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서운 엄동도 이겨내고 왔는데...
다급하면 듣는 이야기가 있다. 자식들 이름을 얹어 놓고 부르는 아빠 소리다. 늘 이소리가 들리면 우선 가슴이 조여 오는 듯하는 것을 경험하게 된다. 예상치 않는 일이 벌어진 것이다. 이른 아침 ** 아빠하고 나의 책상머리까지 들려왔다. 반사적으로 걸상에서 일어나 거실로 향하였다. 집 안에서 돌발적인 사고가 발생한 걸까? 의심하며 뛰쳐나간 것이다. 딸아이가 열이 나고 목이 아프고 하여 검사를 받은 결과가 양성반응으로 나왔다는 것이다. 지금 딸과 통화 후 급한 마음에 나를 찾은 것이다. 서로 마주 보며 잠깐 사이지만 이어갈 말이 생각나지 않아 정적에 휩싸였다.
기저질환자나 미 접종자, 그리고 65세 이상 노년층을 빼고는 심하지 않다는 이야기가 있고 약 복용하고 한 일주일 지나면 점점 정상화된다고 하는데 무슨 문제가 있을까? 하고 말문을 다시 열었다. 사실 이 말은 상대가 할 말인데 내가 하면서 약간 쑥스러운 생각도 들었다. (딸은 계속 백신에 대하여 부정적이었지만 최근 2차까지 접종을 완료한 것이 다행이었다) 검사를 한다고 하여 미리 약을 준비해 놓았는데 이 약을 빨리 택배로 보내주어야 한다고 나의 눈치를 살폈다. 나는 준비한 약을 모두 갖고 오라고 한 후 거실 귀퉁이에 있는 작은 테이블 위에 적당한 박스를 골라 택배로 보낼 준비하고 있었다. 접어 놓았던 박스를 다시 박스 형태 원형으로 되돌리기 위하여 태이프를 밑바닥에 붙이고 박스를 만들어 공간을 만든 후 들어갈 물품들이 흔들리지 않도록 하기 위하여 뽀뽁이 비닐을 알맞게 자른 후 약품을 채우고 위 공간에 비닐로 채워 마감하고 딸아이 집 주소를 인쇄하며 집 근처에 있는 우체국에 전화를 걸었다. 지금 이 시간에 우편물을 보내면 금일 중에 도착 가능한지 물어 보았더니 담당 직원이 자신할 수 없다고 한다. 그럼 내일 오전 중이라도... 그것 또한 토요일이고 가장 대형회사인 택배회사가 장기 농성 중이라 택배 환경이 나쁘고,. 그러한 환경으로 우체국으로 택배의뢰가 몰려 그렇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더 이상 생각할 이유가 없었다. 본인 스스로 다녀오면 될 일이다. 이러 사유를 전하고 딸아이 집으로 보낼 물건들 있으면 이번 기회에 전부 주고 오겠다고 하며 모두 준비하라도 일러 주었다.
모든 준비를 끝낸 후 물건 전부 챙겨 떠나려 하자 재삼 조심하라고 채근한다. 옛적엔 쉽게 듣지 못한 이야기이지만 요즈음 들어 자주 듣는 이야기다. 서울에서 인천까지 결코 짧은 거리는 아니다. 그리고 모든 동선이 복잡하다. 그만큼 물류의 물동량이 많이 오고 가는 길이기 때문에 복잡하니 그 말을 반복해서 하는 것이다. 알았습니다. 하고 지하 3층으로 내려 가 일단 시동을 걸어 놓고 예열이 완료되기를 기다렸다. 출발하였다. 제법 물건이 많았다. 손주 먹거리까지.. 그리고 부식자재 등도 들어 있었다. 출발하기 전 우선 동선을 스크린 해 두었다. 우선 외곽도로를 타고 송파를 지나 안양을 지나 서해고속도로를 타고 내려가다 제3 경인 고속도를 이용하여 소래 지나 송도방향으로 접근하기로 하였다. 딸은 전화를 걸어 늦어도 좋으니 택배로 보내시라고 성화다. 나는 단호하게 너는 그런 걱정하지 말고 건강이나 신경 써라 하고 달랬다. 막힘 없이 달려 도착하여 인터폰으로 지하 주차장과 연결된 문을 열어주어 13층으로 올라갔다. 그리고 문 앞에 짐을 쌓아 놓고 인터폰을 누른 후 엘리베이터를 다시 타려고 하자 음성이 들렸다. 딸과 손주가 아빠! 할아버지 부르며 인사를 하는 것이다. 죄송해요 먼 길을 오시게 해 드려서... 할아버지 조심히 올라가셔요! 그래 고맙다 하면서 돌아서서 지하로 가 차를 끌고 역순으로 귀경하기 시작하였다.
아무튼 딸이 필요한 약품을 긴급하게 보낸 준 결과에 만족하며 천천히 차를 몰았다. 외곽도로를 이용하여 달리자 대체로 안정적으로 동선을 잡아나갈 수 있었다. 우선 정체현상이 없었다. 퇴근시간과 맞물리는 것을 피하기 위하여 시간을 배정한 것이 들어맞았다. 집으로 돌아와 책상에 앉아 눈총을 받게 확진 판정을 받은 딸의 입장을 생각하면서 카톡으로 몇 자 적어 보내 주었다. 딸! 오미크론이 전파력이 강해 누구나 걸릴 수 있는 확률이 크단다. 너무 상심하지 말고 가족들 확진 판정에 대하여 세심하게 관찰하며 확진 여부를 가려질 때까지 집 안에서 철저하게 소독하고 거리 유지하며 마스크 쓰고 각방에서 생활하고 먹는 것도 각자 먹는 것으로 정해라! 지역 보건소와 소통을 잘하고 특히 엄마와 자주 통화하겠지만 엄마에게 많은 조언을 받아라 하고 보내 주었다. 대부분 오미크론 경험자들의 말을 빌려 보면 열이 38도 이상으로 오르고 목감기가 심하고 기침과 근육통이 수반되어 무척 고통스럽지만 약 복용 후 5일이 지나면서 점차 개선되다가 7일이 지나면서 서서히 정상으로 돌아온다고 한다.
오늘도 카톡으로 딸과 소통하며 상태를 묻자 많이 아프다고 한다. 약 잘 챙기고 찬물은 멀리하고 따듯한 물을 많이 마시고 안정을 취하라고 권고해 주었다. 다른 사람들은 아직 결과가 나오지 않은 모양이다. 그렇다고 지금부터 다른 곳으로 옮길 수도 없는 노릇이다. 결과를 확인 후 음성이라면 대책을 세워야겠지만 확인되기까지는 당국에서도 옮기는 것을 부정적으로 본다.
아무튼 스텔스 오미크론이 지금 폭발적이다. 모든 것을 백신과 거리 유지 등만으로 운용되다 보니 이런 난국을 만나게 되면 폭발적일 수밖에 없다. 그래도 딸에게는 열은 정상이라 하니 다행스럽다. 당분간 확진자수는 엄처난 숫자로 늘어날 것이고 이렇게 늘어난 확진자를 전수 수용할 수 있는 방법이 없으니 자가격리를 임의적으로 하라고 하는데 기저질환자와 노년층들은 스스로 알아서 방역에 최선을 기울여야 한다. 이런 식으로 정적을 찍는 시기는 대략 3월 10일경으로 추측하고 있는 모양인데 그것은 알 수 없는 일이다. 더 지속될 것인지 그것은 아무도 모른다. 정점을 찍은 후 자연 면역력을 바탕으로 기세가 꺾이면서 일반 감기 증세 정도로 변위 될 가능이 있다고 하지만 또 새로운 변종이 나타날 수 있다고 경고하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다.
아무튼 잘 이겨내고 일상으로 돌아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아비의 생각이다. 아픈데도 아비 걱정이다. 아빠는 절대 걸리시면 안 된다고 신신당부를 한다. 다들 이젠 지친 기색이 역력하다. 안면을 틀어막고 산다는 일, 그리고 일상의 모든 평화가 깨져버린 환경으로 인하여 삶의 환경이 열악해진 것은 사실이다. 우선 마음대로 할 수 없는 것이 답답하고 전전긍긍하며 살다 보니 너무 초라해져 가는 것 같다는 생각이 자꾸 든다. 오늘도 길게 늘어선 사람들 중에 어린 학생들 모습을 보니 너무 먹먹해진다.
참 악몽이 너무 길게 이어진다. 이런데도 각자 알아서 최선을 다하여 예방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니.... 참 딱하다. 과연 우리들이 처음으로 경험하는 지금 이 속박에서 벗어날 수 있을까? 자신할 수 없는 일이다. 하루에도 열두 번씩 수덕자의 마음으로 모든 것을 새기며 보내온지도 햇수로 3년 째이다. 그런데도 아직도 묘책이 없으니 모질고 모진 세상이 되어 버렸다. 지금의 현실이 이기려면 스스로 해결할 수밖에 없는 노릇이다. 자신과의 싸움으로 점점 고착화되어가는 것 같다. 자신이 지닌 근본 안에서 모든 것을 펼쳐 놓고 명상을 통해 자아를 비롯하여 정체성을 기준으로 현실을 극복하는 깨달음을 이어가야 할 것 같다.
변화, 변혁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과도기적 현실이 지금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점점 깊어져 간다. 지금과 같은 방식으로 역질은 거듭하여 만들어져 인간을 공격할 것이고 이런 공격으로 말미암아 공동체적 삶의 사회적 환경이나 인간 중심적 환경 또한 고통이 따를 것이다. 고도의 문명사회를 일궈낸 지금 역질의 영향으로 제한적이며 모순적인 환경 속으로 침잠되어 가는 모습을 보니 인간의 허약성에 대하여 새삼 느끼게 된다. 혼돈을 정리하려면 개인의 노력이 뒤 따라야 한다. 분명 끝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은 분명하게 갖고 있지만 과연 언제나~~ 살펴보면 답이 없어 보인다. 그래도 각자 자신의 위치에서 최선을 다해야 하는 것은 자명한 일이다. 나와 직접 연관된 사람들에게는 도저히 확진자가 없을 것이라는 신념을 지니고 있었는데 속절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면서 안타까운 생각이 든다. 지독한 코로나 19 바이러스 녀석, 네 이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