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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네이트판
http://pann.nate.com/b323029542
살라말리쿰!
직장인이 싫어하는 일 중에 가장 으뜸인 월요일입니다. ㅎ
요새 신기하네요. 한 10명은 보시려나? 댓글 하나쯤은 달릴까? 하면서 쓰기 시작한 글인데
톡도 되어보고 많은 분들의 관심도 받아보고.
댓글 중에 윤민수 아들 후 이야기가 더 재밌을 것같다고 하신 분 있던데
그거 보고 한참 웃었습니다 ㅋㅋㅋㅋ
전 정말 자소서 말곤 글이라곤 써본적이 없어요.. ㅎ
쓰다보면 글을 좀 맛있게 쓸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요 ^^;
엑셀 돌리다보니 좀 졸리기도 하여!
그럼 오늘도 군대에서 있었던 짧은 이야기 한번 해볼까 해요.
요샌 일이 재미음슴으로 음슴체로 스따뜨~!
[실화] # '역관광'
때는 23살, 전경에 입대 후 수경 (병장 계급) 이었던 추운 겨울 날 이었음
뭐 어디가나 있겠지만 우리 부대엔 관심병사들이 꽤 있었음.
대부분 이런 관심 병사들은 꼭 어디가 아프네 저기가 아프네 하면서
부대잔류하며 위병초소에서 부대 지키는 일들을 함.
고참 되고나서 그 이유들을 들어보면... 참 가관임 ㅋㅋ
우리 부대엔 3대 질병을 가지고 있는 3명의 잔류병들이 있었음.
1. 무릎 연골이 나가서 뛸 수가 없어요 - 뭐 이해할 수 있는 질병임
2. 폐가 안좋아서 뛸 수가 없어요 - 그래. 폐가 안좋을 수도 있지.. 그런데 이놈은 부대원 80명이
바닷가에 가서 잠수대회했는데 특박 준다니까 1등함................ 그날 내가 2등했는데 난
잠수 끝내고 숨못쉬어서 토하고 난리났었는데 얜 신난다고 담배 피고 있었음.ㅋ
3. 달팽이관이 아파요. - ............................ 응?????? 달팽이관이 아파????????????
도대체 달팽이관이 아픈건 어떻게 아픈거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혹시 누가 아시는분
있으면 좀 알려주삼 ㅋㅋㅋ
요 셋 중 세번째 달팽이관 놈을 좀 더 설명 하자면,
좀.................. 이.상.했.음.
정말 이상했음.
뻑하면 멍때리고.. 말도 없어서 무슨 생각하는지 도저히 감이 안잡히는.. 그런놈임
뭐 어차피 얜 부대에 잔류하고 위병초소 근무 서고 난 나가서 시체 찾고 시위 막고
그랬으니 친해질 겨를도 없었고 별로 그럴 시도도 안해봄. (참고로 내 후임이었심)
그러던 어느날,
감기에 걸린 나는 부대에 잔류를 하게 되었고, 위병초소에서 근무하고 있었음.
뭐 근무라 해봤자 정문초소 안에서 대기타다가 차 지나가면 문열어주고
끝날 시간 쯤되면 우리 부대의 주차장, 쓰레기장, 건물 내 3층, 1층, 지하에 있는
파란통에서 쪽지꺼내서 순찰돌았다고 동그라미 표시치면 끝.
그런데..
이 지하에 있는 파란통이 문제임.
3층, 1층은 뭐 화장실 불, 취침등 불 등등이 있어서 그나마 괜찮은데
지하는 껌껌했음. 불을 킬 수도 없음. 오직 빛이라곤 그.. 비상등 초록불 있잖슴??
그 불빛에 의존해서 가야 했음.
잔류하던 그날 난 출동을 안나간 관계로 부대에 남아서 새벽 1 ~ 3시까지 근무서야 했는데,
그 당시 짬이 찰대로 차있었기 때문에 위병초소에서 예능보면서 낄낄거리고
잡지 맥심 뒤져보고 뭐 그러고 있었음.(군대 다녀온 사람들은 대충 알잖슴? ㅋㅋ)
그러다 새벽 2시 50분이 돼서 순찰 돌러 나감.
주차장 갔다가 쓰레기장에 가서 동그라미 표시를 함
건물 들어가기 전 쓰레기장에서 담배 한대 피고, 심호흡 한번 하고, 건물 내로 들어감.
그날 모두 전 부대원이 출동을 나가 있어서 부대는 완전 조용했음.
고요한 적막에 약간 쫄은 나는, 쫄은 거 티 안내려고 노래를 흥얼 거리며 3층으로 올라감
암 쏘 핫. 난 너무 멋져~ 암 쏘핫. 난 너무 매력있어~
그렇게 3층에 가서 표시를 하고 내려와서 1층에 표시, 그리고 대망의 지하임.
정말.. 캐무서웠음.
안그래도 무서운데 초록불까지 오묘하게 더 무서운 분위기 조성.
괜히 허허~허잇~ 하면서 어깨돌리면서 노래부르며 내려감.
암! 쏘~. 쏘~. 쏘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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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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핛ㅎ아ㅏㅎ이;우궈겋ㅐㅓㅁㅈ에ㅐㅓ
벽과 벽의 코너에... 어떤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이 앉아있는 거임
너무 무서우면 소리도 못지름.
난 뒤돌아서 뛰고 싶었지만.. 왠지 뒤를 돌면 누가 내 얼굴 앞에 서있을 것 같았음
그자리에서 한 10초 서있었나? 그랬더니 뭔가 움직임도 없고 해서..
난 또 불운의 공포영화 주인공처럼 그 사람을 향해 다가감.
한발자국
한발자국..
조심히 다가갔더니 슬슬 형체가 뚜렷해지기 시작함.
의자였심. =_= 그것도 빨간 의자. 그 플라스틱으로 된.. 편의점 앞에 놓여져있는 그런??
암튼 나는 안도감이 들었지만 여전히 무서워서 종이를 꺼내 보이지도 않아서 대충 동그라미 치고
아무렇지 않은 척 빠른 경보로 열라 올라옴.
그리고 내무실로 와 내 자리에 누워있는데..
내 자신이 너무 웃낌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한참 웃다보니 출동 나간 얘들이 들어옴.
"아이고 수경님. 우리는 추운 밖에서 덜덜 떨고 들어왔는데 여기서 꿀빨고 있었네~?"
하면서 동기 및 친한 후임들이랑 왁자지껄 얘기하고 있는데 최근 들어온 신병 2명이 보이는 거임
서울대, 연대생인데. 군대에선 어디 출신 필요없음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아무리 천재가 들어와도 신병땐 다 멍청이가 됨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암튼 둘다 어리버리 타면서 엑스반도 정리 끝내고 자리에 각잡고 앉아 있는 거임
걔네를 보고 있는데 급 번뜩이는 아이디어가 떠오름.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간단히 점호를 한다고 다 같이 이불펴고 앉아있는데, 침상 순으로 앉아있었기 때문에
달팽이관, 신병1, 신병2, 나 ... 이렇게 차례로 앉아있었음
(달팽이관은 이날 내가 부대잔류했었어서 나 대신 근무 나갔다 옴)
그래서 난 슬슬 메소드 내면 연기 시작.
'하.. 하..... 야 신병. 너희들 그거 알아? 이 건물이 원래이 전경 부대로 쓰여지기 전에는
정신병원이었다..? 그래서 여기에 정신병 앓다가 자살한 사람들이 너무 많은거야.. 그러다보니
자꾸 이상한 소문이 도니까 주변 땅값이 떨어지면서 군부대로 바뀐거야..
너희 내일 위병초소 근무 서지..? 내가 오늘 지하에 내려갔는데 내가 오늘 귀신을 봤어...
귀신이 어딨..'
' 어? 수경님도 의자에 있던 그 여자 보셨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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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음................................
음???????????????????????????????
' 아 그래서 그랬구나. 그 여자가 갓난애기 팔에 안고 의자에 앉아서
혼자 이상한 소릴 중얼중얼 거리더니~ 미친여자였나 보구나~'
갑자기..
옆에 앉아있던 그 달팽이가 헛소리를 시전하는 거임.
그래서 나는 얘가 신병 골리는데 합세한 줄 알고 '너도 봤어??' 이랬더니
'아 제 친척 중에 한 분이 신내림을 받으셨는데 그래서 그런지 저도 신기가 있지 말입니다.
저는 우리 부대에서 귀신들 자주 봅니다. 수경님 그 쓰레기장 박스 모아둔 곳에 쪼그려 앉아있는
눈 없는 할아버지는 못보셨는지 말입니다?'
그날 이후 우리 부대는 한동안 패닉이 왔슴
나는 한달간 자다깨서 오줌 마려우면 화장실 가야 하니까 자기 전에 물도 안마셨음
그랬음. 나는 신병얘들 골리려다가 달팽이한테 역관광 당한 거임
난 아직까지도 이 달팽이가 진심으로 한 말인지 장난으로 한 말인지 모르겠으나,
절대 장난칠 그럴 타입이 아님. 또 참고로 난 군대에서 후임이 나한테 장난칠만한 그런
편한 선임은 아니었음.....
후아,.
오늘 얘기는 쓰면서도 그때 생각하면 다시 오줌 지를 것 같네요.
제가 전달을 잘 드렸는지는 모르겠으나 정말 무서웠답니다 ㅠㅠ
그 달팽이관이 후임이라 제가 막 뭐.. 그거 장난이었지? 하고 쫄은 모습 보이기 싫어서
안물어 봤는데 지금도 만나면 궁금하네요. 그게 진짜였는지 농담이었는지.. ㅋㅋ
그럼 대한민국 월드컵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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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가)
댓글들을 보니..
달팽이관 관련 질병이 이렇게 심각하고 대중적인줄 몰랐네요.. ㅠ
급.. 꾀병 부린다고 뭐라고 했던게 미안해지네..
근데 군대가면 보통 피나거나 열나거나 그런 직관적으로 보이는 병이 아닌 이상
보통 다 꾀병이라 생각해요 ㅠ ㅎ
또 지금이야 '아 정말 아플 수도 있겠구나' 그러지만 그땐 암것도 모를 20대 초반이었으니까^^
이해들 해주시길 바라요.. (__) ㅋㅋ
첫댓글 보통사람들도 군대가면 귀신 한 두번은 본다고 할 정도니까 군대에 귀신많나봐...
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ㅠ내주위엔 다 닝겐뿐이라 다행이야
군대얘기는 진짜 무서워...
헐퀴 ㅠㅠ
군대는 귀신도 많고 사람들도 무섭고...ㅜㅜ
허류ㅠㅠ진짜면.. 허류ㅠㅠㅠ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