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곡정에는 9명(강공수 기덕문 나종만 박남용 양수랑 오은열 윤상윤 윤정남 최기동 등)이 모였다. 커피 한 잔씩을 마시고 10시부터 산행을 시작하였다. 초여름이지만 구름이 하늘을 덮고 있어서 더운 줄을 모르고 산행을 시작한 것이다.
맨 앞장서서 걷는 사람은 오은열과 기덕문이었다. 나도 잽싸게 그들에게 다가가서 발걸음을 같이 하였다. 은사시나무 숲 아래에 있는 벤치에 앉아 한참을 쉬었다가 약사암까지 올라갔다.
약사암 대웅전 앞에 만국기처럼 걸려있었던 소원등 들은 모두 철거되었고, 종무소가 있는 서재(西齋)는 공사를 하기 위한 보조 장치들이 설치되어 있었다. 석간수를 떠서 한 잔 마셨다. 석간수를 마실 수 있도록 걸려 있었던 플리스틱 표주박들은 누가 버렸는지 달랑 2개만이 걸려 있었다.
벌써 11시가 넘은 시간이었다. 용변을 마치고 하산하였다.
내려오면서 오은열 친구가 ‘와이 담’을 하였는데, 왕년에는 자기를 초청해 즐길 정도로 와이 담을 강의하였던 하였던 경험들을 풀어 놓았다. 한 가지 예를 들면 남자들이 여자를 택할 때 가장 중시하는 요점들은 각자의 호불호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반적으로 고온비수모창(高溫肥水毛唱)을 중시한다면서, 고온비수모창(高溫肥水毛唱)이란, 고(高: 그 부위가 높이 있어야 하고), 온(溫: 그 부위가 따뜻해야 하고), 비(肥: 그 부위가 도톰하여야 하고), 수(水: 그 부위가 촉촉하여야 하고), 모(毛: 그 부위에 털이 많아야 하고), 창(唱: 일을 치를 때 반응이 좋아야 한다.)을 갖추어야 명기(名器)라 할 수 있다고 하였다.
다시 부곡정으로 내려왔을 때, 3사람(김상문 박오정 장휘부 등)이 합류하여 모두 12명이 점심을 같이 하였다. 오늘 모인 수가 적기는 하였지만 이렇게 나와서 친구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건강과 시간적 여유를 가지고 참석하였다는 것만으로도 서로 축복할 수 있었고, 잊고 살았던 궁금했던 일을 서로 묻고 대답하면서, 옛 추억을 소환하여 아득히 기억의 뒤안길에 묻혀있던 과거를 오늘 있었던 것처럼 끄집어내어 서로 공유하면서 즐길 수 있어서 참 좋았다.
다음 달은 6월 27일이 합동산행 일인데 그 때는 더 많은 친구들이 모였으면 하는 마음으로 헤어졌다.
다음은 어제 전남대학교 수의과대학 동물병원 3층 <春岡 박남용 홀>에서 있었던, 전남대 명예교수 집담회(集談會) 참가기를 소개한다.
<광주·전남 교육혁신을 위한 전남대학교 명예교수 집담회>에 박남용 교수가 초청하여, 광주 동구에서 가장 남쪽에 있는 학동에서 택시로 전남대학교까지 갔더니 택시비가 9,600원이 나왔다.
전남대 동물병원 3층 로비에는, 동물병원 발전을 위해 도움을 주신 분들의 명단이 게시판에 나열되어 있었다. 최고액 기부자인 1억 원 이상 기탁자로 박남용 교수를 비롯하여 수십 명의 명단이 기록되어 있었다. 그리고 <春岡 박남용 홀>에 붙어 있는 표지판에는 다음과 같은 내용이 적혀 있었다.
<春岡 박남용 홀>
전남대학교 수의과학대학 명예교수 박남용
재직기간 1970~2010
미국 Davis-Thompson 병리학재단 이사역임.
26대 대한수의학회장, 6대 전남대 수의대 학장 역임
“미래의 수의학 초석들이여! 원대한 꿈을 꾸고 이루소서.”
11시부터 회의가 시작되었다. 명예교수회장님의 개회 인사말씀에 이어서, 이 홀의 주인인 박남용 명예교수가 인사말을 한 다음에, 오늘의 주인공인 이기영 명예 교수의 강의가 시작되었다. 뇌의 구조 역할 등 전문적인 강의여서 알아듣기 어려웠다.
12시쯤 강의가 끝난 다음에 참석한 20여 명예교수들의 소개가 있었다. 박교수의 초청으로 참석한 나와 김상문 그리고 서예원장님과 동료 회원들까지도 다 소개하였다. 참석자들의 기념사진을 촬영한 다음에 모든 행사를 마치고, 인근에 있는 <완도횟집>으로 가서 점심을 먹었다. 2만 5천 원짜리 점심인데, 생각지도 못할 정도로 푸짐한 생선회가 나왔다. 회를 배불리 먹는다는 것은 좀처럼 있을 수 없는 일인데, 정말 회를 너무 많이 먹어서 배가 부를 지경이었다.
다음에는 가까이에 있는 전통찻집으로 갔다. 전통찻집 <풍경>에서 <수제 쌍화탕-9,000원>과 <더덕 즙-6,000원>을 주문하여 마셨다. 박교수가 내 집사람과 같이 마시라고 테이크아웃 <더덕 즙> 둘을 더 주문해 주어서 집으로 가지고 와서 마셨다. 아내가 “박교수님은 왜 당신에게 잘 해 주신다요?”하였다.
첫댓글 집안에만 잇는 친구들은 한달에 한번만이라도 얼굴을보고 즐기며 남은 생을 정리할 마음으로 모이는것도 특별한 의미를지닌다고 본다. 물론 개인적 사정이 잇겠지만 다 털어버리고 60년전 사번학교시절의 마음으로 서로안부를 살피는것 그게 동창생이 아닐까?
아프면 아픈대로 즐기면 즐기는대로 순간을 이용해서 만나보는게 좋을것 같다. 얼마남지않은 인생 서로가 얼굴을 보며 건강을나누는 그 시간을 내 주면 좋지요 그냥 해본소린데 ?