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브리오 패혈증 염려 '뚝'
매년 여름철이면 국내 모든 횟집들이 울상이다.
불청객 비브리오패혈증 때문이다.
사람들은 으레 여름에는 생선회를 먹으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조금만 신경 써서 위생처리하면 전혀 문제가 없고
전염도 되지 않는 것을 전염병으로까지 지정,
생선회 관련 산업을 모두 죽여야 하는지 도대체 알 수가 없다.
비브리오패혈증 실체와 예방법을 집중 보도한다.
비브리오 패혈증(敗血症)
지금까지 알려진 비브리오균은 총 34종이고
이 가운데 병원성인 것은 12종이다.
비브리오패혈증 원인균은 비브리오 블니피쿠스(Vibrio vulnificus) 이다.
패혈증이란 말 그대로 비브리오균 때문에
패혈, 즉 피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해 사망에 이르는 질병이다.
패혈증은 역사가 짧아 약 20년 전부터 보고되기 시작됐을 뿐
그 이전에는 단순히 식중독세균으로 알려져 있었다.
어패류를 섭취한 후 24시간 이내에 발병,
발열과 오한, 피부병변, 구토 등의 증상을 수반한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어디 있나?
비브리오패혈증균은 소금을 좋아하고
소금이 있어야 살 수 있는 미호염성(微好鹽性, 2~3%) 세균으로
담수와 해수가 만나는 연안에 서식한다.
겨울철에는 수온이 낮아 바다 밑 갯벌에서 월동하다
봄철 해수온도가 15℃ 이상으로 올라가면 표층수에서 검출된다.
특히 해수온도가 20℃ 이상 되는 6~10월 바닷물 표층에서 많이 검출된다.
감염 경로
대부분의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당뇨병 등
지병(持病)이 있는 면역력 약한 노령자가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오염된 수산물을 비위생적으로 생식했을 때 감염된다.
또 상처 있는 사람이 해수욕장에서 비브리오패혈증균에 오염된 바닷물과 접촉했을 때
상처를 통해 균이 침입, 발병하기도 한다.
건강한 사람도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 특징은 건강한 사람의 감염은 매우 드물다는 것.
음주를 많이 해 간 기능이 저하된 알콜 중독자가 감염률이 높고
증세 역시 강하다.
비브리오 패혈증에 의한 사망자의 90% 이상이 간경화 등
간질환자, 알콜 중독자, 만성 신부전, 백혈병 등의 환자로
면역력이 약한 노령자가 대부분이다.
건강한 사람은 걸릴 확률이 대단히 낮다.
남녀 비율은 5:1로 남자가 많다.
생선회 살점은 무균 상태
사람은 물론이고
활어 등 살아있는 생명체는 이물질이 근육 안으로 침입하지 못하도록
생체 방어체계를 갖추고 있어 균이 아가미, 껍질, 비늘 밑에 붙어있다.
따라서 생선회를 조리할 때 비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칼, 도마 등 조리 기구에 묻어 2차오염의 가능성이 있다.
하지만 껍질과 비늘을 제거하거나 내장을 빼내는 칼과 도마,
그리고 생선회 살을 자르는 칼과 도마를 별도로 사용하면 된다.
또 손, 도마, 칼, 행주 등을 철저히 소독해
위생적으로 조리하면 전혀 걱정할게 없다.
균 한 마리라도 먹으면 패혈증에 걸리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산(酸)에 약하기 때문에 위(胃)를 통과할 때
pH 2.0이하의 위산(胃酸)과 섞이면서 사멸한다.
우리나라는 생선회에 비브리오균이 한 마리라도 검출되면 안 되지만
일본에서는 1백 개까지 허용하고 있다.
이 정도 균은 먹어도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염려가 없다.
냉장고에서도 증식하나?
비브리오 패혈증균은
중 온성 세균으로 사람의 체온에서 증식이 가장 빠르다.
체온보다 높은 온도에서는 증식이 늦어지고 60℃에서는 사멸한다.
체온도보다 낮은 범위에서는 온도가 낮을수록 증식이 억제 될 뿐 아니라
10℃ 이하가 되면 현저히 줄어든다.
냉장고 온도인 5℃ 이하에서는 균이 증식하지 못하고
아예 휴지(休止) 상태가 된다.
동결시키면 죽나?
가열하면 세균을 사멸하지만
동결은 세균을 사멸시키지 못한다.
생선회를 동결하면
비브리오 패혈증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을 믿고 있는 사람도 있는데
동결시키면 균이 휴지(休止) 상태로 있다가
해동하면 다시 증식한다.
따라서 동결하는 것은
비브리오 패혈증을 막지도 못하고 생선회를 맛이 없게 만드는 것이다.
민물에 씻으면 죽는가?
필자 연구실에서 도마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오염시키고
수돗물에 넣어둔 실험에서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전부 사멸한 실험결과를 갖고 있다.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묻어있을 가능성이있는 아가미, 껍질, 비늘 등을 처리할 때는
수돗물로 충분히 씻어 비브리오 패혈증균을 죽여야 한다.
레몬즙을 짜면 예방될까?
레몬즙을 짜면
비브리오 패혈증 및 식중독을 예방할 수 있다는 잘못된 상식 때문에
너도나도 생선회에 레몬즙을 짜댄다.
레몬즙은 pH 2.4의 강산성이긴 하나
접시에 담겨져 있는 생선회에
비브리오 패혈증균이 죽을 수 있게 골고루 레몬즙을 짤 수가 없다.
뿐만 아니라 레몬즙을 골고루 짜면 강한 향 때문에 생선회 맛을 느낄 수 없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병이 아니다
전염병이란 콜레라, 장티푸스, 감기, 아폴로눈병처럼
발병된 환자로부터 세균, 바이러스 등에 의해 전염되는 질병을 말한다.
비브리오 패혈증은 전염성이 없다.
따라서 수산관련 단체가 요구하고 있는
권역별 주의보 발령도 안 될 이유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