無知莫知(무지막지)한 사람들
한자(漢子) 가운데 막(莫)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말들이 사용되는 경우
대체로 부정적 의미가 많습니다. 莫無可奈(막무가내),
莫判(막판), 無知莫知(무지막지)등입니다.
없을 막(莫)이라는 글자는 총 12가지 뜻으로 설명되는데,
인상깊게 다가온 뜻은 저물다와 말다입니다.
저물다(莫), 말다(莫)라는 뜻이 보여주듯이, 막(莫)이라는 글자가
들어가는 표현에는 철없는 아이가 부모에게 몽니부리는 모습을 연상시키는
의미들이 담겨진 말들입니다.
예컨대 결혼한 남성들이 부인과의 다툼이 있을 때 어이없어 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이불 덮어쓰고 자리에 누워버리는 행동이라 합니다.
더 이상 당신과 할말이 없음을 행동으로 표현하며 누워서 가정사를
파업하는 아내의 모습앞에 대 부분의 남편들은 속수무책입니다.
그나마 부부사이에는 이성적으로 타협 가능하지만, 철없는
어린 자녀가 사춘기 반항기로 막무가내 고집을 부린다면
부모의 속앓이는 극심할 것입니다.
지인분의 자녀가 고등학교 진학을 포기하고 제 맘대로 살겠노라며
반항기를 부려 부모가 학교 관계자분들을 찾아다니며 사정사정하여
졸업을 시켰다는 말을 들은적이 있습니다.
“지나칠 정도로 사리를 모르고 우악스럽다”라는 뜻의 무지막지 역시
일반적 상식을 가진 사람의 입장에서는 감당이 안 되는 경우입니다.
우리말에 “방귀뀐 놈이 성낸다”는 속담과 같이 자신이 잘못하고서
오히려 남에게 성내는 경우를 당하게 되면, 당하는 사람은 기가 막힐 수밖에 없습니다.
그런데 구약성경 말라기를 보면, 이스라엘 백성들이 창조주 하나님께
무지막지하게 따지고 드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말라기 선지자를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보내시며 “내가 너희를 사랑하였노라”하시자
“주님께서 우리를 사랑하신다는 증거가 어디 있습니까?”라며 이스라엘은 대듭니다.
또 너희가 나를 공경하며 경외 하였느냐? 묻자
이스라엘은“우리가 언제 주님의 이름을 멸시했습니까?”라며 따지고 듭니다.
나아가 그들은 하나님과 언약 관계의 실천인 여호와의 제단에 드리는
희생 제물에 대한 하나님의 책망을 듣고서도“우리가 언제 제단을 더럽혔습니까?”라며
항의하는 적반하장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이렇듯 말라기 선지자 시대 이스라엘의 무지막지, 막무가내의 모습은
특정인뿐이 아니라 제사장들과 온 백성에 이르기까지
전반적인 특징이었음을 말라기 선지자는 경고합니다.
당시 이스라엘 백성들의 무지막지한 행동들을 짐작할 수 있는 단적인 말씀이 있습니다.
“11. 유다는 거짓을 행하였고 이스라엘과 예루살렘 중에서는 가증한 일을
행하였으며 유다는 여호와께서 사랑하시는 그 성결을 욕되게 하여
이방 신의 딸과 결혼하였으니
13. 너희가 이런 일도 행하나니 곧 눈물과 울음과 탄식으로 여호와의 제단을
가리게 하는도다 그러므로 여호와께서 다시는 너희의 봉헌물을 돌아보지도 아니하시며
그것을 너희 손에서 기꺼이 받지도 아니하시거늘(말라기 2:11,13)
말라기 선지자 당시 이스라엘인들의 패역과 불순종이 어떠했는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말씀입니다.
도무지 말이 통하지 않도록 막무가내로 덤벼드는 이스라엘 백성들의
개념상실에 대한 하나님의 대처 방식이 침묵하시는 것입니다.
그러한 하나님의 침묵 기간이 신구약 중간시대라 불리우는 400년간의 공백시간입니다.
그 400년간의 침묵기간 동안 이스라엘 백성들은 주변의 강대국들로부터
침탈과 강탈 그리고 시달림의 고통을 겪으며 메시야 대망 신앙을 가지게 됩니다.
도무지 정신 차리기를 외면하는 이스라엘을 향하여 말라기 선지자를 통해
마지막으로 경고하시는 하나님의 뼈저린 마음을 성경은 이렇게 말씀합니다.
“1.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보라 용광로 불 같은 날이 이르리니
교만한 자와 악을 행하는 자는 다 지푸라기 같을 것이라
그 이르는 날에 그들을 살라 그 뿌리와 가지를 남기지 아니할 것이로되
2. 내 이름을 경외하는 너희에게는 공의로운 해가 떠올라서 치료하는 광선을 비추리니
너희가 나가서 외양간에서 나온 송아지 같이 뛰리라”(말라기 4:1-2)
성민(聖民)답게 살아라고, 여호와의 이름을 경외하며 하나님을 섬기는
백성들이 되기를 선지자를 통하여 말씀하시는 하나님의 음성은,
우리 시대의 민족 공동체에게도 동일하게 들려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입니다.
“16. 그 때에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들이 피차에 말하매 여호와께서
그것을 분명히 들으시고 여호와를 경외하는 자와 그 이름을 존중히 여기는 자를
위하여 여호와 앞에 있는 기념책에 기록하셨느니라
17. 만군의 여호와가 이르노라 나는 내가 정한 날에 그들을 나의 특별한
소유로 삼을 것이요 또 사람이 자기를 섬기는 아들을 아낌 같이 내가 그들을 아끼리니
18. 그 때에 너희가 돌아와서 의인과 악인을 분별하고 하나님을 섬기는 자와
섬기지 아니하는 자를 분별하리라(말라기 3:16-18)
여러분 한명 한명을 주님의 이름으로 사랑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