센터에서 일을 하다 보면,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시는 분들을 정말 많이 보게 됩니다.
행복하지 않다고 느끼는 이유를 들어보자면,
결국엔 다음과 같은 결말로 귀결되곤 해요.
좋은 일이 하나도 없다.
잘 되는 일이 하나도 없다.
잘 하고 있는 일이 하나도 없다.
......
즉, 뭔가 성취할 만한 거리가 있어야지만 행복하다고 느낀다는 것이죠.
이는 돌려 말하자면,
내 삶에 성취가 없다면, 행복할 수 없다, 행복하지 않다라는 말도 됩니다.
확실한 근거가 있어야지만 행복을 느끼는 사람들.
이말인즉슨,
그들이 행복을 느끼기 위해서는 그에 상응하는 대가(성공)를 치뤄야 함을 뜻하며,
이는 곧 행복에 대한 가성비가 매우 떨어짐을 의미합니다.
잘 하고 있는 게 있어야지만, 잘 되고 있는 게 있어야지만, 비로소 행복을 느낄 수 있을 테니까요.
근거 없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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항상 근심걱정에 가득차있는 어느 나라의 왕자가
마을을 시찰하던 중에 피리를 불며 즐겁게 노래하는 한 가난한 아이를 보게 되었다.
꼬질꼬질한 얼굴에 군데군데 기워입은 옷,
아이는 한 손에는 피리를, 한 손에는 주먹만한 크기의 빵을 쥐고 해맑게 웃고 있었다.
그 모습을 물끄러미 지켜보던 왕자가 주변에 있던 수행원에게 물었다.
"저 아이는 왜 저렇게 행복한 것인가?"
어리둥절한 수행원들이 눈치를 보며 대답했다.
"글쎄요. 집에 무슨 좋은 일이라도 생긴 것이 아닐까요?"
"아마도 시찰나온 왕자님을 멀리서나마 지켜뵙는 것이 즐거운 게 아닐까요?"
마침 시찰단 중에는 먼 나라에서 온 현자도 잠시 자리하고 있었다.
"현자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시오?"
현자가 대답했다.
"왕자님, 세상에는 좋은 일이 있어야지만 행복한 사람들이 있고,
별다른 일이 없더라도 행복한 사람들이 있답니다. 저 아이는 후자인 것 같네요."
그 대답을 듣자 왕자가 그제서야 아이로부터 고개를 돌리며 말했다.
"그런가? 그렇다면 저 모습은 거짓된 행복이겠군. 하루종일 웃고 다니는 바보와 뭐가 다르단 말인가?"
그 말을 들은 현자는 속으로 생각했다.
'그렇게 생각한다면,
그것이 바로 늘 이웃 나라들과 경쟁해야 할 당신이 평생 행복해지기 힘든 이유일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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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우리가 살고 있는 문화권에서 정의하는 기준들에 의거하여 나와 타인들의 삶을 평가내리게 됩니다.
그런데 특히 한국은
행복과 웰빙, 성공에 대한 눈높이가 너무 높아져버렸기 때문에,
각자가 생각하는 행복에 대한 근거라는 것이 너무나도 획일적이고 금전주의적으로 고착화되어 가고 있어요.
좋은 학벌과 좋은 직업, 돈과 부동산
이러한 세태가 지속되면서,
지금 이 나라에서 자라나고 있는 많은 아이들이
바로 저 왕자와 같은 사고관에 사로잡힌 채 성장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문득문득 드는 요즘입니다.
우리나라 사람들이 아득바득 노력하며 사는 이유가 무엇인가요?
센터에 오시는 분들께 삶의 목적에 대해 물어보면, 한결같이 나오는 대답이 바로 이겁니다.
행복한 삶, 즐거운 인생
행복을 위한 근거를 마련하기 위해, 대다수의 사람들이 현재를 희생해가며 치열하게 삶을 살아나갑니다.
그 와중에,
누군가는 그 근거를 쟁취하는데 성공하고,
또 다른 누군가는 그 근거를 쟁취하는데 실패하기 마련인데,
당연히 그 수는 후자가 압도적으로 많을 수밖에 없겠죠.
더더욱이 작금의 우리나라처럼,
"평균 올려치기 문화"가 만연된 상태에서는,
자신이 실패자라는 생각에 우울감과 무력감에 침잠된 사람들의 수가 더욱더 증가할 수밖에 없을 것입니다.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부러워하는 사람들이 바로,
자신의 삶에 근거가 없는 행복이 가득한 사람들입니다.
왜 저렇게 행복하지? 겨우 저 정도로 행복한가?? 너무 오버하는 것 아닌가???
그런 사람들이 있습니다.
긍정에너지가 가득찬 사람들
옆에만 있어도 나 또한 기분이 좋아질만큼 행복해 보이는 사람들
앞선 이야기에 등장했던 마을 아이처럼,
별 다른 일이 없더라도, 그 안에서 소소하고 확실한 행복감을 찾을 수 있는 이들.
이 땅에 살고 있는 대다수의 사람들은
한 조각의 행복이라도 더 맛보기 위해 아둥바둥대며 치열하게 살고 있는데,
어떤 사람들은 뭐 딱히 성공한 인생처럼 보이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항상 긍정적이며 밝고 평안하게 인생을 살아가고 있습니다.
뭐가 꼭 잘 되지 않더라도,
내가 꼭 뭘 잘 하고 있지 않더라도,
자신의 삶 속에서 기가 막히게 숨은 감사함과 기쁨을 발견할 수 있는 사람들
행복의 연금술사들.
성공 그 자체에는 별다른 가치요인이 없습니다.
성공이 불러오는 희열감, 행복감에 그 존재의 의의가 있는 것이죠.
그렇다면, 행복의 연금술사들이 반드시 성공한 인생을 살아야 할 필요가 있을까요?
나는 이미 행복한데? 내 인생에 만족하면서 잘 살고 있는데?
물론 행복의 연금술사를 보는 우리 같이 평범한 사람들은 왕자와 같은 이야기를 할 지도 모릅니다.
거짓된 행복이야.
가진 게 없는 사람들의 자기합리화겠지.
대다수의 사람들이 저 동화를 보면, 왕자의 저 대사를 읽는 부분에서 혀를 차게 됩니다.
하지만 아이러니하게도, 우리는 현실 세계에서
왕자와 다를 바 없는 사고방식으로 은연중에 나와 내 주변 사람들을 평가하고 있죠.
행복의 연금술사들이야말로,
별다른 일이 없어도 행복할 수 있는 최고의 능력을 갖춘 사람들임에도 말이에요.
저는 부모로서 저의 아이들이 행복의 연금술사가 되기를 희망합니다.
광활한 들판에서 네잎클로버를 찾기 위해 혈안이 된 삶을 살기보다는,
그저 자연과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평안하고 만족하는 삶을 살기를 원합니다.
현재에 걸쳐있는 즐거운 일들을 마주하고 그것이 바로 행복이라고 인정할 수 있는 삶의 태도를 가르치고 싶습니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세상 사람들이 저 동화의 왕자처럼 그런 나를 비웃더라도 개의치 않을 수 있도록
나에 대한 확실한 신념과 정체성 또한 갖출 수 있어야겠죠.
더 많은 사람들이 근거 없는 행복감에 물들 수 있는 사회가 되기를 온 마음을 다해 기원합니다.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그러게요 저도 완전하지 않더라도 그런사람 부류가 아닐까 생각해요... 기본값이 행복합니다^^
저도 아이들을 성공보단 행복할줄 아는 사람으로 키우고 싶어요
다행이 아직까진 주변사람들이 항상 웃는 아이라고 얘기해주네요
저도 그런 사람이었던것 같은데
어느 순간부터 늘 마음이 불안하고 초조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