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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통 게시판 스크랩 노래속에 삶의 이야기를 담아요 - 신바람 나는 노래부르기/청주사회복지관
이감동(이성종) 추천 0 조회 315 12.03.12 22:21 댓글 2
게시글 본문내용

현장포커스
복지 in 피플

현장포커스-노래속에 삶의 이야기를 담아요 .pdf 

노래속에 삶의 이야기를 담아요
                              신바람 나는 노래부르기/청주사회복지관

 

복지영상 이성종

 

 

‘사는 게 뭐 별거 있더냐
욕 안 먹고 살면 되는 거지
술 한 잔에 시름을 털고
너털웃음 한번 웃어보자 세상아
시계바늘처럼 돌고 돌다가
가는 길을 잃은 사람아
미련 따윈 없는 거야
후회도 없는 거야
아~~아~~아~~아~~
세상살이 뭐 다 그런 거지 뭐’
[시계바늘 / 신유 노래]

 

한 시간 전부터 강당에 앉아서 기다리던 어르신들이
어느 새 팔십 명 정도 모여 의자가 부족하다 하신다.
노래 반주기에 맞추어 노래 부르는 시간이 뭐 대단하다고 이리도 많이 모이실까 의아했는데, 선생님의 노래 가락 한 마디 한 마디에 ‘옳지, 옳아’ 박수를 치며 고개를 끄덕이는 데에는 다 이유가 있었다.

 

‘세상살이가 다 그런 거(시계바늘/신유 노래)’ 라고  첫 곡을 띄워서 마음 문을 열어놓고는 ‘어느 날 살며시 내 가슴에 들어와 사랑의 집짓고 사는 당신만을 사랑한다는 영수증을 써주라고’ (영수증을 써줄거야/신웅 노래) 몇 십 년의 세월을 훌쩍 뛰어넘어 열아홉 가슴 설레던 소녀시절로 돌아가게 만들어 버리는 거다.

 

 

‘마음 바쳐 사랑하고, 한 몸 되어 피어나는 장미꽃 한 송이’ (장미꽃한송이/오승근 노래)처럼 어르신들의 상기된 얼굴은 금방이라도 누군가에게 사랑고백을 할 것만 같은 표정으로 지그시 눈을 감으며 좋았던 시절을 떠올린다.

 

 

 


강사는 짓궂게도
‘고갯길 가득한 인생은 고추보다 맵다고 (고추/유진아 노래)’ 정신 바짝 들게 하면서

이 부분의 가사와 곡조는 연습이 필요하다며 ‘넘어가도 넘어가도 끝이 없는 고갯길’ 여기 앉아 있는 어르신들의 삶속에 있던 고개들을 하나 하나 짚어주며 고갯길을 넘어간다.

 

 

애써 고개를 넘어보니 ‘매화피고, 배꽃 핀 매창 공원에 홀로 남겨진 이별의 슬픔을 시와 노래로 달래보자고.... 여러분은 모든 매화꽃, 배꽃 같은 여자’ (매화같은 여자/최영주 노래) 라고 위로하면서 ‘모란꽃 동백꽃은 꽃이 지면 잊혀지지만 여러분의 상냥한 얼굴, 웃는 얼굴은 잊지 않을 거라고’ (모란동백/조영남 노래) 노래 하며 어느새 강당에서 노래하고 있는 현실로 사뿐히 돌아오게 만든다.

 

“노래하면 즐겁고, 재미있고 선생님이 재미있게 잘 해주시고
노래선생님, 요가선생님 잘해주시고 좋지 기분 좋지.. 야!~~ 좋지”
“스트레스 풀고 여럿이 만나서 웃고, 선생님이 웃기시잖아
너무 재미있어서 이 시간에 꼭 와요”
“마음이 후련해요 고함치고 노래를 부르면 스트레스 다 풀어
원래 처녀 때부터 노래자랑도 많이 나갔잖아 상도 많이 타고 원래 좋아하니까”
“집에 있다가 여기 오면 즐겁고 행복하지, 집에서 우둑하니 있는 거보다 ...”
“한 동네 사는데 너무 즐거워요, 기쁘고. 노래 한 번 해볼까?
헤이 헤이 헤이.. 바람 부는 세상아 헤이 헤이 헤이 돌고 도는 세상아~”
“아유. 진짜 감사해요. 집에 있으면 고민뿐이 더해요? 여기 오니까 즐겁고
선생님들이 잘 해주시고 엄청 좋아요 선생님들이 도와줘서 옛날 노인들보다 행복한 거여”

 

 

낯선 카메라 앞에서 실컷 노래교실 칭찬을 하는 어르신들에게
가장 좋아하는 노래를 물어보니 오늘도 수차례 부른 노래를 으뜸으로 꼽는다.

 

‘눈물에 젖은 빵을 먹어보지 않고서 어찌 인생을 논할 수 있니
쓰라린 사연하나 가슴에 없으면서 어찌 인생을 안다 하겠니
산다는 게 그렇게 만만하지가 않아 만만하다면 그것 또한 재미없는 거잖아
진흙탕 속에도 뒹굴어보고 가시밭길도 걸어봐야지
인생의 제 맛이 진하게 우러나지 먹어봤나 눈물 빵 눈물 젖은 빵’

(눈물 젖은 빵/고영준 노래)

 
쿵짝 쿵짝 고속도로 휴게소에서나 들어 본 조금은 경박한 박자와 목소리 톤 때문에
평소에 알아듣지 못했던 노래가사가 어찌나 내 싱금을 울리던지
하루 잠깐을 만나도 중독성이 있는데, 8년째 노래로 어르신들을 만나는 강사는
과히 신의 경지에 다다른 것 같다. 내 마음속 이야기를 노래로 풀어주는 신(神) 

 

배운 사람처럼 조리 있게 이야기 하지 못해도

노래마다 실려 있는 나의 가슴 속 사연을

일주일에 한 번씩 맘껏 외치는 경험을 하게 하니

한 시간씩 일찍 와서 강사와 마주보는 앞좌석에 큰 의미를 두고

나 같아도 부지런을 떨며 집을 나설 것 같다.

 

 

노래선생님을 만난 지 8년째 된다는 홍종국 할머니(85)와 우연히 동행해 집을 방문해 보니 서랍에서 보물처럼 보관하고 있는 노래교실 개근상장과 악보들을 꺼내어 보여준다. 

 

스프링에 묶여 있던 악보의 헤진 부분을 가위로 손질하고, 테잎으로 붙여 한 장 한 장 정성스럽게 곡마다 담겨진 추억을 할머니는 같은 곡조로 몇 가지 노래를 불러주신다. 아니 읊어 주신다.

 

‘사랑의 밧줄로 꽁꽁 묶어라 내 사랑이 떠날 수 없게
당신 없는 세상은 단 하루도 나 혼자서 살수가 없네
바보같이 떠난다니 바보같이 떠난다니 나는 나는 어떡하라고
밧줄로 꽁꽁 밧줄로 꽁꽁 단단히 묶어라 내 사랑이 떠날 수 없게.. ’

(사랑의 밧줄/김용임 노래 ) 사랑의밧줄-홍종국할머니.mp3


 

 

마흔일곱의 나이에 먼저 가신 할아버지와 가슴에 묻은 아들 이야기를
커피 한잔 타주면서 담담히 얘기하던 할머니의 속마음을 대신해서
헤져가는 악보가 듣는 이의 마음을 할머니의 마음과 같게 한다.


기쁠 때, 슬플 때, 심심할 때,.. 그 마음을 대신해주는 노래들을 한 장 한 장 쓰다듬으며
할머니는 넘쳐나는 고마움을 어찌할 줄 몰라 매일의 축복 기도로 대신하고 있다.
복지관에서 하는 노래교실이 갑자기 세상에서 가장 귀한 시간으로 다가온다.

 

청주복지관 노래교실은 매주 월요일 오후 2시~3시 정승오강사님이 진행해주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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댓글
  • 12.03.13 00:09

    첫댓글 사진 속 표정들을 보니 참 밝으세요.
    찍히는 사람은 찍는 사람과의 관계에 따라 표정이 달라진다던 말씀이 기억나요.

    집에 혼자서 우둑하니 있는 것 보다, 집에 있으면 고민만 하지...
    할머니 말씀속에서 노래교실이 주는 기쁨과 재미를 알겠어요.

    아는 노래는 하나도 없지만, 구절마다 인생의 어려움이 스며있군요.
    노랫말과 홍종국 할머니의 사연을 들으니,
    저는 지금이 제일 행복한 것 같아요.
    열심히 더 재미나게 살아야겠어요.

    이성종(이감동) 선생님~ 고맙습니다.

  • 12.03.14 11:20

    이런 기록을 남겨야 되는것이군요..
    그 분의 삶을 표현하는 글과 사진, 영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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