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이 어찌나 단지 조금만 더 자자고 한 것이 9 시 2 분에야 눈이 번쩍 띄어졌습니다. 서둘러 원장님 방으로 올라갔습니다. 부지런한 징검다리님과 산님이 벌써 아침 조회 시간을 준비하고 계셨습니다. 잠언의 말씀으로 영의 양식을 삼고 산님의 간절한 기도로 아침을 열였습니다. 캄보디아에 가 계신 에스더님과 일행을 위한 중보 기도가 아멘으로 화답되었습니다. 아침을 은혜로 여는 일상이 시작되었습니다.
일의 우선 순위를 가르고 대충 일정을 의논하였습니다. 가장 중요한 일이 김치 냉장고를 옮겨 오는 일이었습니다. 그 다음은 휴가에서 돌아오는 금나팔님을 픽업하는 일이었습니다. 금나팔님이 핸드폰이 없으니까 연락이 문제였습니다. 삼각 릴레이 식으로 연락을 취하기로 하고 아미동님이 트럭의 엔진을 걸었으나 플러그가 낡어서 밧데리만 비우고 엔진을 걸지 못했습니다. 트렉터로 예인을 해서 방향을 바꾸고 삼단 기어로 언덕의 탄력을 이용해서 엔진을 걸었습니다. 그제서야 일이 풀려나갔습니다.
출발 하면서 주로 GPS 에 관한 내용의 논박이 주를 이뤘습니다. 어느 새 아이동님은 GPS에 관한 한 박사가 다 되어 있었습니다. 이제 포켓나비의 시대는 물건너 갔다는 것입니다. 머슴이 갖고 있는 것이 포켓나비 시스템이거든요. 뚜벅 시스템을 이야기할 때는 설곡산 등산과 작업 구간 측량을 위해서 꼭 필요하다고 생각하면서도 선뜻 용단을 못 내리고 있습니다. 왜냐하면 Sharp PDA 에 너무 정이 들어 있거든요. 그렇게 중미산 언덕을 내려가고 있었습니다.
둘다 아침을 건너고 나와서 아침을 해결하려고 '서울 설농탕' 집을 찾았습니다. 이 곳을 가면 친절한 주인아저씨와 모세 수사님의 인연을 말하지 않을 수 없고, 진한 국물과 깍두기 , 그리고 친절을 만나는것이 즐거웠습니다. .
GPS 가 잘 인도 해서 짧은 시간에 목적지엔 도착 했는데 '강희옥' 피택장로님의 사무실 번지를 잘 못 입력해서 일차 접근은 실패를 했습니다. 깐깐하신 아미동님이 가만 있을 수가 없죠.
"그래서 포켓나비가 물건너 간 겁니다."
또 한번 가슴을 건드리더군요. 오기가 나서 재입력을 하고 강남역 5번 출구를 단김에 찾아 갔죠. 그런데 하필 뒷문에 멈춰서서 또 전화로 연락을 드려야만 했답니다. 서울에서는 앞문과 뒷문 차이로 집 찾는 일이 이렇게 힘들다는 사실을 경험으로 알게 된 거죠. 무슨 말을 하더라도 포켓나비가 집을 찾아준 것은 사실아니냐고, 입속으로 중얼거리면서 피택장로님의 김치냉장고 기증 건은 마무리가 되었습니다.
두 주일 전 부터 핸드폰의 인터넷 연결이 안되서 구리 엘지에 갔었고 약속 시간을 어겨서 써비스를 못 받고 있어서 구리시에 있는 엘지써비스센터로 목적지를 정하고 출발했습니다. 금나팔님과는 그 곳에서 랑데뷰를 하기로 하고 2 시 20 분 전에 도착을 했습니다. 담당 써비스맨의 친절로 새 핸드폰을 만들어가지고 세 사나이가 출발을 했습니다. 산님과 징검다리님이 재촉하셨지만 '강희옥'피택장로님이 한사코 점심을 먹고 입촌하라고 당부하신 것이 있어서 식사를 하고 들어가기로 모의를 하고 모처럼 만에 설곡산 세 남정네가 단합대회를 가졌습니다.
"야 참 좋다! 우리 가끔 이렇게 일탈 해서 단합해 보는 것 어때?"
'아냐, 그러다간 밥 굶어야 될 걸.'
농담 따먹기를 해가며 즐거운 외식을 했습니다.
설곡산에 두고온 가족들에게 미안한 마음이 왜 안 들었겠습니까. 늦게야 설곡산에 돌아왔습니다. 김치 냉장고가 제 자리에 앉았고 강희옥 피택장로님에게 감사한 마음을 이 글로 표합니다.
'장로님은 복 받으실 꺼야.'
"장로님 감사합니다."
"큰 빗을 졌습니다. 김치냉장고 잘 쓰겠습니다."
'하시는 사업에 주님의 축복이 크게 임하시길 간절히 기도드립니다.'
" 사랑합니다."
두 분 여친들이 설곡산 구석 구석을 아름답게 정리하시고, 돌아오는 침묵 수련의 식단을 짜셨고, 징검다리님은 월말 정리 및 결산을 위해 눈,코 뜰 새 없는 바쁜 하루를 보내셨습니다.
모처럼 휴가를 끝내고 귀원한 금나팔님 손에는 새 전자 기타가 들려 있었습니다. 친절한 친구를 만났고 그 친구의 도움으로 꿈을 이뤘답니다. 좋아하는 모습이 행복해 보였습니다. 뒷 방이 조용한 것을 보면 무척 피곤한 모양입니다. 1 단계 동기들의 맑은붓기 모임을 하고 찜질방에서 잠을 잣는데 얼마나 복잡하던지 잠을 설치고 말았답니다. 트럭에 오르자 마자 꾸벅 꾸벅 졸고 있었습니다.
'설곡산이 얼마나 좋은지 이젠 알겠죠?'
사역지 곳곳에서 하루 일과를 마무리하시는 공동체 가족들에게 축복의 저녁이 임하시길 기도드립니다.
큰 대사를 치루신 등대님과 도한 형제에게 참 안식과 회복이 임하시길 기원합니다.
첫댓글 강희옥 피택 장로님 너무 너무 감사합니다. 김치냉장고 열심히 관리해서 오래도록 유익하게 쓰겠습니다.
알콩달콩~ 세남자 살아가는 이야기.... 두 여친.... 그리고 에스더님.... 아름다운 공동체입니다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