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미션 카운슬러] <28> Q: 천국은 정말로 존재하나요?
우리 마음엔 하나님 찾는 ‘귀소본능’ 새겨져 있어
2024. 2. 29. 03:07
경기도 가평 필그림하우스에 조성된 천로역정 이야기를 담은 조형물.
크리스천(왼쪽)이 전도자의 도움으로 죄의 짐을 지고 멸망의 도시를 빠져나와 천국을 향해 나서는 장면. 국민일보DB
A: 미국 여론조사업체인 갤럽(2023년 5월)에 따르면 천국이 있다고 믿는 사람은 미국 전체 인구의 67% 정도 된다. 한국 개신교인 중에서는 69%, 비개신교인 중에서도 20% 가까이 천국의 존재를 믿고 있다고 한다. 천국이 정말로 존재한다는 것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채워지지 않는 영적인 갈망
프랑스의 수학자 블레즈 파스칼(1623~1662)과 영국의 문학가 C. S. 루이스(1898~1963)는 이성이 아니라 마음의 성향을 통해 천국의 존재를 설명했다.
파스칼은 저서 ‘팡세’에서 “인간의 본성에는 무한한 심연이 있으며 오직 하나님을 통해서만 채울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람이 느끼는 갈망과 무기력함은 신을 찾는 계기가 된다.
루이스도 ‘영광의 무게’에서 사람들의 좌절된 갈망(욕구)을 통해 천국의 존재를 추론한다. 그의 ‘갈망으로부터의 논증’에 따르면 인간은 자연적인 갈망과 초자연적인 갈망을 모두 지니고 있다.
자연적인 갈망은 이 땅에서 욕구를 충족할 대상을 획득하거나 경험할 때 채워진다. 가령 배고픔은 음식물을 섭취하는 것으로 해결된다. 그러나 초자연적이며 영적인 갈망은 이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채워질 수 없다.
천국을 향한 귀소본능
사람은 왜 초월적인 세계를 갈망할까. 루이스에 따르면 하나님이 사람을 ‘초월적인 세상에 살도록’ 만드셨기 때문이다. 참된 행복은 이 세상이 아니라 하나님께 있다. 사도 바울은 인간의 보편적인 종교성도 하나님을 더듬어 찾아 발견하도록 만드신 증거라고 말한다.(행 17:27)
전도서 기자 역시 “영원을 사모하는 마음”(전 3:11)을 하나님이 사람의 영혼 가운데 심어놓으셨다고 말한다. 비유컨대 연어의 회귀본능처럼 사람의 마음에는 하나님과 천국을 찾는 귀소본능이 새겨진 것이다.
그래서 다윗은 목마른 사슴처럼 하나님을 찾기에 갈급해 하고(시 42:1), 교부 아우구스티누스(354~430)도 ‘고백록’에서 “당신께서 자신을 위해 우리를 지으셨기 때문에 우리의 마음은 당신 안에서 안식을 얻을 때까지는 안식을 누리지 못한다”고 고백한다.
미국의 청교도 사상가인 조나단 에드워즈(1703~1758)는 아름다움을 통한 논증을 통해 천국의 존재를 설명한다. 사람들은 동물과 달리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심미적 인식능력이 있다. 사람들은 봄 여름 가을 겨울의 아름다움, 수평선 너머 어둠을 뚫고 솟아오르는 태양과 장엄한 일출에 감동한다.
사람은 어떻게 아름다움을 아는 것일까. 자연의 아름다움은 일시적이다. 일시적인 자연의 아름다움은 변하지 않는 하나님과 천국의 참된 아름다움을 가리키는 지시봉과 같다. 에드워즈는 자연이 하나님과 천국의 아름다움을 드러내기 때문에 사람들은 자연의 아름다움을 통해 하나님의 영광과 천국의 아름다움을 소망해야 한다고 권면한다.
천국의 내재성과 초월성
그렇다면 천국은 어떤 곳일까. 성경에서 말하는 천국은 악이 소멸되고 하나님의 영광이 가득하며 하나님의 완전한 통치가 실현된 곳이다.
바울은 천국을 구원받은 그리스도인들이 사후에 “몸을 떠나 주와 함께 있는 곳”으로 본다. 최종적으로 그리스도의 재림 후 새하늘과 새땅은 완성될 것이다. 이곳은 구원받은 성도들의 최종적인 정착지다.
천국은 내재성과 초월성을 가진다.
내재성은 하나님의 나라가 우리 마음 안에 이뤄진다는 것을 말한다.(눅 17:20)
초월성은 천국이 단순한 마음상태가 아니라 실제로 존재하는 장소라는 것을 의미한다.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내가 다시 와서 너희를 내게로 영접하여 나 있는 곳에 너희도 있게 하리라”(요 14:3)고 하셨다. 천국에서는 아담의 타락으로 말미암은 죽음, 질병, 슬픔, 죄가 완전하게 제거될 것이다.(계 21:3~4) 또 삼위일체 하나님의 가득한 영광 가운데 구속받은 성도 공동체의 교제가 이뤄지는 곳이다.(요 17:24)
천국 교리는 기독교의 진수
그래서 복음주의 신학자 J. I. 패커(1926~2020)는 천국교리를 기독교의 핵심으로 본다. 그리스도께서 주신 구원의 약속이 천국에서 궁극적으로 완전하게 성취되기 때문이다.
결론적으로 천국은 예수의 복음 전체를 엮고 있는 씨줄과 날줄이며 구원론의 완성이라 할 수 있다. 천국이 없다면 기독교는 거짓이 되고 만다.
사도 바울은 “만일 그리스도 안에서 우리가 바라는 것이 다만 이 세상의 삶 뿐이라면 모든 사람 가운데 우리가 더욱 불쌍한 자이리라”(고전 15:19)고 말하며 영원한 세계를 주목하라고 강조한다.
일반 대중이 사용하기 좋아하는 개념, ‘누구나 가는 천국’은 자기모순이다. 죄인과 악인도 천국에 간다면 하나님의 공의가 부정되기 때문이다. 성경은 오직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죄사함과 구원을 받은 사람에게만 천국이 열려있다고 선포한다. “내가 곧 길이요 진리요 생명이니 나로 말미암지 않고는 아버지께로 올 자가 없느니라.”(요 14:6) 예수님은 믿음의 순례자들에게 “내 아버지께 복 받을 자들이여 나아와 창세로부터 너희를 위하여 예비된 나라를 상속받으라”(마 25:34)고 초청하신다.
현재의 타락한 세계는 잠깐이고 하나님의 위대한 사랑 이야기는 영광스런 천국에서 완성될 것이다.
김기호 교수 / 한동대 ·기독교변증가
믿음을 키우는 팁 - 천로역정/ 존 번연 지음·두란노
주인공 크리스천은 멸망의 도시를 떠난 후에 수많은 난관과 유혹이 가득한 산과 골짜기를 지나서 결국 영광이 가득한 천성에 도착하게 된다. 인생의 순례길을 완주하고 싶은 이들에게 권할 만한 고전이다.
기사원문 : https://v.daum.net/v/202402290307168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