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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처셀 라정찬 대표>
주말 인기 드라마 '같이 살래요'에서 배우 장미희는 60대 나이에도 매혹적인 발광 피부를 자랑해 40~50대 주부들을 주눅 들게 한다. 대체 어떤 화장품을 쓰면 저런 동안(童顔) 미모가 나올까. 화장품 모델로는 적지 않은 나이인 장미희를 기용한 회사는 '네이처셀'이다. 이 회사 화장품 콘셉트는 '100% 줄기세포 배양액이 선사하는 놀라운 피부생명력'이다. 장미희가 이 회사 제품을 써서 주름이 사라지고 피부에 광채가 났는지는 몰라도 안티에이징 모델로는 제대로 섭외한 듯하다.
이 회사 대표는 라정찬이다. 서울대 수의학과를 나와 줄기세포 치료제를 개발해온 연구자이자 사업가다. 학창시절 임상 봉사서클 '팔레스'에서 황우석 박사와 함께 활동하기도 했다. 지금은 베데스다병원 이사장과 바이오스타 그룹 회장 직함도 갖고 있으며 지난해에는 의료 매체 '트리니티 메디컬 뉴스'를 창간해 발행인도 맡고 있다. 하지만 부침(浮沈)이 심한 사업가다. 한때 시가총액 3조 3천억 원 대 기업 대표에서 자칫 영어(囹圄)의 몸이 될 위기에 처했다.
라 대표는 충북 청주 출신 바이오벤처기업가로 수차례 주목을 받았다. 6년 전 옛 청원군 소유의 호텔 '초정 스파텔'을 59억 원에 낙찰받아 청원군과 국내 최대 규모의 노화 방지 및 아토피 센터를 세우겠다는 투자협약을 맺었다. 또 충북도와 오송 첨단의료복합단지에 투자하겠다는 의향서도 체결했었다. 하지만 그를 세간에 널리 알린 것은 김종율 전민주당 의원의 한강 투신 사건이다. 둘은 청주 신흥고 1년 선후배이자 서울대 동문이었다. 이런 인연으로 김 전 의원이 지난 2009년 뇌물수수 혐의로 변호사 등록이 취소돼 별다른 소득이 없을 때 라 대표가 2010년 네이쳐셀의 전신인 알앤엘바이오의 고문으로 영입해 3년간 일했다. 하지만 김 전 의원은 2013년 알앤엘바이오 측이 부실 회계 무마를 위해 금융감독원 로비용으로 조성한 5억 원을 중간에 가로챈 혐의로 조사를 받았다. 그 해 6월 라 대표는 버거씨 병 줄기세포 치료제 '바스코스템'을 개발한 뒤 주가조작 혐의로 구속됐으며 8월엔 김 전 의원이 한강에 뛰어들었다.
그러나 라 대표는 음료회사 삼미식품을 인수해 '네이처셀'로 사명을 바꾼 뒤 재기했다. 퇴행성관절염 줄기세포 치료제 후보물질인 '조인트스템' 개발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작년 11월부터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해 10월 31일 6920원(장 마감 기준)에서 시작해 5개월 만인 3월 16일 사상 최고가인 6만 2200원을 찍었다. 900% 이상 폭등한 것이다. 네이처셀은 시가총액 3조 2926억 원으로 코스닥 시가총액 상위 6위에 오르는 기염을 토하기도 했다.
하지만 딱 거기까지였다. 조인트스템이 임상 2상 시험에서 효과를 입증했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한 네이쳐셀은 임상 3상을 진행하는 조건으로 식품의약품안전처에 품목 허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식약처는 지난 3월 조인트 스텀의 조건부 허가 신청을 반려하면서 주가도 곤두박질쳤다. 네이처셀의 시세조종 의혹을 살펴본 금융위원회 자본시장조사단은 긴급조치(Fast-Track ·패스트트랙) 제도를 통해 검찰에 사건을 이첩했으며 라 대표는 결국 허위·과장 정보를 활용해 주가를 조작한 혐의로 두 번째 구속됐다.
라 대표는 인맥의 폭이 넓고 포장술도 뛰어난 사업가 체질로 수차례 주가조작 혐의를 받으면서 사기꾼이라는 말도 듣고 있지만 2012년에는 노벨 생리의학 상 후보라는 루머가 퍼질 만큼 연구자로서 능력도 갖추고 있다고 한다. 바이오업종 특성상 손가락질 받는 사례는 많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도 사업초기 프로젝트가 엎어지는 바람에 '사기꾼'소리를 들었지만 지금은 '성공신화'를 썼다. 하지만 라 대표는 두차례 '주가조작'의 굴레를 안고있어 사업가로서 신뢰를 잃고있다. 줄기세포 상업화에 매달리고 있는 라 대표의 도전은 과연 계속될 수 있을까.
/jbnews 칼럼^네이버블로그<박상준인사이트>칼럼
첫댓글 잘 읽었습니다
뛰어난 사업가와 사기꾼은 백지한장 차이이네요
청주 출신 사업가의 재기를 기대해 봅니다.
잘 읽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