密本과 本元의 유래 제가 드라마를 즐겨보는 편이 아닌데 이곳에서 몇 분이 추천하셔서 드라마 ‘뿌리깊은 나무’를 다시보기로 주말에 보았습니다. 참 재미있더군요. 스토리야 차치하고 극적 긴장감이 꼬리를 물고 이어지는 사건의 전개 속에서 지속적으로 고조되는 참 수작입니다. 조선건국을 둘러싸고 왕권중심이냐 재상중심의 신권정치냐. 이를 두고 정도전과 이방원 그리고 이도와 정기준 사이에 대를 이어 벌어지는 대결구도가 어떻게 종결될지도 궁금합니다. 民이 실질적 권력주체로 나설 수 없었던 한계를 가진 시대상황에서 어떤 정체가 民에 상대적으로 유익할지? 쉽게 단정하기 어렵지만 실제로 어질고 강한 임금이 다스리던 시기가 조선이 가장 융성했고 사대부가 타락한 권문세가가 되어 집권한 시절이 백성들에겐 최악이었던 史實에 비춰보면 정도전이 반드시 옳았다고 단정하긴 어렵겠다고 봅니다. 제게 더 흥미로운 것은 정도전이 세웠다는 비밀조직 밀본과 밀본지사 그리고 그 조직의 수장을 가리키는 본원이란 명칭입니다. 작가가 뭘 알고 썼는지는 모르겠으나 ‘불씨잡변’이란 책을 쓰고 불교와 승려들을 발본색원하여 성리학의 나라를 꿈꾸던 정도전에게 밀본과 본원이란 용어는 선뜻 어울리지 않습니다. 보통 밀본이란 밀교 즉 비의와 주문을 중시하는 서장불교(지금의 티벳불교)를 일컷는 말이기 때문이죠. 본원이란 말도 선비나 군자의 개념과는 달리 세상의 근본이 무엇이냐? 라는 존재론을 전제하고 일원론에 의거할 때 나올 수 있는 개념이기에 그렇습니다. 그렇다면 작가가 그냥 신비로운 조직 정도로 밀본과 본원을 차용했다고 넘어가면 되는 데.. 좀 걸리는 부분은 실제 정도전의 인생사가 단순히 성리학자로 정의하기 어려운 구석이 많다는 점입니다. 호가 三峯이고 이름도 道傳. 그가 이색의 문하에서 정몽주와 함께 유불선에 정통했다는 점. 그리고 초기 친명정책에서 벗어나 집권 후 명을 치기위해 두 차례나 요동정벌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강한 민족주의자로서의 면모 등을 볼 때. 밀본지사는 아니더라도 경국대전을 넘어서는 사상과 기획이 있었던 사람임에는 분명합니다. 이런 점에 의거하여 밀본과 본원의 유래를 캐보면 우리 민족의 고유한 사상에 다다릅니다. 자 이를 천부경에서 찾아보죠. 밀본이란 그 말뜻 그대로 숨어있는 뿌리를 의미합니다. 세상을 나무에 비유하면 꽃과 잎,줄기와 가지가 이 근본인 뿌리에서 나와 자랍니다. 뿌리는 땅 속 깊이 자리 잡아 겉으로 보이지 않으나 생명의 절대요소인 물을 나무에 공급하여 생장하게 합니다. 바로 이 밀본의 뿌리가 ‘석삼극무진본’의 뿌리이며 ‘용변부동본’의 뿌리입니다. 천부경에선 뿌리 本이 네 번 나오는데 그 중 의미있는 내용은 위 두 구절입니다. 析三極이란 세계의 극(一이 순환하여 도달한 3界)을 도끼로 나무패듯 나누어 보니.. 無盡本. 즉 다함이 없는 뿌리 또는 바탕이다. 그런데 세상은 그 쓰임과 형태는 다 다르지만(用變) 그 바탕은 움직임이 없는 뿌리 또는 바탕에서 비롯되었으니(不動本). 그 하나는 묘하지만 넓고 넓어서 만물이 오고 감이라(일묘연 만왕만래). 이런 제 해석에 세상에 고정불변한 것은 없다! 라는 반론을 하는 분이 있을 수 있지만, 그 말은 세상에 대한 진리이나 제가 죽 말해오던 일원의 ‘一’은 물질이 나오기 전의 단계이니 당연히 지금 우리에 친숙한 시간도 공간도 있지 않고 따라서 물질의 운동도 변화도 있을 수 없는 상태라는 것을 우선 말씀을 드립니다. 그럼 본원은 뭐냐? 밀본의 수장이다. 즉 인간계의 으뜸이 되는 사람(本元)이다. 그런데 그게 제 생각엔 정도전이 1대가 아니라 진짜 본원이자 그 본원의 1대는 우리 겨레의 국조이시고 우리 사상의 시원이신 한배검 단군님이라고 저는 압니다. 그 본원의 사상의 핵은 비록 역사 속에서 쇠락해갔지만 여전히 우리에 전승되고 있습니다. 자료도 복원되고 있지만 그 내용은 우리의 말과 글 속에 숨어있고 우리의 의식 저 너머 심층무의식에 새겨져 이어지고 있습니다. 과연 이를 얼마나 체득할 지는 각자의 노력에 달려있습니다. |
첫댓글 삼극이란 천, 지, 인 을 말합니다.
각각 완벽한 내부 순환구조를 갖춘 界를 상징합니다.
즉 우주>지구>인간을 의미하며 이게 바로 삼계입니다.
그런데 그것이 모두 한알 즉 一의 순환입니다.
천부경은 천지와 인류의 시원에 대한 해석입니다.
그리고 인내천의 사상적 뿌리입니다.
천=지=인
저는 그리 봅니다.
청자기..“섬”.. 인디.. ㅠㅠ
수정했슴다. 간만에 술 한잔 걸치고 썼더니 실수를 범했네요. 근데 무슨 의미인가요? 청자기섬이란?
아~ 신석정님의 작은짐승이란 시를 읽으며 제가 임의로 만든 단어랍니다.
“청자기 빛 물오리가 둥둥 떠다니는..” 이런 표현이었던 걸로..
그렇군요. 고려청자의 그 청자기 빛 물오리라면.. 청둥오리인데 제 고향 호숫가에서 자주 보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