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수필가라 칭하는 분들에게”라는 제목을 정해 놓고 나니 필자 자신부터 젊은 축에 속 하는가 늙은 축에 속 하는가 분별부터 해야 마땅하다는 생각이 든다. 필자는 1955년생이다. 만 68세 이고 전통 한국 나이로는 69세이다. 손자가 초등학생이니 신체적인 나이로 나는 늙은 수필가가라 해야 마땅하겠다. 그러나 내 정신세계는 나는 개혁적이고, 사회 비판적이고, 개량적인 의식에 불타고 있고, 고리타분한 권의의식에서 벗어나려고 노력하고 있고, 인간정신문제와 인간사회문제를 성찰하려고 쉬지 않고 관찰하고 분석하고 있고, 또 내가 본 것을 세상에 전하여 후세인들과 바른 소통을 기하려고 노력하고 있으니, 나는 세상의 그 어느 청년 보다 젊고 개방적인 의식을 지닌 청년 수필가에 해당한다고 하겠다.
나는 수필이 인간 개인을 구원할 뿐만 아니라, 우리 사회, 나아가서는 인류를 구원할 유일한 도구로 믿는다. 그래서 좋은 생각, 훌륭한 사상을 만나고 싶어서, 돈도 안 되는(고료도 없는) 이 일에 시간과 비용을 투자하여 뛰어 들고 있는 것이다. 인간은 육체적 나이가 들어가면 정신도 혼미해 지고, 세상으로 부터 소외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나는 내가 컴퓨터 자판기를 두드릴 수 있는 순간 까지 글을 쓰기를 원한다. 글쓰기 그건 나도 생각이 있는 인간이란 것을 드러내는 일이고, 육신은 비록 늙고 쇠했지만 내가 존엄한 인간이라는 것을 스스로 확인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최근 젊은 수필가 한분이 대구수필가협회에 신규 입회를 약속하고서도 결국 입회를 하지 않았다는 보고를 받았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겠지만 나는 약속을 지키지 않는 그를 젊은 수필가로 여기지 않는다. 약속은 타인과 하는 것이 아니고 자기 자신과 하는 것이다. 자기와의 약속을 지키지 못하면 작가가 될 자격이 없다. 한때의 착각으로 잘못 판단하고 잘못 약속을 했을 수도 있다. 그래서 자기가 한 약속을 파기 할 수도 있다. 그러면 진퇴를 분명하게 해야 한다. 젊은 심청이는 눈먼 늙은 아버지의 “말빚”을 갚으려고 인당수에 몸을 던졌다. 하기 싫은 약속을 억지로 해 놓고, 엉거주춤 하는 사람은 작가가 될 자격이 없다. 작가는 신의 대변인이고 언제 어디서든 자기 신념(내면의 소리)에 당당해야 한다.
누구를 막론하고 적당하게 분칠해서 작가가 되려는 생각이 있다면, 자신을 그만 속이고 독자의 위치로 돌아가서 돈을 주고 훌륭한 작품을 구입해서 읽으며 자기 영혼의 수준부터 높여야 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