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곧잘 억지를 부리지만 하느님은 나에게 강요하지 않으신다. 나는 자주 사람들에게 무엇인가를 자주 강제하지만 하느님은 아무것도 강제하지 않는다. 나는 고집이 있지만 하느님은 고집이 없다. 하느님은 나의 생각이 당신 생각과 일치하지 않을 때에도 하느님은 늘 기다려 주신다.
하느님을 나의 주인으로 인정하는 것은 ‘하느님이 일하심’을 인정하는 것이다. 나는 내 방법을 끝까지 고집하기보다 나의 종 됨을 인정한다. 나를 통한 하느님의 역사가 인간의 능력이 아닌 기적을 토대로 일어나며, 나의 선함이 아닌 그분의 약속에 기초하여 일어나는 것임을 믿는다. 내가 아무리 많이 사랑을 체험했다고 해도 그것이 매일 매일의 일상 가운데서 비롯된 게 아니라면 영적 성장에는 한 치의 도움도 안 된다.
세상에는 설명되지 않는 것들 설명할 수 없는 것들이 참으로 많다. 그게 그렇다. 설명되지 않은 채로 받아들이며 사는 것이 세상사는 지혜가 아닌가 싶다. 살면 살수록 모를 것이 점점 많아진다. 한 세상에 살면서 지도에도 나와 있지 않은 길을 걸으며 알 수 없는 미래를 향해 나아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나를 향하신 하느님의 신실하심을 확신한다.
그러기에 이미 하느님의 손에 맡겨 놓은 사안에 대해 다시 내 힘으로 어떻게 해 보려는 유혹이 들 때 ‘하느님이 일 하신다.’는 믿음으로 그것을 과감히 뿌리친다. 과거의 상처가 흉터로 남아 매일매일 눈에 띄더라도 하느님께서 그런 상처들을 통해 내 삶을 향한 그분의 완전한 계획을 이루어 가심을 바라보려고 한다.
나는 가끔 지금보다 나은 그 무엇이 있을 거라는 유혹을 받는다. 그럴 때마다. 나는 지금 이대로, 있는 그대로가 하느님이 내게 주신 가장 최고의 것들이라 것을 상기시킨다. 그렇다. 그것은 나의 경험으로서 실상이다. 지금 내가 보고 듣고 말하고 경험하는 것은 내게 일어나는 일상의 것들 중에 가장 최상의 것이다. 하느님이 내게 배려해 주신 최고의 순간을 살고 있는 것이다.
가끔은 하느님을 속이며 살았다. 내가 잠깐잠깐 속여 먹어도 아는지 모르는지 반응이 보이지 않아 하느님 없는 것처럼 살았다. 분명 내 눈에는 높은 것 낮은 것이 보이는데도 그분은 구별하지도 않고 구별할 줄 몰랐다. 나는 딱 보면 좋은 것 싫은 것이 직감적으로 들어오는데도 불구하고 그분은 고를 줄도 골라낼 줄도 몰랐다.
사람이 살다보면 내게 손해가 되는지 이익이 되는지 본능적으로 알아차리는데도 불구하고 그분은 계산하지 않거나 그것 하나 계산할 줄 몰랐다. 나는 살면서 내 맘에 드는 사람과 들지 않는 사람을 구분하여 네 편 내 편도 만들지만 그분은 그 누구도 편을 가르지 않으셨다. 그러고 보니 하느님은 오직 하나 사랑만 아시는 사랑밖에 모르시는 바보이셨다.
그분은 사랑 때문에 살고 사랑 때문에 죽으신다. 하느님에게는 사랑! 오직 사랑만이 실재하신다. 나머지는 모두 환상이다. 일을 하되 일에서 사랑을 찾고 길을 걷되 길에서 사랑을 실천한다. 하느님은 손길 하나하나가 사랑의 숨결이 되신다. 내가 하는 말이나 쓰는 글에 사랑이 담겨 있지 않으면 천사 같은 말을 해도 허공을 울리는 꽹과리 소리에 지나지 않는다는 것이 처음부터 끝까지 일치된 하느님의 지론이다.
당신을 하느님으로 안다는 것. 그것은 다만 내가 당신에 대해 아무것도 모른다는 것을 깨우치는 것이다. 당신은 나의 사유와 관념 그 너머 영원한 세계 그곳에 계시는 까닭이다. 세상살이 숫자에 밝지 못해도 어려운 공식을 외우지 못해도 하늘의 별을 셀 수 있는 눈을 가졌다면 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닮은 것이다.
영어를 잘 알아듣고 유창하게 말하지 못해도 외국의 문화를 완전히 이해하지 못해도 풀벌레 소리에 귀를 기울일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의 귀를 닮은 것이다. 인류의 시초가 어떤 모습이었는지 몰라도 색깔 다른 콩 두 개가 어떤 모양의 콩을 만들어내는지 알 수 없어도 아름드리 나무를 안아보고 놀랄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의 사랑과 닮은 것이다.
그림을 잘 그리지 못해도 조각칼을 익숙하게 다루지 못해도 하늘의 구름이 무슨 모양인지 상상할 수 있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을 닮았다. 노래를 잘 부른다는 소리를 듣지 못해도
다룰 수 있는 악기가 하나 없어도 새와 함께 휘파람을 불 수 있다면 나는 하느님의 사랑을 닮은 것이다.
돈 세는 것이 서툴고, 세상 물정에 어수룩해도 음식을 나눌 수 있다면 그것은 분명 하느님을 닮은 것이다. 줄 서기를 잘 못해서 매번 손해를 본다고 해도 그럴싸한 말로 다른 이들을 내 편으로 만들지 못해도 나와 세상의 주인이 누구신지 알고 믿는다면 나는 하느님의 아들로서 하느님을 닮은 것이다.
첫댓글 아멘! 맞습니다!
와우~시원함을 주시니 감사드립니다!
안 엘리지오님! 행복을 누리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