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품회의
---어느 부자 동네 의류수거함
최인숙
깜깜해, 답답해……
저 위에선 햇빛이 실낱같이 들어온다
이 감옥 같은 곳에 우리들을 집어넣고
가는 사람, 야속하고 눈물이 나와 흑,흑,
여태껏 밝고 따뜻한 드레스 룸에서
기 펴고 잘 살았는데
이 철장 의류수거함 속에서 이게 뭐람
울씨티셔츠는 이렇게 말한다
여보게 참아, 눈물을 거두게
이제 우리는 퇴물이야!
그래도 찢어서 걸레로 쓰지 않고
의류 함에 넣어주었으니 다행이지
이곳에 머물다가 모아져서
어디로 가게 될지 그게 더욱 궁금해
잭니클라우스 한마디 한다
일단 헌옷은 수거공장으로 보내져서
거기서 분류등급이 결정되어
운이 좋으면 아프리카도 갈 수 있어
가난한 나라로 가서 이 목숨 다 하도록
봉사하며 검은 피부에 멋진 옷이 되어준다
어쩌면 걸레로 분류되어
기계공장이나 자동차 수리공장에서
딱세노릇이나 하다가 여생을 끝낼 수도 있어
아놀드파머가 안타까워 작은 소리로,
후진국 구호물자로 가는 것이 좋다
우리들 티셔츠는 십년이상 넘은 옷들이야
그러니 의류함속에서 한탄도 나올만하지
만약 쓰레기봉투에 들어갔다면 끝장이야
갑자기 오! 사랑스러워 한다
꼬마 부로치가 붙어왔네, 튤립 모양이야
다소의 안도감이 돌면서 조용해 졌다
이곳으로 보내왔으니 다행이야
우리는 주인님께 봉사한 만큼
사랑도 받았으니 여한은 없네
우리 전성기에는 잔디밭(필드)만
밟고 다녔지, 굳샷- 나이스퍼팅!
닥스티셔츠가 한마디 읊는다
파란 잔디에 노란티셔츠 상상만 해도 멋져
울씨는 여한이 없을 거야, 사랑 많이 받았어.
일주일에 하루쯤은 주인님께 선택을 받았지
우리들은 행복 했었어, 주인님이 정갈해서
십 년 동안 사랑받고 살았지
세탁할 때도 고급세제로 손세탁하고
다림질 할 때는 꼭 풀물을 뿌려서
예쁘게 폼을 잡아 주었지
잊지 못하겠어 그러니 수명이 장수였지-
레노마 진 보라색 바지가 말한다
오 년 전 일이지―
허리가 낀다고 수선 집에 맡겨놓고
일주일이 지나서 찾아갔는데
주인님 잊어버리는 줄 알고 걱정을 많이 했어
수선 집에선 허리둘레를 늘렸어
다른 헝겊을 대고 단추를 달았지
그러고 보니 주인님 나이 살이 쪄서
배가 많이 나왔군! 늘씬하진 않아도
옷 입으면 괜찮아 보였는데
잭이 말한다
짧은 바지도 젊어 보였어
드레스 룸에 걸려있는
짧은 바지, 짧은 치마, 맞지않아도
추억을 회상한다나? 체크무늬 긴 바지
우리가 지금 옷장에서 대접 받고 있던
생각할 여유가 없네
십년 넘으면 우리들처럼 되겠지
또 누가 들어왔다
울씨가, 어머!
마담포라 왕언니가 웬 일이람
롯데에서 이십 년 전에 팔려 왔었지?
무스탕 코트가 처음 나와서 비쌌어
우리들 열은 합해야 될 걸…
누구든 가져가라고 이곳에 보내 왔어?
마담포라가 침울한 표정으로 말한다
주인님도 나이가 많으니 이제는
무거운 옷은 딱 질색이야
너희들이 이곳에 머물고 있으니 다행이다
만나서 반갑다 눈물이 나오는구나!
정 들었는데―
오늘, 같이 들어온 털목도리는
오 년 전 뉴질랜드에서 사온 양털목도리
칼라가 맘에 안 든다고 이곳에 같이 왔어
이 아파트 떠날 날도 일주일도 안 남았는데
아놀드 파머가 한마디,
그래도 왕언니가 와서 주인님 소식, 드레스 룸 소식,
잘 듣고 약간은 궁금증이 풀렸어
헤어질 때까지 수다라도 떨자―
버버리벨트, 엠유벨트, 블랙앤화이트벨트
악어벨트도 잘 있지?
마담포라가 답한다
요새는 이동수바지 허리에서발목까지 비즈가
죽- 달린 검정색 바지, 코트도
주인님께 붙어 다니면서 아양 떨고
사랑 받는 눈치야
주인님은 외출하고 들어오면 먼지 털고
옷걸이에 잘 모시고 집게로 집어서
정성껏 걸고 처음에는 다 그렇지
말할게 뭐람, 우리도 그랬잖아
닥스가 진지한 어조로 설명을 한다
우리는 아프리카에 있는
에티오피아나 우간다로 가게될것같다
이래도 한세상 저래도 한세상
아~~ ‘삼사라’(겔랑) 향수가 그리워―
심플한 향수냄새 못 잊어~
그곳에 가서 잘 견디며 살아보자
우리는 걸레될 이유가 없다
그래도 깨끗이 관리된
명품 옷이니까 긍지를 갖자
저 검은 대륙으로 갈 결심을 하고
소원을 빌어 보자
월드비젼을 통과해서 구호물자 되어
제 이 의 고향으로―
옛날 우리는 받는 나라였지
이제는 베풀고 주는 나라 되었어
감사한 마음으로 열심히 봉사하자
다같이 끌어안고 소리를 높였다
사랑하는 나의 조국이여!
대한민국이여! 안녕……
첫댓글 수거함에 버려진 명품 의류들의 대화군요.
너무 길어 중간을 생략하고 올리신 모양이군요.
흥미로운 발상의 글입니다.
교수님, 오랜세월 정들어 떠나보내는 마음을 역어서 표현해 보았습니다
중간 생략은 비슷한 내용이나 재미는 있어요 감사합니다
모두가 명품입니다.
그래도 한 목 단단히 할 수 있을 놈들이네요.
그보다 이렇게 쓰실 수 있는 열정이 무엇보다 부럽습니다.
대단하시다는 말 밖에는요. 재미있게 끝까지 읽히는 것이 참 좋습니다.
우담님, 과찬 이십니다 여자들의 수다죠 감사합니다
정들었는데 보내기가 안타가워서 써 보았습니다.
전 편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오겠지요?
꼼꼼히 읽는데 전혀 싫증이 나질 않습니다.
재미있는 구상이십니다.
한번 읽을 기회를 드려야죠--- 언제 날자를 잡아야 되겠네요 ㅎㅎㅎ 감사합니다.
길어도 술술 읽혀집니다. 참 재밌게도 셔츠의 입장이 되어서
읊으셨으니 대단한 문장력입니다.
와! 은관시인 진심으로 축하를 드립니다. 늘 건강하시어요.
재미 있으셨다니 감사하고요 감기는 다 나으셨는지 구금했답니다
바쁘신중에도 여러모로 고맙습니다 반장님!
대단한 상상력입니다
늘 생각하지만 부럽기만 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어요
복지선생님, 칭찬 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우리들 생활의 한 단면 입니다
헌옷 수거 함에서 이야기좀 나누었어요.
중략으로 빠진 브랜드들의 원성이 자자합니다.
시에 등장하는 옷들 중 아프리카행 배에 오르는 행운을 얻은 이들은 복도 많도다.
이 썽썽한 다리로도 가보지 못한 대륙엘 가다니...
그렇지요 검은 대륙으로 가는것이 소원인데요 중략으로 빠진것 은
거의가 비슷한 내용입니다 감사합니다.
명품으로 귀한 대접 받았으니 여한을 없을 거예요.
더욱 귀한 곳에 쓰여진다면 더할 나위 없겠지요. 늘 재미있는 발상 재치있게 꾸며 주십니다.
화운님, 오늘 날씨가 너무 화창 하네요 이런 날엔 어디론가 훌적 떠나고 싶은것이
정상 이지요? 감사합니다 화운님!
발상이 참 재밌습니다.
전 이런 상상은 꿈도 못꾸어 보았어요.
라일락님, 재미 있으시다니 행복합니다 우리생활 하고 밀접한 관계가 있어서
관심 갖어보았습니다 감사합니다.
시제를 찾으시는 노력이 남 다르십니다. 매일 수거함을 지나다니는데 그런 보물이 숨어 있었네요.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열정도 프로십니다.
정태남님,재미있게 읽으셨다니 고맙습니다 우리 못본지가 2 주가되었네요 다들 못잊어 생각이 납니다
바탕화면의 한글'을 이용해서 글을 쓴 다음에 복사해서 올리면 띄어쓰기와 철자가 잘못된 것을 많이 바로잡을 수 있으실 겁니다.
홍해리선생님, 네, 감사합니다 저의집 컴 에 있는 '한컴오피스 한글 2010' 을 사용 합니다 표준어가 아닌것은
검사가 안되어서 그런가봅니다 몇번씩 검사 확인 하고 말씀하신대로 하고 있습니다 더욱 관심을 갖어보겠습니다.
숨이 긴 시를 쓰셨네요.
이런 시를 쓰실 수 있는 역량이 부럽기만 합니다.
봄바다님, 감사합니다 루비똥 생각이 나서 써 보았습니다 내일만나세요 봄바다님!
제목을 바꾸고 부제를 달아 은관시인 후보작으로 추천합니다.
추천된 글을 보시고 원문을 바꾸시기 바랍니다. 그리고 중략한 부분도 살려 넣으신 것이 좋겠습니다.
축하랍니다.
교수님 죄송합니다 오늘에서야 이곳을 보았습니다 원문을 채워 넣었습니다 늦어서 너무 죄송합니다
화요일에 뵙고 인사드리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와우! 최프로님 축하합니다.
계속 좋은 시 많이 보여주세요!!!
봄바다님 감사합니다 바쁘실텐데 원문을 채워 넣었습니다
지금 제목은 아이디와 궁합이 딱이군요.^^
이야기를 길게 끌고 가며 술술 재미있게 쓰셨습니다.
선생님 말씀과 같이 발상이 흥미롭고요,
중략 부분도 (궁금하니) 넣어주시면 독자들이
좋아하리라 생각합니다.
최프로 님, 축하합니다.
폴님 죄송합니다 원문을 오늘에서야 넣었습니다 다시 읽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
칭찬 감사합니다 힘이 되겠습니다.
빨랑 들어와 보시어야 하는데...
축하합니다. 역시, 재미있는 시입니다.
정태남님, 제가 이렇게 정신을 못 차리고 있었나봐요 이제서야 들어 왔어요
지각도 이만저만 요새 무엇에 홀렸는지--- 이유가 있어요 만나서 화요일에 알려 드릴께요. 감사 해요.
인사 이동이 있었군요. 영전을 축하드립니다.
인사 이동에 동작이 늦었습니다 감사합니다 원문을 다 채워 넣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사람도 명품입니다. 축하합니다~!!!
청라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원문을 다 채워 넣었습니다
재미있게 읽어 주시면 감사 하겠습니다.
#원문을 채워넣고 댓글에 답글도 써넣고 우왕좌왕 허둥댄 내 모습에 웃음이 납니다
이젠 다 된것 같아서 안도의 숨을 쉬어 봅니다 교수님께 죄송하고 문우님들께도죄송합니다.
재미있게 잘 읽었습니다^^
박주희님, 찾아주셔서 감사합니다 재미있게 읽으셨다 하시니 보람을 갖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