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은 재개발이 되어 사라진 어릴적 내가살던 아파트에는 상가가 하나 있었다.
그상가 앞에 자판기가 있었다.
어른들은 그자판기에서 커피를 뽑아마셨지만 하루에 2백원~3백원을 용돈으로 받던 나는 그 자판기를 환전소로 이용했다.
십원짜리를 모아서 백원짜리로 바꾼다던지 , 오백원 짜리를 백원으로 바꾼다던지하는.
그날도 십원짜리를 모아서 백원으로 바꾸기위해 자판기앞에 갔다.
나는 준비해온 십원짜리를 할머니의 쌈짓돈마냥 정성스럽게 꺼내서 자판기에 투입했다.
그리고 레버를 돌렸는데 "땡그랑!" 하고 소리가 한번나야하는데 "와르르!" 쏟아지는 소리가 들렸다.
이상하게 생각됐지만 일단 돈을 꺼내려고 거스름돈을 주는곳에 손을넣었는데 백원, 오백원짜리가 엄청나게 많았다.
백원과 오백원을 주머니에 챙긴후에 십원을넣고 또 돌렸는데, 또 와르르 쏟아졌다.
머리속이 복잡했다. 손에는 땀이 났다. 내가지금 꿈을 꾸는것인가. 꿈이라면 볼을 꼬집으면 깬다던데 꼬집지는 말아야겠다.
이런저런 생각들이 나면서 마음속으로 정말 크게외쳤다.
'나는 세계 최고의 부자다!!!! 으하하하!!'
그날 이후로 그 나이에 정말 해 보고 싶던 것은 다했다.
퐁퐁 원없이 타보기, 불량과자 많이 쌓아놓고 먹기, 조그마난 장난감들 사기, 오락 원없이 하기.
세상을 다 가져도 이보다 행복할수 있을까, 그러나 그생활은 오래가지 못했다.
며칠인지 몇 주인지 지난 후에. 수중에 백원짜리가 하나 남았던 나는 이 돈을 부풀려야 겠다는 생각에 상가로갔다.
나는 상가안의 문방구로가서 백원을 십원짜리로 바꿔 달라고 말했다.
아저씨가 물어보았다.
"십원을 어디 쓰려고 그려니?"
"자판기에 넣고 돌리려구요 ! 돈이 막나와요 헤헤"
"아 , 그래 그럼 같이가서 보여줄래?"
라고 하시며 나를 꼭잡고 자판기앞으로 갔고, 나는 아저씨가 나를 대단한 아이로 봐줬으면 하고 마술사 처럼 십원을 넣고 레버를 돌려 돈이 떨어지는것을 보여드렸다.
칭찬을 받을 줄 알았던 나는, 아저씨의 표정이 심상치 않은것을 보고 뭔가 잘못 됐음을 깨달았다.
알고보니 그 자판기는 문방구 아저씨가 관리 하는것 이였고, 돈이 계속 사라져서 도둑놈이 누군지 찾고 있었다고 한다.
문방구 아저씨는 나에게 몇 만원이나 훔쳐간 도둑이라며 감옥에 가야겠다고 계속 나에게 겁을주셨다.
세계 최고의 부자였던 나는 제발 감옥에는 보내지 말아달라고 울고 불며 싹싹 빌어서 겨우 없던일로 할 수 있었다.
그 자판기를 생각할때마다 항상 떠오르는 것들이 있다.
몇 천원만 있으면 세상을 다 가진 기분이였던 어린날의 나.
바보처럼 순진했던 어린날의 나.
아무 근심걱정 없이 해맑게 뛰어놀던 어린날의 나.
그 신비한 자판기는 이제는 볼수도 없고 만질수도 없지만, 나에게는 추억을 떠올리게 해주는 신비한 자판기로 남았다.
첫댓글 ㅋㅋㅋ 동전환전 오랜만에느끼네 왜말했노 바보같이 ㅋㅋ
어른은믿음직한존재인줄알았다. 그당시초등학생때는
추억...좋지 ㅋㅋㅋㅋ
글읽으면서 옛날생각들을 해주셨으면했는데 그렇게된거같네요 ㅎㅎ
얼 ㅋㅋㅋㅋㅋ 아깝다
그르게, 눈물나더라
여기는 신비한 자판기 없나요 ?하나 발견해야겠네요
3관기숙사에 7백원먹고 포카리안주는 자판기는있던딩..ㅎㅎ
나도 어릴적에는 그런일이 있었는데 슈퍼에 갔는데 '짝꿍'이 너무 먹고 싶어서 주머니 슬쩍 했다가 엄마한테 걸려서 디지게 간신히 걸을정도로만 맞고 슈퍼가서 다시 돌려줫었는데 거의 대부분이 가지고 있는 슬쩍하는 추억 기억나게 하네ㅋㅋ
니주머니에 내가잃어버린거있는거아이가
최근에 사라진 무언가 내가 들고 있다.
209430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