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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시대 근대학교에 다니는 최첨단 인류?
포노 사피엔스에게 맞는 학교로 전환하라
‘인쇄-지식’에 기반한 근대학교의 종말,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에 기반한
완전히 새로운 밀레니얼 교육의 탄생
이 책은 현재 우리 아이들이 다니고 있는 근대학교의 종말을 선언한다. 하루가 다르게 무섭도록 변해가는 디지털 시대에 오직 학교만은 시간이 정지한 채, 근대에 머물러 있기 때문이다. 스마트폰을 손에 쥐고 온갖 지식을 넘나드는 최첨단 인류인 밀레니얼 세대, 포노 사피엔스는 지금 근대학교에서 부적응 중이다. 국가에서 검증한 ‘인쇄-지식’ 주입에 기반을 둔, 국가를 위한 노동자 양성을 위한 근대교육은 이미 그 생명력을 다했다. 최첨단 인류, 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학교는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25년째 교육정책 기획을 맡아온 교육부 공무원인 저자가 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새로운 학교를 제안한다.
구시대 근대학교에 다니는 최첨단 인류?
포노 사피엔스에게 맞는 학교로 전환하라
“스마트폰을 신체의 일부처럼 사용하는 인류(<한경 경제용어사전>)”인 포노 사피엔스(Phono Sapiens), 스마트폰을 손에 쥔 그들이 세상을 바꿔가고 있다. 포노 사피엔스는 영국 경제주간지 <이코노미스트>에 등장한 새로운 용어다. 역사에 없던 이 새로운 인류는 시공간의 제약 없이 마음껏 소통하며 사용자 간에 빠른 정보 전달로 정보 격차를 줄여가고 있다. 그들은 스마트폰을 통해 세상에서 마음껏 지식을 향유하고 세상을 바꾼다. 그러나 이들이 아직도 바꾸지 못하고 있는 분야가 있다. 바로 우리의 학교다.
거의 태어남과 동시에 스마트폰을 접하게 되는 이 현대 인류는 불행하게도 150년 전에 기틀이 만들어진 구세대적 근대학교에 다닌다. 여기서 학교와 학생의 불행이 싹튼다. 역사에 없던 최첨단 인류인 포노 사피엔스 학생은 구세대적 목적을 가진 근대학교에 적응하지 못한다. 학교에서 이루어지는 국가에 의해 일방적으로 주어지는 지식에 관심이 없고, 자신의 호기심과 역량은 배제된 정해진 주요과목에 의해 자신의 위치가 결정되는 학교의 지나치고 불합리한 경쟁체제에 자신의 정체성과 세상에 대한 흥미, 진정한 배움에의 의지를 잃어간다.
위에서 아래로 배우기를 강요하는 지식을 거부하고 자신이 흥미를 느끼는 지식을 검색하며 시작하는 그들의 배움은 각종 하이퍼링크를 날아다니며 그들이 진정 원하는 지식, 방대한 지식, 소통하는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으로 무장한다.
이러한 포노 사피엔스에 맞는 학습법, 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학교는 어떤 것이어야 하는가?
저자가 제안하는 “개인의 행복을 위해 학습자인 학생이 중심이 되어 학생 스스로 끌고 가는 배움의 공간과 네트워크로 존재하는 학교”, 포노 사피엔스가 신나게 배움을 얻는 새로운 학교를 들여다본다.
포노 사피엔스의 학습법
이 책은 2부로 나뉜다.
1부에서는 우리 학교의 근대성, 근대학교의 특징을 세세히 짚어보고 근대학교에서의 배움은 한정된 ‘인쇄-지식’에 기반하여 이미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으로 진화된 배움을 찾아가는 포노 사피엔스에게 얼마나 맞지 않는 형태의 학교인지 알려준다. 포노 사피엔스에게는 새로운 학습법이 필요하다.
저자가 제안하는 포노 사피엔스의 학습법의 특징은 다음과 같다. 첫째, 그들은 아무데서나 배움을 시작하고 하이퍼링크를 날아다닌다. 둘째, 초점에서 사방팔방으로 네트워크를 유영한다. 셋째, 그들은 관심 사항을 개인화된 방식으로 배운다. 넷째, 그들은 두 개의 뇌로 학습한다. 다섯째, 밀레니얼은 기성세대를 앞서 배운다는 것이다. 또한 AI가 불러올 노동의 종말은 근대학교의 종말을 불러오며, 수명 백만장자 시대에 이른 오늘날, 이미 근대학교의 수명은 끝이 났음을 알려준다.
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새로운 학교의 패러다임
우리에게는 이러한 시대적 맥락으로 이미 수명을 다한 근대학교를 전환할 새로운 교육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저자는 2부에서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
새로운 학교는 학습자인 학생이 주체가 되는 학교다. 국가에서 ‘위에서 아래로’ 일방적으로 결정된 지식을 주입하지 않고, 개별화된 학습자 중심의 역량에 따른 수업이 이루어져야 한다. 국가를 위한 인재를 양성하려는 교육 목표를 버리고, 개인의 행복을 추구할 수 있도록 교육이 고안되어야 한다. 저자는 “배우려고 하지 않는 한 누구도 가르칠 수 없다”는 사실에 주목하고, 그들 스스로 관심사에 맞는 배움을 일구어 나가도록 최대한 돕는 교육 패러다임으로 전환하지 않으면 배움은 이루어지지 않는다고 말한다. 그러므로, 새로운 학교의 학습은 소통과 공유, 협력과 조정을 통한 지식 창조의 과정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때, 가장 중요한 것은 실천 역량의 키움이다. 밀레니얼 학교의 임무는 곧 학습자의 실천 역량을 키워주는 것에 있으며 이것은 근대학교의 지식 주입 교육과는 완전히 다른 결과를 가져오게 한다.
학교는 디지털 네트워크 학습의 플랫폼이 되어야 한다. 그러므로 학교는 스마트폰을 허용하며,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의 멀티미디어 학습 플랫폼으로 혁신해야 한다. 오지선다형으로 제시되는 보기 중에 정답을 고르는 지식에 의한 학습이 아니라, 지식을 활용하고 창조하는 실천과정에서 학습해야 한다. 그러므로 교사는 학습 플랫폼의 배움 코디네이터로 서둘러 업그레이드해야 한다.
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새로운 학교는 이미 더디게 진행되고 있다. 그러나 사회의 흐름은 무섭도록 빠르게 미래시대로 전환되고 있다. 이 엇박자 속에 희생양이 되고 있는 아이들에게, 새로운 의욕과 유용한 학습의 장을 열어주는 포노 사피엔스 학교로의 전환은 이 시대, 어른의 책무이자 엄중한 시대적 요구다.
추천사
우리의 학교 체제는 지난 50년간의 경제 성장, 기술 발전, 사회・문화적 변화에 적응하지 못한 낡은 시대의 유물이다. 이제 우리 아이에게는 새로운 학교가 필요하다. 우리의 아이는 스스로 배울 줄 알고 스스로 찾을 줄도 안다. 단, 그것이 학교에서 가르치는 교과가 아닐 수 있다. 우리 아이는 삶의 소중한 시간을 학교에서 낭비하고 있다. 학교를 없애거나 바꿔야 한다. 다른 선택지는 없다.
_ 김경범(서울대 교수)
이 책은 ‘과거-현재-미래’라는 시간의 축과 우리나라는 물론 해외를 넘나드는 공간의 축을 활용하여 교육의 중심 키워드를 조망한다. ‘세대에 대한 친숙한 이해’, ‘변화하는 시대 흐름’, ‘디지털 속성에 의한 학습의 성격 변화’, ‘공교육에 대한 철저한 자기반성’을 바탕으로 국가가 주도했던 표준화 혹은 획일화된 교육문법을 과감하게 깨야 하는 이유와 근거를 일관되게 제시하고 있다.
_ 김성천(한국교원대 교육정책전문대학원 교수, 교육정책디자인연구소장)
이 책은 ‘미래세대’를 이해하고 그들을 이 사회의 주역으로 세우고자 하는 교육자들에게 필독서다. 특히 포노 사피엔스의 새로운 학습법은 매우 인상적이다. 하이퍼링크로 날아다니며 사방팔방 네트워크를 형성하는 포노 사피엔스의 학습법은 교사나 학부모가 반드시 알아야 할 특징이다. 포노 사피엔스가 자유롭게 유영하며 학습하고 뛰어 노는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을 기대하고 응원한다.
_ 신철균(강원대 교수, 전 교육부장관 정책보좌관)
근대적 교육제도의 감옥에서 잠자고 있는 거인, 우리를 일깨우는 책이다. 포노 사피엔스가 다닐 새로운 학교를 상상하는 즐거움은 덤이다. 이 책은 미래학교 속으로 우리를 푹 빠져들게 한다. 2050년 미래교육의 역사는 한 번도 가보지 않은 길로 내딛는 나의한 걸음으로 시작된다. 이제 변화를 맞이할 준비가 되었는가? 지금 시작하자! 첫 장을 넘기는 순간, 통찰의 기쁨과 미래교육의 바다를 만날 것이다.
_ 이인숙(샛별중학교 교감, 경기도미래학교자치교육연구회 회장)
지은이 소개
최승복
1960년대 말에 아들만 여섯 있는 집의 넷째로 태어나, 우리나라 학교 교육의 급팽창과 성장을 지켜보면서 학교를 다녔고, 작은딸은 초・중・고 8개 학교, 큰딸은 7개 학교에 보내면서 한국의 공립학교, 대안학교, 미국의 초-중-고교를 모두 경험했다. 다양한 학교를 경험하면서 학교가 학생들에게 어떤 곳인지, 어떤 곳이어야 하는지 고민하며 딸들과 함께 성장했다.
1996년부터 교육부 공무원으로 25년째 교육정책 기획 및 행정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30대에는 말총머리, 지금은 짧은 머리에 수염을 길렀다. 입시 열풍에 찌든 우리나라 교육에서 ‘내’가 바꿀 수 있는 것은 유일하게 ‘헤어스타일’ 뿐이라는 사실에 종종 좌절하지만, 다양한 전문가로부터 의견을 경청하면서 ‘공적 가치가 살아 있는 공동체’에 기여하고, 보다 많은 사람에게 이로운 ‘선한 교육정책’을 디자인하려고 애쓴다.
초-중-고교는 전북 익산에서 다녔고, 대학에서는 경영학과를 다녔지만 경영학을 열심히 공부하지는 않았다. 플로리다주립대(FSU)에서 「차터스쿨이 공립학교의 학업성취도 및 인종분리에 미치는 영향 분석」으로 공공정책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순천대학교 객원교수로 재직(2015)했고, 숙명여대 및 광주교대 등에서 교육정책론과 진로교육론 등을 강의했다. 초・중등교육 및 고등교육, 평생교육 등 교육정책 전반에 관심을 두고 현장에서 공부하고 있다. 평소에 역사, 사회, 철학, 문학, 경영, 과학, 한의학 분야의 책 읽기를 좋아하고 20년 넘게 교육부 독서 모임을 해오며 동료들과 함께 생각과 경험을 나누고 있다.
2018년, 《교육은 어떻게 사회를 지배하는가》 번역에 참여했다. 학생 개개인에게 맞춘 개별화된 교육이 필요하다고 주장한 생애 첫 책 《교육을 교육답게, 우리 교육 다시 세우기》(2018)의 탈고를 마칠 즈음부터 근대학교의 종말과 미래학교의 탄생에 대해 공부하면서, 생각을 정리하고 자료를 모으기 시작하여 두 번째 책 《포노사피엔스 학교의 탄생》을 썼다. 지금도 하고 싶은 것을 탐색하는 사람으로 늘 욕망하는 삶, 꿈꾸는 삶을 산다.
차례
추천사 | 새로운 학교, 젊은 국가
프롤로그 | 학교 이야기를 다시 시작하며
Part1 학교의 종말
1장 비극의 탄생
근대학교의 탄생 | 근대학교의 특징 | 한국 근대학교의 탄생과 성장 | 한국 근대학교의 특징
2장 인쇄-지식과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
지식의 탄생과 매체의 변화 |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의 특징
3장 새로운 지식, 포노 사피엔스의 학습법
새로운 지식이 초래하는 변화들 | 아무데서나 시작하고 하이퍼링크로 날아다닌다 | 초점에서 사방팔방으로 네트워크를 유영한다 | 관심 사항을 개인화된 방식으로 배운다 | 포노 사피엔스들은 두 개의 뇌로 학습한다 |밀레니얼은 기성세대를 앞서 배운다 | 밀레니얼 학습법에 대한 반동과 좌절
4장 4차 산업혁명 시대는 근대학교를 거부한다
3만 달러 시대, 근대학교형 인재를 거부한다 | 노동의 종말은 근대학교의 종말을 부른다 | 수명 백만장자 시대, 근대학교의 수명은 끝이 났다 | 밀레니얼은 새로운 학교를 요청한다
Part2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5장 개별화된 학습자 중심 학교
개별화된 학습자 중심 수업 | 국가를 위한 개인은 없다 | 배우려고 하지 않는 한 누구도 가르칠 수 없다|학습은 소통과 공유, 협력과 조정을 통한 지식 창조의 과정이다
6장 지식 주입 교육에서 실천 역량 학습으로
학교에서 가장 하지 말아야 할 일 | 밀레니얼 학교의 임무, 실천 역량 키우기 | 실천 역량 학습은 근대학교의 지식 주입 교육과 무엇이 다른가?
7장 디지털 네트워크 학습 플랫폼
학교는 스마트폰을 허하라! |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의 멀티미디어 학습 플랫폼으로 혁신하라 | 지식을 활용하고 창조하는 실천과정에서 학습하라 | 교사, 학습 플랫폼의 배움 코디네이터로 업그레이드하라
책 속에서
이 책에서는 기관의 설계와 운영체제의 특징, 지식의 성격 변화, 주요 교육-학습 방법 변화 등의 측면에서 근대학교가 어떤 상황에서 무슨 목적을 가지고 설계되었는지 다시 살펴보고, 근대 산업사회에서 설계된 근대학교는 디지털화되고 네트워크화된 멀티미디어 지식과 정보에 기반한 현대사회에 더 이상 효용성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점을 확인하려고 한다. 또, 새로운 지식정보의 생산, 유통, 활용 방식에 적합하고, 스마트 기기와 네트워크로 무장한 포노 사피엔스에게 효과적인 새로운 학교의 건축이 필요하다는 주장을 담았다.
부적응 학교를 변화된 환경에 적응시키는 것도 좋은 방식일 수 있다.
하지만 이미 오랜 시간 동안 굳어진 학교 시스템이 변화에 맞춰 유연성을 발휘하지 못하는 상황이 너무 오래 지속되었으니, 교정의 치료법이 아닌 단종(斷種)의 대체가 필요하다는 의미에서 근대학교의 ‘종말’이라는 단어와 새로운 포노 사피엔스를 위한 학교의 ‘탄생’이라는 용어를 선택했다. 단종을 통해 종말시키려는 학교는 ‘종이에 인쇄된 이론과 개념 중심의 국가 교육과정–지식전달 중심의 수업–관리와 통제 중심의 관료적 교육행정 시스템–줄 세우기식 상대평가’로 구성된 근대적 국민 교육을 위한 근대학교다. 근대학교는 강제로 교육시키는 학교, 공부를 지루하고 어렵고 하기 싫은 것으로 만드는 학교, 서로가 협력하지 못하게 하는 학교, 한 곳에 몰입하지 못하게 하는 학교,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책임지지 못하게 하는 학교, 통합과 융합을 방해하면서 분할하고 파편화하는 학교, ‘모든 것을 다 안다’는 착각과 냉소를 키우는 학교다.
새롭게 탄생하는 포노 사피엔스 학교는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정보에 기반하여 개별화되고 개인화된 학습 시스템을 통해 지식과 정보 활용 역량을 키운다. 그렇게 스스로 자신의 길을 열어가면서 미래를 만드는 즐거운 배움의 연대가 꽃 피는 학교다. 현대사회의 지식은 입체적으로 네트워크를 통해 연결되어 있으며, 삶과 하나로 통합되어 있다. 지식은 학습자의 관심을 통해서만 제대로 습득되고 활용된다. 운전할 때 지나치는 주변풍경은 모두 눈에 들어오지만 대부분 기억에 남지 않는다. 관심이 없기 때문이다. 근대학교의 교육방식은 마치 아이들에게 아무런 관심이 없는 길을 따라 차를 몰고 가게 하면서, 주변 풍경을 모두 외우라고 하는 편집증적인 광대 짓과 같다. 부적응 학교를 극복하고 학교와 교육을 혁신해야 하는 일이 당위였다면,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과 밀레니얼 세대, 포노 사피엔스들에게 적합한 새로운 학습문화의 출현은 지금 우리의 현실이다.
<프롤로그> 중에서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과 정보를 태어나면서부터 접한 밀레니얼 세대들, 포노 사피엔스들은 지식과 정보를 어떻게 습득할까? 그들의 방식과 인쇄된 매체, 종이책 중심으로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활용하고, 재생산하던 사람들과 지식과 정보를 습득하고 이해하며 활용하는 방식이 같을 수 있을까? 사고방식이 유사할까?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과 정보 시대에는 어떤 방식의 학습법이 좋을까? 아니,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과 정보 시대를 살고 있는 밀레니얼 세대, 포노 사피엔스들은 어떻게 디지털화되고 네트워크화된 지식과 정보를 다루고, 관리하고, 학습하는가?
첫 번째 특징으로 이들은 지식과 정보를 순차적으로 학습하지 않는다는 점을 들 수 있다. 밀레니얼 세대는 책의 첫 페이지, 머리말부터 차근차근 학습하지 않는다. 그런 방식은 포노 사피엔스들의 배짱(gut feeling)에 맞지 않는다. 이들은 직지심체(直指心體), 곧바로 핵심으로 들어간다. 그 핵심은 학문이나 이론, 개념의 핵심이 아니다. 그들 마음, 관심의 핵심이다. 포노 사피엔스들은 ‘궁금한 것’에 바로 뛰어 들어간다. 가령, ‘우주 배경 복사’란 말을 들었는데, 그게 궁금하면 바로 구글이나 위키피디아에 접속해서 바로 검색한다. 온갖 모르는 단어들이 쏟아지겠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내가 아는 것만 우선 이해하고 모르는 것들 중에서 꼭 필요하다고 여겨지는 것은 하이퍼링크를 눌러 확인하고 다시 돌아오면 된다. 그러니 굳이 고대의 우주론부터 시작해서 빅뱅이론까지 순차적으로 설명되어 있는 교과서에 의존할 필요가 없다. 내가 진화론과 창조론이 궁금하다면 인터넷에 접속해서 검색창에 타이핑하고 검색 버튼을 누르면 된다. 굳이 처음 무기물에서 유기물의 발생과정, 세포의 형성과 진화, 하등동물에서 포유류까지 진화하는 과정을 순서대로, 차근차근 가르쳐주는 생물 교과서를 따라갈 필요가 없다.
포노 사피엔스들의 학습이 순차적일 필요가 없고 무작위적이고,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식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 기반은 디지털 기기와 인터넷 네트워크다. 인쇄매체가 지식을 평면적으로, 선형적으로 보여주었다면, 디지털 네트워크는 지식을 입체적으로, 다차원적으로, 그물망 구조로 보여준다. 마치 우주에 수많은 별들과 행성들이 펼쳐져 있는 것과 같은 모양으로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은 인터넷 속에 구현되어 있다. 어디에서 시작하든 필요한 지식들은 빛의 속도로 찾아 연결할 수 있게 되었다. 그리고 각 노드마다 잘 모르는 지식이나 정보를 만나게 되면 그 노드와 연결된 다른 노드들을 통해 그 노드를 이해하고 위치 지울 수 있기 때문에 겁을 먹거나 주저할 필요가 없다.
인터넷 기반의 디지털 네트워크 지식을 하이퍼링크로 옮겨 다니면서 학습하는 방식은 인쇄된 매체에 기반해서 수형도를 따라가는 학습법과는 전혀 다른 접근법이지만 매우 효과적인 학습법이다. 인쇄매체 기반의학습법은 장기적 에너지의 투입과 인내심, 자신을 비우고 타인의 논리를 따라가는 겸손함(?), 전체적인 지식과 정보의 구조를 암기할 정도의 기억 용량 등을 요청했다면, 디지털 네트워크 기반 학습법은 자신의 관심과 흥미, 재미와 즐거움에 집중할 수 있는 동기, 자신의 방식으로 무모하게 네트워크를 헤집고 다닐 수 있는 담대함, 스스로를 연결된(connected) 상태로 유지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 활용 역량이 필요하다.
포노 사피엔스들의 디지털 네트워크 학습은 이미 융합적인 학습법이다.
본문 <아무데서나 시작하고 하이퍼링크로 날아다닌다> 중에서
제목 ∙ 포노 사피엔스 학교의 탄생
(스마트폰 종족을 위한 새로운 학교가 온다)
저자 ∙ 최승복
펴낸곳 ∙ 도서출판 공명
펴낸날 ∙ 2020년 11월 25일
판형 ∙ 신국변형 152*225
분야 ∙ 국내도서> 사회정치> 교육> 교육학 일반
값 ∙ 16,500원
쪽수 ∙ 272쪽
ISBN∙ 978-89-97870-44-8 033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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