몬트리올을 거쳐 킹스턴의 천섬까지 올라가는 일정이라 이른 아침부터 서둘렀다
4.5.(4시 기상, 5시 출발)
아침식사는 호텔에서 하지 않고 도시락으로 대신한다
호텔에서 싸준 딱딱한 샌드위치가 아닌 김밥이라서 얼마나 다행인지.
가이드는 한국의 김밥천국에 주문해서 가져왔다며 너스레를 떤다
외국에서 가끔 김밥도시락을 먹었던 경험이 있는지라 맛이 확실히 보장된다는 것을 안다
대부분 짭조름했었는데 이번엔 짜지 않고 맛있다
미국에선 수없이 스타벅스를 마셨지만(호텔 룸에까지 스타벅스 드립세트가 구비되어 있다)
캐나다에선 팀홀튼 커피를 마시고 싶다
선배님 딸이 캐나다 유학시절 경험으로 팀홀튼커피를 소개한 적이 있어 마셔봤는데
다시 팀홀튼을 만나니 반갑다
그런데 너무 이른 아침이라 주문코너를 한 곳만 열어 대기줄이 너무 길다
시간 안에 주문도 못하고 포기했다
다행히 몇 번 같은 테이블에서 식사한 부부가 이 커피를 큰 컵으로 샀다며
우리에게 나눠준다
아내 되는 사람이 김밥 식사도 전폐하고 줄을 서서 커피를 쟁취한 것이었다
부드럽고 맛있는 팀홀튼커피, 언젠가 또 기회가 있겠지...
그런데 결국 다시 이 커피를 맛보지 못하고 여행을 끝냈다
킹스턴으로 가는 길에 몬트리올에서 몽로열 전망대에 올랐다
몽은 산이란 뜻이니
몽로열은 직역하면 로열산이라고 하면 되겠다
몬트리올에서 가장 높은 전망대라고 하는데 우리 동네 남산 정도의 높이로 보면 된다
멀리 올림픽이 열렸던 몬트리올 메인스타디움이 보인다
양정모 선수가 우리나라 최초의 금메달을 땄던 역사적인 장소다
이 언덕에서 철사 하나로 각종 사물을 만들어내는 미소 띤 할아버지를 만났다
자전거를 만들고 계셨는데 손놀림이 예사솜씨가 아니다
전에 왔을 때 내가 간절히 기도했던 기적의 성당인 성요셉대성당은 공사 중이라서 외관만 보고
천섬이 있는 킹스턴으로 달려간다
천섬을 둘러보는 유람선을 탈 수 있는 선착장 이름이 락포트다
호숫가에 작은 공원처럼 조성되어 있어 이곳에서 호수를 바라보며 거닐어도 좋을 만한 장소다
똑똑!
혹시 선장을 꿈꾸셨던 적이 있으신가요?
온타리오 호수와 세인트로렌스 강이 만나는 곳에
약 1800 개 이상의 섬들로 이루어진 이곳 천섬 제도를 유람선으로 둘러본다
전에도 이 호수를 떠 다니며 맘에 드는 섬이나 예쁜 집들을 가리키며 저 집 내 거야 하며 좋아라 했었는데
이번엔 배를 타고 깜짝 놀랐다
영어, 불어에 이어 한국어 설명이 배 안에 울려 퍼진다
어허~~~
분명 전에는 한국어 설명이 없었는데 언제부터 이렇게 친절해졌지~~ 하면서 좋아라 한다
방송멘트 중 가장 긴 설명은 볼트섬에 관한 것이다
볼트라는 사람 이야기는 먼저 쓴 캐나다 일주 여행기에 있으니
생략하기로 한다
역시나 이곳을 다시 발견할 수 있을까 했는데
한국어 설명이 들린다
"여러분들은 이제 세계에서 가장 짧은 국경다리를 만날 수 있으니 카메라를 준비하십시오"
대략 이런 멘트였다
이 천섬이 있는 온타리오 호수와 세인트로렌스 강엔 보이지 않는 국경선이 있나 보다
그래서 집에 미국 국기가 걸려있으면 미국이구나
캐나다의 단풍 국기가 걸려있으면 캐나다군 하면서 다닌다
그런데 이렇게 가까운 거리에 존재하는 섬조차 국경으로 갈라져있으니 신기하다
저 다리는 여권 없이 자연스레 넘나들겠지
집주인은 미국과 캐나다를 몇 발자국으로 넘어 다닐까?
배를 타려고 할 때 빗방울이 툭툭 떨어지기 시작한다
날씨가 맑으면
더 화사한 천섬을 유람할 수 있었겠지만 비가 내리니 또 운치 있고 멋지다
신기하게도 배에서 내릴 무렵엔 비가 뚝 그쳤다
기념품샵이 있는 곳으로 들어가 작은 마그넷이라도 사려고 룰루랄라 걸었는데
시간이 없는지 가이드와 인솔자가 급하게 우릴 버스가 있는 장소로 몰고 간다
천섬 기념품 이제 살 기회가 없을 텐데 하면서 아쉽게 이곳을 떠났다
싸우전아일랜드 소스를 발견하면 이곳을 생각하겠지 하면서 말이다
이제 기대를 가장 많이 했던 도시 퀘벡으로 달려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