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퀸이라는 완연한 그룹이 만들어지기까지 여러번의 시도가 있었습니다. '1984'
에서부터 '스마일' 까지... 명칭은 다양했지만 로큰롤에 대한 성찰만큼은 그 누
구도 부럽지 않았습니다.
글램 록을 철저히 구사
프레디 머큐리라는 다재다능한 보컬을 얻은 퀸은 본격적으로 항해를 시작합니다.
이들은 밴드 명칭부터가 수상합니다. Queen이라는 뜻이 단순히 영국의 여왕마마
를 상징하는 것이 아니라, 동성연애자를 암시하는 것도 있었기 때문입니다. 일단
이름부터 먹고 들어가는 이 괴짜 밴드는, 화려한 옷차림에 중성적인 외모 그리고
단순한 리듬을 공격적으로 내뿜는 1970년대 초반의 인기 장르인 글램 록을 완전
하게 구사합니다. 퀸이라는 밴드명과 일치하게 하기 위해 우스꽝스러운 중세풍
광대 복장을 하고 나왔습니다. 특히 프레디 머큐리는 남성인이 여성인지 구분이
안가는 메이크업과 야한 복장을 즐겨입으므로써 사람들의 눈쌀을 찌푸리게 만들
었습니다. 하지만 이것은 글램 록하는 사람들에겐 필수적인 요소였습니다. 최대
한 튀어야 하니깐요. 퀸은 글램 록을 완전하게 익히고 나서 1973년 1집을 내놓습
니다.
레드 제플린, 딥 퍼플과 비슷한 스타일로
퀸 1집 Queen I을 찬찬히 뜯어보면, 동시대에 활동하던 밴드들의 특성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일단 퀸은 퀸이라는 이미지를 최대한 보여주기 위해서 앨범 재킷부터 온
통 보라색으로 칠해버렸고, 퀸의 로고 또한 중세풍으로 꾸며서 컨셉을 차차 잡아나
갔습니다. 그리고 곡의 제목들도 Great Rat King이나 My Fairy King, Jesus, Seven
Seas Of Rhye같이 신비롭고 고풍스런 느낌을 주게 일부러 정해놨습니다. 이러한 방
식은 레드 제플린이 초창기에 내세웠던 신비주의, 그리고 딥 퍼플 1기 시절 자주 써먹
던 방법인 중세풍의 느낌을 물씬 나게 한 것입니다. 신입 밴드 퀸도 이러한 유행을 따르
면서 1970년대 록계에 발을 내딛습니다.
그리고 각 곡들도 글램 록의 냄새가 물씬 나긴 하지만, 마치 딥 퍼플이 1기 시절에 보여줬
던 프로그레시브 록 스타일이나 사이키델릭 록을 적절히 사용하면서 생각보다 다다가기
어려운 느낌을 받게 합니다. 사실 퀸이라는 밴드가 2집에서 보여준 것처럼, 프로그레시브
록에 대해 굉장히 관심을 많이 가진 그룹입니다. 물론 1970년대부터 프로그레시브 록이 성
행했지만, 퀸은 정말로 진지하게 프로그레시브 록에 대한 접근을 시도하면서 평론가들의
이목을 끌었습니다.
돈 아끼기 위해 여러번, 오랫동안 녹음 작업
록음악 프로듀서의 대부인 로이 베이커와 퀸이 합동 프로듀싱한 이 1집은, 퀸이 초창기 시절
돈도 없고 아무도 알아주지 않았던 작은 록그룹이었음을 알려주는 대목이 있습니다. 사실 퀸
은 딥 퍼플의 녹음 장소로 유명한 런던의 딜레인리 (De Lane Lea) 스튜디오에 입성하기까지
런던 주변의 클럽이나 대학교에서 연주를 하면서 돌아다니는 부랑자 생활을 했습니다. 드디어
딜레인리 스튜디오에 들어와서 본격적인 녹음 작업을 시작한 퀸. 하지만 고난의 길이 있었습
니다. 그들은 돈이 없어서 스튜디오에서 최대한 짧게 녹음하면서 오랜 기간을 드나들며 쥐구멍
에 숨어서 쫓기듯 녹음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녹음 환경이 매우 열악했습니다.
게다가 급료를 적게 주는 크리스탈 레코드사 때문에 그 회사와의 레이블 계약을 해지했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희망의 빛이 새어나왔습니다. 이후 엘렉트라, 팔로폰, 헐리우드 레코드 등 기라
성의 레코드사들과 계약을 맺게 된 것입니다. 탄력을 받은 퀸은 차차 앨범의 테두리를 완성하게
되었고, 결국 영국 시장에서 BBC의 도움을 받아 1973년 6월 6일 퀸의 첫번째 싱글곡 Keep Your
self Alive를 발매했습니다. 게다가 헐리우드 레코드사의 도움을 받아 그 곡을 미국에서도 싱글
커트하여 출시하기도 했습니다. 그 후 얼마 안있어 1973년 7월 13일에 그토록 바라던 데뷔 스튜
디오 앨범인 Queen I을 탄생시켰습니다.
돈도 없고, 지명도가 높지 않은 신인 밴드라서 겪었던 수모와 고생이 모두 끝나는 듯 했습니다.
그렇게 스튜디오를 전전긍긍하면서 시간에 쫓기듯 힘들게 작업한 데뷔 앨범이 나오는 순간이었
습니다. 브라이언 메이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 앨범을 작업하기까지 총 2년의 시간이 걸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만큼 힘들게 작업한 앨범입니다.
쏟아지는 혹평들, 하지만 성과는 이루다
하지만 신입 밴드 퀸의 데뷔 앨범에 대한 호평은 그리 많지 않았습니다. 각종 음악 관련 잡지
와 언론에서는 퀸의 음악을 가지고 무참히 때렸습니다. '글램 록의 뒤늦은 편승' 이라는 혹평
을 받으면서 심지어 퀸이 나중에 가서 발전하리라곤 상상도 못한다는 못된 말까지 들어야 했
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퀸 1집은 영국에서 3백 50만장을 팔아치우면서 골든디스크를 기록했고,
곧이어 미국에서도 8백만장을 기록하면서 역시 골든디스크를 따냈습니다. 평가는 후하지 않
았지만, 퀸 멤버들은 나름대로 만족하는 성과를 이뤘습니다. 데뷔 앨범에서 기대 이상의 좋은
성과를 낸 퀸. 그들의 앞날은 결코 비관적이지만은 않다는 것이 보였습니다.
1. Keepl Yourself Alive
브라이언 메이는 자신의 집에서 쓰던 난로의 몸통 재료를 가져다가 기타에 연결시킨 후, 정교
한 기타 리프를 만들어내는 자신만의 기타를 발명했습니다. 한치의 오차도 없는 아주 정교하고
짜임새있는 기타 리프를 냈던 이 브라이언만의 기타는, 그가 전자 기타에 대한 이해도가 매우 높
음을 알 수 있습니다. 바로 그 기타에서 나오는 환상적인 기타 리프를 이 Keep Yourself Alive에
서 들을 수 있습니다. 글램 록의 교과서를 보여주는 이 곡은, 프레디 머큐리의 쉴새없이 쏟아져나
오는 가사 읊기와 브라이언의 기타 리프가 주를 이루는 매우 신나는 로큰롤 넘버입니다. 역시 이
곡에서도 퀸의 자랑인 멤버들의 보컬 하모니를 엿볼 수 있고, 프레디 머큐리가 가사 곳곳에다가
애드립을 넣어서 최대한 기쁘고 활력넘치는 느낌을 만듭니다. 곡 후반부에 끝나갈 때 쯤 프레디가
끝없이 가사를 읊으면서 끝내는데, 바로 이 방식이 글램 록의 특징 중 하나입니다.
2. Doing All Right
퀸의 전신이라 할 수 있는 스마일 밴드의 일원이었던 팀 스타펠이 브라이언 메이와 함께
만든 차분한 슬로우 록입니다. 브라이언 메이의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전체적 분
위기의 반전이라 할 수 있는 과격한 하드록으로 변하는 부분은 앞으로 퀸이 자주 써먹는
기술일 것입니다. 처음엔 고요하게 시작하다가 중반부로 흐르면서 묵직한 전자 기타 연주
와 드럼 연주의 향연이 펼쳐집니다.
3. Great Rat King
마치 딥 퍼플 2기 초반에 보여줬던 하드록의 원류를 듣는듯한 느낌이 납니다. 연속적인
드럼 연주가 듣는 이로 하여금 심장을 쿵쾅쿵쾅 뛰게 만들고, 프레디 머큐리의 비장한
보컬은 점점 그 맛이 진해지면서 제대로 된 70년대 로큰롤 넘버가 되어버립니다. 브라
이언 메이의 묵직하고 중후한 기타 연주가 일품이며, 곡 후반부 즈음에는 퀸 멤버들이
자화자찬하듯 박수를 쳐주며 흥을 돋굽니다. 약간 촌스러운 구성을 지녔지만, 브라이언
메이의 수준급 기타 연주 실력과 프레디 머큐리의 천재적 보컬이 그것을 위로해줍니다.
4. My Fairy King
퀸 멤버들은 퀸이라는 밴드의 이미지를 잡을 때에도 중세풍의 화려한 광대, 그리고 여왕
컨셉으로 잡았고, 곡들의 냄새 또한 이런 식으로 결정했습니다. 중세 유럽 신화에 대해
굉장히 관심이 많았던 퀸 멤버들의 성향을 잘 알 수 있습니다. 이 곡에서 앞으로 퀸의
브랜드가 되어버린 '멤버들의 환상적 하모니' 의 시발점을 찾을 수 있습니다. 신입 밴드
임에도 불구하고 노련미넘치는 멤버들의 하모니가 덧붙여져서 1집의 숨은 명곡으로 통
합니다.
5. Liar
드럼 스틱과 박수 소리의 첫 도입부가 상당히 매력적인 이 곡은, 전형적인 로큰롤
넘버입니다. 그렇지만 퀸 멤버들의 호흡이 얼마나 좋은지 알 수 있는 곡입니다. 점점
들을수록 마치 한편의 오페라를 연상시킵니다. 멤버들이 계속 Liar! 라고 외치면서 곡
의 분위기를 비장하면서도 풍자적 요소가 곁들여진 복합적 이미지로 만들어버립니다.
이 곡은 제목 (Liar : 거짓말쟁이) 때문에 우리나라에서 금지 처분을 받은 적이 있었
습니다.
6. The Night Comes Down
역시나 브라이언 메이의 잔잔한 어쿠스틱 기타 연주와, 옛날 추억을 떠올리게 하는
프레디 머큐리의 정감있는 보컬이 아름답게 흘러갑니다. 하지만 역시 퀸은 곳곳에 반전
을 심어놨습니다. 특히 이 곡의 후반부는 사이키델릭 록을 연상시키듯 몽환적인 느낌을
받게 점점 고조되가는 세션의 연속을 삽입하여, 결코 조용한 곡이 아님을 증명합니다.
7. Modern Times Rock 'n' Roll
로저 테일러는 화끈한 드러머답게, 로큰롤에 대한 관심이 매우 많은 사나이입니다. 이 곡은
로저 테일러의 곡으로써, 1970년대 초반의 전형적인 로큰롤 스타일 넘버입니다. 하드록의
백미라고 할 수 있는 맛깔스런 기타 리프와 속도감있는 로저 테일러의 보컬이 매우 매력적
입니다.
8. Son And Daughter
블랙 새버스의 불후의 명곡 Iron Man을 연상시키는, 매력적이고 기억에 오래 남을듯한
묵직하고 쉬운 기타 리프가 듣는 이의 귀를 매혹시킵니다. 변화무쌍한 프레디의 보컬은
역시 이 곡에서도 마음껏 발산합니다. 이번엔 좀 사악한 이미지로 나갑니다. 딸과 아들을
가지고 싶다는 뜻으로 돌려 말하면서, "너를 원해!" 라고 프로포즈하는 이 곡. 브라이언 메
이의 섬뜩한 악마적인 기타 리프가 압권입니다.
9. Jesus
제목부터가 심상치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송가를 연상시키는 형상을 지녔습니다. 모든 멤
버들이 하모니를 이루면서 코러스를 만들어냅니다. 마치 교회에서 듣는 찬송가 같습니다.
퀸의 자랑으로 자리잡은 '하모니' 가 이 곡에서 절정으로 다다릅니다. 결국 퀸은 이러한 기
술을 2집, 3집, 4집 연속적으로 보여줌으로써 모든 멤버들의 보컬화를 유행으로 이끌게 되죠.
특히 점점 빨라지는 중반부가 특징입니다.
10. Seven Seas of Rhye
이 곡은 2집 Queen II에서 본격적으로 선보이게 되는 곡입니다. 1집에서는 그냥 연주만을
따로 담은 인스트루멘틀 버젼으로 실렸고, 2집에서는 가사와 여러가지 음향 기술을 넣어서
완연한 곡으로 만듭니다. 결국 그 곡은 퀸의 베스트 앨범 리스트에도 오르고, 싱글로 커트
되어서 기대 이상의 성과를 올립니다.
총괄적인 평가
: 퀸의 데뷔 앨범입니다. 말이 많은 앨범입니다. 상대적으로 음악성에 비해서
너무 과소평가받았다니, 아니면 퀸의 완연한 스타일이 정립되지 않은 허술한
데뷔 앨범이다 여러가지 의견이 대립합니다.
생각해봐도 이 앨범만큼 퀸의 여러 음반들 중에서 과소평과된 것이 없다고 봅니다.
분명 발매 후 영국과 미국에서 골든디스크를 탔던 음반입니다. 그리고 퀸의 웅장하고
거대한 이미지를 느낄 수 없지만, 데뷔 초기의 풋풋한 맛을 느낄 수 있습니다. 게다가
이 앨범을 통해서 1970년대 초반의 음악 장르의 유행을 엿볼 수 있습니다.
정말 과소평가된 음반 중의 하나입니다.
첫댓글 1집 2집 정말 과소평가 받았다고 생각합니다. 왜 그렇게 1집을 평론가들은 악평을 했을지-_-; 그리고 2집 대중성은 둘째치고 작품성은 오페라 앨범 못지 않았는데...
1집때의 퀸이란 신선하고 고급스럽게 여겨졌죠. 퀸의 곡 하나하나가 지금의 멋진 락의 집합인 퀸을 만들었습니다.
1집 악평 받았지만 팬들 에게도 별로 인기 없는듯.. 지금까지 저말고 퀸 1집 좋아하는 분들 처음 보내요. 음반 리뷰 봐도 1집 평가도 없습니다. 한가지 잘못된것이 있다면 퀸 1집이 350만장 팔렸다면 엄청 대박일탠대? 그정도 안팔린것으로 알고있습니다. 미국도 마찬가지,
liar 정말 좋아합니다. liar-march of the balck queen-bohemian rhapsody 이렇게 발전 된것 같아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