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 큰 남자, 노래 잘 부르는 남자, 이거 다 나네.
피아노 잘 치는 남자? 이건 나 아닌데
이거 하나 빼고 여기 있는 거 다 나한테 해당 하네.’
‘꺼지세요 차재헌씨.’
눈이 부시게 찬란했던 우리들.
뷰티풀라이프
카페를 나와 무작정 걷기 시작했다.
목적지도 없이 걷기 시작했다. 걷고 또 걷고…….
생각이 많아 졌다. 그래도 요즘엔 차재헌 너에 관한 거 조금은 잊고 살았는데 그랬는데…….
손에 쥐고 있던 핸드폰 벨소리가 생각에 깊게 잠긴 나를 깨웠다.
모르는 번호. 조심스럽게 통화버튼을 눌러 전화를 받았다.
“여보세요.”
‘……야’
그의 목소리가 들렸을 때, 모든 것이 멈춘 듯 했다.
지나가던 사람도 지나가던 차도 날아가던 새도……. 세상 모든 것들이 너와 나만 빼고 모두가 멈춰 진 것 같았다.
익숙한 목소리.
나를 떨리게 했던, 지금도 떨리게 하는 그 목소리.
바로 차재헌.
“…….”
‘야.’
“어?......으응.”
‘나 번호 바꿨거든 이걸로 저장해라.’
“아……. 응.”
‘어디냐.’
“여기……. 나도 잘 몰라.”
‘바보냐. 픽’
1년 전, 그 때와 같아.
다정하게 나에게 얘기하는 너.
“……. 무, 무슨 일이야……?”
‘일은 무슨. 그냥 심심해서.’
그냥 심심해서……. 그냥 심심해서…….
그냥 심심한데 내가 생각나서 전화 했어?
왜……? 왜 내가 생각 난 거니.
“……”
‘너무 갑자기라서 놀랐나……?’
“아…… 조금.”
‘1년 만 인가? 이렇게 전화 한 게.’
눈 앞의 시야가 흐릿해 졌다. 흐릿해 진 시야는 어느새 사물들이 흔들렸고 다시 말끔해졌다.
그리고 ‘톡’ 내 뺨을 타고 흐르던 눈물은 내 턱 끝에서 바닥으로 떨어졌다.
“…….”
‘길 잃은 거 아니야? 너 길 자주 잃잖아.’
아무 말 없는 내가 걱정이라도 되는 듯, 걱정스런 목소리로 내 걱정을 하는 너.
그런 너의 말 한마디가 내 가슴을 짓눌러서 아프게 해. 그냥 아프게만 하면 좋은데 뛰게 까지 해.
‘주위 건물 있는 거 이름이라도 대봐. 갈 게. 뭐 있어?’
말하면 정말 와 줄 거니.
내가 주위에 있는 간판의 이름을 다 말하면 너가 멋있게 와 줄까?
‘말해봐, 어디야 갈 게.’
“아니 안 와도 돼.”
내가 한 말은 아닌데…….
이미 휴대폰은 내 귀를 내 손을 떠났는데.
박유한. 너구나…….
“끊는다.”
간단히 끊는다고 말을 하고 정말 전화를 끊고 내 휴대폰을 꼭 쥐는 박유한.
그런 그가 이번에는 나를 폭 하고 자신의 품에 가두어 버린다.
“손수건 보다는 안아 주는 게 더 좋지?”
생각이 났다.
너가 날 처음 봤을 때, 나는 처음으로 남 앞에서 눈물을 보였고 너는 익살맞게 웃으며 나에게 엄마가 여자가 울 땐 손수건을 주는 거라고, 아니면 폭 하고 안아주는 거라고 그랬지……. 응 손수건 보다는 안아주는 게 더 나을 거 같아. 그게 너라면.
“이 자식 좋아하지마.”
“…….”
“잊어라 제발.”
“…….”
바보처럼 눈물만 계속 흘렀고 입을 열줄 몰랐다.
벙어리처럼.
“울지마……. 나의…….”
유한이가 집에 데려다 주었고 나는 집에 들어가자 마자 다녀왔다는 인사만 하고 방으로 들어가 문을 잠그고는 그대로 문에 기대어 주저 앉았다.
마음이 아팠다. 그리고 떨렸다.
두 가지를 동시해 해서 너무 힘들었다.
짓눌리듯 무엇인가에 찔리듯 너무 아파서 숨쉬기가 힘이 들었는데 거기다 또 떨리기 까지 해서 정말 너무 힘들었다. 시간은 1년 이나 지났는데 너에 대한 내 감정은 조금도 식지 않았나 봐 커졌으면 더 커졌을지는 몰라도 작아지지는 식지는 않았나 봐.
다음 날, 나는 학교에 조금 지각을 했다.
여러가지 생각에 밤새 뒤척이다 몇 시간 잠을 자지 못해서 결국엔 지각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오늘 따라 몸이 별로 좋지 않다. 감기에 걸리려나…….
하긴 이맘때면 감기에 항상 걸렸었으니까.
감기에 걸리려는지 코가 꽝 막혀 맹맹한 소리가 난다. 그리고 침을 꼴깍 삼킬 때마다 인상이 찌푸려지는 고통을 느낄 수가 있었다.
“후아…….”
1교시 내내 잠을 자고 쉬는 시간 종이 치자마자 일어났다.
잠 한 번 설쳤다고 감기에 걸리나…… 에후.
양호실로 가기 위해 일어서서 5반으로 들어갔다. 2교시는 이동수업인지 아이들이 별로 없었다. 그리고 진아와 은지도 없었다. 양호실에 혼자 가기엔 뭔가 뻘쭘해서 같이 가려고 했던 건데……. 주머니 속에서 핸드폰을 꺼내 서린이와 현비에게 문자를 했고 곧 서린이와 현비가 왔다.
“뭐야 감기야?”
“응. 그런 거 같아.”
“이 국민약골. 너 툭하면 감기 걸리는데 좀 따뜻하게 입고 다녀!”
“알았어~”
서린이와 현비와 함께 양호실로 향했다.
양호실에서 종합 감기약을 받아 먹고는 교실로 오는 길에 가연이와 재헌이를 보았다.
눈물을 흘리는 가연이를 한번씩 쳐다보고 가는 아이들 속에는 우리들도 속해 있었다. 나는 그런 가연이를 보다 재헌이와 눈이 마주쳤지만 나는 고개를 푹 숙이고는 교실로 들어갔다.
울고 있는 가연이를 보니 어제 재헌이와 통화한 것이 죄책감으로 와 닿았다.
모르는 번호 받는 게 아니었는데…….
헤롱헤롱한 기분으로 2교시를 마치고 안되겠다 싶어 교무실로 내려가 조퇴증을 끊었다.
서린이와 현비에게는 문자를 해 두었다-10반 까지는 갈 여력이 없었기 때문에.
은지와 진아에게 인사를 하러 5반에 방문을 했는데 유한이를 먼저 보게 되었다.
“아파?”
“감기인 가봐.”
“집에 가?”
“응…… 은지랑 진아는?”
“어? 온하다!”
은지가 나를 발견하고는 총총 걸음으로 나에게 다가왔다.
“뭐야 집에 가?”
“응.”
“감기?”
진아가 걱정스런 말투로 물어 온다.
그런 진아를 향해 나는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 인사를 하고 교실을 막 나가려는데
“가자.”
자기가 먼저 나서는 박유한.
“뭐야 너 어디가려고?”
“너 데려다 주러.”
“땡땡이?”
“땡땡이가 아니라 너 데려다 주는 거라니까.”
“그게 땡땡이지!”
“그럼 아픈 애를 저 머나먼 집에 혼자 가게 하냐?”
“내가 애냐? 혼자 갈 수 있거든? 그것도 아주 잘!”
“됐어. 데려다 준다고 할 때 가.”
라며 내 손목을 잡아 끄는 박유한.
그런 그를 교실 안으로 집어 넣으려 애쓰는 나지만 그의 의지를 꺾기에는 역부족.
결국 박유한과 함께 집으로 향했다.
가는 도중 병원에 가지 않겠다는 나를 억지로 끌고 병원까지 가게 해서 주사까지 맞힌 박유한은 만족하는 듯한 표정으로 내 손을 꼭 잡았다.
“무슨 여자애가 이렇게 손이 차냐?”
“난 마음이 너무 착해서 그렇다 왜!”
“착하긴……. 지나가던 개새끼가 다 웃겠다.”
“아니거든? 나 졸 착해!”
“예예 어련하시겠어요!”
차가운 내 손을 더욱 꼭 잡는 유한이다.
“장갑 없어?”
“무슨 벌써 장갑을 껴.”
“자기만 따뜻하면 된 거지. 장갑 끼고 다녀.”
“잘난 박유한님이나 그러세요.”
“거봐 착하긴 개뿔. 네~ 라고 좀 못하냐!”
“나 환자거든? 자꾸 열 받게 하지마”
“흥이다.”
삐진 척 아무 말 없이 가는 박유한.
정말 삐졌나……. 그런 유한이의 옆구리를 쿡쿡 찌르는데 간지럼 안타는 척하려고 안간힘 쓰는 이 아이. 너무 웃겨서 그만
“푸하하하하!”
호탕하게 웃어 버렸다.
교님입니다
하하. 감기 때문에 미치겠어여.
오늘은 이게 마지막이 될 것 같네요. 내일..... 올릴 수 있으면 올리도록 노력해 볼게요.
내일 소설 못 올리면..... 다음 주 주말에 뵈요! 하하.....
호호빗님 나 니마 완전 쏴랑하는거알져.
우리손팅합시다.
첫댓글 너무재밋돠 ^-^맨날이소설에푹빠져있어용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나도니마완전사랑해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