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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수 : 옥교수, 으샤, 으샤 장남 재성군(24), 능선따라.
날자 : 2007/7/12 - 7/19 (트랙킹은 7/14 -7/17 3박4일)
트랙킹 코스 : 네팔 제2의 도시 포카라 부근 너야플마을에서 히말라야 최고 전망대로 알려진 푼힐까지 약 50 ~ 60km.
세계의 지붕이고 신들의 고향이며 만년설속에 설인 예티가 살고 있다는 히말라야!
누구나처럼 그곳에 대한 막연한 동경을 가지고 있다가 작년에 옥교수가 히말라야 트랙킹 선수를 모집한다는 얘기에 두말없이 참가 약속을 하였다.
출발 날자는 올해 7월 12일로 잡히고 최종 선수는 옥교수, 으샤, 그의 장남 재성군, 능선따라 총 4명이 확정되었다.
대한 항공이 최근 개설한 인천-네팔 직항로를 이용한 덕분에 6시간의 비행은 지루할 틈도 없이 끝이 났다.
네팔 수도 카트만두 공항은 우리나라의 조그마한 시골 역 같은 분위기다.
아열대 기후의 후끈 덥고 습한 공기 속에 입국비자를 받느라 줄을 서서 2시간 정도 기다렸다.
짐을 찾은 후 우리를 기다리는 여행사직원을 땡볕이 내려쬐고 많은 사람으로 혼잡한 와중에 겨우 만났다.
네팔 공무원들의 느린 업무처리를 기다리는 지루함과 더위와 습기와 혼잡함이 성가셨지만 우리의 네팔 일정이 시작된다는 흥분으로 모두 즐거운 기분이었다.
우리의 첫 숙소 햐야트 호텔로 가는 카트만두의 거리는 우리나라 1960년대 풍경과 흡사하지만 도로위에는 오래된 중고차와 오토바이로 곳곳이 정체되고 크략숀 소리가 시끄럽고 먼지와 차 매연으로 공기오염이 아주 심하다.
한두평이 될까 말까한 수많은 가게들이 길가에 즐비하다. 그중에 영어로 된 삼성간판을 단 가전제품가게도 보인다.
도로에는 소가 어슬렁거리고 차들은 소를 비켜서 지나간다. 도로 옆 나무에는 원숭이들이 놀고 있다. 탁한 공기 속에 혼잡한 거리지만 오가는 사람들의 표정만은 밝고 느긋하다.
도심의 소란함으로부터 완전히 격리되고 시설과 경관이 좋은 하야트호텔에서 네팔의 첫 밤을 보내고 네팔 제2의 도시인 포카하라로 트랙킹을 위해 떠날 채비를 한다.
세계의 지붕 히말라야 산맥은 8000m이상 봉우리 16개가 솟아있고 네팔내의 길이가 동서로 2,400km, 폭이 남북으로 300~ 400km 인데 산봉우리들이 모여 있는 영역에 따라 8개 지역으로 나누어진단다.
예를 들어 에베레스트와 로체, 마칼루, 쵸유 등의 거봉이 있는 영역을 ‘쿰부 히말’이라 부르며 다울라기리 1봉에서 6봉등이 걸려있는 영역을 ‘다울라기리 히말’이라 부르고 시샤팡마 등 많은 봉우리들이 모여 있는 지역을 ‘랑탕 히말’ 이라 부르는 것 등이다.
우리는 히말라야산맥 8개 영역 중 ‘안나푸르나 히말’과 ‘다울라기리 히말’에 있는 일부 봉우리만이라도 보려고 이곳 네팔에 온 것이다.
그곳에서 가장 뛰어난 조망포인터는 푼힐이라는 해발 3200m의 언덕인데 우리가 3일을 오르고 하루를 내려와야 하는 곳이다.
1950년도에 프랑스 팀이 해발 8000m이상을 세계 처음으로 정복하여 8000m급 등정의 신호탄이 되었다는 안나푸르나1봉과 네팔사람들이 신성시하여 아무도 오르지 못하게 한다는 마챠푸챠레봉과 다울라기리 연봉들을 이 푼힐에서 볼 수 있다고 한다.
푼힐 트랙킹을 위해서는 두 번째로 크다는 도시 포카하라로 가야한다.
버스로 7시간 걸린단다.
일반 버스는 에어콘도 없고 고물이라 관광객들을 위해서 에어콘도 나오고 좀 깨끗한 전용 버스를 따로 운행하고 있었다.
포카하라로 가는 좁은 도로는 산의 급경사면에 위태롭게 걸려있고 가끔 나타나는 길가의 가옥들은 모두 조그마한 구멍가게를 하고 있다.
꼬불꼬불 구름속을 7시간이나 달려 포카하라에 도착하니 터미널에 현지 가이드가 나와 있다.
혼잡하고 탁한 공기로 숨쉬기가 겁나던 카트만두 보다는 이곳은 조용하고 여유가 넘치고 깔끔하여 정이 간다.
안내하는 한국식당으로 옮겨 삼겹살과 소주로 저녁을 먹고 내일부터 시작될 트랙킹 계획을 세운다.
포터 3명, 쿡 1명, 가이드 1명 총 5명의 지원조가 짜여졌다.
네팔에서 두 번째 밤을 맞이한 포카하라의 호텔은 운치가 그야말로 극치다.
큰 호수 가운데의 자그마한 섬 전체를 이 호텔이 차지하고 있다.
24시간 운행해주는 노 젖는 배를 타고 들어가면 방갈로식으로 방들이 뛰엄뛰엄 섬 여기저기에 삿갓모양의 지붕을 이고 흩어져 있다. 객실과 객실로 이어지는 길들은 돌로 포장되어 있고 이름 모를 꽃들과 새소리가 아름답고 평화스럽다.
이런 곳에서 그냥 잘 수가 있나!
호수가에 있는 벤치에 자리를 잡고 으샤가 가져온 죠니워카 한병을 땄다. 재성이는 어른들끼리의 술자리를 위해 일찍 방에 들어가고 우리끼리 한 병을 깨끗이 다 비웠다.
호수위의 작은 물결에 일렁이던 산들의 그림자가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워져서야 얼큰한 폼으로 방으로 돌아 왔다.
다음날 우리 선수 4명과 지원조 5명 총 9명의 분대원이 마이크로버스에 올랐다.
1시간 반 정도 털털거리며 르야플이라는 조그마한 마을에 도착한 후 우리는 스틱을 조이고 포트들은 각자의 짐을 둘러메고 드디어 출발이다.
1. 트랙킹기점인 해발 1300m인 르야플 마을을 지날 때 천진한 아이가 우리들의 스틱을 만져보고 싶어 했다. 옜날 그때 그시절 우리의 모습 그대로다.
2. 마을을 지나고 가다보면 또 마을이 나온다. 마을이라야 10여 가구가 모여 있는 곳이다.
마을마다 넓은 돌을 길 위에 정성스럽게 깔아 놓았고 그 돌들로 집도 지었다. 심지어 지붕도 넓은 돌을 사용하였다.
3. 어느 집에서의 휴식.
트랙킹 코스에 있는 이런 집들은 물도 팔고 의자와 탁자를 준비해 놓았다.
물 값은 해발이 높아짐에 따라 올라간다.
4. 산이 높고 경사가 급하여 당나귀를 사용하여 물건을 운반한다. 저 짐 속에는 소금이나 쌀들이 들어 있을 것 같았다.
5. 첫날 트랙킹 5시간 후 도착한 해발 1940m 인 간두룩 마을의 숙소.
마을에서 가장 신식 집이다.
방마다 침상 두 개에 샤워할 수 있는 화장실이 딸려있다.
포트3명과 쿡, 그리고 가이드와 함께 맥주 파티.
맥주이름이 에베르스트인데 맛이 좋았다. 가격은 약 2000원으로 다른 물가에 비해 아주 비싼 편이다. 운반비용 때문이다.
검은 모자 아저씨가 쿡이고 붉은 옷 3명이 포터 그리고 흰옷이 가이드.
가이드는 포카라 대학 영어 전공학생인데 한국말을 포카하라 시내 한국어 학원에서 배워 제법 잘한다. 쿡도 포카하라 시내의 한국식당에서 10년간 근무해서 한국요리와 한국말을 잘한다. 모습들이 우리 하고 많이 닮았다. 네팔인종의 약 17%가 몽골족이라고 하니 신기하다.
6. 첫 숙소에서 멀리 보니 구름이 걷힌 사이로 눈 덮인 봉우리가 조금 보였다. 해발이 높은 곳은 계속 구름으로 덮여 있어 3일 뒤에도 목적지 푼힐에서 아무 것도 안보이면 어쩌나 걱정하고 있던 참에 첫 기착지에서 조금이나마 보이는 것이 너무 반가워 모두 환호하며 맥주를 금방 동 냈다.
안나푸르나 남봉이란다.
다음날 새벽에 일찍 일어나보니 구름이 많이 걷히고 안나푸르나 남봉(7219m) 전체가 보이고 험준한 마챠푸챠레봉(6993m)도 보인다. 바로 눈앞에 저런 산이 갑자기 솟는 것을 보니 무슨 기적을 보는 듯했다.
우리숙소 우측으로 보이는 험준하게 생긴 마챠푸차례봉(6993m).
네팔 사람들이 신성시하는 산으로 아무도 오르지 못하게 한다고 한다.
7. 둘째 날 부터는 밀림지역으로 들어갔다. 우기 철이라 비가 많이 오고 길은 질퍽거린다. 습한 길에는 거머리가 많다. 나무에서도 떨어지고 등산화를 타고 올라와 기를 쓰고 피를 빤다. 옥교수가 거머리를 제일 무서워했는데 거머리들이 옥교수를 많이 공격했다.
거머리에 피를 빨린 옥교수의 손가락.
8. 휴식 후 출발. 어느 포터의 짐이 40kg이나 된다.
9. 트랙킹 두 번째 밤을 지낼 따다파니마을. 해발 2630m.
약 5시간 걸어 도착했다. 제일위의 집이 우리가 잘 집이다. 여기서 닭 두 마리를 잡아 백숙으로 저녁을 먹었다. 한 마리는 소주 한병과 포트들 주고 한 마리를 4명이 먹었는데 닭이 하도 커서 남았다. 거의 야생에 가까운 닭을 쿡이 백숙과 닭죽으로 잘 요리했고 가져간 소주와 곁들이니 꿀맛이 따로 없었다. 한 마리에 우리 돈으로 15,000원 정도다.
10. 두 번째 밤에도 밤새 비가 내렸으나 아침에는 그쳤다. 그러나 높은 곳은 구름으로 가려져있다.
마지막 목표지점 고레파니를 가는 길은 가파르게 오르고 가파르게 내려가는 험로에다 계곡의 물은 급류가 되어 길을 가로 막는다. 걷다 보면 밀림 속에 외롭게 서 있는 한 채의 집이 가끔 나타난다. 혼자 살면서 트랙킹 하는 사람들에게 물이나 간단한 음식을 팔고 숙소도 제공한다.
어느 외딴 집에서 점심을 해먹었다. 창문에 붙어있는 포카하라 시내의 식당 이름이나 여행사 이름을 새긴 스틱커들이 이 밀림 속에서 반갑다.
11.걷다보면 또 외딴집이 나온다. 이집은 20살짜리 예쁜 처녀가 지키고 있었다. 사진찍자 하니 한사코 도망 다니다 사라졌는데 나중에 옷을 갈아입고 나타났다. 아마 아끼는 제일 예쁜 옷인 모양이었다. 그리고는 부엌문 앞에서 포즈를 취해 주었다. 이름이 ‘리나’라고 했다. 가이드 이메일로 보내 주기로 했다.
12. 몬순 기간이라 비가 많다.
밤에 많이 내리고 낮이면 흐리기만 하니 다행이다. 물을 건너는 곳에 나무다리를 놓아준 사람들의 수고를 생각하며.
13. 우리의 목적지 고레파니에 6시간 만에 도착했다. 해발 2860m.
여전히 구름이 깔려있다.
여기서 해발 3200m 푼힐 전망대까지는 약 50분이면 올라갈 수 있다.
오후 늦게라도 구름이 걷혀 조망이 트이면 푼힐에 올라 다울라길이1봉(8170m)과 2,3,4,5,6봉은 물론 안난푸르나 1봉과 우리가 첫날 간드룩에서 운 좋게 보았던 안나푸르나 남봉(7219m)과 마챠푸챠레봉(6993m)이 낙조에 붉게 물든 장엄한 모습을 볼 수 있을 것이고 이른 아침이면 다시 푼힐에 올라 여명에 빛나는 엄숙한 봉우리들을 볼 수 있을 것인데 히말라야의 신은 우리에게 그런 행운을 허락하지 않을 것 같다.
고레파니마을의 우리 숙소에서 찍은 다울라기리방향.
구름 속에 히말라야의 위용은 가려져 있다.
14. 푼힐에 올랐다. 여전히 구름은 짙다.
히말리야의 연봉들은 저 구름 속에 엄숙하게 서서 우리가 너무 쉽게 기대하고 얻으려 했다는 것을 꾸짖고 있는 것은 아닐까.
그래서 그들을 대면할 행운이 우리에게는 허락되지 않는다는 사실을 진심으로 받아들이고 푼힐 언덕을 내려왔다.
2편으로 계속.
첫댓글 사진이 오데로 갔노 파일 출처가 능서따라 컴퓨터로 나오는 데.... file:///C:/DOCUME1/Samsung/LOCALS1/Temp/Hnc/BinData/EMB000001d02590.jpg
추워서 이불 덮고 나올라꼬요....
갑짜기 사진이 훨씬 더 좋아졌네!!
처음에는 워드에서 복사하여 가져왔는데 다 지우고 1편 2편 모두 그림 파일에서 바로 가져왔다.
word에서 카피하면 니 컴퓨터가 link되어 있다가, 니 컴퓨터가 인터넷을 마치면 사진이 날라간다 아이가! 그러고 사진은 현재 20장까지 전체용량은 10M 까지 올라가니, 700이나 750픽셀로 올려도 충분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