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심, 아버지를 읽다
최 화 웅
사람은 태어날 때 ‘으앙’하는 소리를 내지르며 자신을 세상에 알린다. 그 뒤 누구나 처음 말하는 단어가 ‘엄마’와 ‘아빠’다. 아빠(abba)라는 말은 아랍어로 팔레스타인에서는 자기 아버지를 애정과 존경하는 마음을 담아 친근하게 부를 때 쓰는 말이다. 나는 오늘도 하늘나라에 계신 울 아빠와 엄마가 그립다. 영국문화원은 2004년 가장 아름다운 영어단어 70개를 발표한 바 있다. 세계 102개 비영어권의 4만여 명에게 물은 결과 1위가 ‘어머니’였다고 한다. 어느 나라 말로도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말은 어머니이고 심지어 포탄이 떨어지는 전장에서 적군의 포격을 피해 호에 몸을 피하면서 무심코 내뱉는 말도 ‘어머니’다. 어느 나라 말치고 가장 절실하고 아름다운 말이 어머니다. 그 말에 이어진 단어는 ‘열정’, ‘미소’, ‘사랑’, ‘성공’이었고 끄트머리쯤에라도 나올법한 ‘아버지’는 끝내 보이지 않더라고 했다. 심지어 70개의 단어 중에는 ‘딸국질’도 들어있었으나 ‘아버지’는 보이지 않더란다. 그게 우리의 아버지다.
아버님은 돌아가신 아버지의 높임말로 선친(先親)과 함께 쓰인다. 다른 사람의 아버님을 높여 부를 때는 가친(家親), 또는 춘부장(春府丈)이라고 한다. 부산에서도 내가 사는 이웃의 교회 중에는 십자가를 걸지 않고 안식일인 일요일에 예배가 없는 ‘하나님의 교회, 세계복음선교협회’가 있다. 그 교회에서 ‘진심(眞心), 아버지를 읽다’라는 사진전을 열었다. 부제는 ‘그 묵묵한 사랑에 대하여’라고 붙였다. 전시회에는 시인 박목월·김종길·정호승을 비롯한 귀에 익은 기성 문인들의 글과 일반 문학 동호인들의 작품, 멜기세덱 출판사에 투고된 독자들의 글과 사진을 전시했다. 지난날 아버지의 애틋한 이야기와 삶이 녹아 있는 추억의 소품들을 진열하여 감동을 더 했다. 전시회장으로 들어서며 ‘아버지를 읽다’라는 표현에 발걸음이 멈추었다. 말 그대로 ‘읽다(read)’라는 말에는 ‘보다(see)'와 ‘이해하다(understand)라는 뜻을 포함한다. 아버지의 사랑과 삶을 눈으로 보고 느끼며 그 뒤에 배어있는 아버지에 대한 우리의 연민의 정을 헤아리는 자리였다.
서울에 이어 부산에서 전시하고 있는 ‘아버지전’은 교회의 정성스런 준비와 안내로 무뚝뚝한 경상도 아버지들의 속마음을 녹아내렸다. 전시회장은 187점의 작품과 소품으로 다섯 테마관으로 나누었다. 제1관 ‘아버지 왔다’에서는 하루 일을 마친 아버지가 통닭을 들고 대문에 들어서는 고단한 모습의 아버지가 제2관 ‘나는 됐다’에서는 전장 같은 일터에서 가족의 삶을 짊어지고 가족을 위해 희생하는 아버지의 나날들, 제3관은 ‘.....’이라는 강부영의 수필 ‘말 없음’의 일부를 소개했다. “아빠! 뭐 먹고 싶은 거 없나?” “없다.” “필요한 거는?” ”없다.“ ”아픈 데는?“ ”없다.“ ”알겠다. 또 전화할게“ ”근데 언제 오노?“ 아버지는 말이 없는데 자식을 사랑하는 마음만은 바다보다 깊고 산보다 높게 느껴졌다. 관람객 중에는 훌쩍거리며 눈물을 훔치는 이도 있었다. 제4관 ‘아비란 그런 거지’에서 아버지는 늙어 팔다리에 힘은 다 빠졌지만 사랑만은 더욱 깊었다. 마지막 제5관 ‘잃은 자를 찾아왔노라’에서는 성경 속의 아버지를 되새겼다. 부모는 어떤 종교, 종파나 사상도 초월하는 인간 최고의 이념이 아닐까?
아 비
오 봉 옥
연탄장수 울 아비
국화빵 한 무더기 가슴에 품고
행여 식을까봐
월산동 까치고개 숨차게 넘었나니
어린 자식 생각나 걷고 뛰고 넘었나니
온늘은 내가 삼십 년 전 울 아비 되어
햄버거 하나 달랑 덜고도
마음부터 급하구나
허이 그 녀석 잠이나 안 들었는지
첫댓글 감동의 글 잘 읽었습니다
돌아가신 부모님들 생각 하게합니다
늘 그리운 분들 어머니,아버지, .....
좋은글 감사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아버지 어머니 뵙고프네요 감사합니다
그리움으로 가득하시죠?
처음 이사간 집의 대문에서 문을 열려고 하는데 방법을 잘 몰랐고, 아버지가 문을 열어주려 하셨는데,
제가 밖에서 손가락을 넣어보는 중에 문을 열다가 손가락이 순간 조금 끼었습니다.
너무도 아파서 눈물이 저절로 났는데, 안타까워서 어찌할줄 몰라하시는 아버지가 그런 와중에도 눈에 들어왔지요.
지금도 선한 아버지, 너무도 보고 싶은 아버지...참 그립습니다. 감사합니다...
고맙습니다.^^*
오늘은 돌아가신분들의 넋을 기리는 "위령의 날" ..
아버님 생각이 납니다.. 고맙습니다.. 건강 하세요..^^
아버님의 명복을 빕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