절망 속에서 피어난 예술
-프리다 칼로의 '헨리 포드 병원'을 감상하다
칼로는 1907년 멕시코 코요야칸에서 태어났다. 칼로는 6살 때 소아마비를 앓아 오른쪽 다리가 불편했지만 멕시코의 최고 교육기관인 에스쿠엘라 국립 예비학교에 다니며 총명함을 나타냈다. 그녀의 꿈은 18살에 참혹한 사고를 당하기 전까지는 의사였다. 칼로는 1925년 9월에 타고 있던 버스가 전철과 충돌하는 사고를 당했다. 옆구리를 비롯하여 척추와 골반이 부서졌고 불편했던 오른쪽 다리 또한 부서졌다. 그 이후 칼로는 9개월 동안 전신 깁스를 한 상태로 침대에 누워있었다. 칼로가 누워있는 동안에 할 수 있었던 일들은 그림 그리기 뿐이었다. 그리하여 칼로는 침대에 누워서 많은 자화상을 그렸다. 그 이후 그녀는 자신의 길이 화가임을 느꼈고 자신의 그림을 평가해 줄 사람을 만나게 되는데 그 인물은 바로 리베라이다. 리베라는 그녀의 그림이 대단하며 그녀는 진정한 예술가라고 평한다. 리베라와 칼로는 이 일을 계기로 서로 사랑에 빠지게 되고 1929년 8월 둘은 결혼을 하게 된다. 둘은 서로 사랑했으나 리베라의 계속된 외도로 칼로는 고통을 받았다. 칼로는 리베라와 아기를 갖고 싶었으나 교통사고의 후유증으로 유산을 거듭한다. 그러한 아기에 대한 갈망과 리베라의 외도로 인한 고통은 깊은 절망을 안겨주었고 그 절망감을 담은 수많은 작품을 그렸다. 그 많은 작품 중 내가 감상한 작품은 유산에 대한 깊은 절망감을 담은 그림인 '헨리포드 병원'이다.
이 작품을 자세히 살펴보면 주인공인 칼로는 병원 침대에 누워 침울한 표정을 지으며 하혈하고 있다. 나는 이것을 보고 칼로의 유산에 대한 절망과 신체적 고통을 느낄 수 있었다. 특히 침대의 흥건한 붉은 피는 칼로가 얼마나 고통스러웠을지를 짐작하게 한다. 그리고 이에 더하여 그녀의 배꼽에서 나온 붉은 실에 태아가 연결되어 있는데 이것은 자신이 유산한 아기를 그린 것으로 그녀의 아기에 대한 강한 그리움을 나타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병원 침대는 아무런 보호도 없이 그림 속 세상에 방치되어 있다. 이것은 그녀가 기댈 곳 없이 세상에 덩그러니 혼자 남겨져 있다고 생각하여 이렇게 표현한 것으로고 생각하고 그녀가 당시 느꼈던 공허함, 고독감이 느껴졌다. 심지어 그녀의 주변에는 남편인 리베라도 보이지 않는 것으로 보아 그 당시 리베라와의 소원했던 관계를 상기해 준다. 그리고 그림의 전체적인 색감은 어둡고 탁하여 그림의 절망적인 분위기를 증폭 시켜 준다.
그녀는 학창 시절의 끔찍한 사고로 하루아침에 인생이 절망으로 둘러싸인다. 하지만 칼로는 이 절망을 그림으로 승화하며 삶을 살아간다.실제로 그녀의 그림은 절망이 많이 녹아들어 있는 그림이 많으며 그림마다 감상자가 하여금 각기 다른 고통을 느끼게 한다. 특히 '헨리 포드 병원'에서는 유산의 고통이 초현실적으로 나타나 있다. 몇 번의 유산 이후 그녀는 리베라의 계속된 외도로 인하여 남편을 떠나 자유로이 여행을 하며 인생을 보내기 시작한다.그녀는 1939년 리베라와 이혼을 하게 되고 리베라에 대한 배신감과 심해진 척추의 고통과 함께 남은 삶은 살아가다가 1954년 생을 마감한다. 그녀는 멕시코의 대표적인 화가로 현대에 와서 많은 조명을 받는 화가이다. 나는 비록 그녀의 삶이 늘 절망과 함께했지만 그녀는 그 절망을 하나의 예술로 승화시키며 사랑과 일을 얻었고 후세에도 영향을 끼치는 위대한 화가로 거듭났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