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LAY OFF
바람은 우익수 쪽에서 좌익수 쪽으로 강하게 불고 있습니다. 스트라이크! 오늘 바람의 방향을 보아서는 홈런 한방으로 승부가 갈릴 확률이 굉장히 높습니다. 입술은 부르트고 양동이에 담긴 미꾸라지 수십마리의 몸놀림이 어지럽다 양팀의 승패를 내다볼 수 없어 심란한 응원단의 열기는 고무된다 가슴을 졸이는 승부처럼 단 한방에 갈리지 않는 미꾸라지는 좁은 원형의 안락처에서 거품을 내뿜으며 운명도 모른 채 아우성이다 홈런, 홈런입니다 오늘의 쐐기포인 듯 합니다 하지만 승부는 어떻게 될지 모르지요. 단기전이란 것은…… (개구리는 15도씨의 남비에 올려놓으면 자신이 죽어가는 사실조차 모른 채로 편안하게 죽어간다고 합니다. ) …… 아, 다시 동점, 동점입니다. 오늘 경기 정말 재미있습니다 한 치 앞도 내다볼 수 없는 승부. 시청자 여러분 양해말씀 드리겠습니다. 정규방송 관계로 오늘은 이만 중계방송을 마치겠습니다. 미처, 끝을 보지 못하고 양해를 받아야 했던 암담한 승부. 부르튼 입술에 연고를 바르며 그동안 바라보지 못했던 나를 바라본다 바람은 오른쪽 창(窓)으로 들어와 왼쪽 창문(窓門)으로 씨잉씽 지나간다 아우성치던 미꾸라지의 열기가 잠잠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