(收入), 조직이나 단체 등에 구성원으로 되기 위하여 듦을 가입(加入), 어떤 곳이나 상태에 기세 있게 뛰어드는 것을 돌입(突入), 정한 인원 외의 사람을 더 넣음을 투입(投入), 물건 따위를 사들임을 매입(買入), 산에 들어가 놓고 범 잡기를 꺼린다는 뜻으로 막상 일을 당하면 처음과 달리 뒤로 꽁무니를 뺌을 이르는 말을 입산기호(入山忌虎), 귀로 들어온 것을 마음속에 붙인다라는 뜻으로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하여 잊지 않음을 이르는 말을 입이저심(入耳著心), 어떤 고장에 가면 그곳의 풍속을 따르고 지킴을 일컫는 말을 입향순속(入鄕循俗), 들은 바를 곧장 남에게 말함 또는 남의 말을 제 주견인 양 그대로 옮김을 일컫는 말을 입이출구(入耳出口), 들은 것을 마음속에 간직해 잊지 아니하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입이착심(入耳着心), 국경에 들어서면 그 나라에서 금하는 것을 물어 보라는 말을 입경문금(入境問禁), 귀로 듣기에 싫지 않다는 뜻으로 아첨함을 이르는 말을 입이불번(入耳不煩), 불 속에 들어가 밤을 줍는다는 뜻으로 사소한 이익을 얻으려고 큰 모험을 하는 어리석음을 비유하는 말을 입화습률(入火拾栗), 집에 들어서는 어머니를 받들어 종사해야 함을 이르는 말을 입봉모의(入奉母儀), 타향에 가면 그 고을 풍속을 물어서 그에 따르는 일을 일컫는 말을 입경문속(入境問俗), 특별히 가까운 손님이나 기밀을 상의할 수 있는 상대를 일컫는 말을 입막지빈(入幕之賓), 남의 방안에 들어가 창을 휘두른다는 뜻으로 그 사람의 학설을 가지고 그 사람을 공격함을 비유해 이르는 말을 입실조과(入室操戈), 가면 갈수록 경치가 더해진다는 뜻으로 일이 점점 더 재미있는 지경으로 돌아가는 것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점입가경(漸入佳境), 도끼를 들고 못에 들어간다는 뜻으로 물건을 사용하는데 있어서 전연 쓸데없고 상관없는 것을 가지고 옴을 이르는 말을 게부입연(揭斧入淵), 남의 대청을 빌려 쓰다가 안방까지 들어간다는 뜻으로 남에게 의지하다가 차차 그의 권리까지 침범함을 이르는 말을 차청입실(借廳入室), 먼저 들은 이야기에 따른 고정관념으로 새로운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는 것을 이르는 말을 선입지어(先入之語), 쫓기던 새가 사람의 품안으로 날아든다는 뜻으로 사람이 궁하면 적에게도 의지한다는 말을 궁조입회(窮鳥入懷)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