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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음완보(微吟緩步)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천천히 걷는다는 뜻으로, 한적하게 노닒을 가리키는 말이다.
微 : 작을 미(彳/10)
吟 : 읊을 음(口/4)
緩 : 느릴 완(糸/9)
步 : 걸음 보(止/3)
작은 소리로 시를 외우거나 나직이 노래를 부르는 것을 뜻하는 미음(微吟)과 느리게 걷는 것을 가리키는 완보(緩步)가 합쳐진 말이다. 주로 자연 속에서 풍경을 즐기며 유유자적하게 시간을 보내는 것을 가리킨다. 같은 뜻으로 소요음영(逍遙吟詠)이 있다.
김나영 시인의 새 시집 ‘나는 아무렇지도 않다'를 읽다가 시 ‘로마로 가는 길'에 눈이 멎는다. “천천히 제발 좀 처언처어어니 가자고 이 청맹과니야. 너는 속도의 한 가지 사용법밖에는 배우질 못했구나. 여태 속도에 다쳐 봤으면서 속도에 미쳐 봤으면서, 일찍 도착하면 일찍 실망할 뿐….”
정미조씨의 신곡 ‘시시한 이야기'를 다시 포개 읽는다. “앞서 가는 사람들 여러분, 뒤에 오는 사람들 여러분. 어딜 그리 바삐들 가시나요. 이길 끝엔 아무것 없어요, 앞서 가도 별 볼 일 없어요, 뒤에 가도 아무 일 없는 걸요. (중략) 가다 보면 결국은 알게 되지. 아무것도 없다는 걸, 마지막은 시시한 걸.”
시간은 물속에 고여 있는데, 마음의 부산함이 좀체 가시질 않는다. 고등학교 때 배운 정극인의 ‘상춘곡(賞春曲)’에서는 “미음완보(微吟緩步) 하여 시냇가에 혼자 앉아, 명사(明沙) 깨끗한 물에 잔을 씻어 부어 들고, 청류(淸流)를 굽어보니 떠오느니 도화(桃花)로다”라고 했다.
미음완보는 나직이 읊조리며 천천히 걷는다는 말이다. 숲 그늘로 들어서면 온통 농담(濃淡)이 다른 초록 세상이다. 뒷짐을 지고 고개를 올려 하늘을 보다가 다시 느릿느릿 걷는다. 쏟아지는 새 소리 물 소리에 귀가 활짝 열린다.
지금 우리에겐 혼잣말하며 느릿느릿 거니는 미음완보의 시간이 필요하다. 종종걸음 끝에는 아무것도 없다. 권구(權榘)의 ‘임거잡영(林居雜詠)’ 제5수는 이렇다. “낮잠을 갓 깨어도 문은 늘 잠겨있어, 지팡이 짚고 작은 동산 사이로 향해간다. 읖조리며 느릿 걷다 이따금 앉았자니, 한가한 이 모든 일이 한가함을 혼자 웃네(午睡初醒門常關, 扶藜起向小園間. 微吟緩步時還坐, 自笑閒人事事閒).”
또 제6수는 “부자가 더욱 부자 되려 하니 마음 항상 근심겹고, 가난해도 가난 근심 않으면 즐거움이 넉넉하다. 묻노라 계손(季孫)이 만종(萬鍾) 재물 누렸어도, 안연(顏淵)의 단사표음(簞食瓢飮) 그 즐거움 어떠한가(富求益富心常戚, 貧不憂貧樂自饒. 借問季孫萬鍾享, 何如顔氏一簞瓢)”이다.
조금 부족하고, 많이 힘들어도 마음먹기 달렸다. 어디로 가는지도 모르는 채 달리기만 하면 끝에 남는 것이 없다.
▶️ 微(작을 미)는 ❶형성문자로 뜻을 나타내는 두인변(彳; 걷다, 자축거리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에 보일 듯 말듯 할 만큼이란 뜻을 나타내는 글자 (미)로 이루어졌다. 몰래 간다는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微자는 '작다'나 '정교하다', '꼼꼼하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微자는 彳(조금 걸을 척)자와 (미)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머리칼을 빗어 넘기는 여자를 그린 것으로 '가늘다'라는 뜻이 있다. 微자는 이렇게 '가늘다'라는 뜻을 가진 (미)자에 彳자가 결합해 '좁은 길'이나 '오솔길'을 뜻했었다. 하지만 지금은 ‘작다’나 '정교하다'라는 뜻으로만 쓰이고 있다. 그래서 微(미)는 ①작다, 자질구레하다 ②정교하다, 정묘하다, 자세하고 꼼꼼하다 ③적다, 많지 않다 ④없다 ⑤어렴풋하다, 또렷하지 아니하다 ⑥어둡다, 밝지 아니하다 ⑦쇠하다, 쇠미하다(쇠잔하고 미약하다) ⑧아니다 ⑨숨다, 숨기다 ⑩엿보다, 몰래 살피다 ⑪다치다, 상처를 입다 ⑫천하다, 비천하다 ⑬조금 ⑭몰래, 은밀히, 비밀히 ⑮없다고 하면 ⑯처음, 시초(始初) ⑰발, 대발 ⑱종기(腫氣), 다리가 부어오르는 병 ⑲소수의 이름(=0.000001)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어떤 현상이나 내용이 뚜렷하게 드러나지 않으면서 야릇하고 묘함을 미묘(微妙), 분간하기 어려울 만큼 매우 작음을 미세(微細), 소리를 내지 않고 빙긋이 웃는 것 또는 그 웃음을 미소(微笑), 뚜렷하지 않고 매우 희미함을 미미(微微), 힘이 없고 여림을 미약(微弱), 살살 부는 바람을 미풍(微風), 썩 작음을 미소(微小), 보잘것없는 낮은 벼슬자리를 미관(微官), 약간 일어나는 몸의 열을 미열(微熱), 하찮고 천함을 미천(微賤), 조금 움직임을 미동(微動), 조금 찬 듯함을 미랭(微冷), 자그마하고 변변찮은 물건을 미물(微物), 지위가 높은 사람이 무엇을 살피러 다닐 적에 남의 눈을 피하려고 입는 수수한 차림을 미복(微服), 물건값 따위가 약간 오름을 미등(微騰), 조금 나는 땀을 미한(微汗), 아주 적은 분량을 미량(微量), 앞일에 대한 다소 막연한 예상이나 짐작이 들게 하는 어떤 현상이나 상태를 기미(幾微), 아주 작고 가벼움을 경미(輕微), 또렷하지 못하고 흐릿함을 희미(稀微), 가난하고 지체가 변변하지 못함을 한미(寒微), 무슨 사단이 커지기 전에 막음을 방미(防微), 도리나 기예가 깊어서 썩 미묘함을 현미(玄微), 지극히 적음을 극미(極微), 지체가 낮고 천함을 비미(卑微), 털끝 만큼 썩 가늚을 홀미(忽微), 남이 알아보지 못하게 미복으로 넌지시 다님을 이르는 말을 미복잠행(微服潛行),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천천히 거님을 이르는 말을 미음완보(微吟緩步), 밝히어 말을 하지 아니하고 슬쩍 그 눈치만 보임을 이르는 말을 미시기의(微示其意), 꽃을 집어 들고 웃음을 띠다란 뜻으로 말로 하지 않고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일을 이르는 말을 염화미소(拈華微笑), 완곡하게 상대방의 급소를 찌르는 말을 담언미중(談言微中), 사물을 샅샅이 밝히어 살펴본다는 말을 무미불촉(無微不燭), 썩 작은 것까지라도 다 환하게 알 수 있다는 말을 무미불측(無微不測) 등에 쓰인다.
▶️ 吟(읊을 음, 입 다물 금)은 ❶형성문자로 唫(음)은 고자(古字), 噖(음), 訡(음)은 동자(同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입 구(口; 입, 먹다, 말하다)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今(금)으로 이루어졌다. 목소리를 입 속에 머금고 낮은 소리로 읊조리다의 뜻이다. ❷회의문자로 吟자는 '읊다'나 '신음하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吟자는 口(입 구)자와 今(이제 금)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今자는 입을 거꾸로 그린 것이다. 이렇게 입을 거꾸로 그린 今자에 口자가 더해진 吟자는 입과 입이 서로 맞부딪쳐 말이 새어나가지 못하고 맴돌고 있다는 뜻을 표현한 것이다. 吟자가 '읊다'라는 뜻 외에도 '신음하다'나 '끙끙 앓다'는 뜻하고 있는 것도 소리가 밖으로 새어 나오지 못한다는 의미이다. 그래서 吟(음, 금)은 ①읊다 ②신음하다(呻吟--) ③탄식하다(歎息--) ④(새가)울다, 노래하다 ⑤끙끙 앓다 ⑥취주하다(吹奏--: 관악기를 불어 연주하다) ⑦말을 더듬다 ⑧시가(時歌), 읊는 시가(時歌) ⑨주걱턱, 그리고 ⓐ입을 다물다(=噤)(금)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부를 소(召), 읊조릴 신(呻), 부를 호(呼), 부를 창(唱), 부를 환(喚), 부를 징(徵), 부를 초(招), 부를 빙(聘) 등이다. 용례로는 병이나 고통으로 앓는 소리를 냄을 신음(呻吟), 시나 노래를 읊어 그 맛을 봄 또는 사물의 의미를 새겨 궁구함을 음미(吟味), 시부를 읊조림을 음영(吟詠), 즐겨 읊음을 애음(愛吟), 감동하거나 감탄하여 시가를 읊음을 감음(感吟), 홀로 읊음을 고음(孤吟), 시 같은 것을 음률이 있게 읊조림을 낭음(朗吟), 매미의 울음소리를 선음(蟬吟), 슬프게 읊음을 비음(悲吟), 읊조림 또는 말을 더듬음을 구음(口吟), 혼자서 시가 등을 읊음을 독음(獨吟), 길게 읊음을 장음(長吟), 낮은 소리로 읊음을 저음(低吟), 글제가 없이 생각나는 대로 시나 시조 따위를 지어서 읊음을 만음(漫吟), 입안의 소리로 읊음을 미음(微吟), 노래를 부름을 구음(謳吟), 소리 없이 시를 읊음을 묵음(默吟), 시가를 소리 높여 읊음을 음아(吟哦), 소리 높여 읊음을 고음(高吟), 시름에 겨워 웅얼댐 또는 그 소리를 수음(愁吟), 훌륭한 시가를 수음(秀吟), 시를 가락을 붙이어 읊음을 시음(詩吟), 슬피 읊음 또는 슬피 읊은 시가를 애음(哀吟), 들에서 시가詩歌를 읊음을 야음(野吟), 병으로 신음함을 음병(吟病), 시나 노래를 읊는 소리를 음성(吟聲), 시를 읊음을 음시(吟詩), 버릇없이 멋대로 노는 짓을 음유(吟遊), 시가詩歌를 읊을 때의 정취를 음정(吟情), 거닐면서 글을 읊음이나 귀양살이하며 글을 읊음을 행음(行吟), 남의 시가詩歌 또는 남의 음영吟詠을 높이어 이르는 말을 방음(芳吟), 얼른 떠오르는 생각을 시가詩歌로 읊음을 우음(偶吟), 시가詩歌를 소리 높이 외어 읊음 또는 소리를 내어 책을 외어 읽음을 음송(吟誦), 잘 짓지 못한 시 또는 자기의 시를 겸손하게 이르는 말을 졸음(拙吟), 오吳나라의 노래를 읊는다는 말로 고향을 그리워함을 이르는 말을 오음(吳吟), 시가詩歌 따위를 소리 높이 읊음을 음소(吟嘯), 조용히 시가詩歌를 읊음을 한음(閑吟), 술이 취하여 시가詩歌를 읊음을 취음(醉吟), 속으로 깊이 생각함을 침음(沈吟), 시가詩歌 따위를 묵독함을 묵음(黙吟), 빈틈없이 사고하면서 목적하는 바에 이름을 일컫는 말을 음미도달(吟味到達), 바람을 읊고 달을 보고 시를 짓는다는 뜻으로 시를 짓고 흥취를 자아내며 즐김을 일컫는 말을 음풍농월(吟風弄月), 맑은 바람과 밝은 달에 대하여 시를 짓고 즐겁게 놂을 일컫는 말을 음풍영월(吟風詠月),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천천히 거님을 일컫는 말을 미음완보(微吟緩步), 병도 아닌 데 괴로워 앓는 소리를 낸다는 뜻으로 곧 별것도 아닌 데 떠벌려 소란을 떨거나 엄살을 피움을 이르는 말을 무병신음(無病呻吟) 등에 쓰인다.
▶️ 緩(느릴 완)은 ❶형성문자로 缓(완)은 간자(簡字)이다. 뜻을 나타내는 실 사(糸; 실타래)部와 음(音)을 나타내는 동시(同時)에 여유(餘裕)가 있다는 뜻을 가진 爰(완)으로 이루어졌다. 맺은 끈을 느슨하게 하는 일을 말한다. ❷회의문자로 緩자는 '느리다'나 '느슨하다', '늦추다'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緩자는 糸(가는 실 사)자와 爰(이에 원)자가 결합한 모습이다. 爰자는 누군가에게 막대기나 줄을 건네주는 모습을 그린 것이다. 緩자는 이렇게 줄을 건네주는 모습을 그린 爰자를 응용한 것으로 여기에 糸자를 결합해 '줄이 느슨하다'를 표현했다. 다만 지금의 緩자는 어떠한 상황이나 분위기가 부드럽게 누그러진다는 의미에서 '느슨하다'는 뜻으로 쓰인다. 그래서 緩(완)은 ①느리다 ②느슨하다 ③늦추다 ④부드럽다 ⑤너그럽다, 따위의 뜻이 있다. 같은 뜻을 가진 한자는 늦출 이(弛), 천천히 할 서(徐), 흩어질 만(漫), 놓을 방(放), 풀 해(解), 풀 석(釋) 등이고, 반대 뜻을 가진 한자는 급할 급(急), 민첩할 민(敏) 등이다. 용례로는 급박하거나 긴장된 상태를 느슨하게 함을 완화(緩和), 느려짐과 바쁨 또는 일의 느림과 빠름을 완급(緩急), 행동이 느릿느릿함 또는 경사가 급하지 않음을 완만(緩慢), 충돌을 완화 시킴을 완충(緩衝), 천천히 느리게 다님 또는 각 역마다 멎는 빠르지 아니한 열차를 완행(緩行), 느리게 흐름으로 느리게 흐르는 물을 완류(緩流), 야구에서 느리게 던지는 공을 완구(緩球), 기약한 날짜를 느즈러뜨림을 완기(緩期), 느리게 걸음 또는 느린 걸음을 완보(緩步), 시간의 제한이 없이 천천히 쏨 또는 그런 사격을 완사(緩射), 병이나 죄를 천천히 다스림을 완치(緩治), 기한을 느즈러뜨림을 완한(緩限), 다른 사람이 잘 알아볼 수 없게 된 질병의 상태를 완해(緩解), 형의 집행을 느즈러뜨림을 완형(緩刑), 독촉을 늦추어 줌을 완독(緩督), 느릿느릿 뛰는 맥을 완맥(緩脈), 가파르지 않은 비탈을 완사(緩斜), 느리고 천천함을 완서(緩徐), 마음이 풀어져 게으름을 피움을 완태(緩怠), 서두르지 아니하고 정성을 들임을 완관(緩款), 죄를 너그럽게 논함을 완론(緩論), 출병하는 일을 늦춤을 완병(緩兵), 일을 지연시키거나 소홀히 함을 완홀(緩忽), 살갗이 검은 자줏빛으로 짓무르는 병을 완저(緩疽), 온건하게 천천히 말함을 완협(緩頰), 허리띠를 느슨히 맨다는 뜻으로 긴장했던 마음을 풂의 비유하는 말을 완대(緩帶), 느즈러짐 또는 풀려 늦추어짐을 이완(弛緩), 느림으로 진행이 더딤을 서완(徐緩), 조금 느즈러짐을 차완(差緩), 요긴함과 덜 요긴함을 급완(急緩), 일이 더디어 시간이 늦추어짐을 연완(延緩), 느리고 더딤을 예완(泄緩), 긴장을 풀어서 누그러뜨림을 종완(縱緩), 더디고 늦음 또는 더디게 하거나 늦춤을 지완(遲緩), 느리고 더딤 또는 막히고 걸림을 우완(迂緩),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천천히 거님을 일컫는 말을 미음완보(微吟緩步), 걱정이 없어서 느긋한 모양을 일컫는 말을 유유완완(悠悠緩緩), 위급한 일을 일컫는 말을 완급지사(緩急之事) 등에 쓰인다.
▶️ 步(걸음 보)는 ❶회의문자로 歩(걸음 보)의 통자(通字)이고, 歨(걸음 보)는 동자(同字)이다. 止(지)는 발의 모양으로, 옛 자형(字形)은 오른쪽을 향한 것이나 왼쪽을 향한 것이 같았다. 步(보)는 止(지)를 포갠 것으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가는 것을 말한다. 옛날엔 큰 길을 나타내는 行(행)을 붙여서 쓰는 자체도 있었다. ❷회의문자로 步자는 '걸음'이나 '걸어가다'라는 뜻을 가진 글자이다. 步자는 두 개의 止(발 지)자가 위아래로 결합한 모습이다. 지금의 步자는 마치 止자와 小(적을 소)자를 결합한 것처럼 보이지만 아래에 있는 획은 止자가 변형된 것이다. 步자의 갑골문을 보면 길게 삐져나온 엄지발가락이 좌우로 함께 그려져 있었다. 이것은 사람이 걷는 모습을 표현한 것으로 步자는 '걸음'이나 '걸음걸이'를 뜻하기 위해 만든 글자이다. 그래서 步(보)는 (1)거리를 재는 단위의 하나로, 주척(周尺)으로 여섯 자 (2)평(坪) (3)거리를 발걸음으로 재는 단위로 한 발짝 뛰어 놓을 때 발과 발 사이. 걸음 등의 뜻으로 ①걸음, 걸음걸이 ②보(거리의 한 단위) ③행위(行爲) ④운수(運數), 시운(時運) ⑤보병(步兵) ⑥처하다 ⑦나루터 ⑧걷다, 걸어가다 ⑨뒤따르다 ⑩천문을 재다, 헤아리다 따위의 뜻이 있다. 용례로는 도보로 전투하는 병정을 보병(步兵), 힘차고 씩씩하게 걷는 걸음을 보무(步武), 걸음걸이의 모양을 보태(步態),걸음의 발자국과 발자국 사이의 거리를 보폭(步幅), 걸음을 걷는 법을 보법(步法), 사람이 두 다리로 걸어가거나 걸어오는 것을 보행(步行), 사람이 다니는 길을 보도(步道), 걸음걸이의 속도나 모양을 보조(步調), 남에게 좌석이나 길이나 물건 따위를 사양하여 물러나는 것을 양보(讓步), 더욱 발달함 또는 차차 더 좋게 되어 나아감을 진보(進步), 보행의 첫걸음 또는 학문이나 기술 등의 첫걸음을 초보(初步), 제자리에 서서 하는 걸음을 답보(踏步), 활개를 치고 거드럭거리며 걷는 걸음을 활보(闊步), 뒤로 물러감으로 후퇴를 퇴보(退步), 바람을 쐬기 위하여 이리저리 거닒을 산보(散步), 어떤 목적지까지 걸어서 가거나 다녀옴을 행보(行步), 타지 아니하고 걸어감을 도보(徒步), 걸음걸이가 씩씩하고 버젓하다는 말을 보무당당(步武堂堂), 한단에서 걸음걸이를 배운다는 뜻으로 제 분수를 잊고 무턱대고 남을 흉내내다가 이것저것 다 잃음을 비유하여 이르는 말을 한단지보(邯鄲之步), 날로 달로 끊임없이 진보 발전함을 이르는 말을 일진월보(日進月步), 일곱 걸음에 시를 짓는 재주라는 뜻으로 시를 빨리 잘 짓는 재주를 이르는 말을 칠보지재(七步之才), 상대방 또는 남에게 한 걸음도 양보하지 아니함을 이르는 말을 일보불양(一步不讓), 작은 소리로 읊조리며 천천히 거님을 이르는 말을 미음완보(微吟緩步) 등에 쓰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