物憚 改過
신정근 지음
=입문=여성 또는 연예인이 가장 싫어하고 무서워하는 것은 무엇일까?
바로 자신의 화장하지 않은 얼굴일것이라고 한다.감추고싶은 것을 그대로
드러낼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얼마 전 <1박2일>이란TV 방송프로 그램은
색다른 시도를 했다.
가능한 한 단점을 감추려는 속성을 갖는 연예인이 화장기 없고 푸석푸석한
얼굴을 그대로 드러내고 알리고 싶지 않은 사적 비밀까지도 무의식중에
밝힌 것이다. 그런데 시청자들은 역설적으로 그걸 보고 그들에게 더 정감을
느끼고 호의를 갖는 모양이다.
사람은 보통 자신의 단점을 드러내기를 좋아하지 않는다. 뜻하지않게 단점
이 드러났으면 재빨리 감추려고 한다.예컨데 힐을 신은 여성가 시내버스를
급히 타려 하다가 중심을 잃고 넘어졌다고 하자,그이는 어디를 다쳤는지
확인하기보다는 자신이 넘어져서 우스꽝스럽게 되었다는 데 더 민감해져
재빨리 그 자리를 벗어나려고 한다.
숨기려고 해서 영원히 감출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숨기부터 하고 고칠 것을
생각하지 않는다면 앞으로 숨길 일이 또 생길 수 있다. 정녕 무엇을 부끄러
워해야 항까?
=승당공 선생이 이야기했다."자율적 인간이 무겁게 굴지않으면 권위가
서지 않고, 그럴 경우 배운 게 있더라도 굳건하지않게 된다.자율적 인간
이라면 충실과 믿음을 행동으ㅟ 주인으로 삼고,자기만 못한 자를 친구로
사귀지 말 것이며 잘못을 저지를 경우 반성하고 고치는 일을 피하지도
싫어 하지도 말라,"
子曰: 君子不重,則不威,學則不固,主忠信,無友不如己者,過則勿憚改
=입실=중重은 무게가 무겁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 사람이 무겁다,가볍게
굴지 않는다는 뜻을 나타낸다.위威는 우위엄,위세,권위를 나타낸다.고 固
는 굳다,단단하다는 뜻이다.주主는 인금,주인,주체,가장 주요하다 주되다,
위주로 하다는 뜻이다.
충忠은진심.충실,진실의뜻뜻이다.신 信은 믿다,진실하다,진실의 뜻이다.
무無는기본적으로 없다는 뜻이지만 여기서는~하지 말라는 물勿의 뜻으
로 쓰인다.우友는 벗,벗하다,과過는 지나치다,허물,죄의 뜻이다.탄憚은
꺼리다,화내다,주저하다라는는 뜻이다.
=여언= 용기 하면 포포탄이 쏟아지고 목숨이 위태로운 전쟁터를 쉽게
떠올릴 수 있다.하지만 생각해보면 연인에게 사랑을 고백 할 때도 용기
가 필요하다. 사랑하면서도 뒤로 숨고 만날 기회가 생겨도 피해다니느라
말 한 마디도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래서"용기 있는 자가 미인을 얻는다"는 말이 생겨났을 것이다.우리
나라처럼 채면을 중시하는 문화권에서는 자신의 단점이 사람들앞에서
낱낱이 벗겨지는 것을 죽음보다도 끔찍하게 시싫어하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정작 중요한 것은 과실이나 단점이 있다는 것을 알면 고고치
는 것이다.
우리나라 사람은 단점이 드러나는 것을 끔찍하게 싫어하면서고 그것
을 고치는 데는 그다지 열성적이지 않다.그래서 공자는 힘주어 말했다.
"잘못을 했다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 잘못을 하고서도 고치지 않는다면
이제 바로 진짜 잘못이라고 할만하다"(過而不改,是謂過矣)우리는 이런
맥락에서 공자가 왜 인연을 그렇게 좋아하는지 알 수 있다.공자의 평가
에 따르면 안연은 자신이 저지른 잘못을 두 번 다시 되풀이하지 않았
기 때문이다.(不貳過)보통사람은'불이과'는 아니더라도'불십과不十過
라도 되면 좋을 것이다.
우리는 어떻게 하면 안연처럼 될 수 있을까?가장 중요한 것은 우리가
자신의 단점을 정면으로 응시할 수 있는 용기를 갖는 것이다.잘못을
마주하고서 인정핮하지 않는다면 잘못을 고칠 수 없다.약속시간에 30
분이나 느늦고서도 변명으로 일관하면서 다음에 잘하겠다고 하면
그 사람은 다음에도 늦을 것이다.
자신의 자잘못을 인정해야만 다음에는 이전과 똑같은 방식으로 대응
하지 않겠다는 회게의 굳센 의지가 생겨난다.그 과정에서 일의 진행
을 바둑의 복기처럼 천천히 되돌아보면서 언제어느 지점에서 무엇이
문제가 되었는지를 샅샅이 찾아내게 되고,다음에 그것이 나타나려고
하면 굳세게 쳐내서 이전의 문제를 되풀이하지 않을 수 있다.
예컨대 술로 문제를일으키는 사람이라면 술자리 후 다른 사람들에게
먼저 정중하게 사과해야 한다.
그리고 피해를 입은 상대에게 자신의 언제 어떤 잘못을 했는지 물어
야 한다.이로써 정확하게 무엇이 문제인지 진단이 끝나는 것이다.
다음에 술을 마실 때 이전과 같은 징후가 엿보이기 시작하면 아예 술
을 마시지 않거나 상대의 양해를 구해서 자리를 떠야 한다.그렇지
않으면 불이과는 불가능할 뿐만 아니라 백과百過아니 천과千過로 이어
지지게 될 것이다.
나에게 잘못이 있을 때 만인이 보는 광장에서 발가벗은 채로 서 있을
수 있는 용기를 발휘한다면 '불이과'에'가까워질 것이다.
<마흔,논어를 읽어야할 시간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