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순원의 '소나기' 줄거리
소년은 서울서 왔다는 윤 초시의 손녀딸을 처음 만난다.
소녀는 모든 것이 낯설어 소년과 가까이 지내고 싶어하지만,
매우 내성적이고 수줍어하는 소년은 자기와 동떨어진 상대라 생각한 나머지
소녀에게 접근하지 못한다.
어느 날 소녀가 징검다리 한가운데서 물장난을 하고 있었다.
시골 소년은 개울가에서 피부가 하얀 서울에서 이사온 소녀를 봅니다.
소년은 왠지 부끄러워서 소녀가 갈때까지 기다리는데
소녀는 항상 개울가에 앉아서 쉽사리 비켜주질 않습니다.
어느날 개울가를 지나는데 소녀가 보이지 않습니다.
소년은 소녀가 앉아 있던 자리에 앉아 소녀처럼 물을 한번 움켜 잡아 봅니다.
그때 소녀가 나타나 조약돌을 집어 던지며 이 바보 라고 말합니다.
소년은 허겁지겁 도망갑니다.
코피가 나는 것도 모르고 뒤에서 자꾸 소녀가 이 바보 라고 소리치는 것 같습니다.
다음날 소년은 소녀가 갈꽃을 꺾고 있는 것을 봅니다.
넋놓고 소녀를 훔쳐보고 있던 소년은 어느샌가 자신앞에 서 있는
소녀를 보고 놀랍니다.
이 바보라고 또 면박을 줄까봐 두렵습니다.
그런데 소녀는 소년에게 조개를 내밀며 조개의 이름을 물어봅니다.
소년은 자신이 소녀보다 잘알고 있다는 것이 자랑스러워 신이나서
조개 이름을 말해주고, 꽃들의 이름도 말해줍니다.
소녀는 저 산너머에 가본적이 있냐고 물어봅니다.
소년은 있지만 멀다고 말합니다.
소녀는 언덕너머로 가자고 합니다.
소년은 또 바보라는 소리를 들을 까봐 함께 가기로 합니다.
가는길에 논밭에서 허수아비를 흔들고 꽃을 꺾으며 소녀는 즐거워 합니다.
덩달아 소년도 즐거워 합니다.
집에 오는 도중 먹구름이 끼더니 소나기가 옵니다.
소년과 소녀는 원두막에 들어갔다가 다시 비를 확실하게 피할 수 있는
움집으로 들어갑니다.
소년은 밖에서 비를 맞고 소녀는 안에서 소년의 외투를 걸치고
입술이 파래져서 떨고 있습니다.
소녀는 소년에게 들어오라고 합니다.
소년은 거절하다가 어쩌지 못해 소녀 옆에 앉습니다.
다음날 소년은 소녀를 볼 수 없습니다.
그 다음 날도 또 다음 날도, 그러다 어느날 난데 없이 소녀가 나타납니다.
많이 헬쓱해진 모습입니다.
소년은 왜 물가에 나오지 않았냐고 묻고 소녀는 아팠다고 말합니다.
소녀는 소년에게 자신의 스웨터를 보여줍니다.
소년의 등에 엎혔다가 옷에서 옮겨 뭍은 얼룩이었습니다.
소년은 얼굴이 붉어지며 부끄러워 합니다.
소녀는 얼마 후 이사갈 것을 소년에게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둘은 기약없이 헤어집니다.
소년은 다시 만날 약속을 잡아 놓지 않은 것을 깨닫고
안타까워하고 불안해 합니다.
그러다 집에서 아버지와 어머니의 대화내용을 듣게 됩니다.
소녀내가 이사를 간다는 것입니다.
서울에서 사업을 하다 망한 소녀의 아버지는 빚에 쫓기어
시골집에 내려왔다가 이 시골집도 넘어가게 되어
다시 어딘가로 이사를 가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 후 소녀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소녀를 그리워하며 조약돌을 만지작 거림니다.
그러다가 개울가에서 소년과 소녀는 다시 만난다.
그 소나기에 감기를 앓았다는 소녀가 분홍 스웨터 앞자락을 내려다보면서
'그날 도랑 건널 때 내가 업힌 일 있지? 그때 네 등에서 옮은 물이다'하는 말에
소년은 얼굴이 달아올랐다.
이날 헤어지면서 소년은, 이사 가게 되었다고 말하는
소녀의 눈동자에서 쓸쓸한 빛을 보았다.
소년은 마지막으로 소녀를 찾아가서 작별인사를 하려고 합니다.
소년은 선물을 해주고자 밤에 호두를 따러 갑니다.
하지만 호두는 소녀에게 주지 못하게 되죠..
소녀가 이사가기 전 날 밤 죽게 됩니다.
소녀에게 줄 호도알을 만지작거리면서, '이사하는 걸 가 보나 어쩌나.
가면 소녀를 보게 될까 어떨까'
하다가 잠이 들락말락 하던 소년은 마을 갔다 온 아버지의 이야기를 듣고
소녀의 죽음을 알게 된다.
그러나 이어지는 아버지의 말.
그 집도 참 가엾게 되었어, 두 아들이 모두 죽더니만, 하나 남은 것마저
끙끙앓는 것을 보고도 돈이 없어 약도 제대로 못써보고 죽게 되다니,
그런데 그 계집애 어린것이 여간 잔망스럽지가 않아.
글쎄 자기가 땅에 묻힐 때
소녀는 유언으로 꼭 자기가 입고 있던
자기스웨터를 입혀서 묻어달라고 하지 않았겠어...
[ 이해와 감상 ]
[소나기]는 1953년5월 [신문학] 4호에 발표된 단편 소설이다.
사춘기 소년과 소녀의 순정어린 사랑 이야기를
서정적으로 표현하려는 이 작품은 관찰자 시점이면서도 심리 묘사가 뛰어나다.
이 작품에서 작가는 소년과 소녀의 만남, 그들의 순수한 사랑 그리고 소녀의 죽음을
서정시와 같은 보편적 정감의 세계로 묘사함으로써 독자의 (성적 성숙의 단계로 넘어 가는
사춘기 시절) 정서적 경험과 연결시키고 있다.
시골 소년과 도시 소녀의 청순하고 깨끗한 사랑을 소재로 한 순수 소설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개울가를 배경으로 한 소년과 소녀의 만남에서 비롯되는 이야기는
소년과 소녀의 성격과 심리 변화를 통해 극적 분위기를 이끌어 내고 있다.
소극적인 소년의 모습에서 적극적인 모습으로 변해 가는 소년의 행동은 곧 소녀에 대한
사랑의 깊이가 심화되는 사건의 전개 과정을 만들어준다.
특히 황순원의 군더더기 없는 깔끔하고 간결한 문체는 이런 극적 분위기를 조성하는데
전혀 손색이 없다.
소녀의 죽음과 옷을 묻어달라는 간절한 유언은 많은 독자들의 감동을
이끌어내기에 충분하다.
결국 이 작품은 이성에 눈떠 가는 사춘기 소년 소녀의 아름답고 슬픈 첫사랑의 경험을
서정적으로 그린 작품으로 볼 수 있다.
소년과 소녀가 등장하는 황순원의 일련의 작품에서와 마찬가지로 이 작품 역시
성숙한 세계로 입문하는 통과 제의(通過祭儀)의 시련을 지니고 있다.
소녀와의 만남, 조약돌과 호두알로 은유되는 감정의 교류, 소나기를 만나는 장면,
소녀의 병세 더침, 그리고 소녀의 죽음 --
이러한 스토리 속에서 사랑이 움트는 어떤 소년과 소녀의 미묘한 감정을 표면적으로
드러내면서, 내면적으로는 소년이 소녀와의 만남과 이별의 관계를 통해
유년기를 벗어나는 통과 의례의 아픔을 보여 주고 있다.
즉, 소녀의 죽음은 소년에게 고통을 남기면서 유년기에서 성년에 이르는
성숙의 어려움을 깨닫게 한다.
이 소설은 1959년 영국의 '인카운터(Encounter)'지의 단편 콩쿠르에
유의상의 번역으로 입상되어 게재되기도 하였다.
| | 1915.3.26~2000.9 1915년 평남 대동 출생 와세다 대학 영문과 졸업 1941.9 '아들아 무서워 말라' 발표 대표작으로 시 '그날', 단편소설 '독 짓는 늙은이', '곡예사', '학', '소나기', '별' 등 한국문학가협회 소설분과 위원장(1951), 한국문인협회 소설분과 위원장(1960), 서울시문화위원(1964), 예술원 회원, 경희대 문리대 명예교수 역임 2000년 9월 타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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