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창한 5월의 어느 날, 여의도에 론칭한 플래그십 스토어 ‘더현대 서울’을 방문했습니다. ‘더현대 서울’은 서울에서 가장 큰 규모의 백화점이자, 아름다운 실내 정원과 천연 잔디, 자연 채광으로 오픈과 동시에 큰 화제를 모았지요. 최근 스타필드 코엑스몰, 롯데월드몰 등과 같이 단순히 상업 시설의 개념을 떠나 쇼핑, 음식, 여가, 문화 등을 복합적으로 즐길 수 있는 복합문화공간이 큰 사랑을 받고 있습니다. 또 다른 복합문화공간이 여의도 한복판에 생겼다는 것이 큰 의미가 있는 것 같아요.
63스퀘어와 LG트윈타워 사이에 있는 붉은 기둥이 포인트인 파크원 (Parc1)은 파리 퐁피두센터를 공동설계한 세계적인 건축가 ‘리차드 로저스(Richard George Rogers)’의 작품입니다. 그가 설계한 퐁피두센터나 런던의 로이드빌딩(Lloyd's Building), 채널 4 빌딩(Channel 4 Building)처럼 그만의 독창적인 디자인이 파크원에도 나타나 있습니다. 파크원은 한국의 전통 건축 양식의 자적색 기둥과 단청을 새로운 시각으로 해석한 작품이라고 해요.
파크원은 총 4개 동으로 구성되어 있는데 멀리서 보면 두 개의 건물이 우뚝 솟아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각각 72층(타워1, 지상 69층)과 56층(타워2, 지상 53층) 규모의 오피스타워입니다. 현재 롯데월드타워, 부산 엘시티에 이어 국내에서 높은 건물로 알려져 있습니다. 두 동의 오피스타워와 마주 보고 있는 조금 낮은 건물은 아코르 그룹의 럭셔리 브랜드이자, 국내 첫 번째 페어몬트 호텔인 페어몬트 앰배서더 서울입니다. 그리고 오피스타워와 페어몬트 호텔 사이에는 서울 최대 규모의 백화점인 더현대 서울이 있지요. 이처럼 파크원(Parc1)은 4개 동의 건물의 높낮이를 달리한 독특한 구조와 붉은색 기둥, 옥상의 크레인 등이 무척 인상깊습니다.
'더현대 서울'은 다양한 편의시설과 휴식공간 그리고 아름다운 녹지공간이 조성되어 있어 개점과 동시에 많은 사람들이 찾을만큼 핫플레이스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인근의 63스퀘어, 국회의사당 등과 더불어 서울의 주요 랜드마크로 자리매김하지 않을까 생각이 듭니다.
▼ 63스퀘어와 LG트윈타워 사이에 있는 붉은 기둥이 포인트가 된 건물이 파크원(Parc1)입니다.
많은 사람들 사진 속에 담긴 장소는 바로 이곳인데요. 건물 내부에 조성된 실내 정원과 천정의 유리를 통해 자연 채광이 들어오는데 기존 백화점 공간과는 확연히 구별됩니다. 별도의 포토존이 마련되어 있어 이곳을 아름답게 담아볼 수 있습니다.
이제 아트 전시와 파인 다이닝을 즐길 수 있는 6층으로 올라가 볼까요? ALT.1에서는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의 전시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팝아트의 거장, 앤디워홀 ANDY WARHOL 1928년 8월 6일, 미국 - 1987년 2월 22일
<앤디 워홀 : 비기닝 서울>
○ 전시 기간 : 2021. 2. 26.(금) - 6. 27.(일)
○ 전시 장소 : 더현대 서울(THE HYUNDAI SEOUL) ALT.1
저는 동시대보다는 훨씬 이전의 작품들을 좋아해서 즐겨 찾아보곤 합니다. 특히 18~19세기(1700년~1899년)에 활동했던 예술가들로부터 큰 영감을 받고 있는데 낭만주의, 사실주의, 인상주의 등이 성행했던 시기의 아름다운 작품들에 매료되어 있습니다.
20세기 중반 이후부터는 작가와 특정 작품 정도만 알고 있는데, 이 전시를 통해 '앤디 워홀'이라는 사람과 그의 작품세계에 대해 더 깊이 있게 알게 된 것 같아요. ‘앤디 워홀’ 하면 사람들이 즉각적으로 떠오르는 이미지가 있을 것입니다. 마릴린 먼로, 캠벨 수프, 코카콜라 시리즈와 같은 대량 생산된 실크스크린 작품이지요. 컬러풀한 색감과 직관적으로 표현된 이 작품들은 반복적인 이미지로 대중들에게 뚜렷이 각인되었고, 미술사의 방향을 획기적으로 바꾸는 큰 역할을 하였습니다.
앤디 워홀의 본명은 '앤드루 워홀라 주니어(Andrew Warhola Jr.)'입니다. 미국 펜실베니아 주 피츠버그 출신으로 체코 슬로바키아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탄광 광부인 아버지 '안드레이 워홀라'와 어머니인 '줄리아 자바카' 부부의 셋째 아들로 태어났지요. 10대 때 아버지를 여의고, 어머니의 손에 자란 앤디 워홀은 어머니에 대한 사랑이 각별했다고 합니다.
카네기 멜런 대학에서 미술 학사학위를 받은 후 추후 뉴욕으로 이주하게 됩니다. ‘하퍼스 바자’, ‘뉴요커’와 같은 유명 잡지사의 일러스트레이션 작업을 통해 상업 미술가로서 경력을 시작했습니다. 가난과 피부 콤플렉스로 힘겨운 시절을 보냈던 유년 시절의 경험 때문일까요? "돈 버는 것이 최고의 예술이다." 라고 말할 정도로 성공에 대한 집착이 컸다고 합니다. 권위 있는 잡지사와의 작업은 그가 바라던 성공과 명성의 시작에 불과했습니다. 첫 번째 개인전(1952년)에서 '티파니에서 아침을(1958)'의 저자로 유명한 '트루먼 카포티(Truman Capote, 1924-1984, 미국의 소설가)'의 글에서 영감받은 열다섯 점의 드로잉을 통해 뉴욕 예술계에도 인정을 받게 되었어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캠벨 수프나 마릴린 먼로 등의 실크스크린 작품들은 그가 30대 중반에 접어들면서 작업한 작품들인데요. 1962년 자신의 스튜디오 'FACTORY'를 열고 실크스크린으로 제작한 시리즈를 만들기 시작합니다. 이후 팩토리를 유니언 스퀘어 웨스트 33번지로 이전했는데 그의 삶을 크게 흔들만한 사건이 발생합니다. 앤디 워홀에게 집착했던 밸러리 솔라리스(발레리 솔라리스)라는 여성이 쏜 총에 맞아 죽음의 문턱에 이르게 됩니다. 극적으로 목숨을 건졌지만, 이후 앤디워홀은 공개석상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고, 자신이 창간한 'interview'라는 잡지에 힘을 쏟았다고 합니다.
이 전시에서는 수많은 유명인사들과 함께 하면서 남긴 폴라로이드 사진, 스튜디오 팩토리, 음악에 대한 열정, 실크스크린 작품에 비해 잘 알려지지 않은 그의 드로잉, 1969년 창간한 잡지 '인터뷰 Interview' 등 시기별로 작품과 일대기 등을 소개하고 있습니다. 총 6개의 섹션으로 이루어진 전시를 통해 작품 속에 녹여진 그의 관심사와 실크스크린 외의 다채로운 작품들을 보면서 개인적으로 이 예술가에 대해 가지고 있던 편견이 깨졌던 것 같아요.
팝아트의 아이콘인 앤디워홀의 국내 대규모 회고전이기도 한 이 전시를 꼭 한 번 방문해 보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 앤디워홀의 일상을 기록하는 펜(Pen)의 역할을 한 'Polaroid'
▼ 드래그 퀸, 1975, 종이에 실크스크린
▼ (우) 필로우 실버 클라우드 Pillow Silver Cloud, 1966, ‘실버 팩토리’ 실버 필름
▼ Flowers, 종이에 실크스크린
▼ Cow, 종이에 실크스크린
▼ 시팅 불 Sitting Bull, 1986, 종이에 실크스크린 / 에드워드 케네디 Edward Kennedy, 1980, 종이에 실크스크린
▼ 앤디워홀의 음악에 대한 열정을 볼 수 있는 공간
▼ 앤디워홀의 드로잉 작품
▼ 1969년, 앤디워홀이 영국인 저널리스트인 존 윌콕과 함께 창간한 잡지 ‘인터뷰’지
[참고] 파크원, 더현대서울, 앤디워홀 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