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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4년 1월 12일 12:55
파스텔っと(i-naby@hanmail.net)
파스텔의 집(http://cafe.daum.net/asapanta)
※오타는 애교♡로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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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antastic fan?tas?tic, -ti?cal
a.
1 공상적인, 환상적인
2 변덕스러운; 별난, 괴상한, 기이한, 터무니없는; 엄청난 <금액 등>: ~ designs 기상 천외한 디자인/~
sums of money 엄청나게 큰 돈/earn a ~ salary 엄청난 봉급을 벌다
3 《구어》 멋진
4 근거 없는 (unreal), 불합리한, 이유없는: ~ fears 근거 없는 공포
□ Fantastic 질주교향곡交響曲♩♪♬ □ 제 1악장
도도한 고양이가
…행복하길 바란다면
…도둑고양이가 되길 바라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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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Fantastic stage☆
'도둑 고양이'의 습성 5가지
첫번째, 모든지 보이는 건 다 탐이난다.
두번째, 갖고 싶은 것에 집착이 강하다.
세번째, 자존심이 곧 프라이드.
네번째, 무조건 뒷골목짓。
다섯번째,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
/Hee. One. Flower♡
'화끈화끈'
그 날이후 난 RUKISS의 출입이 뜸해졌다.
솔직히 두려움반과 쪽팔림 반반이 내 머릿속을 헤집고 다녔다.
하지만 이렇게 복잡하게 생각하고 괜히 고민하는 내 모습은 절대
내 모습이 아니다 이건 내 모습이 아니다!!
'딸랑~.'
머리를 두 손으로 쥐어 감싸매고 있을 때 손님이 왔는지 문에 달아놓았던
종이 딸랑거리는 소리에 반사적인 행동으로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손님을 마중하러 갔다.
"어서오세요"
"아… 저기"
"네?"
"그,그니까"
말을 자꾸 더듬고 얼굴이 발갛게 달아오른 이 남자를 보니 분명
십중팔구 여자친구에게 선물할 꽃다발을 찾는 것 일 것이다.
"여자친구에게 선물하시게요?^^"
"네 뭐 이,이쁜 걸루 알아서 해주세요"
"네^^"
이런 순진해 빠진 놈들은 꽃다발을 있는데로 부풀려서 팔아도 티도 안나고
돈 뜯어먹기 딱인 사냥감이다.
"5만 6천원 입니다^^"
"헉!! 바가지 아니에요?"
"아니에요 설마 이런 얼굴로 사기를 치겠어요?^^"
"에….죄송합니다 여기 돈…."
"아니에요~그럼 또 오세요^^"
"네 고,고맙습니다"
흥, 고맙기는 머저리….
내가 지금 이렇게 꽃집을 운영하고 있는 이유는 개인적으로 꽃을 좋아하기도 하고
직접 용돈을 벌어서 쓰려고 하는 이유도 있지만
제일 중요한 이유는 돌아가신 엄마의 유품이나 다름없는 가게이기 때문이다….
설마 내 성격에 이런 두 인격을 필요로하는 서비스업이 잘 맞을 거라고 생각하진 않았지만
의외로 나의 계산적인 머리가 수입을 짭짤하게 하는데 도움을 준다-_-
웃기게도 어제는 토요일이었고 오늘은 일요일….
그래서 이렇게 아침부터 개고생을 하고 있는 지도 모른다
휴일 때는 돈을 조금이라도 더 벌기 위해 가게 문을 빨리 열어야 하니까 말이다.
평일에는 가게 돌보는 일이 쉽지는 않지만 적어도 꽃을 돌보는 일 만큼은
게을리 하지 않는다.
'딸랑~'
'딸랑'소리만 들어도 반사적으로 움직이는 나의 몸뚱아리.
"어서오세요^^"
"어서오세요~~~"
"……나 영.업.중.이.다 얼렁 꺼져라아아?"
"나도 어엿한 손님이다아?"
이 년이 또 태클을 걸러 온건지 나의 이쁜 꾀꼬리같은 영업용 인사를 비꼬는
한 주희의 대사들이 나의 속을 뒤집어 논다-_-
"넌 손님이 아니라 왠수다아?"
"싫다아?"
"여긴 놀이터가 아냐 한주희!"
"왜에! 친구가 도와주러왔는데 넌 화를 내냐!"
"니가 도와주러오냐? 너 맨날 여기 앉아서 빈둥대면서 들어오는 남자마다 니가 껄떡대서
손님들이 다 도망가잖아!!"
"그,그거야 너희 가게 오는 남자들마다 내 매력에 못이겨 나에게
다가오는 걸!! 그건 나도 어쩔 수 없는거야"
"뚫린입이라고 아주 지랄 염병을 한다"
"씨이 가만히 있을께 응?응? 아니면 좀 놀아주던가!"
그런다 참 웃긴다 백조가 놀아달라 할때는 웃어야 정상인데
… 이상하게도 나는….
가슴 한구석이 아려온다….
가끔가다… 정말로 가끔가다….
비가 무던히도 많이 내렸던 아련했던 그 날 이후로 잊혀지지 않는
주희의 그림자가 아직도 내 눈앞에 아른거려서일까?….
……………………………………………………………………………………………………………
어느날 급하게 걸려온 전화 한통에 주희랑 처음 만났던 골목에 멈춰섰을 때
상황이 엿같게도 비가 줄기차게 내렸고 버려진 강아지 마냥 덜덜덜 떨고있는
주희를 발견했다. 내가 다와서 멈춰섰기 때문이 아니라
주희의 모습에 동공이 커진 그대로 시간이 멈춘듯
주희의 초라한 몰골은 나에게 그대로 충격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너, 너 이게 뭐야? 누가 이랬어?'
'…………….'
내가 오기전에 눈물 보이기 싫어서 미리 엉엉 울었었는지 눈밑은 토끼눈처럼 새빨겠다.
찢겨진 옷 사이사이에는 푸른 멍자국들이 보였고 팔목에는 밧줄자국이 금방 묶였었는지
여자의 연약한 팔목에 붉은 밧줄 자국만 남겨있었다.
'………안물어볼께 안물어볼테니까…우선 상처 소독부터 하러가자'
'………싫어……싫어……'
공포에 질린 눈으로 계속 싫어 싫어를 외치는 주희의 모습은 나와 처음 만났을 때 처럼
당당하고 웃기는 아이의 모습이 아니었다.
내 앞에서 우스갯소리로 '나이트가서 신나게 흔든다던가'라고 하던 아이의 눈은
온 통 두려움과 불신이 가득담긴 눈으로 세상을 응시하고 있었다….
내가 주희 눈안의 진실을 바라볼 수 있는 것은 아마도
내가 세상 모든 것을 불신이 가득 담긴 눈으로 바라보았기 때문인지도 모른다.
'……나……나……엄마 행복 빌어주려고……새아빠 인정하려고…갔는데…갔는데…흐윽.'
'………말하기 싫으면………말하지마…힘겨우면 말하지마.'
말하는 것 조차 숨쉬는 것 조차 버거워하는 주희를 보는 내가 더 힘들었다.
대신 내가 아파주고 싶다는 생각까지 할 정도로 내게는 처음으로 진심으로
아파해줄 수 있고 사랑해줄 수 있는 소중한 친구였다.
'니가 아프면 나도 아파….'
'…………….'
'그만큼 너에겐 내 전부를 걸 수 있을 만큼 소중한 친구야'
'…………….'
'차라리 같이 아프자…응? 차라리 같이 아프자 우리…제발.'
'……………흐윽.'
'……아프면 아프다고 하면되 슬프면 슬프다고 하면되 눈물을 가슴에 묻어두지마……….'
'……고마워…정말 고마워…흐으윽….'
나처럼 이렇게 평생을 같이 울어주고 기뻐해주고 함께해 줄 또 다른 이가 있을까?
난 같이 영원한 동반자가 되어 줄 친구가 한 주희 그녀라고 믿는다….
아직까지 주희의 모든 것을 다 알고 감싸 줄 수 있는 건 내가 아닐지도 모르지만
주희에 대해서 내가 그리 많이 다 안다는 건 아니지만 나는 그저 일생동안
넌 나의 친구야…. 라고 남을 수 있는 가장 좋은 친구가 되고 싶기 때문이니까。
……………………………………………………………………………………………………………
"그대신 정말 얌전히 있어라 한주희!!"
"응!응!응!"
하지만 몇 분도 안되서 기어코 한 주희 이년이 말썽을 피우고 말았다.
'쨍그랑'
"………한주희이이이?"
"-_-;으,응?"
"화분 값 물어내."
"-_-;하하 얼만데?"
나는 얼마라고 물어보는 주희를 바라보며 손가락 다섯개를 피며 말했다.
물론 띠꺼운 영업용 미소도 잊지 않았다.
"50.^-^"
"말도 안되!"
"왜에? 이 화분이 조선시대서부터 대대로…."
"아,아!!! 친구한테까지 바가지를 씨우려하냐?"
"흥,!-_-니가 친구야, 친구야?"
"씨이…. 미아네 ㅠ.ㅠ"
울먹울먹 거리더니 기어들어가는 소리로 미안해라고 하는 주희가
밉지 않고 오히려 귀엽다. 참 내가 눈도 삐었지-_-….
난 울먹거리며 주저앉아버린 주희를 두 손으로 일으키면서 웃으며 말했다
"우리 오랜만에 미용실이나 갈까?"
"정말?+_+"
눈을 반짝이는 거 보면 분명 또 내가 돈을 다 대야하겠지 하아….
이 녀석이 머리를 짧게 자르고 핑크색으로 염색하게 된 건 순전히
내 탓이지만 오히려 나중에 더 좋아한 건 한 주희였으니까 뭐,
아마도 핑크색이 사람 마음의 치유를 도운 건지도 모른다고 생각하고 있으니까….
/Dear hair☆
"어서오세요"
"언니!!"
'와락'
그다지 별로 따질 문제는 아니지만 왜 항상 미용실만 오면 미용실의
하리언니를 반겨야하는게 오히려 10년 단골인 나임이 당연한데도 불과하고
주희와 달리 난 항상 미소만으로 반기는 체질이다….설마 저 둘이 육체적 인사 관계에
질투하는 건가-_-…?
"어서와 니들 너무 오랜만이다 많이 좀 들리지 그랬어"
"죄송해요 언니 이기집애가 머리가 자라야 올 구실이 생기거든요"
"올 구실이 뭐가 필요해 언니 동생하는 사인데~^^"
"나더러 맨날 기집애 기집애 야 강희원 넌 기집애 아니냐?"
"언니~ 주희 이기집애 머리 확 뽀글파마로 해버리세요!!"
"야!! 강희원!!"
"흥,!-_-"
"풉, 너네둘 항상 여전해 희원이는 스트레이트, 주희는 컷트랑 해바라기지?"
우리는 이럴때만 마음이 척척 맞는지 동시에 아주 발랄 상큼한 대답을 하고야 만다-_-
"네!!!"
"야 너뭐야 왜 또 따라해 이 따라쟁이 기집애야"
"아씨 너야말로!! 왜 자꾸 기집애라해!!"
"흥! 즐-_-"
"콧방귀만 낄줄아는 뇬!!"
"킥, 니들 자꾸 그렇게 장난치면 머리 둘다 뽂아버린다?^^"
"언니!! 장난이라니요!! 얘 강희원은 날 지 동생 취급한다구요!!"
"그래에에?^^+"
'생글생글'거리면서 하리언니가 가위를 들고 말하자 빽빽 소리지르던 주희의 목소리가
잦아들었다. 쯧…. 그러게 나처럼 분위기 파악하고 조용하면 그런 일 없잖아….
이래뵈도, 하리언니가 화나면 머리를 볶을 뿐만 아니라 번개머리에서 심지어 똥머리로
만들어버리니 각별히 조심해야한다.
'지글지글지글'
지글거리는 소리에 설마하니 주희가 하리언니를 화나게해서 그런가라고 생각하겠지만
해바라기 꼬는 소리일 뿐이다…. 내가 개인적으로 생각하기엔 해바라기 머리는
참으로 머리를 혹사시키는 …그니깐 머리를 두~번 죽이는 일이라고-_-)/처억;
'찰랑찰랑'
부드러운 머릿결로 찰랑거리는 내 머리는 이미 완료된 상태다.
스트레이트는 시간을 그렇게 많이 잡아먹지 않으니까 머리도 많이 상할 염려도 없고
윤기도 반짝반짝 샴푸CF 찍을 만한 '샤라락' 할 수 있는 머릿결이 난 너무나도 자랑스럽다.
…
…
"자아!! 다됐다!!"
"정말 다됐어요? 와아! 이쁘다 꺄아!!"
"작작 좀 좋아해라"
"-_-……말좀 곱게해 강희원."
"bulldagger[동성 연애자]"
"뭐,? 너 뭐라그랬어 그거 무슨 뜻이야아!!"
"풉, 니들은 봐도봐도 안질린다, 아참 니들 혹시 여기 가볼래?"
주희가 내 멱살을 잡고 흔들던 도중 하리언니가 손안에서 흔들고 있는 표 두장에
우리의 행동은 멈칫했다.
그리고 주희는 내 멱살을 쥔채로 한 쪽 눈썹이 치켜올라갔다.
"그게 뭔데요+_+?"
"공짜 좋아하다가 대머리된다 한주희-_-"
"꺼져!! 언니 그거 뭐에요?+_+"
"음~희원이도 좋아할만한 건데~"
"뭐,뭐요 언니? 그게 뭔데요?"
"왜~ 희원이도 관심이 생겼니~^^오호호호"
내가 호기심어린 표정으로 하리언니를 바라보자 언니가 심하게 눈을 반짝인다.
이럴때면 내가 심히 불안해지기도 한다-_-.
하지만 뭐 준다는 거에 조건같은 걸 붙일 언니는 아니니까 다행이지 다만 하리 언니의
특이한 점이 있다면 우리 같은 장난감을 너무나 좋아한다는 점이다.
"사실 이거는 외식상품권이야~ 희원이 니가 좋아하는 Flying Fortress[하늘의 요새]"
"-_-?거기가 어디야? 맛있어?"
"……응 환상이지…."
"희원이 너 그 가게 피아노 치는 사람때문에 좋아하는 거지?"
'화끈'
내 두 볼은 주희나 하리언니가 알아볼 정도로 붉어져버렸다.
"어머 하리언니 얘 볼이 붉어졌어요 도대체 그 피아노 치는 사람이 뭐길래
얘가 이래요?"
"쿡 그러게~ 언니는 잘 몰라요~사람에 대해선 거이 관심이 없는 희원이
빨개질 정도니 도대체 어떤 남잘까요~?^^"
"언니!! 놀리지마요!! 줄거면 빨리줘요!"
"아니 그냥 곱게 달라그러지 왜 소리를 질르고 그러니이?^^+"
"자,잘못했어요 언니ㅠ.ㅠ"
하리언니의 입관절이 늘어나자 나는 거이 빌다시피 표 두장을 받아내야했다.
***
"와아 천하의 강희원이 빌정도로 그 남자가 그렇게 대단하단 말이야~?"
하늘을 향해 깍지를 끼고 말하는 주희는 내가 어떤 생물에게 관심을 가지는 것이
그렇게도 신기한가보다. 난 단지 별로 흥미가 없었기 때문에 사람에게도 거이 관심이 없었을 뿐인데
왜 피아노 연주자의 연주를 좋아하는게 그렇게도 하리언니와 주희에겐
신기하단 말인가? 나로썬 전혀 이해가 가지 않았다
피아노 연주자가 젊고 잘생기긴 했지만 서도….
사거리에 하얀색 집에 빨간 지붕이 있는 Flying Fortress[하늘의 요새]는
동화책속에 나올 법한 집안에서 식사, Tea, 칵테일…. 등을 판매한다.
/Flying Fortress♭#
'딸랑~'
"어서오세요 자리안내해드릴께요~"
친절한 웨이터의 안내로 피아노와 피아노 연주자가 잘보이는 곳에 자리를 잡게 되었다.
그리고 웨이터는 메뉴판을 테이블에 내려놓고 자기 자리로 돌아갔다.
항상 자기 관리가 철저한 내가 이 가게에 올때 만큼은 조금 긴장으로 빳빳해진다.
그 이유는 이 가게에도 내가 운영하고 있는 꽃집과 같은 종을 달아놓아서
가끔가다 그것 때문에 소리에 예민한 내가 종종 웃기는 에피소드를 만들기 때문이다.
'딸랑~'
"어서오세요~"
나도 모르게 큰 소리로 Flying Fortress에 오는 손님에게 인사를 하자 웨이터가
깜짝 놀랐지만 내가 이곳에 올때마다 종종 있는 일이기 때문에 여기 사장님도 내가 그리
자주오는 편은 아니지만 내 얼굴을 기억할 정도라서 매번 웃음을 짓곤 하신다.
"풉…."
"웃지마아!!"
"푸하하하하하"
"야!!!"
"아,왜에 하하 웃기잖아 근데 자주 그러나 보지? 아무렇지도 않게 웃어 넘기내들 풉."
"-_-눈에 눈물고였어 한주희, 그리고 서비스업종을 하다보면 몸에 밸 수밖에 없어!"
"쿡 그래도 웃겨 디진다 너의 이런 모습을 구경하고 죽을 수 있다는 거에 너무 기쁘다 기뻐!"
"너 진짜 따끔하게 지옥을 맛보고 싶어하는 구나, 그렇지?"
"시끄러!! 메뉴판이나 봐"
주희는 아까의 내 모습에 배꼽을 잡고 메뉴판을 보고있다.
그게 그렇게도 재밌는 일일까-_-….
당사자는 웃기긴 커녕 당혹감만 밀려올 뿐인데 말이다.
주희는 배꼽을 잡고 베시시거리다가 다 골랐는지 손가락으로 이것 저것 집으면서
헤벌쭉 웃으면서 말한다.
"너 그렇게 웃지마라 짜증난다! 메뉴판으로 좀 어떡해 가리든가 해라"
"뭐? 야 내 미소가 얼마나 이쁜데-___________-*(쭈욱)"
"아 밥맛 떨어지게 니가 알아서 주문해, 아 난 밥 안 먹어 역시 음악감상에는
칵테일과 함께 젖어드는게~"
'황홀~'
칵테일을 마시면서 그의 연주를 감상할 생각을 하자 난 어느새 몽롱한 환상에
젖어들어 황홀해 하는 표정으로 허공을 처다봤다.
물론 주희의 날 헤집어 놓는 무참한 대사에 인해 환상은 깨졌지만….
"니가 미쳤구나"
"-_-………."
"니가 돌았어"
"고마워"
"너 정말 강희원 맞냐?"
"-_-………."
"혹시 얼굴 상판떼기만 강희원아냐?"
"너 한번만 더 아가리 놀리면 확 너 시궁창에 갔다 버린다"
"-_-알았어!! 알았다고!! 난 단지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외계인인지 시험해본거다!!
니 성깔 더러운거보니 확실히 강희원 맞네 암~ 그렇고 말고 옳소!"
"시끄러!! 주문하랬잖아!!"
"아이씨!!"
'지잉지잉지잉'
주희가 테이블에 붙어있던 버튼을 눌르자 카운터 전광판에 테이블 번호가 뜨고
웨이터가 밤색쟁반을 들고 다가왔다.
이 집 웨이터가 참 보기 좋은게 깔끔한 하얀와이셔츠에 검은 타이와 허리에 둘러맨
검은색 긴 앞치마가 참 뭐랄까 멋있게 보인다면 이상할려나?
"주문하시겠어요?"
"음… 칠리볶음밥 하나랑요 파인주스 하나 그리고…야 희원 너 뭐라고 했지?"
앗-! 생각에 잠겨서 주희한테 뭘 주문해달라고 말을 안해버렸다-_-;
"전 Sunshine주세요"
"네 그럼 주문하신 내용 칠리볶음밥 하나 파인주스 하나 Sunshine 하나 맞죠?"
"네^-^"
주문한 내용을 자기 손바닥만한 수첩에 적고서 웨이터가 사라지자 주희가 기다렸다는 듯
테이블에 턱을 괴고 웅얼거린다.
"Sunshine이 뭐야?"
"왜?"
"난 칵테일에 아는게 하나도 없거든 마셔본적도 없고"
"알콜안들어있는 술"
"에? 그런 술이 어딨어=_="
"여깄잖아…오늘은 분위기에 취하고 싶어서 알콜없는 걸로 주문했어"
"헤에 그런거야?"
"응"
"그럼 나중에 나도 칵테일 한 번 먹어봐야지"
"맛있어 달콤하고"
"꺄아! 기대된다"
싱글벙글거리며 주절주절 늘어놓는 주희를 보자 주희가 괴걸스럽게 밥을 먹는 모습이
머릿속에 떠오르자…. 불길한 생각에
제발 연주시간에 쩝쩝거리며 안먹어주길 나는 빌고 또 빌었다-_-.
가게안의 시계가 숫자 9를 가리키자 하얀와이셔츠에 검은 정장바지를 간단하게
차려입고 나온 차림으로 피아노 앞에 앉아 소매를 걷어붙이기 시작했다.
그를 처음 봤을 때는 천연금발이 더욱 눈에 뛰어 신기했지만 그의 연주를 듣고 난 후
천연금발이란 사실에 호기심이 아니라 아름다운 금발의 남자라는 인식을 내게 심어주었다.
역시나 연주자가 나와서 연주를 시작할 준비를 하니까 한주희 이 기집애의 입이
또 주절주절 열리기 시작하나보다. 후우…. 어쩌면 한숨이 절로 나오는 관계인지도 모른다
우리는….
"뭐야 연주시작하는 거야? 그때 니가 말했던 남자야? 졸라 잘생겼다 호오~"
"야 한주희 니 사지가 찢기고 싶지 않으면 제발 이번 만큼은 조용히 해줘"
"너 제발 친구한테 말 험하게 하는 버릇 좀 고쳐"
"못 고쳐 이게 내가 사랑을 주는 방식인걸"
"-_-…그래 니 똥 굵다 이뇬아"
"쉿!"
"-_-…."
'¨¨¨¨¨#♭¨¨¨¨¨¨¨♩¨¨¨¨¨¨♪¨¨¨¨¨¨♬¨¨¨¨¨¨ ¨¨¨¨¨#♭¨¨¨¨¨¨¨♩¨¨¨¨¨¨♪¨¨¨¨¨¨♬¨¨¨¨¨¨ '
잔잔하게 귓가를 울리는 그의 연주가 항상 내 두 눈을 감게 한다.
그런데 웨이터가 주문한 음식을 가지고 왔는지 나의 감상을 깨트려놓았다.
구름위에서 놀다가 추락한 기분….
내가 그 웨이터를 죽어라 노려본건 두말할 나위가 없다-_-.
"어머 이게 Sunshine이야? 색깔이뿌다아"
"시끄러 연주 끝날때까지 아무말도 하지마 밥도 먹지마 숨도 쉬지마"
"그럼 어떡해 살라구-_-"
"그럼 죽어"
"-_-………."
태양이 내곁에 숨쉬듯 선비취색깔로 나열된 Sunshine이 더욱
날 연주에 취하게 만든다.
사실 이 가게에 처음오게 된 이유는 친오빠의 동창모임에 애인역할을 해달라는
간곡한 오빠의 부탁으로… 아니 사실은 무조건 협박어조로-_-
왔다가 이 곳에서 저 연주자를 보고 한 번에 넋을 잃고 말았던 것이다.
입안에 도는 달콤하고도 상큼한 과일향이 입안에 맴돌고
그의 감미로운 연주에 이미 정신차리기는 글럿다는 듯 난 오직 연주소리 밖에
안들리는 묘한 공간에 혼자 서있게 되었다.
'야 …….'
"……………."
'야……….'
"야 강희원!"
연주만 들리는 공간에 난데없이 끼어든 높은 옥타브소리에 그만 깜짝놀라
잔을 엎고 말았다.
"어,어?"
"연주 끝났어-_-"
'짝짝짝짝짝….'
난 주희가 장난치는 줄 알았는데 정말 주위 사람들이 멋진 연주의 보답으로
박수갈채를 보내고 있었다.
내가 그의 연주를 좋아하는 것 이 가게에는 그만큼 다른 팬들도 많아
오늘 같은 공휴일날 더욱 사람들이 북적대곤 한다.
하지만 나는 그의 이름조차 모르는 그저 팬의 한 사람에 속할 뿐이다.
"야 테이블에 쏟길 망정이지 니 옷에 떨어졌어봐라 끈적끈적 찝찝할 뻔 했다"
"그,그래"
"야 너 왜그래? 어디 아퍼?"
"아니 그냥 좀 불길해서"
"왜 드라마나 영화에서 처럼 뭐 유리잔 깨지고 막 그러면 가족들이나 사랑하는
사람이 다치는 거 같은 거? 너 그런거도 믿냐?"
"그래도… 기분이 찝찝하잖아…."
"이거 니 옷에 쏟아졌다면 더 찝찝했을 거다 이뇬아-_-"
"근데 연주 엄청 감미로웠지…그치?"
"멋있긴 하더라-_-"
"그게 뭐야 천상의 음율처럼 히열이 와닿았다거나 뭐 그래야 하는거 아니야?"
"세상사람들이 다 너 같은 줄아냐… 오늘 내가 널 보니 상당히 약먹을 시간이 지났다는 걸
필요 이상으로 깨닫게 되는 구나아."
"-_-… 나 먼저 가볼께 주희야 아무래도 안되겠다"
"그래 그래 히휴~ 잘가라 낼보자"
"싫어"
"-_-……."
필요 이상의 한숨을 내쉬면서 나더러 심각하다면서 병원에 가라는 주희를 뒤로하고
먼저 가겠다는 말을 한 뒤 가게를 나와 택시를 잡아 탔다.
"손님 어디로 모실까요?"
"아저씨 첨당동으로 가주세요"
"옙~"
한적한 길 모퉁이로 지나 돌담벼락이 거이 4m나 되어 정원 안의 집조차 안보일 지경인
이집이 바로 내가 살고있는 지옥같은 집이기도 하다.
"아저씨 여기서 내려주세요 잔돈은 됬구요"
찹찹한 심정으로 난 만원짜리 지폐한장을 내밀고서 차문을 열고 집앞에 내렸다.
택시가 떠나가는 소리와 함께 집 문을 따고 들어갔지만 개 한마리 조차 없는
이 집에선 침묵과 고요함이 곳 나의 친구일 뿐이다.
가지런히 현관에 구두를 벗어두고는 계단을 차근차근 밟고 올라가
언제 올지도 모르는 단 한명뿐이 없는 오빠라는 가족을 잠시나마 떠올리며
코트를 벗어 걸어두고는 침대에 그냥 드러누워버린 후 항상 내 머릿속을
가득메우는 그가 연주하는 모습…. 매우 눈이 부신 그의 모습….
그리고 그는 때때로 내가 연주를 듣고 들어온 날에
꿈속에서 자신의 감미로운 목소리로 나에게 묻곤한다.
…너의 …행복은 무엇이지… 하고… .
'너의 행복은 무엇이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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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GM - 이루마 [Kiss The Rain]
파스텔っと(i-naby@hanmail.net)
파스텔의 집(http://cafe.daum.net/asapanta)
파스텔의 집에는 구경거리가 많아요 많이들 놀러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