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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오늘 당직이라 한가로이 매장에 앉아 밖을 바라보며 정리해봅니다
이번에 소개해드릴 카라밧지오는 제가 좋아하는 화가라서 좀 길게 써볼까합니다
여자누드를 그리지 않았지만 제가 좋게 생각하는 몇안되는 화가거든요
물론 자료들은 오래전에 찾아놓은것들이라 짜집기만 하면 되는데 그게 오래걸리네요. ㅎㅎ
그래도 오늘하루는 시간이 잘 가겠군요,,
많은 사람들은 카라바조 라고도 많이들 이야기하시는데 저는 이 이름이 익숙하네요
Caravaggio 라고 쓰는데 영언지 이탈리아언지 몰라 계속 섞어서 쓸테니 알아서 읽으세요
옥타비오 레오니의 카라바조의 초상. 1621-1625년
카라바조는 자화상을 거의 그리지않았습니다. 다만 자신의 그림에 슬쩍 그려넣기는 합니다
미켈란젤로 메리시 그의 실명입니다. 카라바조는 그가 태어난 이탈리아의 한 마을이름입니다.
이전세대의 엄청난 유명화가인 미켈란젤로라는 이름을 쓸수없어 그냥 마을이름을 쓴거라고 하죠
1571년에 태어나 1610년에 죽었으니 불과 40년도 못살았습니다.
다혈질에 위 초상에서 보듯이 못됐게 생겼습니다.
주로 말다툼을 하다가 폭행을 저지르고 흉기까지 휘둘러 상해에 살인까지 혐의를 받고있죠
A급관심 작가이지만 그림은 무척 잘 그렸습니다. 르네상스화풍이 시들해질 당시 그는 최고의 화가 였죠
1600년 말다툼을 하다 몽둥이를 휘두르고 칼부림까지 하여 고소당함
1601년 안젤로 성의 감독관을 폭행하여 부상을 입힘
1603년 토마소 살리니와 재판
1604년 음식담긴 접시를 얼굴에 엎어 고소당함
1604년 경찰에게 돌던지고 욕을 해서 체포됨
1605년 불법무기소지로 체포됨
1605년 공증인을 때려 체포됨
1605년 창문을 돌로 깨서 체포됨
1606년이후 살인죄로 도피생활 (노름하다 열받아 사람을 죽였다는데 내기 테니스치다가 죽였다고도 하네요)
1609년 누군가의 복수로 테러당함 심한 부상으로 몸이 쇠약해짐
그후 교황에게 사면받았지만 억울하게 관료의 실수로 투옥되고 피로와 절망에 지친 그는 1610년에 어느해변가에서 쓸쓸히 죽음
대충 봐도 이정도네요 물론 억울한 면이 있었겠죠.
다까발려놓고 이런말 하긴 뭐하지만 이자리는 그의 인간성에대해 얘기하는 곳이 아니고
카라밧지오의 작품이 왜 유명한가에 대해 알아보는 시간입니다.
극적인 조명과 사실적인 묘사 는 바로크양식의 탄생에 큰 영향을 주었다라고 많은 학자들이 얘기합니다
바로크의 대표화가인 렘브란트와 루벤스는 특히 영향을 많이 받았다고 전해집니다.
그렇다면 이제 그의 극적인 조명과 사실적인 묘사를 알아보도록 하죠.
<과일바구니 Basket of Fruit> 1596년
르네상스가 종말을 고할때쯤 귀족이나 성직자외에 상인들도 그림을 사모으기 시작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었거든요
수요자가 변하니 공급자도 변해갑니다. 카라바조는 지금은 흔하지만 당시엔 새로운 주제인 정물화를 멋지게 그려냅니다
카라바조는 당시 다른화가에 비해 월등한 솜씨로 과일들을 사실적으로 그려내어 정물화 장르의 개척자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그가 그린 순수한 정물화는 이작품밖에 없죠.
<바쿠스> 1594~96
워낙 유명한 그림이 많지만 제가 카라밧지오를 처음 알게 된 그림입니다.
물론 머루형님이 올려주셨었죠..^^
14세기말, 15세기부터 르네상스가 시작 되었고 16세기 후반엔 르네상스 후기의 매너리즘시대라고 할수있고,
17세기부턴 바로크시대라고 하죠. 매너리즘시대의 그림도 언제 소개할 기회가 있겠지만
정확한 비율과 아름다움을 강조했던 르네상스 미술에서 살짝 비틀기 시작했던 시기입니다..
사람이나 사물의 비율도 길쭉하게 그리기도 하고 원근법도 무시하기도 하고 정확한 그림에 싫증나기 시작한거죠.
카라밧지오는 그 매너리즘시기부터 바로크미술이 시작되는 시기에 활동했던 화가라고 할수있습니다
카라바조로 인해 매너리즘이 끝나고 바로크미술이 시작되었다고도 합니다
르네상스시대 그림은 대부분 아름다운것만 추구해서 주로 성스럽고 아름다운 그림위주로 그려졌습니다
카라밧지오는 소재는 역시 르네상스 시대처럼 신화나 성경이야기지만 좀 더 사실적으로 현실감있게 추한것도 숨기지않고 그렸죠
오히려 그 추함을 강조하여 관람자를 자극하였습니다.
책에서 설명하기로 그는 이상적이고 관념적인 회화를 부정하고 오직 살아 숨쉬는 진실만을 추구하였다고 합니다
그리고 진실은 추한것을 피하지않아야 한다고 했답니다.
뭔소린지 어렴풋이 알겠는데 제가 보기엔 전략적선택이 아니었나 합니다
물론 그의 천재성을 부정하는것은 아니고 당시 많은 이상적이며 아름답고 경건한 그림에 반항을 한거죠
자극적 표현으로 사람들의 관심을 불러일으키고 유명해져서 좀더 비싼값에 그림이 판매되는 대중화 전략이죠
그래서 혹자는 관람자에게 충격을 주고 아름다움과 전통을 존중하지않고 신성모독이라고 비판하였습니다.
그림을 보면 젊은 모습의 청년이 관람자에게 포도주를 권하고 있습니다. 관람자가 단순한 관람자가 아니라 참여하게 만듭니다.
머리에 나뭇잎을 두르고 술마시는 모습은 신이 아니라면 딱 미친넘입니다.
바쿠스는 로마신화에 나오는 술의 신이고 그리스신화의 디오니소스와 동일인물이라 볼수있겠죠
저 묘한표정은 건방진듯 하지만 무표정, 무관심해 보이기도 합니다. 어떻게 보면 '닥치고 술이나 한잔하지?' 라는 눈빛입니다.
근데 신이라하기에 왠지 위엄은 없어보이죠. 그냥 동네 젊은이 같습니다.
왼쪽에 술병과 오른쪽에 과일안주는 정말 사실적으로 잘 그려져있습니다
젊은이의 술잔을 권하는 손의 손톱엔 때가 껴있습니다.. 이토록 리얼할수가.. 그래도 신인데..
이런면은 카라밧지오 그림 대부분에서 보여지게됩니다
<로레토의 성모> 1603~1605
여인의 머리위 흰테만 없으면 거지가 동냥을 하러온건가 하는 생각도 들정도로 성모와 아기예수가 평범하게 그려져있습니다.
노부부가 오랜여행끝에 성모를 만나 감격해하는 모습을 그린 그림인데 성심이 넘치는 노부부를 정말 지저분하게 그렸습니다
그리고 성스러운 상황에 관람자에게 더러운 발을 드리대는 상황이라 껄끄럽게 여기는 사람들이 많았다고 합니다
게다가.... 성모마리아의 모델이... 카라밧지오의 떠돌이생활중에 만난 하층계급출신의 애인이었다고 하죠.. 그래서 신성모독이라고..
이그림 역시 전통적 소재와 상황을 그렸지만 추한것을 사실적으로 더욱 강조하고 성모를 동네여인 그리듯 그렸죠.
<유디트와 홀로페르네스> 1595~96
유디트라는 여인이 홀로페르네스를 유혹하여 뜨거운밤을 보낸후 목을 자르는 장면을 그린것입니다
유디트에 대해서는 제가 예전에 쓴글이 어딘가 있을거에요..^^
그림을 보면 남자의 목은 피를 뿜으며 잘려나가고 있고 여인은 미간을 찌푸리며 바퀴벌레 잡는듯한 표정을 짓고 있네요
잘려나가는 남자의 표정과 자르는 여인의 표정 그옆에 단호한 노파의 표정이 굉장히 사실적으로 그려져있습니다
카라밧지오는 메두사, 유디트, 다윗과 골리앗, 세례요한 등 참수하는 그림을 꽤 많이 그렸죠
당시로마에서는 죄인을 광장에서 공개처형하는 일이 많아서 목을 베는 장면이 익숙했다고 합니다
1906년에 사람을 죽인 카라밧지오는 참수형을 선고 받았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래서 더 집착하게 되었는지도 모르겠네요
그런데 목이 잘리고 있는 홀로페르네스를 보면 화가의 얼굴을 많이 닮았죠..
화가가 목이 베이는 자화상을 그리는 것은 자신이 죄인이라 밝히는 것이라 하더군요. 속죄의식이라고..작가의 이중성이라고..
또한 유딧으로 등장한 여인의 모델은 필리네 멜란드로니 라는 매춘부라고 합니다.
이그림을 투시해서 보면 여인은 나체로 그려져있다고 하네요..
나체로 그려놓고 그림을 말린후 그위에 옷을 그려넣었다고 합니다.
카라밧지오의 천재성을 엿볼수있는데 카라바조가 인기를 얻자 사람들이 그의 그림을 따라 했다고합니다
그는 다니다가 자신과 비슷한 그림이 있으면 가서 바로 그림을 부숴버렸다고 하죠
그리고 불만으로 몰려든 화가들 앞에서 저 그림을 밑그림없이 슥슥 그렸다고 하네요
다음날 다시오라고 해서 옷을 그린그림으로 둔갑시켰답니다 그리고 아무나 함부로 자신을 따라하지말라고...
건방을 떨었다는 이야기가 있죠... 참 까라바죠는 밑그림없이 바로 그림을 그리는것으로 유명했다고 합니다.
이그림에서도 사건의 현장은 밝게 주변은 어둡게 하여 좀 더 극적(마치 연극의 한장면)으로 표현되었고
등장인물들의 사실적인 표정과 피가 뿜어져나오는 참수장면은 극적인 사실주의라고 볼수있겠죠.
그림몇장에서만 봐도 카라밧지오의 특성이 대충 드러나죠?
글이 많이 길어져 일단 여기서 끊고 갈께요
담주 2편에서 좀더 많은 그림들을 볼수 있을 거에요.
그럼 즐거운 한주 보내세요~
*** 이 글은 비 전문가인 아마츄어의 해설이나 너무 재미있어서 살짜기 데려왔어요 ..커피꽃~^*^***
첼로와 함께 하는 영화 음악 모음
울게 하소서 - 파리넬리 A Love Idea - 브룩클린으로 가는 마지막 비상구 Cinema Paradiso - 시네마천국 Free As The Wind - 빠삐옹 G선상의 아리아 - 동감 Gabriel's Oboe - 미션 Love Affair - 러브 어페어 Manha De Carnaval - 흑인올페 Merry Christmas Mr. Lawrence - 전장의 크리스마스 Moon River - 티파니에서 아침을 Once Upon A Time In America Por Una Caveza - 여인의 향기 The Rose When I Fall In Love - 시애틀의 잠못 이루는 밤
*******이 글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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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댓글 재미있게 읽었습니다
천재성을 보여준 그의 그림을 보면서...
다혈질로 표현된 돌출 행동이 어쩔 수 없었을 거라는 생각도 해보게 됩니다
천재와 돌아이의 차이는 한 끗~~ㅎㅎ
그림은좋아해여 보는것 잘봤읍니다
넹 좋운하루 하세요~^*^
그림이라 하기엔 너무 사실적인 표현들
사람의 눈동자의 빛을 어찌 저리 리얼하게 표현 했을까
과일바구니는 사진보다 더 리얼합니다 ㅎㅎ
설명과 함께 감사합니다.
넹 감사요~~^*^
안녕하세요..
즐거운 개천절 되시고요.
자기를 위한 스팩을 쌓으세요.
돈오돈수[頓悟頓修] : 오(悟)와 수(修)를 한 순간에 모두 완성하는 것. 한번에 깨닫는 것을 말한다.
돈오점수[頓悟漸修] : 문득 깨달음에 이르는 경지에 이르기까지에는 반드시 점진적 수행 단계가 따름을 이르는 말.
좋은 말씀!!
@풀꽃향기 반갑습니다.
낼... 일산에는 가시는지요.
향기님은 요.
카라바조라는 이름으로만 알고 있었는데요. 저도 우연히 어느 프로그램에서 처음 알게 되서 많은 그림들은 보지 못했는데 그림 올려주시니 잘 보고, 잘 읽었습니다.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