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15급의 예민한 감각(센스)를 지녔지만,
아이폰 5급의 저주스러운 배터리 용량 때문에 항상 인생이 고달픈 HSP들.
축복이자 저주인 자극 민감성으로 인해,
예민한 사람들의 인생은 너무나도 복잡하고 머리가 아프지만,
예민 슈퍼헤비급인 제가 이론을 기반으로 실생활에서 십수년동안 검증해 온
예민한 사람들을 위한 "TO DO LIST"를 오늘 여러분께 공개해 드리고자 합니다.
예민한 사람들이 둔감해질 수 있는가? NO.
예민한 사람들이 불행을 줄이고 행복을 늘릴 수 있는가? YES!
HSP to do list !
(O) NATURE
사실, 누구에게나 자연은 힐링의 원천이 되곤 합니다.
다만, 자극 과부하로 인해 항상 신경계가 달아올라 있는 HSP들이 유독
자연이 선사하는 심신 안정과 이완의 효과를 놀라우리만치 잘 흡수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어요.
즉, HSP와 자연의 핏(fit)이 환상적이라는 얘기죠.
단순히 자연에서 멍 때리고 있는 것만으로도 HSP들의 과부하된 신경계를 어느정도 안정시킬 수 있지만,
더 좋은 건,
자연에서 명상과 심호흡, 가벼운 운동(산책~조깅) 등을 병행하는 거예요.
특히, 걷기(or 뛰기)의 경우,
발바닥을 자극하는 과정을 통해 해마를 활성화시켜, 기분 전환이나 생각의 전환을 이끌어내는 효과가 있습니다.
따라서, HSP들이 과도한 자극이나 스트레스로 인해 힘들 때,
잠시 그 자리에서 벗어나, 주변의 공원 등을 몇십분간 산책하는 것만으로도 상당부분 심신을 안정시킬 수 있게 돼요.
이 때 중요한 건, 이어폰으로 음악을 듣기보다는,
자연의 소리에 귀를 기울이며, 간단한 심호흡과 함께 우리의 몸을 이완시켜 주는 것입니다.
하루에 단 이삼십분만이라도, 일주일에 단 이삼일만이라도,
자연에 나가, 디지털 기기 없이, 온전히 내 몸과 마음만으로 자연의 활력을 느끼는 일상을 루틴화시킬 수 있으면,
단지 이 습관만으로도 예민한 사람들의 과열된 심사는 비할 바 없이 차분해질 수 있어요.
여러분들 주변에 공원이 있다면, HSP로서는 그야말로 천혜의 환경에 살고 계신 겁니다.
안타깝게도 사방이 건물로 꽉 막힌 도시에 갇혀 계시다면,
반드시 짬을 내셔서 근처 공원이나 산으로 일주일에 이삼일은 힐링 산책을 나가시길 바래요.
(O) 선적인 관점
앞서 명상에 대한 언급을 잠깐 했는데,
명상이라고 해서 어렵게 생각할 것 없이 나에게 맞는 마인드컨트롤 방식을 찾아내면 됩니다.
HSP 여러분께서 쉽게 따라하실 수 있는 명상법을 하나 알려 드리자면,
내가 점이라는 감옥에서 벗어나, 선의 세계를 살고 있다는 생각을 해 보는 겁니다.
●
→
예민한 사람들은 자극 민감성으로 인해, 감정에 압도당하는 경험을 자주 하게 됩니다.
이 때 이들이 느끼는 심정이란,
그 순간의 괴로운 감정에 갇히게 되어 마치 되돌이표처럼 부정적인 생각을 곱씹으며 끝모를 심연에 빠지게 된다는 겁니다.
이게 바로 '점적인 관점'에 갇혀 사는 경우입니다.
마치 지금이 정체절명의 순간인 것처럼, 지금 이 거지 같은 상황이 영원히 지속될 것처럼,
스스로를 검고 어두운 점 안에 가둬 버리는 것이죠.
하지만 여러분, 순간은 전체 인생 중에서 그저 찰나에 불과합니다.
그 누구도 삼년 전에 내가 얼마나 힘들었는지를 정확히 기억해낼 수 있는 사람은 없어요.
시간은 흘러가기 마련이며, 원래대로라면 감정 또한 시간의 물결을 따라 흘러가 버리는 게 정상입니다.
HSP들의 비정상적인 자극 민감성이 흘러가야 할 감정을 굳이굳이 붙잡고 있는 것일 뿐.
지금 이 순간도, 내 감정도 내가 붙잡지 않으면, 내가 점 안에 가둬 놓지 않으면,
자연스럽게 시간의 선을 따라 흘러가버린다는 것을 계속해서 내 머리속에 환기시키는 겁니다.
저는 괴로운 감정에 압도되어 힘들 때마다,
의식적으로,
지금 나는 점에 갇혀 있구나, 어서 빨리 선의 물길로 흘려보내야겠다
라고 생각하려 노력합니다.
머리속으로 선을 심상화하며,
이 길고긴 인생의 선에서 지금 순간은 티끌에 불과한데, 내가 화내고 짜증내 무엇하랴, 이 또한 지나가리라
라고 나 스스로를 위로하며 보듬어 안는 것이죠.
(O) 자기 이해
불안은 무지에서부터 비롯됩니다.
예민한 사람들의 기질적 불안감 또한,
인생이라는 지도의 상당 부분이 밝혀지지 않은 어둠이라는 것에서부터 비롯돼요.
정체성에 대한 고민, 알 수 없는 미래, 의사결정에 있어서의 불확실성 등등
이러한 기질적 불안감으로 인해 HSP들은 인생에 대한 통제력을 획득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게 됩니다.
할 수만 있다면, 내가 고통받지 않을 수 있는 환경을 미리미리 세팅해 놓으려 하는 것이죠.
그래서 HSP들이 왠만하면 남에게 다 맞춰주려고 하는 것입니다.
관계 갈등으로 인한 스트레스를 사전에 통제하기 위해서 말예요.
결국, 예민한 사람들이 자신의 정체성을 제대로 알면 알수록,
삶에서 내가 통제할 수 있는 영역이 넓어지고, 통제할 수 없는 부분은 과감히 포기할 수 있게 되면서,
인생이라는 지도의 어두운 부분을 조금씩 밝혀 나갈 수 있게 됩니다.
저는 정체성이 제대로 확립된 HSP를 '자각 HSP'라고 라벨링하는데,
자각 HSP들의 특징은 초예민러로서 삶에 대항해나갈 수 있는 노하우들을 스스로 습득하고 있다는 점입니다.
살아남기 위해, 정보를 탐색하고, 배우고, 공부해가며 자신의 기질에 대해 점점 깨닫게 되는 것이죠.
단지, 나를 알아가는 과정만으로도,
뿌연 안개가 걷히는 것 같은 심정이 되고, 복잡하게 엉켜있는 내면의 실타래가 풀리는 것 같은 해방감을 느끼게 돼요.
자각 HSP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자아성찰과 함께 인문학적인 공부와 배움이 병행돼야만 합니다.
심리학, 철학, 뇌과학 등등
참고할 만한 자료로는 조심스럽게 "무명자의 심리학 광장"을 추천드리겠.
※ 무명자 블로그 : https://blog.naver.com/ahsune
첫댓글 오늘도 위로가 되는 좋은 글 감사합니다!
너무 저네요 심각한 hsp군요 글 감사합니다
읽으면서 늘 많은 생각을 하게 됩니다. 감사해요
저도 예민보스(아내의 표현) 낭만주의자(친한 동료의 표현) 이야기 많이 듣는데...이른 아침 걸으며 사색하는 게 큰 도움이 되더라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