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저 저에 대해서 말씀을 드리자면, 의사도 한의사도 아닙니다.
다만 굳이 어느 쪽에 가깝냐고 물으신다면 현대의학을 더 믿는 쪽에 속합니다.
그에 관련된 공부도 하고 있구요. 물론 저 역시 아토피안입니다.
이 점 확실히 말씀드리고 글을 쓰겠습니다.
많은 분들이 스테로이드 라고 하는 약을 죄악시 하고 있습니다.
처음 생겨났을 때 신이 준 선물이라는 찬사까지 받고, 지금도 병원에서 피부과 뿐 아니라 응급실에서부터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과 등등 모든 분야에서 사용되고 있는 약이죠.
하지만 단순히 스테로이드 약의 부작용만을 강조시키면서 막연한 거부감을 가지고 있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이 낫지 않는 이유가 뭐죠? 가려움증 -> 긁음 -> 상처 -> 가려움증 재발 이라는 악순환이 가장 큰 이유입니다.
이를 끊으려면?
당연히 중간에 상처를 없애줘야합니다.
이를 치료하는데 가장 훌륭한 약이 스테로이드입니다. 그래서 실제로 병원에서 스테로이드 처방을 하고 있구요.
부작용이요? 게시판에 쿠싱증후군 에 대해서 걱정이 많던데요.
스테로이드도 단계가 있습니다.
dexamethasone같은 성분명을 가진 약은 매우 강한 약이고, hydrocortisone과 같은 성분명을 가진 약은 매우 약한 약입니다. hydrocortisone은 다들 잘 아시는 ‘락티케어 로션’의 성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쿠싱증후군 이라는 병은, dexaemethasone 같은 약을 다량으로 장기간 매일매일 복용했을때 나타나는 병입니다.
피부병으로 처방받는 스테로이드는 먹는 약일지라도, prednisone(대표적인 상품명이 ‘소론도 정’) 정도이며 이를 하루에 1,2 알씩 상처 가라앉을만한 기간동안 먹는 정도로는 쿠싱증후군 생기는 사람 한명도 못봤습니다.
스테로이드 복용으로 쿠싱증후군이 생길 것을 우려하는 쪽은 피부과 쪽이 아니라,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들이나 호흡곤란으로 장기간 스테로이드 처방중인 응급실 환자 등등입니다.
어떤 한의사는 ‘스테로이드 때문에 아토피가 생겼다. 스테로이드에 노출 덜 된 나이 많은 사람이 아토피가 적은 이유가 바로 그것이다’라는 무지한 이야기도 하던데..
과민성 면역질환이므로 당연히 나이 많아지면 점차 사라집니다. 우리 몸의 면역체계가 약해지면서, 즉 몸이 약해지면서 아토피는 점차 나아져가는 역설이 나타나는거죠.
그런데 그걸 이상하게 해석해서 호도하는 사람들이 꼭 있더군요. 속지 마십시오.
실제로 2살 이하의 신생아에게 생기는 아토피성 피부염 중에 3분의 2는 다 낫습니다.
사춘기때도 상당수가 낫구요.
원래부터 나이 많아지면 점차 줄어드는게 아토피성 피부염이며, 그렇기 때문에 어떤 아이 엄마의 “내 아이는 이러이러해서 나았다”라는 말도 믿을게 못된다는 것입니다.
원래부터 나았어야할 가능성이 크므로..
천연 천연 천연.. 사람들은 천연이란 단어에 너무 집착합니다.
반면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은 오래 먹으면 안좋을 것이라는 막연한 잘못된 상식을 가지고 있습니다.
천만에~!!
그런식으로 따지면 양잿물도 천연이고, 스테로이드가 함유된 한약재 감초도 천연입니다.
다 맘껏 드시겠습니까?
병원에서 처방되는 약 중에서 스테로이드 제제는 분명 오래 쓰면 안좋습니다.
하지만 가려움증 예방을 위해 사용되는 항히스타민제 같은 경우엔 장기간 복용해도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무 이상 없습니다. 약간 소화가 안될 수 있다는 정도?
물론 약간 졸릴 수 있다는 단점은 다 아실 것이고..
하지만 사람들은 막연히 “양약은 안좋아”라고 하면서 거부하지요..
먹는 쪽이 안먹는 쪽보다 훨씬 더 이득인데..
저라면 가려움으로 고생하는 것보단 밥 먹을때 약간 덜 먹는 쪽을 택하겠습니다!!
참 신기한건 한의사들이 이야기하는 ‘명현현상’이라는 것에는 철썩같이 믿으면서 한약을 드시려고 하고..
오히려 그보다 덜한 ‘스테로이드 리바운딩 현상’에는 거부감을 가지더군요.
정말 피부염이 심해서 스테로이드를 복용하는 경우에도 끊었을 경우, 다시 돌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도 많습니다.
(최소한 명현현상이라는 것 처럼 뒤집어지는 경우는 없습니다.)
게다가 감량법을 지켜주실 경우(약간씩 양을 줄이고, 아침 일정시간에 복용하고, 약의 효력시간에 맞춰서 2~3일마다 한번씩 복용하고... 등등)에 리바운딩은 크게 줄일 수 있습니다. 그런데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오히려 출처를 알 수 없고 무슨 성분인지, 국산인지 중국산인지, 방부제는 있는지 없는지 조차 모르는 한약을 더 즐겨먹지요..
심지어는 가격조차 몇십 몇백배인데..
아토피성 피부염은 완치가 안됩니다. 그점은 꼭 명심하셔야합니다.
하지만 평생 진물 흘리고, 가려움에 아무 일도 못하고 살 필요는 없습니다.
그것을 조절하기 위해서 스테로이드 라는 약과 항히스타민 이라는 약이 있으니깐요.
주위에 알러지성 비염 환자 한두명 쯤은 있죠? 천식이나..
그분들이 그렇게 힘들어하시던가요? 물론 계절에 따라서 힘들어하는 시기는 있지만 약간만 조심하면 아무렇지 않습니다. 아토피성 피부염도 그런 식으로 사시면 됩니다.
‘완치’라는 허울에 빠져서 모험하시다가 오히려 더 안좋아지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스테로이드? 필요하면 락티케어 같은 약한 국소 제제 바르십시오. 탈스 한다고 잠못자면서 긁어대는 것보단 훨씬 낫습니다. 또 그 편이 더 빨리 상처를 없앨 수 있는 길이고..
어지간하면 의사 믿으십시오.
많은 분들이 피부과 의사에 대해서 불신을 하고 계신데..
최소한 여기서 게시판에 글 쓰는 분들보다 훨씬 많은 아토피성 피부염 환자를 보고 있는 사람이 피부과 의사이며, 여기서 이야기하는 것보다 훨씬 더 심한 스테로이드 부작용 케이스를 알고 있는 사람이 피부과 의사입니다.
또 여기 계신 분들보다 훨씬 더 전문적인 지식과 증상적 치료를 할 수 있는 사람이 피부과 의사입니다.
횡설수설했네요.
게시판 글 보다가 너무 답답해서 몇글자 적어봤습니다.
마지막으로, 몇몇 분들.. 광고하는거 너무 티납니다.
중독성 있는 것은 마약같이 끊으면 금단현상이 일어나는 것을 중독성이 있다고 하는거고.. /////// 그럼 게임중독 도박 중독은 머죠?? 중독성이라는거의 정의가 한가지에 지나치게 의지하는걸 뜻하는거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