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2억 짜리 밥통애기하니까 맨날 내 블로그에 방문객이 한 두명이더니 갑자기 13명이나 방문하였다. 많이 방문하게 호기심을 불러 끌어 들일 목적은 아니지만, 혼자 알고 있기엔 어떻게 보면 수다쟁이의 직무유기다. 입이 싼 사람에게 이런 기가 막힌 사실을 알게 해 준 하늘의 뜻이 과연 무엇이었을까.
내가 사는 동네는 작은 경로당도 없고, 그 흔한 노인복지관도 없는 시골이다. 불과 몇 년전엔 나에겐 자가용이 없어 버스를 타고 다녔는데, 사실 시골버스는 그 동네사람들 특히 어르신들 이동 사랑방이다. 구석구석 동네를 뒤져 어르신들이 버스를 타면 즉석에서 안부가 오가고 악수를 하고 난 후 좌석에 앉으면, 그제야 버스가 출발한다.
좌석에 앉은 어르신들은 그 동네 돌아가는 경제상황에 대해서 누구보다 더 잘 알고 있는 터줏대감들인데, 오늘의 시세라든가 어제 딸기 한 박스가 누구네집이 더 많이 나왔나까지 가장 실제적인 토론을 벌이는데, 이 어르신들 겉보기엔 허수룩해보여도 땅도 재산도 웬만치 다 소유한 부자들이시다. 그럼에도 늘 부족한듯이 채워야 야 할 미션이 있으신지 모르지만, 항상 올 해 무슨 농사를 지어야 돈을 확 왕창 많이 벌까 서로 정보공유를 나누시는 것을 나는 내 자가용이 생겨서 그 버스를 못타고 다닐 때까지 보고 들은 것이다.
그런데 유독 한 분, 그러니까 한 여든이 넘으신 이 할아버지는 벌어 놓은 돈도, 땅도 있는지 없는지 조사 해보지 않아서 정확하게 알지 못하지만. 늘 가방을 들고 버스를 타면 동갑인 어르신들이 어쩔려고 그렇게 사냐 핀잔을 줘도 슬그머니 웃으시면서 한 마디 하시는데, 내가 그 말씀을 듣고 내 머리에 후라이팬으로 제대로 후려갈겨 맞은 충격을 먹었다.
' 자네들이 돈 많이 벌어서 죽을 때 다 놓고 갈거 아녀?
나는 하루 밥 두끼 먹고 맨날 탱자 탱자 놀다가 갈 겨!"
이 말을 들은 어르신들은 얼굴표정은 한 두번 들은 표정이 아니신데, 가만히 보니 이 말을 들으시려고 일부러 건네는 안부인사의 일종이었다. 그러니까 돈 많이 벌어 세상에 다 놓고 가도 전혀 아까울 것 없고, 놀다가 가도 한 세상 살았으면 됐지 뭘 그리 사느라 애쓰냐고 하는 가장 함축적인 말씀이었다. 어찌보면 지금 생각에 나도 모르게 이말에 엄청 큰 영향을 받은 것이다. 누굴 다 줄려고 벌은 돈을 싫든 좋든 다 주고 다 놓고 가야 할 순서는 반드시 올 것인데, 치사하게 빚만 놓고 가지 않으면 고맙다고 해야 할 조상도 엄청 많을 것이다. 어찌되든 어떤 재벌이든 어떤 거지이든 한 번 세상에 왔으니 반드시 떠나기는 법으로 정해놓은 순서다.
142억도 사실은 이 숨은 재벌이 사망하면서 은행에 고스란히 세상에 놓고 가신 것과 다름이 없다는 것을 애기 할려고 이렇게 서설이 길었다. 말이 그렇지 현금으로 142억을 무슨 적금을 들어도 어떻게 몇 년을 잡아 얼마를 적립을 해야 이 돈이 되는지. 나 같이 산수 잘 몰라, 거기다가 분수는 더 몰라 아예 초등학교 3학년의 그 숫자감각으로 짐작도 가지 않았다. 그런데 입출금 거래내역에 무슨 암호처럼 숫자가 길게 써 있는 것은 내 생전에 처음 본 것이다. 솔직히 몇 백까지 그래도 읽을 수는 있지만, 천만원 부턴 이게 얼마여 이럴 정도로 흔하게 볼 수 없는 금액이었는데, 공이 아홉개인지, 열개인지 이 정도면 억하고 탁 쓰러진 어떤 열사가 생각이 나는 것이다. 말이 그렇지 그동안 아무 관심없이 이 세상에 왔으면 밥 두 끼먹고 살아도 별 사는데 지장이 없을테니까 느닷없이 몇 억을 목표로 돈을 벌려는 꿈을 꾼다는 것은 억지고 관심이 없어도 몰라도 그런 큰 돈 뭐 하려고 모을까. 어차피 세상에 다 놓고 갈텐데
아무튼 나는 산수공부도 다시 해야 했다. 그러니까 일 억은 동그라미 공이 여덟개고 십 억이 아홉개고 참 내 이걸 해보다가 142억은 공이 열 개를 알아봐도 이걸 다 제대로 읽지를 못했다. 오죽 했으면 검색창에 백억은 공이 몇 개인가요? 이렇게 알아 봤으니 .
은행의 입출금 거래내역을 봐도 이건 한글인데, 분명히 우리말인데 도대체 언제 써 먹는 말인지 내가 알게 뭐냐 이런 식으로 사는 사람한테 왜 이런 일이 나에게 도착했을까
정말 알다가도 모를 일이 사람 일이라고 하더니 그 말이 딱 맞았다.
숨진 재벌은 이 세상에 그것도 제일 안전한 곳 바로 은행에 숫자로 찍혀 보관된 돈을 보니 그 뒷면에 이 돈 때문에 어마어마한 비리라든가, 무슨 영화처럼 엄청난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을 법한 생각이 들었다. 사실 거짓말도 제대로 할려면 육하원칙으로 제대로 해야 한다.
그러나 숫자는 절대 거짓말을 못한다는 것은 수학공식에 따른 법에 따른 결과물이다.
그러니까 수학의 전부인 숫자는 절대적인 권위가 있고, 오류나 거짓말을 하지 않는다.
아니 하지 못한다. 아마 세상에서 가장 솔직한 법이 바로 수학이고 산수이고 분수일 것이다. 적어도 나는 이렇게 알고 있었으니 일단 이 돈은 반드시 존재했다는 것은 진실이라고 단정한 것이다.
그러니까 법원에서 서증조사를 우리은행에 그것도 본점의 서버실에 조사를 하러 판사가 직접 간 것이다. 그것도 한 명도 아닌 세 명이 동시에 본사 전산실에 입장을 하였으나, 이상하게 판사들은 커피 한 잔 마시면서 그 서버들의 기계만 바라보다가 몇 칠후면 추석인데 벌초나 하고 가야 겠다는 말을 한다. 그러니까 이게 서증조사라고 전산서버실에 기껏 납시어 대체 142억은 어느 서버에 저장된 것이오? 아닌 벌초나 하러 가야 겠다는 조사를 하고 그리고 나온 것이다. 그것도 한 두명이 아닌 전산실 관계된 직원까지 포함 여덟명이 모두 이 광경을 목격한 목격자들이었다.
덧) 점심 먹고 커피 한 잔 마시고 ..
첫댓글 숫자가 많은돈은 세어보고 싶지도 않다.
내가 셀수있을만큼만 주시길 기도 해야겠슈,
수익성 없는 숫자 그만 셉시다. 힝,정자님!
헤헤,,나도 돈을 잘 못세유..나중에 쓸만큼 쓰는 게 내 돈 이라고 하더군요..
계속 해 보세요. 정말 천문학적인 숫자인데 ..
후후..떠들다가 내가 뭔 말을 했나?..이러고 삽니다유..
놀다가긴 일을 해얀디! 지금처렴,
50만원을 세번 세어보면 세번 다 금액이 다른 셈에 어둔사람 한명 더 추가요~~^^
어휴!! 그래도 50까진 세시네요,,전 30부턴 아예 또 하나 둘..이럽니다. 백만원 셀려면 세번 나눠서 셉니다. 그걸 본 울 옆지기 참 한심한 눈빛이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