맑은 하천을 보러 가는 길에 만나는 진달래
내가 단순히 하천을 보러가는것이 아니라
맑은 너를 이 많큼 좋아한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 간다는 걸 알았으면 좋겠다
천지 사방 진달래
진달래는 척박한땅 좋은 땅 가리지 않고
깊은 산골에 홀로피는 녀석이 있는가 하면 이렇게 군락을 이루기도 한다.
때는 바야흐로 봄이니
겨울이 길어질수록 매서운 바람 앞에 영원히 오지 않을 것 같던 봄이 찾아와
온산에 진달래가 곱게 피었고
근래 5년간 산에서 이렇게 많은 산객과 마주칠 줄은
진달래 보다 사람이 더 많은 날
천주산(天柱山) 진달래 축제 하는 날이라고 한다.
물 찾아 여기까지 올라오고 나니 산색이 분홍빛일 줄 몰랐네
하늘을 떠 받치는 기둥의 산이라는 천주는 멀리 경기도 포천과 경북 문경, 청도에 각각 있지만
대단하기로는 문경땅 동로에 붕어입을 닮은 천주가 제일이고 진달래로는 이곳 창원의 천주가 제일이다.
그와 진달래로 이름난 강화의 고려산
여수 영취산
거제 대금산이 있고
그리고 대구 비슬산이 있으나
지척에 두고 있는 대구의 비슬산 진달래는 한 번도 보지 못했다.
산에 들면서 "있으면 보고 없으면 말지"라는 생각은 변함이 없으니 언제쯤 비슬산 진달래꽃구경 갈지
이곳 천주산 역시 오는 날이 장날이라 분홍빛 세상을 구경하는 행운도 얻는다
천주산 농바위와 내려가야 할 창원시 북면땅이고
산넘어 산이니 오는 5월에 백원종주길은 어떨지 기대도 크고
물은 언제나 옳고
산은 언제나 반듯하고 바르다.
반듯하게 그리고 당당하게
창원의 대표 산답게 많은 분들이 찾아와 주셨고
정상에 태극기도 있고
천주산 용지봉
사람들이 줄 서서 기다리니 이렇게 라도 한 장 담고
이곳에서 북쪽 계곡인 달천 계곡으로 무작정 내려서야겠지만
산객들이 너무 많이 올라와 어디든 뚫고 들어가기가 부담이다
하천길을 걸으며 얻은 진리가 있다면 길 있는 곳은 가지 말고 길 없는 곳으로 가서 길을 만들라 인데
잠시 달천고개 등산로 따라 움직인다.
지나간 경로
어디든 들어갈 곳은 있기 마련인데
가보자 가다 보면 뭔가 나오겠지
아따리... 복잡하네
도심의 출, 퇴근길에 만나는 병목현상인가
마른줄기에도 물이 올라 가지 말라며 붙잡고 늘어지는데
가시 잡목속을 미친 듯 뚫고 나오니 등산로와 마주한다.
달천고개로 오르고 내리는 길인 듯한데
그냥 이리로 내려올걸 그랬나
달천의 최장 발원지
물은 바위틈에서 졸졸 나오고
담을 그릇이 없으니 좀 더 아래 가서 물맛을 보기로 한다.
물은 졸졸 거리며 나오더니 이내 땅속으로 스며들어 보이지 않는다.
물을 다시 찾은곳에서
스며들었던 물이 햇살을 받으며 흐르고
이곳에서 한 모금 마시고 조금 위에 보이는 등산로 따라 아래로 진행한다.
생각보다 아름다운 달천계곡
이곳에도 전설하나쯤은 있을 것 같은데
한여름이면 많은 사람들로 붐빌 것 같은 계곡
진달래 축제 기간이라 많은 분들이 달천 고개로 오르고 내리고
달천 계곡의 유래는
達川洞(통달했다는 뜻의 하천인데)
오래전 이곳 계곡 달천굴에 천년을 살아남은 다슬기가 마침내 등천(登天)을 해서 용이 되었다는 전설을 간직한 계곡이다.
수많은 녀석들은 고디탕으로 커다란 솥에 들어갔지만 한 녀석은 사람눈을 피해서 굴에서 천년을 기다린 끝에 용이되었다는 이야기다
깊은 동굴 속에서 곰이 마늘과 쑥을 100일간 먹고 사람이 되었다지만
이무기나 다슬기는 뭔 죄로 물속에서 천년을 생고생했는지
쑥과 마늘만 먹다가 포기하고 도망친 호랭이가 달천굴에 살며 언제 인간의 손에 잡혀 고디탕이 될지 모르는 불안한 마음으로
천년을 살았을 다슬기에 비하면 100일은 참을만하다고 생각이 든다.
달천계곡 다슬기가 용이된 이야기는 아는 사람은 별로 없고 모르는 사람은 전혀 모르니 꼭 알고 넘어가면 좋겠다
대부분의 다슬기는 고디탕으로 잡혀 죽고
마지막 남은 다슬기가 용이 되었고
그날 이후로는 다슬기가 살지 못한다는 믿지 못한 이야기
물론 믿거나 말거나이며 귀담아 알려고 하지 않아도 되는 이야기다.
너도 나도 진달래 구경
달천계곡의 "그나마 폭포"가 보이고
오고 가는 산객들과 이야기를 나누다가 미수 허목 선생비를 2기를 보고도 지난다.
미수 허목 선생은 조선 왕들 중 어린 나이에 왕이 되어 46년간 절대 카리스마를 가졌던 숙종 때 영의정을 지낸 허목 선생이 낙향하면서 계곡 암반에 달천동이라는데서 유래를 찾을 수 있다.
허목 선생도 천년을 살아 용이된 다슬기 이야기는 아셨을 터이니...
축제 기간에 음악이 빠지면 안 되고
산문을 빠져나온 물은 사람이 사는 곳으로 향해서 흐르고
마을을 지나다가 나이 드신 어르신께 달천동의 유래를 알아보는데
천년을 살아 용이되어 등천(登天)했다는 다슬기 이야기를 듣게 된다.
그동안 인내의 끝판왕이라 믿었던 100일간 마늘과 쑥을 먹은 곰(熊)은 다슬기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니
다슬기님이라 해야 하나 참 대단하다
다슬기 탕으로 솥에 들어가지 않고... 역시나 개똥 밭에 굴러도 날아 남는 게 장땡이지
할배분께 이야기 한 자락 듣고 커다란 오렌지 하나 이야기 값으로 지불하고 일어선다.
남해 고속도로 아래서 본 내려온 곳이고
아직 깨끗한데
외감마을을 지나
가운데 멀리 고개를 내밀고 있는 천주산
밭일하시는 허리 굽은 할머니께 미주알고주알 깨알 같은 이야기 나누는데
하천길에 누굴 한분 만나면 그냥 지니치는 법 없이 궁금한 건 여쭈어 보는 편이다.
하천 속으로 농자재 비닐이 보이는데
어디서 떠내려 온 건지
천주산 토끼고개와 양목이 고개 방향에서 흘러온 감계천 물이 달천에 합류하는 곳
두물이 만나면서 세력이 조금 커졌으나 수량은 많지 않다
하천 정비를 해서 그런지 모래하천으로 보이며 물은 맑게 흐른다.
지나온곳이고
와우!~~~ 누구의 솜씨련가
버릴 때 버리더라도 이 정도는 깔끔하게 해야지
깔끔한 사람 같으니라고
이럴 거면 집 앞에 버리지
파랗게 질린 켄 맥주 깡통은 팔면 돈 될 것 같아 2포대기 짊어지고 오려다가 갈길이 멀어 참는다.
인간은 하루에 물을 얼마만큼 마시나
1리터 아니면 2리터
2리터 기준으로 한달이면 60리터 1년이면 720리터
10년이면 7천200리터
60년을 살다가 간다면 4만리터(40t) 이상을 마시는데
파란 물통 12개 정도의 물을 마시다 저 세상으로 불려 갈 것 같다.
북면 마산리 산 경사면으로는 온통 감나무가 심어져 있고
감으로 유명한 곳은 청도단감, 창원단감, 창녕단감
상주 곶감이 있겠고
나물 뜯으러 오신 아주머니분들과 이야기 나누는데
창원에서 오신 재미있으신 아주머니분들
아주머니분들과 이야기하다 보면 집으로 가기 싫어진다는 그만큼 재미난 분들
신천교 다리 아래에 놀러 나오신 분들이 보여
먼발치에서 인사를 드리며 "고기한점 얻어먹어도 되냐"라고 하니
빨리!~ 냉큼!~ 오라며 손짓하신다
마침 점심 무렵이고 오늘 가지고 온 오렌지 하나는 다슬기 등천했던 이야기 해주신 할부지 드리고 나니
배낭 안에 먹을 거라고는 쥐똥하나 없는 형편이라
한자리 비비고 앉아 삼겹살에 음료수 그리고 밥한술 얻어먹고 일어선다.
대한민국 하천 3840개 중 이제 180개 정도 걸었다니 하천이 그렇게 많냐며...
창원에서 오신 고마운 분들 배꼽인사 드리고 갑니다.
세월교도 보이고
멀리 낙동강 건너에 자리하는 창념 부곡땅의 비룡산이 보아고
천마산이 있고
저짜 낙동강이 보이는데
오늘 신전천을 걸으며 천년을 살며 득도한 다슬기계의 지존이신 고디 대왕님의 등천 소식을
남해 바다 멸치대왕은 아시려나 아니면 뼈대 높은 가문이라 등천은 바라지 않으실지...
뭐든 오래 참으면 이뤄진다는 동서고금 만고의 진리를 다시 한번 더 확인하는 시간이 되었다.
낙동강이 흐르는 곳에 도착해서
마실 나온 어린아이들
야들아!~ 하나, 둘, 셋...
해맑은 모습으로 각자가 이렇게 포즈를 잡아 줍니다.
멀리 강원도 함백산 비단샘에서 경상도땅 봉화-안동-상주-구미-대구-창녕-창원 흘러온 낙동강
여러 고을을 지나며 맑은 물이 합치고 또 합쳐졌건만 물빛은 그 물빛이 아니다.
천마산과 비룡산 자락이 이어지고
유유히 흐르는 남한 최고의 강인 낙동강을 끝으로 이제 집으로 가며
다음 하천은 전라도땅 무주 33 경이라 불리는 구천동의 원당천으로 가서
경치로는 최고라는 33경의 맛집 투어길로 가봅니다.
첫댓글 천주산 ㅎ 인파대단했습니다
혹시나 알아보는 사람이 있을까봐
안경에 마스크 단디 착용하고 조심스럽게 다녀왔습니다.
바글 바글
천주산 진달래
3번 정도 다녀온 기억이 사라나고요
어여쁜 진달래꽃이 힘든 발길에 힘을 주는듯 싶습니다
하천물은 깨끗해서 좋은데
버려도 양심은 남아 있는듯 하고요
건강 잘 챙기시고 건산 하시길 바랍니다
그렇죠 버려도 양심은 살아 있어야죠
글 감사드리구요 고맙습니다
천년을 숨어 지낸 다슬기라니..
무엇이 좋아.. 용이 되고 싶었을까요..??
사람이 되고 싶어..
쑥과 마늘로 100일을 버틴 곰은 이해가 되지 말입니다!!^^ㅋ
인간계와 천상계는 노는 물이 달라요
그래서 천 년을 숨어서 기다려야 합니다.
다슬기님께는 100일은 껌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