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포커스 노래속에 삶의 이야기를 담아요
복지영상 이성종
‘사는 게 뭐 별거 있더냐
한 시간 전부터 강당에 앉아서 기다리던 어르신들이
‘세상살이가 다 그런 거(시계바늘/신유 노래)’ 라고 첫 곡을 띄워서 마음 문을 열어놓고는 ‘어느 날 살며시 내 가슴에 들어와 사랑의 집짓고 사는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영수증을 써주라고’ (영수증을 써줄거야/신웅 노래) 몇 십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열아홉 가슴 설레던 소녀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어 버리는 거다.
‘마음 바쳐 사랑하고, 한 몸 되어 피어나는 장미꽃 한 송이’ (장미꽃한송이/오승근 노래)처럼 어르신들의 상기된 얼굴은 금방이라도 누군가에게 사랑고백을 할 것만 같은 표정으로 지그시 눈을 감으며 좋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이 부분의 가사와 곡조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넘어가도 넘어가도 끝이 없는 고갯길’ 여기 앉아 있는 어르신들의 삶속에 있던 고개들을 하나 하나 짚어주며 고갯길을 넘어간다.
애써 고개를 넘어보니 ‘매화피고, 배꽃 핀 매창 공원에 홀로 남겨진 이별의 슬픔을 시와 노래로 달래보자고.... 여러분은 모든 매화꽃, 배꽃 같은 여자’ (매화같은 여자/최영주 노래) 라고 위로하면서 ‘모란꽃 동백꽃은 꽃이 지면 잊혀지지만 여러분의 상냥한 얼굴, 웃는 얼굴은 잊지 않을 거라고’ (모란동백/조영남 노래) 노래 하며 어느새 강당에서 노래하고 있는 현실로 사뿐히 돌아오게 만든다.
“노래하면 즐겁고, 재미있고 선생님이 재미있게 잘 해주시고
낯선 카메라 앞에서 실컷 노래교실 칭찬을 하는 어르신들에게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서 어찌 인생을 논할 수 있니 (눈물 젖은 빵/고영준 노래)
배운 사람처럼 조리 있게 이야기 하지 못해도 노래마다 실려 있는 나의 가슴 속 사연을 일주일에 한 번씩 맘껏 외치는 경험을 하게 하니 한 시간씩 일찍 와서 강사와 마주보는 앞좌석에 큰 의미를 두고 나 같아도 부지런을 떨며 집을 나설 것 같다.
노래선생님을 만난 지 8년째 된다는 홍종국 할머니(85)와 우연히 동행해 집을 방문해 보니 서랍에서 보물처럼 보관하고 있는 노래교실 개근상장과 악보들을 꺼내어 보여준다.
스프링에 묶여 있던 악보의 헤진 부분을 가위로 손질하고, 테잎으로 붙여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곡마다 담겨진 추억을 할머니는 같은 곡조로 몇 가지 노래를 불러주신다. 아니 읊어 주신다.
‘사랑의 밧줄로 꽁꽁 묶어라 내 사랑이 떠날 수 없게 (사랑의 밧줄/김용임 노래 )
마흔일곱의 나이에 먼저 가신 할아버지와 가슴에 묻은 아들 이야기를
청주복지관 노래교실은 매주 월요일 오후 2시~3시 정승오강사님이 진행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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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공감하는 카메라 원문보기 글쓴이: 이감동
첫댓글 사진 속 표정들을 보니 참 밝으세요.
찍히는 사람은 찍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던 말씀이 기억나요.
집에 혼자서 우둑하니 있는 것 보다, 집에 있으면 고민만 하지...
할머니 말씀속에서 노래교실이 주는 기쁨과 재미를 알겠어요.
아는 노래는 하나도 없지만, 구절마다 인생의 어려움이 스며있군요.
노랫말과 홍종국 할머니의 사연을 들으니,
저는 지금이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열심히 더 재미나게 살아야겠어요.
이성종(이감동) 선생님~ 고맙습니다.
이런 기록을 남겨야 되는것이군요..
그 분의 삶을 표현하는 글과 사진, 영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