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서울 송파구 잠실에 있는 석촌호수 서호로 나갔다.
봄이 오래 전에 와서는 저만치 멀리 달아나고 있었다. 공원 안에는 많은 나무들의 잎사귀가 푸릇푸릇하고, 꽃가루가 거의 다 져서 땅바닥에 떨어져서 바람에 날리고 있었다.
요즘 나는 눈알이 퉁퉁 붓고, 벌겋고 콧물이 줄줄 흐르고, 재치기도 심하게 한다.
꽃가루, 솜털가루의 알레르기 현상이다.
그런데도 내 마음은 시골로 내려가 있다. 시골 텃밭을 돌보고 싶기에.
나는 건달 농사꾼, 엉터리 농사꾼, 게으른 농사꾼이기에 텃밭 안에는 다양한 식물이 있다.
묘목을 사다가 심는 식물 종류도 상당하고, 저절로 자생하는 식물도 엄청나게 많다.
과수원을 경영하려다가 실패했기에...
내 텃밭 안에는 산뽕나무, 꾸지뽕나무, 뽕나무가 있다. 시골장에서 사다가 심었던 뽕나무는 실패했다. 열매가 무척하게 큰데도 이상하게도 오갈병이 들고, 또한 키 큰 나무 틈새에서 저절로 죽었다.
산뽕나무는 저절로 자생해서 번진다. 열매가 작고 보잘것없지만 무척이나 생명력을 강하다. 오래 전 충남 보령호/보령댐 개울에서 산뽕나무 묘목을 보았다. 손으로 잡아당겨 뿌리를 캐다가 내 텃밭에 심었다. 이게 커서 씨앗이 털어져서 자생한다.
이들 뽕나무의 어린새순과 풋잎사귀는 뜯어서 살짝 데치서 나물 반찬하고, 또는 살짝 볶아서/덖어서 차로 우려 마실 수 있다.
지난해 이른 봄철이다.
내가 시골에서 일을 보려서 서해안 산골마을로 급히 내려갔을 때다(3월 중순).
아래는 당시의 내 일기에서 조금 퍼 온다.
' .... 지나가던 김 씨네 아주머니(예전에는 최씨네 산지기)가 허리가 아픈지 고개가 땅으로 향했다.
'꾸지뽕나무를 캐 갈 게요. 달여서 약으로 마실려고요.'
나한테 말했다.
'그래요? 내가 캐 드리지요.'
내가 삽, 낫, 대나무 빗자루 등을 들고는 도로변을 청소하던 참이었기에 삽으로 꾸지뽕 묘목 여러 개를 캐서 드렸다. 그거 캐려면 무척이나 힘이 든다. 나뭇줄기에 날카로운 가시가 있고, 내 무릎이 아픈데도 삽을 밟아서 흙을 파내려면... ...
꾸지뽕 열매가 떨어진 주변에는 어린 묘목이 자꾸만 번지면서 크고, 원목은 너무나 뿌리가 긁어져서 삽으로는 캘 재간이 없다. 캐려고 하면 포클레인을 동원해야만 가능할 터.
* 텃밭 안에는 꾸지뽕나무, 산뽕나무, 오가피, 가시오가피, 아카시나무 등도 있기에 이들의 뿌리를 캐서 가마솥에 넣고는 불 때서, 달여서 마시면 건강에 좋다고 한다.
나한테는 그거 아니더라도 마실 것은 있기에...
동네 아주머니가 욕심을 내면서 '약으로 쓴다'기에, 나는 내 텃밭 가생이에서 삽으로 꾸지뽕나무 묘목 몇 개를 캐서 드렸다.
최씨네 산지기였던 김씨 노인은 몇달 뒤에는 더 아파서(치매기 등) 돌아가셨다.
오늘은 2022. 4. 21.
내가 지금은 서울에 있으니 시골의 텃밭 속의 식물상태를 짐작도 못하겠다.
나무를 옮겨 심을 시기는 벌써 지나갔다.
그런데도 시골로 내려가서 다양한 나무의 묘목를 심고, 여러 종류의 풀을 더 키우고 싶다.
함께 내려가야 할 아내는 시골에 다녀오는 것을 아주 싫어한다.
매사가 다 불편한 시골생활이기에...
인터넷으로 검색하니 꾸지뽕나무의 뿌리, 줄기, 가지 등은 잘라서 판다.
딱딱한 목질인데도 1kg 25,000 ~ 30,000원 운운한다. 세상에나 왜 이렇게 비싼 거여?
이들 목질의 뿌리 줄기 등을 솥에 넣고는 끓여서 마시면 당뇨병 등에 좋다고 하나.. 나한테는 글쎄이다.
그렇게 효과가 클 것 같지는 않다고 여기기에..
* 그렇게 효과가 크다면 전세계 당뇨병환자는 곧, 다 치료되었을 터.
아내는 어린 새순과 잎사귀를 원할 게다. 나는 사다리를 나뭇가지에 걸쳐서 하늘로 뻗친 줄기를 잘라낼 게다.
내가 만8년이 넘도록 돌보지 않았으니 텃밭 속의 나무들은 제멋대로 웃자라서 하늘을 가린다.
이들 나무 가지의 새순을 뜯으려면 톱으로 줄기를 잘라서 키를 낮출 수밖에. 조금이라도 낮게 ...
나중에 시골 내려가거든 꾸지뽕나무 묘목을 더 만들어서 더 많이 심어야겠다.
4월 하순인 지금은 나무 심을 시기가 늦었어도 묘목을 심어서 번식시켰으면 싶다. 시기가 늦었기에 더러는 죽고, 더러는 살겠지.
나무 심을 시기를 놓친 올 4월 하순이다.
내 시골 텃밭에서는 나무와 풀에서 꺾고 뜯는 나물이 제법 많다.
봄철에는 나무의 새순 잎사귀를 뜯어서 살짝 데쳐서 나물반찬과 국을 끓이면 풋풋한 맛이 있을 게다.
서울에서 사는 요즘이기에 재래시장 안으로 나가서 기웃거리며, 봄나물 구경을 해야겠다.
이렇게라도 해서 시골로 내려가지 못하는 아쉬움을 달래고 싶다.
2022. 4. 21. 목요일.
날씨 흐렸다.
첫댓글 꾸지뽕 나무를 캐서 이웃 주민에게 주셨으니
그분은 무척 좋아 하실듯 합니다
저는 식물에 대해서는 알지 못하지만
몸에 좋은 약재는 누구나 좋아 하니까요
댓글 고맙습니다.
우리나라의 식물 종류는 4,200종. 한국 고유품종은 400종류. 한국은 남북의 길이가 길어서 다양한 식물종 보유.
지구의 식물은 40만 종을 넘고... 계속 발견하고, 개량/변종하기에 사실은 50만 종이 넘을 터.
'몸에 좋은 약재가 있으면.반대로 몸에 나쁜 약재가 있다.'
저는 '가장 흔한 것이 가장 소중하다'는 생각으로 아무것이나 다 먹으려고 하지요.
예컨대 우리 한국인한테는 날마다 먹는 밥이 가장 좋은 약재이겠지요. 흔하디 흔한 김치도 그렇고...
저는 '안 먹는 것보다는 먹는 게 낫다'는 식으로 식물 다양성을 추구합니다..
특이하거나 비싼 것은 안 먹어도 되지요. 말장난, 장사수완이 특출한 장사꾼의 상술이기에.
계절에 나오는 먹을거리, 흔한 것이 가장 좋은 약재이겠지요.
요즘에는 겨울을 잊어버린 식물을 인위적으로 재배하는데.. 저는 그런 것은 별로이지요.
저는 식물 좋아하기에 꽃가루 알레르기를 더욱 심하게 앓고 있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