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일 예배를 생각할 때 우리는 종종 “내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를 먼저 떠올린다. 그러나 예배의 중심은 인간의 행동이 아니라 하나님의 행동에 있다. 예배는 내가 무엇을 보여 드리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이미 행하신 일과 지금도 행하시는 일을 듣고 믿는 시간이다.
예배는 분명히 수동적인 면이 있다. 인도자가 말씀을 전하고, 우리는 앉아서 듣는다. 찬양대가 노래하고, 우리는 그 고백에 아멘으로 화답한다. 겉으로 보면 움직임이 적다. 조용히 바라보고, 듣고, 마음으로 응답할 뿐이다. 그러나 이것은 무기력이 아니라 겸손이다. 하나님 앞에서 멈추는 태도이다. 내가 중심이 되지 않겠다는 고백이다.
충전하는 시간을 생각해 보라. 배터리를 충전할 때는 계속 움직일 수 없다. 전원에 연결되어 가만히 있어야 한다. 흘러 들어오는 에너지를 받아야 한다. 예배도 이와 같다. 하나님께 연결되어 그분의 은혜를 받아들이는 시간이다. 내가 무엇을 만들어 내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주시는 것을 받는 시간이다.
그러나 예배는 동시에 능동적이다. 몸은 고요해도 마음은 깨어 있어야 한다. 말씀을 들을 때 선택이 일어난다. 믿을 것인가, 흘려보낼 것인가. 신뢰할 것인가, 의심할 것인가. 찬양을 부를 때 입술은 열리고, 기도할 때 마음은 하나님께 향한다. 이것은 매우 능동적인 영적 반응이다.
결국 예배는 하나님이 일하시는 시간이다. 우리는 그 일하심 앞에 자신을 열어 드린다. 예배는 내가 하나님을 기쁘게 하려고 애쓰는 시간이 아니라, 하나님이 나를 살리시는 시간이다. 그리고 그 은혜를 받은 사람이 세상 속에서 능동적으로 살아간다. 예배는 멈춤이지만, 그 멈춤이 삶을 움직이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