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라는 성철스님의 말씀이 있습니다. 많은 분들이 이 말씀을 인용하거나 패러디하기를 좋아하죠. 하지만 주변에 물어보면 이 말씀을 끝까지 알고 계신 분은 의외로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그래서 성철스님의 말씀을 한번 끝까지 적어보겠습니다.</p><p><br></p><p>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p><p>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p><p>산은 물이요. 물은 산이로다.</p><p>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p><p><br></p><p>이렇게 적어놓고 보니 지극히 당연했던 말이 왠지 심오하게 느껴집니다. 사실 이 말씀은 ‘색즉시공 공즉시색(色卽是空 空卽是色: 색은 공과 다르지 않고, 공은 색과 다르지 않다)’이라는 반야심경의 교리를 산과 물에 비유해 표현 것입니다. 바로 대승불교의 핵심사상이죠.</p><p><br></p><p>한 때 불교철학에 관심이 생겨 책을 몇 권 읽은 적이 있습니다. 그 때 얻은 알량한 지식에 기반해 대승불교의 핵심사상을 물방울에 비유를 해 보면 이렇습니다. </p><p><br></p><p>하나의 물방울이 다른 물방울과 자신을 구분하여 스스로를 내세우면 한낱 물방울에 지나지 않습니다. 하지만 자신을 버린다면 물방울은 개천이 되고, 큰 강이 되며, 바다도 될 수도 있습니다. </p><p><br></p><p>물론 바다가 되어서도 물방울은 물방울입니다. 그러나 스스로를 내세우던 물방울과 바다가 된 물방울은 차원이 다른 물방울이 되는 것입니다. 그 차이는 마치 세속에 찌든 중생과 해탈한 부처와 같이 크게 됩니다. 이처럼 대승불교는 해탈에 이르는 과정을 색즉시공으로 설명하고 있습니다.</p><p><br></p><p>성철스님의 첫 번째 말씀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자신을 내세우는 물방울입니다. 두 번째 말씀 “산은 산이 아니요, 물은 물이 아니로다”는 물방울이 자신을 버리는 과정이죠. 그리고 “산은 물이요, 물은 산이로다”는 다른 물방울과 일체가 되어 바다가 된 물방울을 이야기하며, 마지막의 “산은 산이요, 물은 물이로다”는 만물과 일체가 되어 다시 물방울로 돌아온 해탈의 경지를 의미합니다.</p><p><br></p><p>물론 이 글을 쓰고 있는 저를 비롯해 대부분의 사람들은 첫 번째 단계의 물방울에 불과할 것입니다. 하지만 거기에도 정도의 차이는 있는 것 같습니다. 원만하게 사시는 분들이 계신 반면, 유별나게 남과 자신을 구분하고 편 가르기를 좋아하시는 분들이 계십니다.</p><p><br></p><p>딥딘의 소설 <죽은 못>에서 베네치아 민족주의 선동가는 “진정한 적수가 없으면 진정한 동지도 없다. 우리 아닌 것을 미워하지 않는다면 우리 것을 사랑할 수 없다. 이것을 부정하는 사람은 자신의 가족, 정신적 유산, 문화, 타고난 권리, 스스로를 부정하는 셈이다”고 말합니다.</p><p><br></p><p>어찌 보면 그 선동가의 말이 성철스님의 말씀보다 더 현실적으로 와 닿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래도 우리는 성철스님의 말씀을 훨씬 더 좋아하죠. 벌써 금요일입니다. 내일의 산행을 기대하며, 일하기 싫은 마음에 몇 자 쓸 데 없이 긁적여 봤습니다.</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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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무숲님 말씀처럼
나무도 보고 숲도 보는게 제일 좋을 것 같습니다. ^^
끝까지 다 읽었습니다.
역시 심오한 글 입니다.
좋은글, 감사합니다.
행복한, 주말 잘보내시구요..
가끔 좋은글 기대합니다.
페가수수님..
좋게 봐주셔서 감사합니다. ^^
음~...좋은글
머리가 맑아지는 느낌이네요.
이따가 다시 천천히 정독~~
코지야..
난 숙취로 머리가 흐려.. ㅎ
@파람 숙취가 뭐에요?ㅎㅎ
@코지 헐~~
물리학에선 E= mc ^2 ^^
에둘러 말하는 것이 부드럽긴 한데... 난세에 답답함만 느는군요.
힘냅시다!
성우님..
언제 한 번 뵙고 소주 한잔 할 수 있기를 기대합니다. ^^
@파람 성우님은 술 못드시는걸로 앎
물방울 속에서 산을 봅니다~^^
재즈님
경지에 오르셨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