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3 때 서울시 말하기대회에 출전해 ‘당연히’ 1등 한 박경림의 연예계 데뷔는 ‘말’로 한몫할 수 있는 라디오 방송에서였다. ‘말 잘하는 여고생’으로 시작해 순발력 갖춘 리포터에서 재치 있고 똑똑한 패널로, 다시 각종 버라이어티쇼의 메인 MC로, 시트콤의 주인공으로 자신의 영역을 넓혀온 박경림의 자산은 ‘넉살 좋은 편안함’과 ‘잠도 안 잘 것 같은 근면함’이다.
서민적인 친근함, 머리 빈 공주처럼 예쁜 척하지 않는 똑똑함, 망가짐을 주저하지 않는 프로페셔널, 밝고 예의 바른 인사성, 화장기 없는 얼굴의 편안함, 그리고 무엇보다도 엉뚱한 유머 감각과 재미있고 만화 같은 캐릭터가 그녀의 성공 비결이다.
월요일부터 주말까지 거의 하루도 빠지지 않고 TV 화면에 얼굴을 비추는 박경림은 시청자들에게 너무나 편안한 존재가 되었다. 작년에 영화 ‘조폭 마누라’의 대박 이후 대중문화 전반에서 ‘재미있고’ ‘가볍고’ ‘코믹한’ 것들에 사람들은 열광한다. 너무 진지해 부담스러운 대중문화와 스타들은 열외가 되었고, 박경림처럼 끊임없이 가벼운 웃음을 선사하는 스타가 주목받기에 이른 것이다.
우리 시대는 ‘멀티태스크’, 즉 여러 분야에서의 다재다능을 요구하고 있다. 노래, 말솜씨, 연기력, 개인기 그리고 운동선수 못지않은 체력까지 만능 엔터테이너를 요구하는 연예계에서 박경림의 존재는 더욱 돋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