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분간 비스게 글쓰기 자중하려고 했는데
이 글만 쓰고 당분간 눈팅모드 들어가겠습니다.
하아.
요즘 일이 잘 안 풀리는데
오늘 교통사고 나면서 정점을 찍네요.
오늘 와이프가 친구들+애들하고
롯데월드 약속했다고 그래서
와이프와 두 딸 태우고 롯데월드 가던 중이었습니다.
제 맘같아서는 컨디션도 안 좋고,
심적으로도 많이 다운되어 있어서
와이프가 알아서 애들 좀 데리고 가면 좋겠는데 ...
와이프가 네비보면서 운전을 못 해서
자기 아는 길만 운전할 줄 압니다. 에휴.
두 딸 태우고 가니 설렁설렁 천천히 갔죠.
두 딸내미는 놀이공원 생각에 신나서 조잘조잘.
롯데월드 약 5분 정도를 앞두고 ...
신호는 파란불(직진).
1차로에는 좌회전 차량들 대기 중.
저는 2차로에서 파란불 보고
직진하고 있었는데
갑자기 콰~광 소리와 함께
충격파가 왔고,
식겁해서 차를 세웠습니다.
처음엔 너무 어리둥절해서
제가 못 본 어떤 차를
제가 박은 줄 알았습니다.
어? 그런데 내 시야에 들어온
차량이 전혀 없었는데.
일단, 와이프와 애들 괜찮은지 챙겨보니
애들이 놀라긴 했는데 괜찮다 하더군요.
와이프는 머리가 좀 띵~ 하다 하고.
내려서 보니 우리차는
좌측 앞문짝 뒷부문부터 뒷문짝 전체가
심하게 찌그러져 있더군요.
네.
1차선에서 좌회전 대기하던 차량 중
하나가 직진하기로 생각을 바꿨는지,
사이드미러도 안 보고,
깜박이도 안 켜고 휙 들어 오려다가
제 차의 좌측 앞문짝 뒷부분부터
쫘~~악 짓이겨버린 겁니다.
1차로에 좌회전 차량들 대기하고 있을 때
2차로를 지나가게 되면 항상 두려운 마음이 있습니다.
혹시나 정신나간 운전자 하나가 무턱대고
튀어나오는 건 아닐까...하는 두려움.
제 운전경험 상,
실제로 갑자기 튀어나온 차량이 두 어대 있었어요.
그런데 그 때는 거리가 좀 있었고,
제가 그 차량들을 인식했기 때문에
급브레이크로 멈출 수 있었는데요.
오늘은 ...
내 차의 앞부문은 이미 지나가고 있는데,
옆차로 상황을 전혀 상관하지 않고
냅다 튀어나와서 옆구리를 박아버리니
어쩔 도리가 없네요.
오늘이 그 날이었던 겁니다.
도로 위의 모지리를 만나게 된 날.
제 차의 옆구리를 받은 차에서
머리 희끗희끗한 아재가 내려서 오시더니
괜찮냐고 죄송하다고 연신 사과하더라구요.
갑자기 어깨와 목에 통증이
느껴지기 시작하더군요.
일단 차를 옆으로 뺐습니다.
그리고 그 아재분에게 단호하게 말씀드렸어요.
- 지금 선생님이 충돌한 부위를 봐라.
- 이건 선생님 과실이 100% 나온다.
- 사이드미러+숄더 체크 안 하셨냐?
- 그리고 2차로를 나올 거면 도대체 왜
깜박이는 안 켜신 거냐?
- 이렇게 막무가내로 들이대면 도대체
어떻게 피하라는 거냐?
- 지금 차에 어린 애들 둘이나 타 있는데
엄청 놀라 있는 상태다.
그 아재는 자신의 과실을 순순히 인정하고
계속 죄송하다고 사과하더군요.
특히나 애들 둘을 보고
그 아재도 상당히 미안해하더군요.
목 통증이 갑자기 팍 올라오며
짜증이 폭발할 것 같아서 ...
그냥 이거저거 귀찮으니 보험 처리하자고
했습니다.
그
런
데
그 아재 낯빛이 어두워지더군요.
보험 처리 안 하면 안 되냐고 하더군요.
자기가 사비로 배상하겠답니다.
저는 싫다고 했습니다.
지금이야 자기 과실 인정하고 전적으로
배상해주겠다 하지만, 나중에 말 바꾸면서
배째라 식으로 나올지도 모르기에 거절했어요.
그냥 깔끔하게 보험 처리하자고 했는데...
아니나 다를까
그 아재가 지금 '면허 정지' 상태랍니다.
음주운전 단속에 걸려서요.
아오 ... 개 xxxx
(음주운전자들 극혐)
자기가 '운전'으로 생계유지하는 사람인데,
면허 정지 기간에 운전했다가 사고난 게
걸리면 자기 큰일 난답니다.
하아...
무면허로 운전했다는 거죠.
그래서 제가 그랬어요.
아니, 지금 제 정신이시냐?
음주운전으로 면허 정지되신 분이
도대체 왜 차를 끌고 나오셨냐?
아니, 무엇보다 ... 운전으로 생계 유지한다는 분이
왜 운전을 그 따위로 하냐?
그 아재가 연신 죄송하답니다.
그 순간 방심해서 사이드미러와 옆 차로를
체크 안 하고 2차로로 들어왔대요.
제발 보험 처리는 하지 말아달라고
손이 발이 되도록 싹싹 빌더군요.
재수가 옴붙었습니다.
순간, 보험 처리하고, 경찰에 신고할까
생각도 했는데 ....
하아 ... 참 이게 싹싹 빌어대는 아재 보니
또 마음은 약해지고.
일단, 우리측 보험 관계자와 통화를 해본 뒤,
그 분의 어드바이스에 따라
자기의 전적인 과실/책임 인정과 보상 약속을
기재한 페이퍼를 보험사측에서 받아 보여주고,
거기에 동의를 하라고 했습니다.
뭐, 그 아재 입장에서는 동의를
안 할 수가 없죠.
일단, 차량 문짝 두 개가 작살나서 운행을
할 수 없기에 차량 수리를 하고, 렌트카를
받아야 해서 ...
근처에 그 아재가 아는 공업사로 갔습니다.
공업사 사장님이 좌측 문짝 두 개
프레임과 그 아래쪽 전부 새 거로
교체해야 한다고 하더군요.
그만큼 찌그러짐과 손상이 심했어요.
그런데 여기서 ㅋㅋㅋㅋ
그 가해자 아재가 공업사 사장에게
"이거 교체 말고, 찌그러진 거 펴서
판금/도색으로는 안 되나요??"
이 x랄을 ... ㅋㅋㅋㅋㅋㅋ
공업사 사장님이
차 문짝 상태가 도저히 펴서
판금/도색을 할 상태가 아니다.
봐라 ... 이건 백퍼 교체해야 한다...고
하시니 그 아재 시무룩.
제가 살짝 열받아서 그 아재한테
말했어요.
아니...지금 이렇게 심하게 파손된 걸
무슨 판금/도색 타령이냐?
방금 전까지 전적으로 보상해주겠다
하지 않았냐? 자꾸 이런 식으로 말이
바뀔 걸 아니까 보험 처리하자는 거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보험 처리 할 거다.
이러니 ... 그 아재 알겠다고 하더군요.
참 내.
렌트카 섭외해서 기다리고 있는데,
그 아재가 미안했는지 우리 막내딸한테
사탕을 주면서 자꾸 말을 겁니다.
무슨 마음인지는 알겠는데... 하아.
그냥 짜증나더라구요.
"선생님, 저 음주운전자들 정말 뭣보다
싫어합니다. 게다가 선생님처럼
잘못 저지르고도 뉘우치지 않고
무면허로 차 끌고 나오는 사람들 보면
정말로 이해가 안 갑니다.
제 딸에게 말 걸지 마세요."
너무 매정했나 싶지만 ...
그냥 말이 나왔네요.
렌트카가 올 때 쯤...
그 아재는 저와 제 와이프가 앉아 있는
테이블로 와서 또 주절주절 신세타령을
합니다.
- 자기 형편이 넉넉치 못 하다는 둥
- 물론 자기가 차량 수리비, 병원비 등등
다 보상해드려야 되지만, 이게 너무 많은
금액은 보상해드리지 못 할 수도 있다는 둥.
제가 손을 들고 말을 딱 잘랐어요.
제가 선생님의 이런저런 상황에 대한
잡다한 이야기를 들을 기분이나 입장도 아니고,
그럴 필요도 없다고 본다.
보험 처리에 준하는 배상을 청구할 거다.
그렇게 알고 계시라.
이렇게 잘라 말하니 그 아재도 더 이상은
딴 말 안 하더라구요.
서두에 언급했다시피 제가 요즘
심신이 피곤하고 컨디션이 안 좋았는데
이런 일이 겹치니 말이 차갑게 나가더라구요.
렌트카 와서 ... 짐 좀 옮기고,
울 딸내미들은 이모들(엄마 친구) + 그 아이들
얼굴만 보고 온다고 해서 ...
와이프와 딸내미들 약속장소에 태워다 주고,
저는 집에 왔습니다.
목, 어깨 통증이 심상치가 않네요.
와이프와 애들도 지금은 괜찮다곤 하지만
내일 병원에 가볼 생각입니다.
애들도 참 ... 롯데월드에서 신나게 놀았어야 할
하루였는데 ... 이래저래 고생이 많았네요.
운전대를 잡을 때마다 ...
나는 조심해서 운전할테니 제발
도로 위의 이무기/모지리들 좀 안 만나게
해달라고 마음 속으로 비는데 ...
오늘 제대로 빗나갔네요.
모든 게 짜증나는 하루였습니다.
쏘주나 한 잔 하고 자야지. 에혀.
(추가)
경찰 신고하고 보험 처리할 예정입니다.
첫댓글 그냥 보험처리 가시는 게...
이 정도면 원래 병원에 입원을 하든 계속해서 통원치료 하든 해야 할거 같은데 저 아재 조만간 배째라 나올거 같은데... 아 글로만 봐도 혈압이 ㅠㅠ
고생 많으셨습니다. 인생이란게 부조리해요 참. 잘 참으셨고 이 또한 지나가겠지요.
아 저도 혈압오르네요 조금만 이상하게 나오면 바로 보험 처리로 하심이....
보험처리하시는데
나중에 스트레스 덜 받으실듯한데
쾌차하세요
그냥 보험처리 하세요. 나중에 돈없다면서 징징댈거 같네요. 무면허도 신고하시는게 나을거 같네요.
보험처리 해야합니다. 그래야 또 다른 피해자를 더 확실히 막을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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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만 읽어도 빡침이ㅠㅠ 안다치셔서 다행입니다.
아이고....진짜 음주운전자들;;;;;;;;;;;;
만약 보험처리하면 보험사에서 운전자에게 구상권 청구 알아서 해주나요??
걍 보험처리하시지 ㅠ
무조건 보험처리 해서 본보기를 보여주세요. 무면허로 차 끌 생각부터 하는 작자의 정신 상태를 보면 백방 나중에 말바꾸기 합니다. 치료 비용 청구랑 싹다 하셔야 합니다. 고생 많으셨고, 몸조리도 잘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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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 개인적 생각이지만 보험처리 하시는게 추후 뒷탈도 없어 보이네요. 나중에 눈치보고 실랑이 하면서 병원 가실수도있으니깐요
우선 가족분들 모두 얼른 병원가셔서 진찰받아보시고 큰 부상 없으시길 바랍니다.
그리고 다들 말씀하셨지만 이런 경우 향후 말바꾸기하면 더 머리아프기에 말씀하신 약식협의서는 보험사 문의하에 무시하고 보험처리하시는게 좋습니다,
아무리 읽어봐도 이건 보험처리하는것이 답으로 생각됩니다.
아이 둘 키우는 아빠입장에서 화가 참아지지않네요
가족 모두 별고 없으시고, 잘 처리 되시길 기원하겠습니다.
많은 조언 감사드립니다. 보험처리를 하는 방향으로 하겠습니다.
주변에 그래도 범법은 안 하는 사람들만 있어서 몰랐는데
살다살다 무면허 운전자랑 사고가 나고 ...
진짜 요즘 일 안 풀립니다. 심신의 수련을 해야겠습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5.24 19:15
저같으면 음주운전자는 자기 상황 개나 주라하고 무조건 경찰 부릅니다.
그래야 담부터 음주운전에 무면허 안하죠
글만 읽어도 혈압이 …
고생많으셨습니다 윗분들 말씀처럼 이런건 원칙대로 하시는게 뒷탈도 없고 스트레스도 덜 받으시고 좋으실듯합니다
저런사람을 왜 사정을 봐주시죠? 보험처리하세요;
어이구 ㅠㅠ 진짜 고생 많으십니다 ㅠㅠ
마지막 추가 문구 보니 상대차량 운전자는 정신을 못차리는군요. 치료 잘 받으세요.
상대방 절대 용서 못할 사람이네요
미친놈들 많네요 고생하셨습니다
경찰신고
추가 내용 보고 속이 후련해졌습니다
경험상 저런 분들, 나중에 말 바꾸면서 질질 끌다가 더이상 못 버티면 잠수합니다. 경찰 신고 및 보험 접수 잘하신겁니다
비밀글 해당 댓글은 작성자와 운영자만 볼 수 있습니다.24.05.24 21:49
"경찰 신고하고 보험 처리" 마지막 줄을 보고 마음이 편안해 졌습니다.
그냥 첨부터 경찰 신고하시고 보험사 부르시지 그러셨어요... 그러셨으면 그런 되도 않는 말 안들으셨을텐데,,, 따님은 무슨 죈가요... 음주로 면허정지된 정신나간 노인네한테 ... 제대로 액땜 하셨네요... 그냥 그런 날이 있는거에요, 님이 잘 못한건 없습니다. 자책하실 필요도 없고,아내분 탓하실 필요도 없고.. 그리고 무조건 병원 가서 진단서 떼시고 입원하세요.. 병원 치료 다 끝날 떄 까지 절대 합의 보지 마시구요. 저런 사람들이 잠재적 살인범 이에요, 봐주면 다신 안할거 같나요, 절대 그렇지 않죠... 저도 2017년에 고속도로에서 차량 정체로 터널안에서 서행하고 있는데 추돌 당해서 2달 동안 입원했어요, 3년동안 병원 다니고 치료 받고, 3년 반 될 때에야 합의 해줬습니다. 전 그 당시 기절해서 하루 반나절 있다 깨어났어요. 애들하고 아내 분 도 꼭 병원 가서 진단 서 떼세요 ..
처음에 그렇게 말하고선 이상한 짓거리들을 계속하는 거는 잠수의 신호탄이죠.
진짜 재수없는 날이었군요.
액땜했다 쳐야죠...
고생 많으셨고 마지막 결정 잘 하셨습니다. 사정도 사정 나름인 같습니다.
에휴. 맘고생이 심하겠네요.
아이고 글만 봐도 심정이 어떠셨을지 이해가 갑니다.
잘 해결되시길 바라겠습니다.
글을 읽는 제가 다 분노가 치밀어오르네요. 가족 모두 꼭 병원에 가셔서 진단 받으시고 정기적으로 몸 상태를 계속 체크해주세요. 경찰에 신고 보험처리도 반드시 꼭 하시고요. 무엇보다 가족분들 무탈하게 건강에 아무 이상 없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