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들어가며.
지난번 양지희 자유투 대투 사건 이후 눈팅으로 일관하던 중, 흥미로운 발제글과 댓글로 인해 오랜만에 농게에 글 올려봅니다. ^^
사실 그간 이 사이트에 정설처럼 떠도는, 하지만 그저 myth에 불과할 가능성이 다분한 여러 명제들에 대해 개인적인 의구심이 컸기에 관련된 몇가지 시리즈를 준비중이었습니다. 가령
'이경은은 과연 턴경은인가?' 혹은
'홍아란은 과연 차세대 포가의 선두주자인가' 라는 것들이죠. 기회가 되면 한 번 올려보도록 하겠습니다. 각설하고,
'무한체력농구 내지는 위성우표 농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세요?' 라는 발제문과 거기에 달린 댓글의 내용에서 알 수 있듯이, 상당수의 유저들이 위성우표 농구를 '선수들의 체력을 극도로 끌어올리고 그것을 통해 밀어붙이는 체력농구'라고 생각하시며, '이로 인한 장점보다는 파생될 문제점들이 훨씬 많은 나쁜 운영방식이다' 라고 여기고 계신듯하여, 이하에서는 그러한 견해에 대한 개인적인 의문점을 제기하고 또 기존의 견해들과는 다른 제 의견을 제시해 보겠습니다.
2. 무한체력농구는 위성우표 농구의 전부가 아닌, 일부분일 뿐이다.
소위 말하는 '무한체력농구'는, 올시즌 위주배표 농구의 일부분일 뿐입니다.
(저는 현재 우리은행의 농구가 위성우감독만의 작품은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현대시절 이미 고인이 된 왕회장의 끔찍한 사랑을 받았으며 그 후신이라 할 수 있는 신한은행에서 착실히 코치수업을 받으며 향후 차기감독이 될 것을 믿어 의심치 않았으나 충격적인 이적을 하면서 - 개인적으로 그 이유가 아직도 가장 궁금합니다 - 현재 우리은행의 농구를 180도 변화시킨 한국여농의 전설, 전주원 코치의 역할이 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2군조련을 전담하면서 신세대 선수들과 페북을 통해 끊임없이 소통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박성배 코치의 역할도 무시할 수 없죠. 따라서 저는 코칭스탭의 이니셜을 따서 위주배표 농구라고 부릅니다.) 각설하고,
제가 생각하는 위주배표 농구의 특징은
(1) 철저한 우리팀과 상대팀 분석에 따른 코칭스탭의 다양한 맞춤형 전략전술이 그 첫 번째요,
(2) 이것을 제대로 실현해주는 선수들의 전술이해능력과 뛰어난 실천력이 그 두 번째이고,
(3) 강력한 체력으로 위의 두 가지를 뒷받침한다는 것이 세 번째입니다.
이중 논란의 여지가 있는 것은 (3)이겠죠.
여기서는 제가 평소 궁금했던 몇 가지 질문으로 제 의견에 갈음하겠습니다.
거스 히딩크 감독이 국대축구팀을 맡았을 때 인터뷰에서 지적한 점은, '한국선수들의 체력이 형편없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때까지 한국국대에 대해 갖고 있던 선입견 - 강한 체력, 허접한 기술 - 은 여지없이 박살났고, 히딩크 감독은 월드컵을 얼마 남기지 않고 거듭된 평가전의 일정 와중에조차도 쉬지 않고 파워프로그램을 진행하면서 선수들의 체력을 극한까지 끌어올립니다. 그 결과는 다들 아시는대로이고요.
그럼 이제, 우리은행의 체력 혹은 체력훈련에 대한 여러분들의 부정적인 견해를 읽고 난 후의 제 궁금증들입니다. 댓글로라도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a. 지옥훈련이라는 이름으로 강행되는 체력훈련으로 인해 선수들의 수명을 갉아먹고 있다던데, 과연 우리은행에서 진행하는 피지컬프로그램에 대해 구체적으로 아시거나 직접 보신 분들이 있으신지요?
- 다시 말해, 그것이 계단뛰기 혹은 산타기, 아니면 한겨울에 얼음물깨고 잠수하기 같은 전근대적인 무식한 훈련법인지, 아니면 과학적이고 체계적으로 행해지고 있는 프로그램인지가 궁금하다는 거죠. 다들 '선수들 망가뜨리는 훈련'이라고 하시길래, 뭔가 정확히 알고 계시지 않을까 싶어 여쭙습니다.
b. 우리은행의 비정상적인 체력훈련의 여파로 이승아 선수의 무릎이 정상이 아니라는 글이 종종 보이던데요, 그 정확한 출처를 알 수 있을까요?
- 이승아 선수를 개인적으로 가장 아끼기에 진짜 궁금합니다. 올시즌 부진한 슈팅의 원인이 그것인지.... 혹시 통증을 참기 위해 데포메드롤 (속칭 대포주사) 맞아가며 뛰고 있는건 아닌지 알고 싶거든요.
- 게다가 주전들 중에서도 하필이면 가장 젊은 나이인 이승아 선수만 왜 그 훈련의 여파로 무릎이 맛이 갔다는 것인지.... 그것도 좀 의아하고요. (노장인 임영희, 양지희 선수는 훈련에서 열외시켜 줬었나요? 아시는 분 있으면 좀 알려주세요.)
c. 현재같은 패턴이면 내년 혹은 내후년에 부상으로 다들 퍼질거라던데, 어떤 근거에 의한 판단이신지요?
- 사실 이건 위의 a와도 연결되는 부분인데... 위주배 트리오가 팀을 맡은지 이제 2년째입니다.
확실히 우리은행은 타팀대비 강한 체력을 바탕으로 불리하던 경기도 후반에 뒤집는 모습을 자주 볼 수 있는데요, 여기서 제가 의아한 것은
- 과연 비과학적이고 전근대적인 훈련을 통해서 선수들의 체력이 이렇게까지 올라올 수 있는 것인지
(사실 그렇지 않다는 것은 이미 2002년 축구국대팀이 증명했죠. 무의미한 산타기와 극기훈련을 통해 미칠듯한 양의 '체력'훈련을 소화했던 과거 대표팀보다, 현대적이고 과학적인 프로그램에 의해 체력훈련을 진행했던 2002 대표팀의 체력이 훨씬 좋았다는 것)
- 제대로 된 훈련을 통해 끌어올린 체력이라면, 그 내구성이 과연 여러분들의 예상대로 딱 2년, 길어야 3년이 맞는 것인지에 대한 과학적 근거... 까지는 필요없고, 실증적 사례가 있다면 알고 싶네요.
d. 무리한 훈련의 여파로 리그 후반기로 갈수록 우리은행의 경기력이 떨어지고 있으며, 무리한 주전혹사도 그 원인의 하나이다?
- 리그후반기 들어 경기력이 떨어진 팀이 과연 우리은행 하나뿐인 것인지, 그리고 선수들의 경기력저하가 (체력훈련 때문이 아닌) 상식을 넘어설 정도의 무리한 일정 때문은 아닌지, 저는 항상 궁금합니다.
- 우리은행을 제외한 다섯 개 팀은 과연 주전혹사 논란으로부터 자유로운 것인지, 한번 자신의 응원팀에 대해 진지하게 생각해 보셨으면 합니다.
3. 나오며
쓰다보니 너무 길어졌기에, 간단히 요약들어갑니다.
1. 우리은행의 위주배식 농구는 체력농구가 전부가 아닌, 체력 + (코칭스탭의)지략 + (선수들의)능력 이 조화를 이룬 3위1체의 농구이다.
2. ‘우리은행의 무리한 체력훈련으로 인해 선수들의 몸이 맛이 가고 있으며 내년이 되면 그 결과가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라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과학적 근거와 실증적 사례가 결여된 미신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댓글 아니면 새로운 글로 누구나 이해할만한 과학적 근거와 실증적 사례를 제시해 주신다면 2번 주장은 즉시 철회하도록 하겠습니다. ^^)
이상입니다.
첫댓글 이승아 선수는 선수 본인이 인터뷰를 했었어요. 기사도 검색해보면 나올거에요. 무릎이 아파서 주사를 맞았다는 기사가 지난 시즌 중에 있었거든요. 주사맞고 다시 뛰었다고.. 그게 어떤 주사인지는 잘 모르겠습니다;;ㅋ // 신한은행의 조선대 계단 오르기 훈련은 유명해서 알려져있긴하지만, 우리은행의 체력훈련방식이 궁금하긴하네요 ㅋㅋ // 1번에 대해선 그래도 역시 체력농구가 가~장 돋보이고 메인이다보니 충분히 나올수있는 이야기라고 봅니다. 지략과, 선수들의 능력이야 성적이 어느정도 나오는 팀이면 어느팀이든 양념처럼 얘기할수있는 부분같구요. 신한,국민,삼성등과 비교하면 체력적인 면이 돋보이잖아요?ㅋㅋ
2번 얘기는 물론 훈련방식이 과학적인가에 대해서 알려진바가 없긴하지만, 훈련강도가 굉~장히 강한것이 선수들 인터뷰를 통해서 이미 공공연히 알려진바가 있습니다. 과학적인가와는 별개로 그 강도가 그정도로 압도적이라면 팬들 입에서 선수들 몸상태에 대한 부정적인 우려가 나오는것도 충분히 일리있어보여요. 강도높은 훈련으로 유명했던 신한은행 선수들이 유독 줄부상에 고생하는 '결과'를 봤으니 말이죠. 물론 신한은행도 사실 조선대 계단 오르기 그거 하나 외의 체력훈련방법에 대해 알려진바가 없잖아요. 우리은행과 매한가지죠. 저는 되려 왜 그런말을 할필요가 없는지에 대한 근거를 더 알고싶어요.
@ㄱㄱㅆ 신한은행도 임달식 감독님 부임후 1,2년만에 이런 지경이 된건 아니잖아요. 3,4년 지나고부터 유독 신한은행 출신 선수들이 몸이 많이 안좋은것을 봐서 그런가 경험적으로 우리은행에 그 모습을 투영하는것 같습니다. 사실 나이들고 부상있는거 어쩌면 당연한데, 결정적으로 아직 젊은 최윤아나 특히 김단비의 부상이 임팩트가 커서일지도....
댓글이 엄청나네요 ^^
1. 인터뷰는 꼭 찾아보겠습니다. 정보 감사하구요
2. 인식의 차이겠지만, 저는 외려 우뱅 호성적의 원인에서 지략과 능력이 차지하는 비중이 체력 못지않게 중요하다고 봤거든요. (말씀하신 세 팀과 비교해서도 말이죠) 대충 생각나는 것은
아직도 먹히는 트랩디펜스,
샤데와의 첫경기에서 바로 모범답안 제시,
(정상은 아니나 여전히 위협적인)하은주 잘 제어중
등을 들 수 있겠네요.
@Chris Mullin 그렇기에, '전술적 준비와 선수들의 수행능력'이 ''호성적에 뒤따르는 결과론'이 아니라 '호성적의 원인'이라 본 것이고, 이런 요소는 제쳐두고 '강한 체력'만 지나치게 부각되고 있는 것은 좀 아니라는거죠. ^^
마치 열거하신 세 팀이 우뱅과의 상대전적에서 뒤지는 이유가 '전술과 능력은 쳐지지 않는데 체력때문이다'라고들 생각하는건 아닌지... 라는 느낌, 그런데 각종 스탯순위만 살펴봐도 그건 아니라는걸 알 수 있을텐데.. 라는 생각이 들었던거죠.
@ㄱㄱㅆ 3. 훈련강도가 압도적인걸 제가 모르겠습니까 ^^
문제는, '압도적이어서 몸상태가 우려된다' 라는 인식자체가 위험하단거죠.
무식한 주먹구구식 훈련내용이라면 몸망가지는게 당연하겠지만, 과학적 관리와 체계적 프로그램에 따른 훈련이라면 그렇지가 않습니다. 그래서 '걱정하시는 분들이 제대로 훈련내용을 알고들 계신건가, 알면서 비판들 하시는건가' 궁금한 것이었구요
@Chris Mullin 신한은행 선수들의 부상과 임감독의 훈련방식 사이의 인과관계는 정확하게 입증된 것인지... 도 의심스러웠고 (임감독의 훈련방식에 대해서도 계단오르기 말고는 알려진게 없잖아요)
혹시 오비이락식 끼워맞추기의 산물은 아닌지, 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Chris Mullin 신한의 체력 훈련에는 조선대 계단뛰기, 조선대 뒷산 오르기 등이 하계 지옥훈련의 주 코스입니다....만...... 다른 훈련 방식도 있겠지만 주요 체력훈련은 저 두가지가 맞구요 물론 평지에서 뛰는 것도 있습니다..
그런데 그 조선대계단훈련이라는게 지금도 하는건가요?
더불어서, 이경은은 과연 턴경은인가에 대한 글이 너~~~무 궁금하고 읽고 싶네요 ㅋㅋ 내용인즉슨 아니다!라는 근거들이 나올텐데, 개인적으론 그냥 요즘의 이경은의 화려한 개인기 공격이 참 맘에 들고, 지지난시즌이었던가요? 1,2라운드 확실한 공격형 포인트가드의 모습이 아직도 기억에 남아서... 물론 부상당하고 그 시즌 접긴했지만;;; 암튼 너무 어이없는 패스미스와 턴오버가 각인이 되어있어서 궁금합니다. ㅋㅋㅋ 홍아란은 그리고 필요한 득점으로 팬들에게 눈도장 찍고있지만 아직 차세대 포인트가드의 선두주자로 불리지도 않고있는데;;;ㅋㅋ KB의 차세대 포인트가드의 선두주자는 맞긴합니다만 ㅋㅋㅋ
1. 이경은선수 관련해서 스탯과 경기내용을 찾다보니 재미있는 사실들이 많더군요. 후술하기로 하구요 ^^
2. 홍아란선수 얘기는, 케비가 연승할 때 카페에 주르륵 굴비엮듯 글들이 올라오기에 '과연 그럴까' 싶어 자료찾고 있었는데, 팀이 연패에 빠지자 그런 얘기들이 조용히 사라지더군요. 그래서 굳이 후술할 필요는 없을것 같습니다.
3. 어쨌든 재미없는 긴 글 끝까지 보시고 성의있는 리플주셔 감사합니다. ^^
2. ‘우리은행의 무리한 체력훈련으로 인해 선수들의 몸이 맛이 가고 있으며 내년이 되면 그 결과가 확실하게 드러날 것이다‘ 라는 주장은, 현재로서는 과학적 근거와 실증적 사례가 결여된 미신에 불과할 가능성이 높다.
이거는 글쓴분이 그렇게 말하는거니 근거를 보여주셔야해요 그게 왜 미신인지 근거를 보여주시기 바랍니다.
글쎄요 본문에서 말씀드렸다시피,
발제글에 달린 댓글에서 주장되고 있는 내용들이 있었죠. '무리한 훈련으로 폭망' 이라는 내용말이죠.
제가 저것을 미신일 가능성이 높다... 라고 주장한 이유는, 댓글 내용 어디에서도 주장을 입증할 합리적 근거를 못봐서입니다.
그러니 '미신에 불과하다'는 제 반박을 깨뜨리려면 저의 근거제시보다는, 원래 주장을 제시하신 분들이 저를 납득시킬 군거를 제시해주시는게 우선 아닐까요?
@Chris Mullin 그래서 제 글의 2번 결론 말미, 괄호안의 문장에서 정확히 이것을 말씀드린 것이구요.
재미없고 긴 글이었지만, 이왕이면 끝까지 세심하게 읽어주셨으면 좋았을것 같습니다.
@Chris Mullin 이해를 돕기 위한 간단한 예를 들어 드릴께요.
누군가가 '예쁜 여자가 인간성도 좋아' 라고 주장했어요. 그것에 대해 제가
'근거없군. 미신이야' 라고 반박했을 때,
'미신인 이유를 말해봐' 가 먼저일까요, 아님
'그렇다면 왜 미녀가 인간성도 좋은지 내가 알려주지!' 가 먼저 일까요?
좋은 글 잘 봤습니다.
저도 우리은행 코칭스탭의 전략과 매 경기 전술에 대한 평가가 다소 박한 것이 아쉬웠습니다.
용병 선발시에 좋은 여건이 아니었고 시즌 전 선수가 계약을 거절하는 다소 황당한 일이 있었음에도
포지션 밸런스와 팀 여건에 맞게 선수를 뽑아서 활용을 잘 하는 점도 높이 평가할 만 하다고 봅니다.
지난 시즌에 비해 선수들 대부분이 실력향상을 보여주고 있는 점도 인상적이라고 생각하구요.
갖고 있는 정보가 부족하고 아는 것도 없어서 위감독님 스타일에 대한 여러 의견들에
어떤 판단을 내려야 하는지 아직은 잘 모르겠습니다. ^^
분위기에 휩쓸려서 한번 사람들의 인식속에 굳어지면 그걸 깨는 게 쉽지 않은데, 이렇게 고정관념에 대해 반박하는 글이 올라오는 것은 그 시도자체가 참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서로 생각하는 게 다를 수도 있고, 글을 읽고서 판단은 각자 하는 것이지만요. 아무튼 그런 의미에서 턴경은에 대한 미신 타파도 꼭 해주셨으면 좋겠네요ㅋㅋ
제 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 주셨군요. ^^ 감사합니다.
... 그런데, 턴경은 관련글은 그 후폭풍이 두려워 선뜻 쓰기가 꺼려지는 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