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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BOUT MOVIE 1]
제6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 수상!
제69회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 노미네이트!
5회의 칸영화제 초청, 통산 6회 수상에 빛나는
이 시대 최고의 거장 ‘다르덴 형제’의 걸작!
2011년 칸영화제는 다르덴 형제의 작품 <자전거 탄 소년>에 심사위원대상을 안겼다. 칸영화제를 뜨거운 기립박수로 뒤흔든 <자전거 탄 소년>은 유러피언 필름 어워즈 각본상 수상에 이어 런던영화제, 뉴욕영화제, 시카고영화제, 뮌헨영화제, 카를로비바리영화제 등 전세계 유수의 영화제에서 상영되며 만장일치의 극찬을 받았다. 뿐만 아니라 최근에는 제69회 골든글로브 최우수외국어영화상에 노미네이트되어 오는 1월 15일 열리는 시상식의 유력한 수상후보로 거론되고 있어, 다르덴 형제가 이 시대 최고의 거장임을 다시 한번 일깨워 주고 있다.
벨기에 출신의 다르덴 형제는 형 장 피에르 다르덴과 동생 뤽 다르덴이 공동으로 시나리오, 연출, 제작을 맡고 있다. 수십 편의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으며, 1987년 첫 장편극영화 <거짓>을 연출했다. 다큐멘터리에서 출발한 감독답게, 진지한 사회적 주제, 핸드헬드 카메라, 비전문배우들의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연기 등으로 대표되는 독특한 작품세계를 구축해왔다. 네 번째 장편 <로제타>(1999)로 제52회 칸영화제 황금종려상과 여우주연상을 동시에 수상하며 전세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고, 이후 만든 모든 작품이 칸영화제에서 수상하는 진기록을 세웠다. 2002년작 <아들>은 제55회 칸영화제에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고, 3년 뒤 2005년작 <더 차일드>로 생애 두 번째 칸영화제 황금종려상을 받았으며, 2008년에는 <로나의 침묵>으로 칸영화제 각본상을 수상했다. 2011년 제64회 칸영화제 심사위원대상을 수상한 최신작 <자전거 탄 소년>까지, 다르덴 형제는 칸영화제 5개 부문 6회 수상이라는, 전대미문의 기록을 세우며 칸이 가장 사랑하는 감독 중 하나로 자리매김했다.
<자전거 탄 소년>은 2011년 칸영화제에서 첫 공개된 이후 “희망과 구원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보여주는 영화. 값싼 감상을 허용하지 않으면서도 놀라운 연민과 통찰과 감동을 선사하는 다르덴 형제 최고의 걸작_The Hollywood Reporter“, “다르덴 형제는 도대체 어떻게 이런 영화를 만드는 걸까? 보는 사람의 눈과 마음을 온통 사로잡는 감동의 걸작!_Telegraph”, ”유년과 성장을 다룬 영화들 중 최고의 걸작!_Screen”, “손에 땀을 쥐게 하는 긴장감과 가슴 미어지는 감동! 1초도 눈을 뗄 수 없다!_ Salon.com”, “올해 칸영화제 최고의 영화 _The New York Times” 등 해외 언론으로부터 만장일치의 극찬을 받았다. <자전거 탄 소년>은 희망, 구원, 연민, 용서, 친절함 등이 우리가 살아가는 지금 이 시대에 얼마나 필요하고 중요한 가치인지를 보여주는 현대의 동화와도 같은 작품이지만, 그 주제에 도달하는 방식은 전혀 감상적이거나 교훈적이지 않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의 엔딩 크레딧이 다 올라간 후에도 한동안 자리를 뜰 수 없을 정도의 감동과 여운을 남기는 진귀한 작품이다. 뿐만 아니라, 다르덴 형제의 전작들과는 달리 따뜻한 감동을 안겨주는 엔딩과 극적으로 중요한 순간에 등장하는 베토벤의 음악으로 인해 그들의 영화 중 가장 대중적이고 감동적인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ABOUT MOVIE 2]
연기경험이 전무한 소년‘토마 도레’
벨기에 출신 톱스타‘세실 드 프랑스’
그리고 <더 차일드>의 ‘제레미 레니에’가 펼치는
완벽한 연기 앙상블!
<자전거 탄 소년>은 다르덴 형제 영화의 정수가 담겨있으면서도 이전에 시도하지 않았던 새로운 요소들이 담겨있는 흥미로운 작품이다. 칸영화제 황금종려상 수상작 <로제타>에서 무명의 신인 배우 에밀리 드켄을 타이틀 롤에 캐스팅해 칸영화제 여우주연상까지 거머쥐게 했던 다르덴 형제는 연기경험이 없는 비전문 배우를 기용해 놀랄 만큼 자연스럽고 사실적인 연기를 끌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자전거 탄 소년>의 타이틀 롤을 맡은 소년 토마 도레 역시 마찬가지 경우다. 다르덴 형제는 시나리오를 완성한 후 신문에 11살 소년인 주인공 캐스팅 오디션에 대한 광고를 냈고, 이를 우연히 보고 오디션에 참가한 13세 소년 ‘토마 도레’는 100대 1이 넘는 엄청난 경쟁률을 뚫고 주인공 ‘시릴’ 역할로 낙점 받았다. 다르덴 형제는 사려 깊은 디렉팅으로 토마 도레의 연기를 세심하게 다듬어서, 한 마리의 투견 같으면서도 한 편으로는 보듬어주고 싶은 마음을 느끼게 하는 완벽한 ‘시릴’을 탄생시켰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았다는 절망감과 더불어, 쉴새 없이 뛰고 넘어지고 떨어지는 강도 높은 ‘액션 연기’까지 완벽하게 소화해낸 13살 소년 토마 도레는 칸영화제에서 유력한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깊은 인상을 남겼다.
반면, 벨기에 대표 여배우 ‘세실 드 프랑스’를 캐스팅한 점은 다르덴 형제의 전작들에서는 발견할 수 없었던 의외성이다. ‘세실 드 프랑스’는 <히어애프터>, <스패니쉬 아파트먼트>, <사랑은 타이밍!> 등으로 국내에서도 잘 알려진 여배우로, 벨기에 출신이지만 프랑스와 할리우드에서 주로 활동하고 있는 톱스타다. 다르덴 형제는 시나리오를 완성한 직후 ‘사만다’를 연기할 배우로 세실 드 프랑스를 바로 떠올렸다고 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에 출연하는 것만으로도 생애 최고의 영광”이라고 밝힐 정도로 다르덴 형제를 존경한다는 세실 드 프랑스는 그들의 제안에 뛸 듯이 기뻐하며 흔쾌히 수락했고, 강인함과 자상함을 한 몸에 갖춘 여성 ‘사만다’를 완벽히 소화해냈다. 불어권 관객이 아니면 느낄 수 없는 부분이지만, 늘 프랑스 영화에 출연해 프랑스 액센트로 연기했던 그녀는 모국인 벨기에의 도시 세렝을 배경으로 한 <자전거 탄 소년>에 출연하면서 그동안 숨겨왔던 벨기에 액센트를 유감없이 활용해 연기할 수 있었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이 영화에는 다르덴 형제의 영화를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누구나 반가워할 배우가 등장한다. 자신의 미래를 위해 ‘시릴’을 보육원에 맡기는 아버지 ‘기 카툴’ 역을 맡은 제레미 레니에다. 다르덴 형제의 <약속>(1996)으로 데뷔한 이후 그들과 네 작품을 함께 한 제레미 레니에는 다르덴 형제의 <더 차일드>(2006)에서 철없고 책임감 없는 젊은 아버지 브루노 역할을 맡아 우리에게 강한 인상을 남긴 배우. 혹자는 <더 차일드>의 철없는 아버지가 세월이 흘러 <자전거 탄 소년>의 ‘기 카툴’이 된 것 같다고 할 정도로, ‘기 카툴’의 캐릭터는 <더 차일드>의 주인공 브루노를 환기시키는 면이 강하다. <더 차일드>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두 영화 사이의 연결 고리를 찾아보는 재미 또한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시릴을 중심으로 삼각형 구도를 그리는 세 사람의 관계는 그 자체만으로도 긴장감 넘치는 드라마를 만들어낸다. 천부적 재능과 수많은 리허설을 통해 완성된 그들의 사실적인 연기는 이 영화가 선사하는 가슴 조이는 긴장감과 감동의 원천이다.
[ABOUT MOVIE 3]
연민과 용서가 없다면, 과연 이 세상은 어떤 모습일까?
희망과 구원의 힘을 믿는 <자전거 탄 소년>
<약속><로제타><아들><더 차일드><로나의 침묵> 등의 전작들에서 다르덴 형제는 사회의 그늘을 놀라운 통찰력으로 조명해왔다. 사회적 조건이 야기한 불행과 절망을 다루면서도 다르덴 형제는 희망과 구원에 대한 굳건한 믿음을 버리지 않는다. <자전거 탄 소년>의 시릴 역시 마찬가지다. 유일한 혈육인 아버지에게 버림받고 세상에 홀로 남겨진 소년 시릴은 자신이 버림받았다는 사실을 도무지 인정할 수가 없다. 소중히 여기는 자전거마저 아버지가 팔아버렸다는 사실을 알게 된 시릴은 그 자전거를 되찾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영화 속에서 시릴의 별명처럼, 시릴의 집요하고 거침없는 행동은 마치 ‘투견(핏불)’과도 같다고 다르덴 형제는 설명한다. 쉴 새 없이 뛰고 넘어지며 스스로를 몰아세우는 시릴이지만, 그런 그의 삶에도 한줄기 희망과 구원의 빛이 비춘다. 바로, 우연히 마주치게 된 사만다이다. 미용실 주인인 사만다는 시릴의 자전거를 되찾아주고, 아버지도 함께 찾아주는 등 아무런 이유와 조건 없이 호의를 베푼다. 그리고 시릴이 아무리 엇나가고 도망쳐도 결코 그를 포기하지 않는다. 우리는 영화 속에서 전혀 설명되지 않는 사만다의 친절과 연민의 속내를 애써 헤아리고자 노력하면서 자기도 모르게 사만다의 눈으로 시릴을 바라보게 된다. 극적으로 중요한 순간마다 흘러나오는 베토벤의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 2악장이 엔딩 크레딧에서 다시 한번 들릴 때, 우리는 ‘희망’의 구체적인 실체를 엿본 듯한 감동을 느끼게 된다. 다르덴 형제의 영화로서는 최초로 음악이 삽입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는데, 다르덴 형제는 ‘시릴에게 위로가 필요한 순간에만 음악을 넣었다’고 밝혔다. 그들의 의도처럼, 베토벤이 흘러나오는 순간마다 관객들은 시릴이 받는 위로를 함께 나누는 듯한 감정적 체험을 하게 된다.
<자전거 탄 소년>은 다르덴 형제가 2002년 <아들>의 홍보를 위해 일본을 방문했을 때 우연히 들은 실화를 바탕으로 구상된 작품이다. 아버지에게 버림받은 소년의 실화를 시나리오로 풀어내는 과정에서 다르덴 형제는 난관에 부딪쳤고, 그 난관을 해결하게 된 계기는 바로 사만다의 캐릭터를 생각해내면서였다. 그만큼 사만다의 캐릭터는 이 영화의 메시지가 육화된 존재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연민과 용서가 지금 이 시대에 얼마나 중요한가, 그리고 연민과 용서가 없는 세상은 과연 어떻게 될 것인가. <자전거 탄 소년>은 그에 대한 대답이다
네이버 영화
어두운 현실 속의 햇살 한줄기 같은 감동의 명화
다르덴 형제의 <자전거 탄 소년>은 냉정한 현실 속에서도 꺾이지 않는 불굴의 인간애를 표현한 영화이다. 영화 전반의 스토리를 함축시키고 핵심을 관통하는 씬은 영화의 마지막 10분 장면이다. 배경음악 하나 없이 도망가는 시릴의 숨소리와 그를 쫓는 소년(뻑치기 피해자), 어찌보면 단조로워 보이기 까지한 이 씬은 강렬한 전율을 넘어 경이로움 마저 느끼게 한다.
언뜻 이 영화의 주제는 모성애에 국한되어 있는 것으로 보일 수 도 있으나, 다르덴 형제는 모성애 범위를 초월하여, 인간 내면 그 자체를 인본주의적 관점으로 다룬다. 영화의 마지막 부분인 시릴과 소년의 추격씬은 시릴이 그 소년과 소년의 아버지를 우연히 만나면서 시작된다. 뻑치기 피해자인 아들과 아버지, 이 두사람은 단편적으로 지극히 평범한 인간을 상징한다. 뿐만 아니라 시릴이 그토록 집착했던 부자관계, 인간이 누릴 수 있는 가장 기본적인 애정 중 하나인 부성애를 대변하는 인물이다. 시릴이란 존재는 아무리 노력을 해도 손에 닿을 수 없는 가치인 부성애, 그러기에 이 부자의 존재는 시릴을 더욱 더 가엾게 보이게 하는 동시에 인간이 기본적으로 추구해야 할 가치에서 상대적으로 결핍되어 보이게 한다. 이 두 부자는 평범한 부자, 인간애 관점에 있어 기본적인 가치를 누릴 수 있는 사람들이며, 시릴은 그 반대로 기본적인 가치가 결핍되어 있는, 즉 평범한 사람들에 비해 부족하고 약하디 약한 존재이다.
시릴을 보자마자 소년은 분노하며 시릴을 쫓는다. 그러나 우리가 이러한 행동을 쉽게 비난할 순 없다. 본인과 자기 아버지를 죽일 뻔 했던 장본인이니 지극히 평범한 인간이 느끼는 감정이며 행위이다. 다만, 우리가 주시해야 할 점은 이 부자는 시릴의 사정을 모른다는 것이다. 아버지로부터 버림받고, 결핍되어 있는 남성간의 연대를 찾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불량소년의 말을 따르고, 금전적 보상도 거부하고 단순히 웨스와의 연대를 지키기 위해 야구베트를 쥐고 터질듯한 겁을 억누르던, 시릴의 처절함을, 그 애절함을 이 두 사람은 모른다. 마치 사정은 모른 채 가해자 혹은 약자를 무조건 구석으로 모는 우리 본연의 모습과 비슷하지 않은가?
시릴은 이 소년을 피해 컨테이너 박스를 넘고 다시 나무를 탄다. 영화 중간 중간 시릴은 본인이 열망하는 것을 위해 어디론가 오르곤 했다. 세상에 유일한 가족인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아동위탁소 담을 넘고,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아빠 얼굴을 확인하고 위해 작은 키로 높은 창문을 올랐다. 본인의 분신과도 다름없는 자전거를 훔진 아이를 응징하기 위해서도 컨테이너 박스를 올랐고, 마지막으로 범죄를 저지르고 웨스에게 버림받아 홀로 남겨진 후, 아빠에게 마지막으로 기댈 수 있을 거란 한줌의 기대감을 갖고 처절하게 담을 다시 한번 넘었다. 영화의 마지막 장면에서도 시릴은 나무를 오른다. 아버지에게 사랑을 받기 위해, 자신의 마지막 희망을 살리기 위해 담, 컨테이너박스 등을 올랐던 것처럼 처절하게 오른다. 그러나 쫓아가는 소년의 눈엔 죄값을 치르지 않고 도망가는 시릴의 단면만 보일 뿐이다….그리고 시릴에게 응징의 돌을 던진다.
소식을 들은 아버지가 아들에게 “죽었을 수도 있으니 돌을 던졌다는 말은 하지마” 라고 거짓말을 강요하는 모습, 일정 수준의 이기심과 악함을 품은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모습이다. 증거를 은폐하기 위해 시릴 주변에 떨어진 돌을 멀리 던지는 모습, 본인의 죄를 외면하고 짐을 덜고 싶은 지극히 평범한 인간의 심리이다. 그렇게 지극히 평범한 인간들, 돌을 던진 소년과 그 돌을 감추려고 하는 아버지 발 밑에는 가엾고 작은 한 아이가 쓰러져 있다. 이 장면까지만 봤을때는 다르덴 형제가 냉혹스러울 정도로 현실적이고 심지어 비관주의적으로 까지 보인다.
하지만 시릴은 극적으로 스스로 일어난다. 거짓증언을 공모하고 증거 은폐부터 생각하는 이들 부자, 그렇다고 악한 사람이라 단정 지을 순 없는, 지극히 현실적인 현대인들의 모습을 대변하는 이 부자의 부축 따위는 필요없다. 병원을 가자는 어른의 제안도 뿌리친다. 시릴의 상태보다 그들의 안위부터 생각하는 가식은 필요 없을 정도로 시릴의 기상은 순수와 맑은 강인함을 상징한다.
그 나약하고 가엾은..... 자신을 버린 아빠에게 어떻게든 잘 보이고 조금이라도 더 오래 머물기 위해 냄비를 저어보고, 아빠가 더 이상 자신에게 연락하지 않을 거라 어렴풋이 느끼지만 “아빠가 바빠서 전화할 수 없으면 내가 이곳으로 찾아올께” 라고 조심스레 절규하는 이 아이, 아빠에게 버림받은 것을 본인 탓으로 돌리며 얼굴을 손톱으로 쥐어 뜯는 시릴이 어떻게 이토록 강해질 수 있었을까?
바로 미용실 아주머니, 사만다의 모성애 때문이다. 단순히 모성애라는 개념과 범위를 뛰어넘은 인간과 인간 사이의 조건 없는 사랑이다. 위탁소에서 벗어나기 위해, 이를 넘어 유일하게 본인에게 사랑을 줄 수 있는 존재라고 생각했던 아버지를 만나기 위해, 이를 넘어서 사랑 그 자체를 추구하기 위해 시릴은 처음 본 아줌마 사만다를 껴안고 놓아 주지 않는다.
시릴은 무거운 책상 등의 사물을 잡을 수 있었는데도 불구하고 왜 사만다를 잡았을까? 딱딱하고 숨쉬지 않는 사물보다 살아 숨쉬고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사람(영화 중간에 사만다의 입김에서 시릴이 따듯함을 느끼는 장면도 같은 맥락이다), 그 중에서도 천사 같은 사만다를 선택한 것이다. 맑은 영혼이 맑은 영혼을 알아볼 수 있는 것처럼….
사만다 역시 무의식적으로 시릴의 사랑을 갈구하는 몸부림, 그 작은 떨림을 품에서 느꼈을 것이다. 일반 사람들이라면 뿌리치고 짜증내야 정상인데…. 넘어져 있는 자신보단 아이의 상태를 살피고 있는 그녀의 눈빛….그리고 우리 같은 보통 사람들이 흔히 내뱉을 만한 “저리 비켜!” “이것 좀 놔!” 가 아니라 “조금만 살살 잡아줄래” 라고 상냥히 말해주는 사만다… 영화사에 남을 장면이다. 그녀는 다수의 메마른 현대인들과 차별화되는, 가장 인간주의적 가치를 추구하는 순수함, 사랑과 박애 그 자체이다. 시릴로 인해 남자친구가 떠나고, 자비로 합의금을 내야하고, 심지어 시릴에게 직접 칼로 찔리지만, 함부로 돌을 던지지 않고 되려 모든 것을 품어주는 관용 그 자체이다. 세월, 이념을 뛰어넘어 인간이란 존재에게 가장 중요한 불멸의 가치 그 자체인 것이다. 이러한 가치들을 상징하는 사만다로 인해 아이의 상처는 서서히 치유된다. 그리고 높은 나무에서 떨어졌지만 털고 일어나 스스로 사만다의 심부름 물품을 잊지않고 챙긴 후 다시 사만다를 향해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아빠가 갖다 팔아버리고, 동네 아이들이 수차례 훔치지만 시릴이 끝까지 지키려고 했던 자전거, 마지막 희망의 끈과 순수함을 상징하는 그 자전거를 타고...
의연하게 페달을 밟고 있는 치유된 시릴의 모습에서는 인간의 가장 기본적인 불멸의 가치, 바로 조건없는 사랑의 힘이 느껴진다. 그리고 찬란하게 울려 퍼지는 베토벤 피아노 협주곡 5번 <황제>...영화 중간 중간 시릴의 심적 고통이 큰 장면에서 울려 나와 너무나도 애절하게 들렸던 이 서정적인 음악이….마지막 장면에서는 똑같은 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희망차고 의연하게 울려퍼지는 이유는 뭘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