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65-169층탑석) 볼 나름 생각 나름 일체유심조
나무불 나무법 나무승
보름날 절에 오시던 보살님이
나뭇결이 아름답다 사진을 올린 그 나무를 보며
스님 마치 청설모가 무엇을 먹고 있는 모습이네요
라고 합니다.
말을 듣고 보니 보살님 오던 방향에서는
그렇게도 보였겠다 싶을만큼 비슷합니다.
꼬리를 반짝 치켜 세우고
맛있는 밤과 호도를 한 입 가득 먹고 있는
청설모의 모습과 비슷해 보이기도 합니다.
며칠 전에는 지역 사회에서
훌륭한 일을 하는 분들을 선정해 상을 드리는
복지재단 책임자에게서 전화가 왔었습니다.
프라타나스 나무와 관련해 기사를 보셨다며
그 나무 우듬지가 아직도 남아 있으면
그것으로 상패를 만들어 보면 어떨까
하는 바람을 말하십니다.
아쉽게도 내가 마지막 하나 남은 것을 가져왔기에
더 이상은 있을지 모르겠다 하였지만 알아 본 바로는
화목용으로 분쇄가 되어 더 이상은 없다는 답입니다.
절에 가져다 놓은 것이라도 사용하시라 하였는데
무언가 애정을 가진 눈으로 바라보면
저 나무 등걸이 청설모로 보이는 것처럼
경우에 따라서는 버려질 것에서 보물도 찾게 됩니다.
불교에서는 물 하나가 네가지로 보인다
라는 가르침으로 '일수사견'이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은 하나인데 보는 이가 누구냐
또는 어떤 업을 지었느냐 에 따라
네가지로 보일 수 있다는 것으로
첫째는 우리같은 사람이 보면 물은 물입니다.
마시고 씻고 세탁하고 갈증을 풀어주는 감로수이자
유구히 흐르는 강과 망망한 대해를 바라보면
시상이 문득 피어 납니다.
두번째는 하늘 사람 즉 천인들이 볼때면
물은 물이 아니고 거울로 보인답니다.
천인들이 자기들 모습을 살피려면
사람이 하루에 거울을 몇차례 들여다 보듯
물을 거울로 삼는다 하니 물을 함부로 하면
그 과보가 바로 다가 올 것입니다.
아마도 우리나라 사대강을
개발이라는 명목으로 생명이 살기 어려운
죽음의 강으로 만들어 놓은 일은
두고 두고 후손들에게 좋지 않은 영향으로 남을 것입니다.
세번째 아귀라고 하는 귀신들에게는
자기들 목구멍을 태우고 몸을 태우는 불로 보인답니다.
아귀는 본디 목구멍은 바늘귀 만하고
몸과 배는 수미산만한 생명들이기에
그 몸을 유지하고 지탱하고자 많은 것을 섭취해야는데
목구멍이 작다 보니 급히 먹다가 물이든 뭐든 목에 걸려
막혀서 타버리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어찌보면 대기업이라는 형태가 좋은 듯 보여도
그 욕망의 그릇만큼 수익을 창출하지 못하는 경우
자기도 상하고 타인도 상하게 하는 악수를 두는 경우나
평생 먹고 살만큼 재물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뇌물을 받아 먹고 한순간에 철창으로 가는
고위직 어리석은 인사들 모습이
아귀의 모습에 다름 아닌 일입니다.
다음 네번째는 물이 물로 보이지 않고
집으로 보이는 생명들이 있는데 그것이 바로 물고기입니다.
물고기들로서는 물이 집인 까닭에
물속에서는 자유로이 유영하고 행복하지만
물 밖으로 건져 내 놓기만 하면 숨도 못쉬고
고통스럽게 죽어 가는 그런 생명입니다.
물고기와 물의 관계처럼
사람들도 자기 집에 있으면 안심하고 살아가지만
집을 나가 노숙을 하는 사람들의 고생을 생각하면
즐거운 나의 집 이라는 노랫말이 틀림없습니다.
아무리 허공이 크기로서니
물고기에게는 별무소용이듯
세상이 아무리 넓고 커도
우리가 하루 먹는 것은 세끼요
누워 자는 공간도 반평 내지 한평이면 충분한데도
지나친 욕심을 버리지 못하니 고통스럽게 됩니다.
물을 예로 들었지만 우리 사람들도
이 네가지 속성을 다 지니고 살아 갑니다.
물 불 가리지 않고 먹고 보자는
아귀의 마음을 가진 이가 있는가 하면
예쁘고 고운 것만 찾아 다니며
맛있고 좋은 명품만 찾는 천인의 마음도 있으며
내 집 혹은 내 것이라는 집착에 노예가 되어
뜻대로 안되면 불같이 성질을 내고 화통을 삶으니
이 모두가 탐욕과 성냄과 어리석음으로 점철된
삼독심을 비유로 이르는 말이라 여겨집니다.
그저 물은 물로 보고
산은 산으로 보면 되는 것을
모든 것을 물질적인 가치로 나눠 보는
이 착각과 전도몽상 속에서 살아가는 우리에게
부처님은 있는 그대로 보라 고구정령 말하십니다.
그 본질을 이해하고 보면
어떤 형태로 나타난 것이든 그 본질은 하나다.
그 본질은 다만 지혜와 자?澍?/span>
너와 내가 둘이 아닌 하나다 라고
바로 믿고 받아들이며 받들고 행하라 라는 의미로
모든 경전의 마침을 신수봉행 네글자로 마무리 하십니다.
볼 나름 생각 나름 일체유심조.
보현보살의 십대행원을 읽어 봅니다.
1.禮敬諸佛願(예경제불원):
항상 모든 부처님을 공경예배한다.
2.稱讚如來願(칭찬여래원):
항상 모든 여래의 공덕을 칭찬 찬탄한다.
3.廣修供養願(광수공양원):
항상 모든 부처님을 섬기어 널리 최고의 공양을 올린다.
4.懺悔業障願(참회업장원):
지금까지의 모든 악업을 참회하고 깨끗한 계를 지닌다.
5.隨喜功德願(수희공덕원):
다른 이가 지은 공덕을 따라 기뻐하기 원이옵니다.
6.請轉法輪願(청전법륜원):
항상 모든 부처님께 불법을 설해 주실 것을 청한다.
7.請佛住世願(청불주세원):
불 보살님께 이 세상에 오래 머물러 주시기를 청한다.
8.常隨佛學願(상수불학원):
항상 비로자나부처님을 따라서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을 다 배운다.
9.恒順衆生願(항순중생원):
모든 중생의 근기에 따라서 봉사하고 공양하여 은혜를 배푼다.
10.普皆廻向願(보개회향원):
위와 같은 온갖 공덕을 일체 모든 중생에게 돌려서
모든 중생이 부처님이 되기를 원한다
-공주 상왕산 원효사 심우실에서-
(글:해월스님 사진:李海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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