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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양군(카페지기)]

[올림픽] 여단 배연주, 국내 여자단식의 자존심

세계랭킹 12위 여단 혜성처럼 떠오른 국내 최강자로 돌풍 기대

갑자기 떠오르는 스타를 가리켜 혜성처럼 나타났다는 표현을 쓴다. 배연주가 한때 혜성처럼 떠오르는 스타였다. 복식이 강한 우리나라에서 여자단식의 구세주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여자단식의 유망주였던 전재연이 부상을 극복하지 못하고 은퇴하면서 여자단식은 위축될 수밖에 없었다.

방수현이라는 걸출한 스타를 배출하고도 뒤를 이을 후배가 없다는 건 그만큼 단식이 어렵기도 하지만, 복식에서 두각을 나타내기 때문에 단식을 꺼리는 이유도 작용했다. 그런 상황에 배연주가 혜성처럼 등장한 것이다.

물론 배연주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알아주는 선수였다. 차세대 유망주로 꼽혔다. 때문에 배연주에게 눈독들인 팀이 많았다. 결국 스카우트 파동이라는 사단이 발생하고 말았다. 배드민턴에서 스카우트 파동은 쉽사리 일어나지 않는 돌발 상황임을 감안하면 당시에 얼마나 치열했는지를 짐작할 수 있다.

이 스카우트 파동은 역으로 배연주의 존재를, 가치를 드러내는 사건이다. 이 스카우트 파동으로 배연주는 한동안 대회 출전이 정지돼 그의 실력이 녹슬지 않을까 걱정하는 이들이 많았다. 가뭄에 단비처럼 만난 여자단식의 기대주였기 때문이다.

코트로 돌아온 배연주는 녹슬지 않은 기량을 선보이며 승승장구하기 시작했다. 국내 무대에서는 당해낼 선수가 없을 정도였다. 실업팀에 데뷔해 패한 게 단 다섯 번, 작년부터는 단 한 번도 패한 적이 없다. 세계무대에서도 꾸준히 상승세를 탔다. 2010년 초에 30위권이었다가 11월에는 10위 안에 들었다.

한때 세계랭킹 5위까지 오르며 절정의 기량을 뽐냈지만 부진의 늪이 찾아왔다. 슬금슬금 뒷걸음치던 배연주는 올해 첫 대회에 빅터코리아오픈프리미어슈퍼시리즈에서 3위를 차지하며 부진의 늪에서 헤어나는 듯 보였다.

하지만 이어 열린 말레이시아오픈에서 왕이한 선수에게 패했고, 전영오픈, 독일오픈에서는 1회전에 탈락하는 수모를 겪었다. 스위스오픈에서는 8위, 런던올림픽이 열리는 유럽에서 신통치 않은 성적을 거뒀다.

배연주는 4월에 들어서더니 호주오픈에서 2위를 차지하며 다시 고삐를 당겼다. 배연주는 국내 최강자이지만 대표 팀 후배인 성지현에게 이목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성지현이 왕왕 중국의 왕 시스터즈를 꺾어 이변을 연출하면서 관심을 끌 때 배연주는 슬럼프를 겪었기 때문이다.

국내용 아니냐는 비관론이 슬금슬금 고개를 들기도 했다. 국내 최강자라는 자존심을 회복하고, 5위까지 올랐던 수준급 선수라는 걸 보여주기 위해서는 이번 런던올림픽에서 스스로 목표로 삼은 3위 안에 들어야 한다.

배연주는 체력이 좋고 근성과 기술을 갖춘 흠잡을 데 없는 플레이어다. 좋은 체격조건을 갖추지 않았지만 상대의 약점을 파고드는 두뇌플레이로 이를 커버한다. 어느 방향으로 셔틀콕이 날아오더라도 정확한 스트로크를 구사할 정도로 기술적으로는 약점이 거의 없다.

여기에 상대의 약점을 파악하면 끈질기게 물고 늘어지는 근성까지 갖추고 있어 늘 위협적이다. 하지만 스스로 자신의 발목을 잡는 경우가 종종 있다. 강한 상대를 만날 경우 약점을 파고들기 위해 지나치게 신중하게 공격을 시도하다 실수를 범하고 마는 것. 때로는 단순하게 정공법을 택할 필요가 있다.

배연주는 스피드가 좋은 선수들에게 약하다. 네트플레이가 강점인 배연주는 상대가 빠른 스피드로 먼저 네트를 점령해 공격을 차단할 경우 잦은 실수를 범했다. 실수로 내준 점수가 많다는 얘기다. 체력이 좋은 만큼 빨리 승부를 결정짓기 보다는 상대의 실수를 이끌어내기 위한 랠리 싸움을 길게 가져갈 필요가 있다.

그리고 상대가 예상치 못한 변칙공격을 시도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아무리 완벽한 선수라도 받기 힘든 공이 있는 데 이게 바로 변칙공격이기 때문이다. 상대의 변칙공격에 당하기 전에 먼저 변칙공격으로 상대를 공략하는 창의적인 플레이가 필요하다.

배연주는 파워플레이어보다는 기교파에 가깝다. 하지만 공격할 때에는 복식 선수처럼 공격적인 파워플레이를 선보인다. 올 들어 가장 두각을 나타내 랭킹 4위를 차지하고도 중국 대표 팀으로 출전하게 된 리쉐루이 선수의 플레이가 배연주의 플레이에 가깝다.

배연주가 원조인 만큼 충분히 우승도 가능하다는 얘기다. 마지막으로 배연주는 게임 중 심리적인 부담을 떨쳐낼 필요가 있다. 흐름이 좋으면 기세가 걷잡을 수 없이 좋지만 그 반대인 경우 극복하지 못하고 완패하는 경우가 많으니 냉정하게 판단하고 흐름을 바꿀 수 있다는 마음의 여유를 가져야 한다.

그리고 지나치게 상대를 의식하다 끌려가기보다 자기플레이만 정확히 구사한다면 대한배드민턴협회가 금메달 획득 시 종목당 내건 4억원이라는 포상금과 소속팀 KGC인삼공사에서 금메달에 내건 1억 원의 포상금이 꿈만은 아닐 것이다.

○ 이름 : 배연주(裵延姝)
○ 소속 : KGC인삼공사
○ 출생 : 1990년 10월26일
○ 학력 : 진동초-성지여중-성지여고-KGC인삼공사
○ 신체조건 : 166cm, 53kg

○ 입상경력 :
2010 말레이시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단식 2위
2010 스위스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단식 3위
2010 싱가폴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단식 3위
2010 대만오픈배드민턴골드그랑프리 여자단식3위
2010 배드민턴슈퍼시리즈마스터즈파이널 여자단식2위
2011 스위스오픈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3위
2011 인디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 여자단식2위
2011 말레이시아오픈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3위
2011 대만오픈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3위
2012 빅터 코리아오픈배드민턴슈퍼시리즈프리미어 여자단식3위
2012 호주오픈배드민턴그랑프리골드 여자단식2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