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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충식 "나, 아직 살아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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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년 괴롭히던 오른쪽 팔꿈치 통증 말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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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도 지난 93년 10월21일 한국시리즈 3차전을 기억하는 팬들이 많다. 삼성과 해태의 맞대결. 당시 삼성 박충식(33)은 2대2 무승부 속에 15이닝을 완투, 팬들의 머릿속에 이름 석자를 똑똑이 새겼다. 상대가 선동열이었다는 점, 무려 181개의 공을 던졌다는 사실도 두고두고 화제가 된 경기였다.
지금은 기아유니폼을 입은 박충식은 그 순간을 잊지 못한다. 그 명승부는 그에게 하나의 추억이 아니다. 마운드에 서고 있는 이유다. 박충식은 "부상으로 야구를 포기하고 싶었지만 그 때와 같은 공을 다시 한번 뿌려보겠다는 생각에 많은 고통을 이겨냈다. 선수생활을 그만 두기 전에 꼭 전성기때의 모습을 되찾고 싶다"고 말한다.
분명 욕심이다. 당시와 같은 시속 140㎞를 넘는 스피드를 찾는 것도 불가능하고, 어깨도 예전같지 않다. 하지만 지난 5년간 지긋지긋하게 괴롭혔던 오른쪽 팔꿈치 통증에도 공을 끝까지 잡게한 목표다.
지난해 희망을 발견했다. 항상 공을 던지면서 부상에 대한 부담이 있었지만 팔꿈치는 말짱했다. 바라고 바라던 일이다.
지난 10일 시작된 팀훈련. 박충식은 "그동안은 부상때문에 겨울훈련때 공을 많이 던지지 못했다. 이번에는 선발투수 정도의 투구수를 채우겠다"고 욕심을 부린다. 그러면서 "스피드가 없어도 볼끝만 좋으면 얼마든지 타자들을 상대할 수 있다. 올해는 자신있게 공을 뿌리겠다"며 당당하다.
올해 박충식의 목표는 '영광이여 다시 한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