빙하는 움직인다
송민순 지음/창비
2016년이 서서히 저문다. 이달 초 12월 4일인가에 이 책을 주문해서 지루하게 읽었다. 외교란 분야는 나와는 전혀 판이 다른 분야이기에 조금 읽으면 바로 졸음이 와서도 거니와 실상은 나의 책읽기 능력이 없어서이다.
송 민순 씨가 1975년에 외교부에 들어가서 33년간 국가안보와 통일외교 업무를 맡은 분이다.‘우리가 1975년에 대학졸업을 하여서 우리 동기 정도로 생각했으나 그 분의 프로필을 보니 48년생 형님뻘이다. 아마 군대 삼사년을 더해서 그리 된 모양이다.
자기주장이 일목요연하고 조리가 있고 논조가 정연하니 미국이나 중국이나 북한이나 우리나라의 외교를 존중하고 무시하지 못한 듯한데, 대쪽 선비 기상을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시기에 2007년 북한인권결의안이 유엔에서 상정된 후 한국의 표결 문제를 다룬 내용이다.
2006년은 우리나라가 북한인권결의안에 찬성투표를 한다. 2007년은 10월 남북정상회담이 국내정치사정을 흔들어 놓아 이 재정 통일부장관, 김 만복 국정원장, 백 종천 안보실장의 의견은 투표에 반대를 주장하고 김 장수 국방방관의 특별한 의견이 없었고 송 민순 외교부장관은 찬성투표를 하는 대목이다. 격론 속에 결론을 못 내고 대통령은 외교장관이 그토록 찬성을 하자고 하니 비서실장이 다시 회의를 열어 의론하라고 지시를 한다.
송 장관이 다시 저녁 늦게 서별 관에 도착하니 다른 네 사람(김 만복 국정원장 이 재정 통일장관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 백 종천 안보실장)은 미리 와 있고 왜 결정된 사항을 자꾸 문제 삼느냐고 불만을 터트린다. 이에 송 장관은 인권결의안도 찬성 못하면서 어떻게 북한 핵과 평화체제 수립을 위한 우리의 방안에 협력해 달라고 다른 나라들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 내가 장관자리에 있는 한 기권할 수 없다고 했단다.
그러자 김 만복 국정원장이 남북채널을 통해 북한의견을 직접 확인하자 제안한다.
그리고 다른 세 사람도 그 방법에 찬동 했다
이에 송 장관은 “그런 걸 대놓고 물어보면 어떡하나 나올 대답은 뻔한데, 좀 멀리 보고 찬성하자 주장했다.
한참의 논란이 오고 간 후 문재인 비서실장이 일단 남북경로로 확인해보자고 결론을 내렸다.
한밤에 청와대를 떠나면서 송 민순 장관은 심한 자괴감에 빠진다.
다음날 노 무현 대통령을 수행한 송 장관은 싱가포르로 출국한다. 대통령 숙소에서 올라오라는 연락을 받고 들어가니 대통령 앞에 백 종천 안보실장이 쪽지를 들고 서있었다.
그날 오후 북측으로부터 받은 쪽지라며 읽어보라 건네주는 것은
“역사적 북남 수뇌회담을 한 후에 反공화국 세력의 인권결의안에 찬성하는 것은 정당화 될 수 없다. 북남 관계 발전에 위태로운 사태를 초래할 테니 인권결의에 책임 있는 입장을 취하기 바란다. 남측의 태도를 주시할 것이다.” 라는 요지였단다.
예상했지만 적반하장의 대답이었다.
노무현 정부의 4년간 대북결의안은 불참 기권 찬성 기권으로 지그재그를 한다.
대통령이 출국하는 11월19일 서울 버시바우 미국대사가 조 중표 차관에 한국은 전과 같이 찬성투표해줄 것을 마지막으로 요청해 온다.
송 민순 장관이 모두들 북한인권을 안중에 두지 않고 유엔인권결의안을 반대하자고 할 때 홀로 찬성을 주장하고 설득하면서 다시 논의를 붙이는 대통령에 보낸 만년필로 쓴 친필을 보자
저의 거칠지만 솔직한 생각을 말씀드리겠습니다. 6자회담 수석대표, 안보실장, 그리고 외교장관에 봉직하면서 ,‘한반도 분단 해소’를 향한 대통령의 꿈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될까 해서 부족하지만 제가 할 수 있는 모든 것을 다해왔습니다. 핵 문제 해결과 남북관계가 함께 진전되도록 미국을 포함한 여러 나라들을 우리정책으로 끌어오기 위해 한시도 눈을 옆으로 돌릴 수 없었습니다.
이번 인권결의안 문제는 인권정책을 넘어 우리가 다른 나라들과의 협력을 바탕으로 하여 북한을 국제사회의 일원이 되도록 하는 우리의 외교안보 정책의 추진동력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지난해 우리 외교안보 정책의 추진동력에 직접 형향을 줍니다.
지난해 우리는 처음으로 이 결의안에 찬성했고 그때도 북한이 소리만 냈지, 실제 자신들이 필요하면 수시로 우리에게 접근해왔습니다. 이미 우리의 주도로 결의안 내용을 많이 완화시킨 것도 북한이 알고 있습니다. 기권할 경우 앞으로 남은 비핵화를 진전시키고, 평화체제 협상을 출범시키는 데 제가 할 수 있는 일이 뭔지 막막합니다.
대통령도 기분이 착잡한 것 같았다. “북한에 물어볼 것도 없이 찬성투표하고, 송 장관한테는 바로 사표를 받을까 하는 생각도 얼핏 들었는데....”하며 말을 끝맺지 않았다.
냉전이라는 거대한 빙하, 외교의 힘으로 움직인다. 송 민순 장관은 경남 진주 생이고 마산고와 서울대 1948년생이다
우리는 가문이나 가정에도 체통이 있는데 국가는 말해 무엇하리요
국가의 정책을 더구나 북한 정권이 세계와 유엔으로부터 직접규제를 받을 당사자인데 그 곳에 어찌 물어서 결정하리요!
그런 일은 국가는 물론 초등학생도 상상도 못할 일이다. 어린학생도 제 국민을 개돼지처럼 여기는 자들의 제재에 물어보고 투표를 하지는 않을 진데, 김 만복 국정원장이란 사람이 그런 발상을 하고 국가안보 외교라인결정권자들과 대통령의 복심인 문재인 대통령비서실장과 수뇌부들이 머리를 맞대고 결정했다.
그리고 대한민국 노무현대통령이 결재를 했다니 ...
이 책을 일고 나는 류 성용선생의 징비록이 생각난다.
하늘이시여 우리나라
죄 없는 국민을
불쌍히 여기시옵소서.
우리 국민들은 이제
눈이 배보다 큰 속 좁은 (your eyes are bigger than stomach)
정치인들의 술수는 알아보는 안목을 가진 국민들이오니
우리
대한민국을
버리지는 마시옵소서.
2016 12.27
첫댓글 문제인은 문제를 일으키고 만복은 배가 터지는 일이다.
마지막으로 집 뒤에서 몸을 던져 자살하는 것이다. 감사합니다.
이런 우라질 놈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