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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 class="cafe-editor-text"><span style="color: rgb(34, 116, 28);"><strong>젊은 느티나무</strong></span><br><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지난가을의 잎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온전히 떨치고 나서야 봄은 온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세월의 나이테가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한 줄 한 땀 켜켜로 쌓여갈수록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이 땅, 사람의 곁에 내린 뿌리들이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깊어져야 한다는 것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무성한 가지들 부끄러움 없이 곧게 뻗고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푸르게 푸르게 잎들을 키워내서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품안이 너른 그늘도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드리워야 한다는 것</span><br><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쓰러지지 않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추운 겨울 건너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오랜 가뭄 이겨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아니다 아니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큰바람 앞에 꺾이지 않기 위해서만이 아니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범람하는 홍수를 막아내기 위해서만이 아니다</span><br><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돌아보면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아득하지 않은 길이 어디 있으랴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어질병의 현기증 일던 모진 시련 없었으랴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말문이 막히고 기막히던 일들 이루 말할 수 있으랴</span><br><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여기 이 땅의 바람머리 언덕에 서서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나는 보았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사람의 아이가 자라나서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아버지가 되어가는 일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세상의 한 하늘을 넉넉하게 받쳐줄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기둥을 세운다는 일이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그것은 떳떳한 삶의 밥을 지어 나누는 집을 짓고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어둔 밤길을 밝히는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꺼지지 않는 등불을 내건다는 일이다</span><br><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처음 한 알의 씨앗으로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새싹을 틔웠을 때를 잊지 않는다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까치들이 둥지를 틀고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사람의 마을에 희망의 일들을 전하는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나의 이름은 언제나 젊은 느티나무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무더운 여름날 일하는 자의 아름다운 땀을 식히는 </span><br><span style="color: rgb(34, 116, 28);">나의 나이는 하늘 아래 싱싱한 푸른 그늘의 나무</span></p><p class="cafe-editor-text"><span style="color: rgb(34, 116, 28);"></span><br><br><span style="color: rgb(0, 87, 102);"><strong>박남준 시집 《다만 흘러가는 것들을 듣는다》중에서...</strong></span></p><p class="cafe-editor-text"><span style="color: rgb(0, 87, 102);"><strong></strong></span> </p><p><img src="https://t1.daumcdn.net/cafeattach/1OhQj/20159d659724921fbee80d74995aebc69ab3062a" class="txc-image"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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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인의 노래
젊은 느티나무 / 박남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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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심원재 느티나무아래 입구 시멘트 사이로 나온 한줄기 애기 느티나무를 서울에서 화분에 키우다 대전집 뒷마당에 심어 잘 자라던 느티나무를 (금방 크게 자란다고하여) 뽑아
집앞 작은 동산에 심었는데 내일 아침에는 그 어린 느티나무의 안부를 확인해봐야겠습니다
못찾겠다 꾀꼬리~-.-
학교 안에 북카페가 있는데 시집 '중독자'가 있어서 반가운 마음에 찰칵~~.^^
역시 펄북스 다른 책까지 여러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