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겁다라는 말은 종종 신체 부위와 결합되어 활용됩니다. 눈꺼풀이 무겁다는 졸음을 뜻하고 어깨가 무겁다는 중요한 책임을 진 것을 의미하며 입이 무겁다라는 말은 타인의 이야기를 함부로 옮기지 않는 이에게 붙여집니다. 발이 무겁다는 것은 마음 내키지 않는 일을 시작할 때 은유적으로 활용되고요.
그런가 하면 무겁다는 몸뿐만 아니라 마음에도 따라붙습니다. 걱정이 따라붙는 생각들, 뭐 하나 새로울 것 없이 침잠하는 시간 속에서 우리의 마음은 무거워집니다. 하지만 이러한 마음의 무게가 필요할 때도 있습니다. 가장 낮아지기 위함입니다. 낮은 자리부터 단단히 다진 다음 새로 딛고 오르기 위함입니다.
〈박준 시인〉
VOCES8, Eric Whitacre, Christopher Glynn - Whitacre: The Seal Lullab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