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하게 태어나 곧 죽는다고 했던 나. 온갖 병치례에 맨날 입원. 학교 결석. 30살까지만 살려주시면 선교사로 드리겠다는 엄마의 서원 때문이었는지 결국 선교활동도 좀 했었다^^ 그럭저럭 2배는 살았으니 여한이 없나? ㅎㅎ
다행히 성격이 씩씩해서 즐겁게 살았다. 늘 명랑했고 우울이란 단어를 몰랐다. 신에 대한 종교적 믿음과 헌신이 강해서 밥을 주시면 밥을 먹고 죽을 주시면 죽을 먹고 안 주시면 굶겠습니다! 선언하며 통장에 만원밖에 없을 때에도 앞일을 걱정하지 않았다.
그런데 질병에 대한 태도가 넘 따뜻했다^^ 아파서 더욱 하느님께 가까워질 수 있었다는 생각에 아픔을 친구처럼, 때론 감사하며 품고 지냈다.
세월이 흘러 종교에서 벗어나고 독립적으로 영성을 추구하기 시작하면서 여러가지 경건(?)하지 못한 일도 해보고 하고 싶은 운동도 마음껏 하면서 건강도 꽤 좋아졌다.
그럼에도 타고난 약한 체질과 질병에 대한 너그러움이^^ 종종 아픔을 불러들였고 그때마다 핑계김에 쉬는 것도 즐겼다.
역시 가난하고 싶어서 가난하고 슬프고 싶어 슬프고 아프고 싶어 아픈게 맞다. ㅋ
털강아지 두 마리 땜에 우리집은 늘 춥다. 그러다 주말에 감기에 팍 걸렸다. 병원은 원래 잘 안가기에 얼른 간단한 약 사다 먹고 침대로 쏙~ 아픈 상태 돌입 후, 앓기 시작했다.
아파서 괴로운데 아무 저항없이 아주 익숙하게 받아들이는 이건 뭐지?^^; 감기는 어떻든 2주는 가는데 너무 쉽게 내주는 것 아님?
요즘은 개인수업뿐 아니라 체육센터 강사도 맡고 있어서 무조건 수업 나가야 하는데 아픈 건 참더라도 콧물. 기침이나 목소리 변한 건 숨길 수도 없다구!
카페 글도 생각나고 색즉시공. 홀로그램. 내가 해답이다. 등등 배운 것들을 떠올리며 불현듯 정신을 차렸다.
No! 바이러스. 난 너를 거절한다! 넌 없는 거야. 내 몸을 계속 확대하면 텅텅 비어 있어. 세균이 대체 어디 있다는 거지? 너도 나도 다 그냥 빛일 뿐이야 없어. 없다구! 더해서 몸에게 말했다. 치유해라!
감기는 분명 사라질 것 같았다.
그럼에도 솔직히 조금 아쉬워서😅 마지막으로 레몬맛 감기약(넘 맛있음ㅎ)에 비타민C 풀어서 뜨끈하게 한 봉 타 먹고는(캬~) 바로 안 눕고 이것저것 하고 있는데 벌써 상태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두통과 열감 줄줄 흐르던 콧물 간헐적 기침 등이 잦아들며
아침에 일어나니 큰 감기 앓고 일어난 직후 같은 미세한 후유증 정도만 있을 뿐 멀쩡하다. 강아지들과 뛰면서 산책하고 목욕도 시켰다.
2주 고생할 감기를 2일만에 벗어나며 그간 내가 너무 물렀었구나..생각했다.
질병으로 인한 축복이 있었던 건 사실이지만.. 과거는 과거. 매일 달라지는 지금 현 시점에서 과거의 좋았던 경험을 아쉬워하느라 거기에 머무는 건 바보짓이다.
뭐든 영원히 존재하지 않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지금 있는 듯 하지만 다음 순간 없어지는 건 실재하지 않는 것이다. 병. 아픔. 괴로움. 가난. 외로움. 상처.. 무엇이든 내가 원해서 내 앞에 나타나 있는 것. 그것들이 제거되기 원한다지만 사실 현재의 삶의 방식을 바꾸고 싶지 않기에 붙들고 있는 것일 뿐이다.
과거 단지 신을 의지했던 시절에도 남들 보기에 엄청 무모한 짓을 할 수 있었는데.. 이제 내가 신이고 무한한 신성을 나타낼 수 있다면 내가 두려워할 것이 뭐가 있을까.
첫댓글 참으로 있는 것은 영원히 있게 되고,
참으로 없는 것은 영원히 없게 된다.
노을님 자신 만만,
도사님이 다 되셨네요 ㅎㅎ
도사가 따로 있나
세상일 눈치 볼일 없으면 도사지,
내가 도사면 그만이지 ㅎㅎ
꿈보다 해몽도 재미있답니다, 하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